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없는 새 아파트 잘만 고르면 ‘보물’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를 선호한다)’이란 부동산 신조어가 무색할 만큼, 신축 아파트 물량 자체가 귀해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및 탄핵 정국 등 불안정한 시장 상황으로 인해 아파트 분양 실적 또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1분기(1~3월) 전국 일반분양 물량은 1만2358가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만5215가구) 대비 절반을 웃돌며 2009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 물량인 셈이다. 특히 수요가 높은 서울은 1분기 내 단 1곳만 공급됐다. 경남, 전남, 제주에는 신규 공급이 전무했다.

분양 실적도 저조하다. 주택 온라인 플랫폼 ‘직방’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27일 조사한 3월 분양 예정 물량은 총 2만4880가구였고, 3월25일 이를 재조사한 결과 실제 분양이 이뤄진 단지는 총 9699가구에 불과했다.

경남·전남
신규 전무

3월 공급 실적률은 39%(일반분양 8838가구, 분양 실적률 47%)로, 예상했던 수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 2월 공급 실적률이 42%(일반분양, 3560가구, 분양 실적률 46%)인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더 줄어든 수준이다.

실제 지난해 전국 아파트 분양가가 매매가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신규 분양을 통한 내 집 마련이 ‘하늘의 별 따기’ 수준으로 어려워진 가운데, 수요자들의 선택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분양가가 책정된 기 분양단지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 R114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2063만원으로, 매매 시세(1918만원)를 웃돌았다. 이를 국민 평형인 전용 84㎡(34평형)로 환산 시 5000만원 가까운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양가가 매매 시세를 추월한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무려 15년 만이다.

분양가·매매가 역전 현상의 원인으로는 분양가 상승 흐름이 첫손에 꼽힌다. 건설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의 여파로 분양가가 매년 고공 행진하며 매매 시세를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고금리와 정부의 대출규제 등이 맞물려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매매 시세 상승폭이 둔화된 것도 최근 흐름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실제 최근 5년간(2020~2024년)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20년 3.3㎡당 1395만원이었던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지난해(2063만원)까지 47.89% 오르며 연평균 1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매매 시세는 이 기간 9.53%(3.3㎡당 1751만→1918만원) 상승하는 데 그쳐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16년 만에 ‘최저’ 물량 분양
서울도 1분기 내 단 1곳만 공급

주목할 점은 분양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공사비 인상 압박이 거세진 만큼, 분양가와 매매가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3월부터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적용되는 기본형 건축비가 기존 ㎡당 210만6000원에서 214만원으로 1.61% 상승했다. 전년 동월(203만8000원)과 비교하면 1년 새 5% 상승한 셈이다.

여기에 오는 6월부터는 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를 대상으로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도 의무화된다. 국토교통부는 5등급 수준의 인증 기준을 충족할 경우 전용 84㎡ 기준 한 가구당 130만원의 공사비 상승을, 건설업계에서는 293만원의 비용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급 부족 현상에 더해 최근 고환율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실거주 가치, 개발 호재 등을 고려해 잔여 물량이 남아 있는 알짜 단지를 선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재조명되는 수도권 알짜 단지.

▲강동 그란츠 리버파크= 서울 강동구 첫 하이앤드 단지인 ‘강동 그란츠 리버파크’가 선착순 동호지정 계약을 진행한다.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 성내5구역 정비사업(성내동)구역에 지상 최고 42층 2개동 총 407가구 규모다. 이번 일반분양은 327가구가 공급된다. 공급 타입은 36㎡ 12세대, 44㎡ 8세대, 59㎡ 189세대, 84㎡ 106세대, 104㎡ 7세대, 108㎡ 2세대, 113㎡ 2세대, 180㎡ 1세대 등이다.

분양·매매
역전 현상

분양가는 하이앤드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59타입은 11억원대부터 시작한다. 84타입은 15억원대부터다. 평당 5299만원으로 낮은 분양가는 아니지만, 우수한 입지나 하이앤드급 주상복합 아파트 가치를 따져 봤을 때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식되면서 많은 관심을 얻고 있는 단지다.

2023년 천호 3, 4구역 59타입 저층부 10억원대, 84타입 14억원대 분양가와 비교해 보면 가격적인 메리트가 충분히 있다. 참고로 구축 고덕그라시움 84타입 실거래가는 20억원을 넘기고 있고, 올림픽파크포레온 분양권은 24.5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매일 새로운 고급 식단을 제공하는 조식 서비스는 신세계푸드, 비스포크냉장고나 시스템에어컨, 인덕션, 식기세척기 등 모든 가전제품 제공과 AI시스템은 삼성전자가 맡았다. 시행사인 DH그룹은 양양의 더앤리조트 VVIP멤버십을 제공한다. 이런 점으로 품격 있는 라이프스타일과 고급 아파트 품격에 맞는 상품성을 보이고 있다.

잔여 세대
재조명

DL이앤씨는 특히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도시 풍경을 느낄 수 있게 특화한 건물 외관에도 신경을 썼다. 특수 유리와 금속을 이용한 커튼월룩 설계로 낮에는 도시 경관과 함께하는 단지가 되고, 밤에는 멋진 경관 조명으로 단지를 더욱 아름답게 비춘다.

특히 한강 천호대교의 멋진 야경과 조화를 이뤄 더욱 화려하게 한다. 세대 내 주방의 경우 유럽 장인의 감성을 담은 이태리 명품 주방 가구 유로모빌을 무상으로 배치했다.

단지 내 커뮤니티센터에 설치되는 프리미엄 사우나와 피트니스, 스크린골프 등은 DH그룹이 직접 운영할 예정이어서 품격 있는 시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DH그룹은 워너청담 시행과 함께 세대 내부와 커뮤니티시설을 담당할 정도로 국내 하이앤드 주거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5호선, 8호선 천호역과 5호선 강동역의 중간 위치로 더블역세권이다. 단지서 양쪽 어느 전철역을 걸어가도 전혀 멀지 않고 손쉬운 도보 이용이 가능하다. 일부 세대는 한강과 서울 도심을 내려다 볼 수 있는 한강뷰와 도시뷰가 가능하다.

▲평촌 어바인 퍼스트 더샵=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들어설 예정인 대단지 아파트 ‘평촌 어바인 퍼스트’가 지역 내 최대 규모의 주거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1, 2단지 3850세대와 3단지 304세대 규모로 조성되며, 총 4154세대를 자랑한다. 안양 동안구서 최대 규모로, 주변 주거 단지와 함께 약 8800세대 규모의 신 주거 타운을 조성하며 안양의 대표 주거단지로 자리 잡았다.


이번에 1~2인 가구에 특화된 소형 평형대 전용 39타입을 193세대 한정으로 주변 고분양가 대비 합리적 분양가에 분양전환을 진행한다. 단지 내부는 지상에 차 없는 설계로 안전성을 높였다. 중앙광장과 테마쉼터, 커뮤니티 가로, 어린이놀이터 등 다양한 조경 공간을 마련해 여유롭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한다. 피트니스, 실내 골프장, 사우나, 도서관, 키즈룸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조성돼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단지서 도보로 2분 거리에 호원초등학교가 위치해 자녀의 안심 통학이 가능하다. 호계중, 신기중 및 평촌 학원가와도 가까워 교육 여건이 우수하다. 홈플러스, AK플라자,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호계종합시장 등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이 인접해 있어 입주민의 편의성을 더한다.

인근에 인덕원~동탄 복선전철(2027년 완공 예정)과 GTX-C 노선이 지나며, 호계사거리역(가칭, 예정)이 가까워 이동이 편리하다. 이 외에도 금정IC, 서울외곽순환도로 등 도로망이 잘 구축돼 있어 출퇴근과 차량 이동이 수월하다.

▲계양 롯데캐슬 파크시티= 롯데건설이 인천광역시 계양구 효성동에서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 단지인 ‘계양 롯데캐슬 파크시티’의 분양을 진행 중이다. 총 3053세대로 구성된 단지는 중소형부터 대형 평형까지 다양한 타입을 갖추고 있다.

1단지 지하 2층~지상 26층, 20개 동, 총 1964세대와 2단지 지하 2층~지상 25층, 10개동, 총 1089세대로 총 3053세대를 공급한다. 현재 전용 59㎡, 85㎡, 108㎡ 일부 타입에 ‘5% 계약금’ 조건을 내걸고 입주자를 모집 중이다. 입주는 2027년 11월 예정.

아파트 전 세대는 남향 위주의 배치와 넓은 동 간 간격으로 설계돼 채광과 환기에 탁월하다. 여기에 가장 선호도 높은 전용면적 59㎡와 84㎡, 108㎡ 총 7가지 타입으로 선택의 폭이 넓다. 그중에서도 전용 108㎡ 타입은 면적이 크게 나온 만큼 가족 규모의 제한이 적고, 내부에는 드레스룸, 팬트리, 붙박이장 등 수납공간이 넉넉하며 와이드 거실로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단지 안에는 입구정원, 포켓정원, 중앙광장, 수공간 등의 테마정원, 놀이터, 운동시설 등 조경시설과 실내골프클럽, 피트니스클럽, 키즈카페, 도서관, 독서실 등 커뮤니티시설이 조성된다.

단지 주변에 홈플러스, 이마트, 도서관 등 생활 편의시설이 구축돼있다. 도보 거리에 효성서초, 효성초, 북인천여중, 명현중, 효성고 등이 위치해 우수한 학군을 형성하고 있다. 축구장 11개 규모의 초대형 공원인 이촌공원과 천마산 둘레길, 천마산 어린이물놀이장 등이 있어 그린 라이프도 실현할 수 있다.

분양가 상승 불가피한 상황
미분양 알짜 단지 선점해야

단지 반경 600m 내에 청라연장선 전철역이 있고, 봉오대로가 단지 앞을 지나고 있어 경인고속도로 서인천IC가 인접해 있다. 현재 인천1호선 작전역, 서울지하철 2호선 효성역 연장(예정) 및 GTX D·E 노선과의 연계 계획이 추진 중이다. 인근의 계양신도시 개발계획으로 김포공항 및 인천공항, 서울 등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인천광역시는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의 신속한 추진에 힘쓰고 있는 만큼 교통 여건은 더욱 개선될 수 있다. 해당 사업은 총사업비 1조3780억원을 들여 인천 청라서 신월IC까지 총 15.3㎞ 구간에 지하고속도로를 신설하는 사업으로, 인천 등 수도권의 교통 혼잡을 줄이고 단절된 도심을 이어 인천지역 균형발전의 밑바탕이 될 수 있다.

분양 관계자는 “인천광역시는 광역교통망 개발과 신도시 조성을 통해 인구 303만명을 목표로 대규모 개발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인데, 특히 계양구는 인천 북부 첨단산업의 메카로 꼽힌다”며 “계양 롯데캐슬 파크시티는 넉넉한 대형 평수는 물론, 입주민의 생활 편의를 높일 단지 시설, 우수한 입지와 교통 환경을 갖춘 단지라 침체 속에서도 성황리에 분양 중이며 마감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인천 타 지역에 비해 서울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실수요자가 끌리는 요인이다. 계양 롯데캐슬파크시티는 인천 1호선 작전역까지 차로 5분, 버스로 15분 내외가량 소요된다. BRT(간선급행버스)로 한번에 화곡역까지 40분대로 이동할 수 있다. 롯데건설이 입주 시점에 입주자들에게 순환 셔틀버스 3대를 기증할 예정이며 버스를 이용하면 출퇴근이나 통학이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형부터
대형까지

향후 교통 인프라는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대장홍대선(홍대입구역-부천 대장)을 착공한 후 청라연장선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반영돼있고 인천시도 5차 국가철도망계획에 청라연장선 착공을 구체화해줄 것을 제안한 상태”라며 “청라연장선이 들어설 경우 단지 앞에 효성역이 위치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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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부 정조준’ 감사원 최후의 발악 막전막후

‘문정부 정조준’ 감사원 최후의 발악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이후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미묘한 시기에 사정기관의 칼끝이 문재인정부를 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기관에 대해 ‘바람이 불기도 전에 눕는다’고 비판한다. 권력의 향방에 따라 행보를 달리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과도기’ 상황에 놓여있다.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탄핵안 인용으로 파면됐고 새 대통령은 아직 뽑히지 않았다. 헌법은 대통령 궐위 이후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존재하긴 하지만, 한정된 권한만을 행사할 수 있기에 우리나라는 이른바 ‘반쪽짜리 정부’ 상태에 있는 셈이다. 새 정부 앞두고… 대선 정국이 시작되면 국가기관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움직임은 느려진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전 정부와 180도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 보고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형태로 직에서 물러나면서 다음 정부는 여느 정부보다 ‘전 정부 지우기’에 몰두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서 새로운 정책을 펴거나 기존 정책을 발전시키는 행보는 무의미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사정기관은 말할 것도 없다. 선거에 미칠 영향 때문에라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편이다. 특히 유력 후보와 관련한 사건은 대선 이후로 미루는 경우도 허다하다. 자칫하다가는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 이번 대선은 선거 기간이 짧아 국민의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작은 사건이 대선에 나비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검찰과 감사원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후보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전 대통령이 표적이 됐다. 이전부터 해온 수사와 조사의 결과를 내놓는다고 하기엔 시기가 미묘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4일 검찰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2021년 12월 시민단체 고발 이후 3년5개월여 만이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씨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 등을 수사해 왔다. 서씨가 취업했던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도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 전 대통령의 딸인 다혜씨와 서씨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다혜씨, 서씨와 공모해 이 전 의원이 실소유한 이스타항공의 해외법인 격인 타이이스타젯에 서씨를 임원으로 채용하도록 했다. 서씨는 2018년 8월 취업 이후 2020년 3월까지 타이이스타젯에서 급여로 약 1억5000만원, 주거비 명목으로 6500만원을 받았다. 집값 통계 조작 결과 발표 청와대 외압 정황도 나와 검찰은 서씨의 취업으로 문 전 대통령이 그간 다혜씨 부부에게 주던 생활비 지원을 중단한 점을 들어 문 전 대통령이 이 금액만큼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검찰의 문 전 대통령 기소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의원은 “터무니없고 황당한 기소”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보복성 기소”라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그는 “법정서 진실을 밝히는 것을 넘어 검찰권이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행사되고 남용되고 있는지 밝히는 계기로 삼겠다”며 “수사권 남용 등 검찰의 불법행위에 대해 형사 고소하는 것은 물론, 검찰을 개혁하는 기회로 여기겠다”는 발언도 내놨다. 검찰 기소에 앞서 감사원도 문정부에 대한 감사 결과를 내놨다. 문정부 임기 동안 부동산 등 국가 통계를 광범위하게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특히 청와대와 정부가 통계 작성 기관 등에 압박을 가한 사실도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지난달 17일 감사원은 ‘주요 국가 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주택통계), 가계동향 조사(소득통계), 경제활동인구 조사(고용통계) 등을 감사한 자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11명)·국토교통부(7명)·한국부동산원(7명)·통계청(6명) 등 총 31명에 대해 징계 요구(14명)·인사자료 통보(17명) 등 엄중 조치하는 한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통계청 등에 통계의 정확성·신뢰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제도개선 통보 및 주의 요구를 처분했다. 검찰 기소 왜 지금? 감사원은 2023년 9월 대통령비서실·국토부·통계청·한국부동산원(이하 부동산원) 소속 22명 가운데 일부 주요 관련자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당시 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및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황덕순 전 일자리수석, 홍장표 전 경제수석,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이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청와대와 국토부는 주택 가격에 대해 부동산원에 ‘통계 결과를 미리 알고 싶다’며 사전 제공하도록 지시했고 이 자료를 바탕으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통계 결과를 임의로 수정하고 통계 개선 명목으로 표본 가격을 조작하는 등 통계 왜곡을 은폐했다. 이렇게 집값 관련 통계 수치를 조작한 사례는 감사원 확인 결과 102건에 달했다. 청와대와 국토부가 부당한 외압을 행사한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외압은 2018년 1월 서울 양천, 성남 분당의 주택 매매 가격 주간 변동률 왜곡 등에 처음 시작됐고, 2018년 하반기 부동산시장이 요동치자, 객관적 근거도 없이 특정 지역 개발계획 철회 등 정부 발표 내용이 시장 안정에 효과를 준 것처럼 통계에 반영토록 요구했다. 감사원은 “국회·언론은 국정감사 등에서 주택 가격 동향 조사 변동률 등이 시장 상황 및 민간 통계 등과 다르다며 통계의 정확성·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으나 개별 표본 가격 등 구체적인 통계자료는 공개되지 않아 표본 가격이 시장가격과 격차가 벌어진 사실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감사원 감사 결과 문정부가 핵심 정책의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통계를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문정부는 출범 때부터 ‘소득 주도 성장’을 일관되게 밀어붙였다.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도 정부 주도로 진행했다. 문제는 그 효과를 정부 차원에서 왜곡했다는 점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통계청은 2017년 각각 2·3·4분기 가계소득을 가집계한 결과 전년 대비 감소로 확인되자, 정당한 절차 없이 표본 설계에 없는 가중값을 임의로 적용해 가계소득을 증가시켰다. 부동산·고용 다 건드렸다 소득 불평등과 관련해서도 ‘마사지’가 들어갔다. 청와대는 2018년 1분기 소득5분위 배율이 역대 최악(5.95)으로 나타나자 통계청에 개인정보 등이 포함된 통계자료를 사전 제공하도록 부당한 지시를 했다. 또 한 노동연구원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개인별 근로소득 불평등 개선’으로 보고·발표하도록 지시했다. 통계청은 청와대 지시에 따라 통계자료 제공 관련 보도 설명 자료 등을 사실과 다르게 작성·발표했다. 감사원 결과가 나온 이후 정치권은 들끓었다. 국민의힘은 ‘국기 문란 범죄’라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감사원의 ‘표적 감사’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 모든 실패를 통계 조작으로 감추고 국민의 고통 위에 거짓의 탑만 쌓아 올렸다. 거짓의 탑이 무너지려고 하자 최재해 감사원장을 탄핵했다”며 “한술 더 떠서 이재명은 감사원을 민주당 자신들이 장악한 국회 아래로 이관해 손아귀에 틀어쥐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표본도, 지수 작성 방식도, 자료 수집 방식도 다른 통계를 동일선상에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상식 중의 상식”이라며 “이미 전 정권이 돼버린 윤석열정권의 잔당들이 전 정권(문재인정부)의 숨통을 기어이 끊어놓겠다는 의지가 부른 희대의 사건”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이 감사 결과를 발표한 시기도 지적했다. 한 최고위원은 “윤석열정부 출범 4개월 만에 착수한 감사를 새 정부 수립을 불과 47일 앞둔 때에 마무리한 저의가 대체 무엇인가”라며 “대통령선거에 개입하겠다는 저열한 의도가 있지 않고서야 이런 짓을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이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북한 GP 파괴 두고도 수사 요청 민주 “해체 준하는 개혁” 반발 감사원은 지난달 24일에도 문정부 당시 군 인사 6명을 수사해달라 요청했다. 이들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북한이 파괴한 북한군 최전방 감시초소(GP)에 대한 우리 측의 불능화 검증을 부실하게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경두·서욱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국방부·합동참모본부 관계자들이 수사 요청 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2018년 체결한 9·19 군사 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내 GP 10개씩을 파괴하고 1개씩은 원형을 보존하면서 병력과 장비를 철수시킨 뒤 상호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당시 군 당국은 북한군 GP 1개당 총 7명씩 총 77명으로 검증단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한 뒤 북한군 GP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북한군 GP 지하시설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우리 군 당국이 이 부분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전직 군 장성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은 지난해 1월 이 내용을 포함한 북한군 GP 불능화 검증 부실 의혹에 대한 공익 감사를 청구했다. 그 결과가 이번 감사원의 수사 요청인 셈이다. 검찰의 문 전 대통령 기소와 감사원의 연이은 문정부 ‘공격’에 민주당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검찰과 감사원이 노골적으로 대선에 개입하며 ‘신 관권선거’를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5일 국회 소통관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기소하고 감사원이 북한의 GP 파괴 관련 결과를 내놓은 이후다. 조 수석대변인은 “권력기관이 이제 대통령선거에까지 사실상 개입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마지막까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졸개이기를 자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내란 세력이 벌이는 최후의 저항을 국민과 함께 막아내고 내란 세력을 철저히 뿌리 뽑아 국민 주권을 돌려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대세 영향 미칠까? 앞서 민주당은 집값 등 통계 조작 관련 감사원 발표 이후 ‘해체에 준하는 개혁 대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민주당 전 정권 탄압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서 나온 발언이다. 민주당은 “독립 기관이라는 존재 가치를 상실한 채 내란 옹호 기관이라는 오명을 안은 감사원에 닥칠 결말은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도 문정부 표적 감사, 윤정부 부실 감사 등을 이유로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헌재가 탄핵안을 기각해 최 원장은 직무에 복귀했으나 감사원장이 국회로부터 탄핵 소추당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