‘효성가 야인’ 조현문 유령 재단 미스터리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05.29 11:53:22
  • 호수 15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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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시키고 돈 안 줬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이 법률 자문을 맡았던 법무법인 바른과 소송에 휘말렸다. 상속세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해 재단을 설립하는 데 일조한 바른의 업무 보수 미지급 관련해서다. 앞서 친형인 조현준 회장을 고발한 조 전 부사장이 효성가에 오점을 남기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법무법인 바른과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바른은 조 전 부사장이 ‘효성 형제의 난’을 일으켰던 10년 전부터 시작해 그룹 법률 자문을 맡았다. 조 전 부사장이 공익재단 단빛재단을 설립할 때도 함께했으나, 성공 보수에 대한 이견이 발생해 사이가 틀어진 꼴이다.

차남의 반란

앞서 바른은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43억원 규모의 약정금 지급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은 지난 16일 1차례 진행됐다. 당시 바른은 “법률 업무에 대한 위임 약정을 맺고 일부 업무는 성공 조건을 성취시켰다. 조 전 부사장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이행 거절 의사를 표시했다”며 “계약을 해지하고 그간 발생한 보수 43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바른이 제시한 업무 내용 및 진행 경과를 볼 때 그만큼의 금액을 청구할 정도의 업무를 수행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소송 제기 및 가압류 신청은 매우 황당하다.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며 “향후 객관적 사실과 법리를 바탕으로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 법정서 반드시 진실을 가릴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타임 차지(시간제 보수) 내역을 봐도 실제 바른이 수행한 업무는 전체 위임 사무 중 사소한 부분”이라며 “성공 보수 및 추가 특별 보수는 지급조건 자체가 성취되지 않아 청구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바른 측은 “기본 보수가 발생한 이유, 어떻게 성공 보수 조건을 성취했는지를 보여주려면 의뢰인이 변호사가 주고받은 모든 내용을 하나하나 설명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원하지 않기에 제안했던 것”이라는 협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원래 업무 이외 다른 업무들이 많아져 추가 보수도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지난 1월, 바른 측이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낸 16억원 규모의 주식가압류 신청이 법원서 인용되면서 그는 해당 주식을 처분할 수 없게 됐다.

조 전 부사장이 지난 9월에 설립했던 단빛재단은 현재까지도 홈페이지에 공익사업 관련 보도자료나 활동 내역이 단 한 줄도 게시되지 않고 있어 재단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국세청 홈텍스에 따르면, 단빛재단 첫해의 사업연도 종료 연월은 지난해 12월로, 최초 공시일자는 지난달 29일이었다. 단빛재단의 결산서류 등 공시자료엔 기본순자산 471억1602만원, 보통순자산 545억6824만원, 부채 1916만원이 기재돼 총자산가액은 1017억원 규모에 달한다.

‘형제의 난’ 때부터 법률 자문
성공 보수 두고 틀어져 소송전

단빚재단의 설립은 과거 ‘효성 형제의 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형 조현준 효성 회장 간 촉발됐던 법정 다툼서 조 전 부사장은 조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 및 배임 의혹 등으로 고소·고발에 나섰다. 조 회장도 협박으로 맞고소하는 등 법적 갈등이 시작됐다.

그러던 중 지난해 7월, 조 전 부사장이 “갈등을 종결하고 화해하고 싶다”며 고 조석래 명예회장이 남긴 유산에 대해선 “선친이 물려주신 장속 재산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공익재산 설립을 약속했다. 그 약속으로 만든 재단이 바로 단빛재단이었다.


재단의 명칭은 아침 해의 빛이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초대 이사장엔 신희영 전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내정됐다. 조 명예회장이 남겼던 상속재산은 총 1000억원대인 것으로 추정됐다. 현행법상 조 전 부사장이 내야 할 상속세는 절반인 500억원가량이었으나, 공익재단 설립으로 전액 세금을 내지 않을 수 있었다.

단빛재단의 공익목적사업은 대한민국 외교 역량 강화 및 국가 안보와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외교 관련 학술, 정책 개발, 연구 및 인력 양성 활동 지원인 것으로 확인된다. 인력 및 시설, 기타 비용으로 7억6332만원을 사용했으며, 기타 사업비용으로 2억7942만원이 들어가 총 10억4275만원의 사업비용이 발생했다.

최근 홈페이지에 게재된 내용은 지난달 30일, ‘2024년 단빛재단 법인세법 시행령 제39조에 따른 공시’뿐이었다. 결국 조 전 부사장은 5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납부 의무를 피하기 위해 재단을 설립한 게 아니냐는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형제의 난’을 계기로 가족들과 의절했다. 지난해 9월 상속재산을 통해 단빛재단을 설립할 때 공동상속인인 형제들의 동의를 받는 과정이 있었으나, 이로써 형제간 화해를 이뤘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재계 안팎의 평가다.

조 전 부사장은 같은 해 3월 조 명예회장 별세 당시 유족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조 전 부사장은 과거 고 신해철과 함께 밴드 ‘무한궤도’의 키보디스트로 활동한 특이한 이력도 있다. 신해철과는 유치원 시절부터 알고 지낸 보성고등학교 동창이다.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 무한궤도 멤버로 출전해 대상을 거머쥐며 음악적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비록 음악을 직업으로 삼지는 않았지만, M.C The Max의 이수와 신시사이저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을 정도로 강했던 음악에 대한 열정은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신해철이 의료사고로 사망했을 당시, 호주에 있던 조 전 부사장이 한달음에 달려와 통곡했다는 일화는 둘의 깊은 우정을 보여준다.

그는 2011년 효성그룹 신입사원 환영회서 피아노를 직접 연주할 정도로 음악에 대한 열정을 현재까지도 이어오고 있다.

8개월째 조용한 단빛재단
‘500억원’ 상속세 감면용?

음악인의 삶을 뒤로한 조 전 부사장은 경영인의 길을 택했다. 서울대학교 인류학과와 경영대학원을 거쳐 미국으로 유학,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한 뒤 뉴욕 로펌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후 부친 조 명예회장의 부름을 받고 귀국해 효성그룹 경영에 참여했지만, 그의 경영 참여는 순탄치 않았다.

2014년 효성중공업 부사장 재직 중 그는 친형인 조 회장을 포함한 그룹 임원 8명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며 재벌가에 전대미문의 파장을 일으켰다.

효성가 측은 조 명예회장이 아들들에게 각 계열사를 맡기고 성과에 따라 후계 구도를 정하려 했는데, 조 전 부사장이 맡았던 중공업의 성과가 부진하자 후계 구도서 멀어질 것을 우려해 그가 비리를 폭로한 것이라고 맞섰다.


형제 싸움은 법정 싸움으로 이어져, 조 회장은 횡령과 배임 혐의에 의해 2020년 12월30일 대법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 선고됐다.

지난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김지영 판사는 조 전 부사장과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의 강요·공갈 미수 혐의를 심리하는 13차 공판기일을 오는 30일에서 내달 6월13일 오후 2시로 연기했다. 이는 조 전 부사장 측의 기일 변경 신청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결과다.

조 전 부사장과 박 전 대표는 2022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조 전 부사장이 보유한 효성그룹 비상장 계열사 주식의 고가 매입, 그리고 조 전 부사장에게 긍정적인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 배포를 효성그룹에 요구하며, 이를 들어주지 않으면 조 회장 경영 비리 자료를 검찰에 넘기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복잡한 가족사를 겪어온 조 전 부사장은 효성그룹과의 ‘완전한 절연’을 약속했다. 그는 단빛재단을 설립하고 지난해 9월부터 두 달간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상장 계열사 주식을 매각해 834억원의 재단 운영 재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여전히 HS효성더클래스 3.48%, 효성티앤에스 14.13%, 효성토요타 20%,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10%, 신동진 10% 등 효성 비상장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들은 조 전 부사장이 과거 그룹에 몸담았을 때부터 소유했던 주식으로,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 기준으로도 그 숫자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상한 재단

조 전 부사장 측은 언론을 통해 “애초에 약속한 내용은 상속 주식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었고, 이는 모두 이행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어 “비상장주식도 정리할 계획이지만, 조 전 부사장이 제시한 가격을 다른 형제가 수용하지 않으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지분 정리 의사는 확고하나 가격 협상 난항으로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현재 진행 중인 강요·공갈미수 혐의 재판을 의식해 시간을 끄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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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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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