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 웹 3.0 페스티벌’ 운영비 미지급 책임 공방

공중에 뜬 5억…서울시는 발 뺐다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2023 서울 웹 3.0 페스티벌’의 운영비 미지급 문제로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미래 기술을 육성하겠다던 서울시의 야심찬 프로젝트는 5억원 규모의 대금 미지급 사태로 얼룩졌다. 돈을 받지 못한 협력업체들은 현재 생존의 기로에 섰다. 서울시는 발을 빼고, A사는 책임을 밀어내는 형국이다. 떠넘기기 속에 피해는 오롯이 운영업체들의 몫이 됐다.

서울특별시청(이하 서울시)이 공동주최한 ‘2023 서울 웹 3.0 페스티벌’의 운영비 미지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행사 종료 후 5억원 상당의 대금이 지급되지 않자, 피해 업체들은 서울시가 공동주최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책임 없다?

행사는 2023년 7월31일부터 8월2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됐다. ‘2023 서울 웹 3.0 페스티벌’은 블록체인과 웹 3.0 기술의 발전을 도모하고, 스타트업과 개발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기술 발전을 선도할 기업과 전문가들이 모여 협업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창업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진행된 행사다.

서울시, 서울디자인재단, A사 공동주최로, 행사 기획과 진행은 A사에서 맡았다. A사는 블록체인 및 웹 3.0 관련 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서울시의 디지털 사업과도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바 있다. 행사에는 해커톤, 스타트업 IR, 강연,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포함됐다.

행사 진행 과정서 A사는 협력업체들에 디자인, 홍보, 인력 운영 등의 업무를 맡겼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행사 종료 후 협력업체들은 계약된 대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현재 약 5억원 규모의 대금이 미지급된 상태다. 서울시가 행사 기획에 참여한 것과 별개로 운영업체들과 직접 계약을 체결한 것은 A사였다.

A사는 당시 외부 투자비와 후원금을 통해 행사 운영비를 충당할 계획이었으나, 예상했던 행사 후원금 모집에 차질이 생겨 협력업체들에 지급할 비용을 확보하지 못했다. 특히, 주요 투자처였던 블록체인 관련 기업의 예상 투자금이 확보되지 않으면서 협력업체들에 대금을 지급 하기가 불가능해졌고, 운영비를 충당할 수 없는 상태서 행사가 강행됐다.

행사 종료 후 협력업체들은 A사 대표에게 대금 지급을 요청했다. A사 대표는 지연 사유를 설명하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도 지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지급 독촉이 계속되자, 그는 추석 연휴 직전, 각 업체에 10억원 상당의 수표 사진을 보내며 대금 지급을 약속했다. 당시 그는 “추석 전날이라 은행 영업점이 문을 닫아 추석 이후 현금으로 전환해서 처리하겠다”고 말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10억 수표 사진까지 보냈지만…
후원금·투자 유치 실패 후 잠적

업체들은 대표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고 결국 대금 지급을 받지 못한 채 피해를 떠안게 됐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사는 행사 전부터 재정적으로 문제가 심각했다. A사의 전 직원은 “행사 전부터 재정 문제로 조폭도 찾아왔었고 임금체불 문제도 있었다”며 “대표가 투자를 받아왔다며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지만 실제로 투자된 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를 나와 직원들과 단체로 소송해 승소한 상태다. 하지만 법인에 돈이 없어 여전히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협력업체들은 A사가 투자 유치 실패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에서 사기 요소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와 협력업체들은 A사를 상대로 형사 고소 및 고발을 진행했으나, 경찰은 A사의 사기 혐의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불송치 결정문에는 A사가 행사 진행 전 서울시에 “후원금 모집이 어렵다”는 점을 알렸으며, 이후에도 투자 유치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경찰은 이 점을 고려해 A사가 처음부터 운영비를 지급할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사 대표는 경찰 조사 당시 “행사 개최 전에 서울시에 행사 비용이 모이지 않아 진행이 어렵다는 취지의 의사를 공유 및 논의했으나, 서울시는 시장에게까지 보고됐으니 가능하면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진술했다.

반면, 서울시는 A사 대표가 행사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강행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런 지시는 한 적이 없다”며 “행사 개최 전에 후원금이 모이지 않아 진행이 어렵다는 말을 A사 대표로부터 들은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협력업체들은 서울시가 후원금 모집이 어렵다는 점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행사를 강행했다면 업체들에 대한 보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추가로, 서울시가 수상자 상금은 지급한 것에 반해 운영비는 지급하지 않는 점도 문제 삼았다.

행사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해커톤은 2박3일 동안 참가자들이 팀을 이뤄 주어진 주제에 맞춰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대회였다. 마지막 날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팀이 결정됐지만, 행사가 끝난 후 수상자들 역시 약속된 상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업무협약서에 따르면 A사가 대회 운영비와 수상자 상금을 지급하기로 돼있었지만, A사는 운영비뿐만 아니라 수상자 상금조차 지급하지 못했다.

A사 “시에 후원금 문제 미리 알렸다”
시 “사실 아냐” 엇갈린 주장 속 진실은?

이후 수상자들의 민원이 제기되자 서울시는 예비비를 통해 상금 1억5000만원을 지급했으나, 운영비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직접 계약 관계가 없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운영업체들은 이는 형평성에 어긋나며 서울시도 책임이 없지 않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공동주최자로서 행사의 기획과 진행 과정에 개입했고, 공동 주최사 선정 당시 A사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서울시의회 행정사무 감사에서도 선정 과정서 A사가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서울시는 A사의 재정 상태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공동 주최사로 선정했으며, 행사 운영 능력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계약이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박진영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그쪽 업체(A사)가 자신 있다고 했고, 과거 실적을 검증해본 결과 신뢰할 수 있는 업체였기 때문에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서울시는 행사 개최 당시 A사의 후원 유치 가능성을 신뢰했으며, 충분한 검토 없이 행사를 강행한 점에 대해서는 일부 책임이 있지만, 운영업체들과 직접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법적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운영업체들의 피해 상황도 언급됐다.

한 시의원은 “대회 수상자들은 서울시 예산으로 보상이 이뤄졌지만, 행사 운영을 맡았던 업체들은 지금까지도 비용을 지급받지 못했다. 같은 행사에서 발생한 피해인데 차이가 발생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국장은 “수상자 상금은 서울시장 명의로 지급된 것이기 때문에 책임이 있지만, 운영업체들은 계약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지급할 근거가 없다”고 답변했다.

방관자적


서울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협약서에 따르면 A사가 수상자에 대한 상금 등 행사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지급하기로 돼있다”며 “법률 검토 결과, 수상자에 대한 시상금은 계약 체결 당시 지급 주체가 명시되지 않아 공동주최자 모두 지급 의무가 있었지만, 운영업체들과 계약 관계가 없어 운영비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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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방부는 내란 특별검사팀이 해소하지 못한 건을 발본색원하려 했다. 특별수사본부 외에도 TF팀을 꾸렸으나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진상규명 핵심 기관인 정보사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의혹의 상당수가 근거가 빈약해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인사도 문제다. 내란에 연루된 핵심 기관임에도 인적 쇄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본부에 조사관들이 상주까지 했는데 밝혀진 게 없다.” 한 정보사령부 영관급 장교의 말이다. 정보사를 둘러싼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군 안팎에서는 국방부 차원의 특별수사본부와 헌법존중 TF(테스크포스)만으론 어림도 없다는 지적이 거세다. 제보와 투서 내란 특별검사팀의 후신인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정보사에는 대북공작 전문가들인 휴민트(HUMINT·인간정보·820)가 있다. 휴민트 부대인 HID(북파공작부대)와 이들을 지휘하는 100여단이 핵심 중의 핵심이다. 이들은 대북공작 실행 부대로 전략·기획은 특수사업처가 담당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정보사 특수처는 최근 특수·대외·훈련평가 등 3개의 부서를 특수·대외로 개편했다. 신임 정보사령관에는 1988년 이진백 사령관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비육사 출신인 조선대학교 학군장교(ROTC)출신 박민영 육군정보학교장이 임명됐다. 참모장은 육사 출신 한모 준장, 정보단장은 하모 준장(3사)이 맡게 됐다. 100여단장이던 육사 출신 정모 준장은 제2작전사령부로 전보됐다. 국방부는 당분간 100여단장 자리를 공석 상태로 놔두기로 했다. 휴민트 조직이 12·3 내란에 깊숙하게 연루된 만큼 특수본의 수사가 끝난 이후 진급 심사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보사는 검찰과 경찰, 내란 특검팀 수사에 의해 부서명이 노출돼 기밀이 새 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홍도 격화되고 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에 제보와 투서가 빗발치고 있는 점이 정보사 내부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한 군 관계자는 “‘진급 시즌’ 때문이라고 해도 의혹에 그치는 제보가 많다. 중요한 내용도 있지만 타 부서의 간부를 언급하며 ‘문제가 있어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약물 공작’ 문건 본거지 특수처 압수수색 패스 논란의 인물들 되레 진급 “장군 인사로도 거론”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을 통해 드러난 ‘약물 공작 문건’ 이후에는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문건 작성자인 이모 대령(현 속초 HID 부대장)과 군무원 외에도 당시 특수처장이던 A 대령과 관련자들에 대한 인사 조처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박 의원이 확보한 해당 문건은 정보사 특수처 산하 대외 담당실에 존안돼있었다. 문건 작성 및 책임자인 A 대령과 이 대령 모두 특검팀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다만 특검팀의 수사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던 터라 어떤 목적으로 문건을 작성하게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검팀에 파견됐던 한 경찰 관계자는 “특수처 간부 중 일부는 수사에 협조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지시로 작성하게 됐다는 것 외에는 확인된 사실이 없다. 노상원 전 사령관과의 연결고리가 의심됐으나 정황을 포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는 관련 의혹을 면밀하게 들여다봤다. 실제 담당 조사관들은 정보사 안양 본부에 상주하면서까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물 공작 문건 외에도 지난해 2월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준장)이 국회에서 증언했던 ‘2016 계획(가칭)’도 조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준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2016년 속초 HID 부대장으로 있을 때 당시 노상원의 지시가 일반적이지 않았다”며 “대북 중요 임무를 6개월간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여러 불합리한 지시가 많았지만 특히 요원들을 폭사시키라던 지시가 생각난다. 노상원은 요원들에게 ‘원격 폭파 조끼’를 입혀 보낸 뒤 임무를 끝내면 폭사시키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 계획은 노상원 전 사령관이 취임 이후 자신의 비서실장과 특수처장, 사업단장을 해임한 이후 모의됐다. 일반적 공작처럼 북한 내 쿠데타를 야기하거나 우회적으로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실제 수십명의 공작관들이 강제로 동원돼 노 전 사령관의 비상식적 계획을 준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상원 폭사 지시 ‘2016 계획’도 조사 바짝 붙었는데 빈손…진상규명 어려울 듯 한 국방부 관계자는 “TF에서 해당 사안을 조사했던 건 사실”이라며 “차후 어디서 수사하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복수의 전·현직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2016 계획’이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한 이후에도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건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소실됐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 전 사령관은 2016 계획 외에도 대북공작 관련 보고서를 ‘특수’가 아닌 ‘일반’ 문서로 만들도록 지시했고 제한된 공간에 보관한 후 통제했다고 한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담당자들이 안양 본부에 가서 보고하는 절차에서 노상원이 직접 100여단을 방문해 보고를 받았다. 시스템이 이상하게 바뀌었는데 문상호도 똑같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일반 문서로 분류한 대북공작 문건들은 김용현에게 따로 보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노상원은 사실상 수년간 김용현에게 휴민트들이 작성한 첩보를 갖다 바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군 정보기관 간 갈등도 폭발 직전이다. 또 다른 군 정보기관인 777사령부에 대한 ‘인사 차별’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앞서 777사령부에 소속된 시긴트(SIGINT·신호정보·820) 전문가들은 휴민트와 같은 820 정보병과다. 다만 ‘인간’과 ‘신호’로 구별될 정도로 업무 자체가 전혀 다르다. 정보사는 관행대로 육군 소장이 신임 정보사령관을 맡게 됐지만 777사령부는 공군 준장으로 격하 보직된 데 이어 지휘관의 군종까지 뒤집히는 전례 없는 조치가 단행됐다. 777사령부는 정보사와 다르게 내란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바 없다. 인사만 놓고 보면 두 군 정보기관 간 인사에 차이가 있다는 건 명확하다고 볼 수 있다. 주먹구구 인사 국방부 인사를 담당하던 한 소식통은 “777 입장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인사”라며 “정보사 육사 출신들의 진급이 대거 배제됐다고 해도 외형적으로만 그럴듯해 보이지 속사정은 다르다. 실질적 지휘 체계는 뒤바뀌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적 쇄신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TF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했다. 16일 조사를 마무리한 TF는 조만간 결과를 검토해 다음 달 13일까지 승진 취소 및 징계성 전보 등 인사 조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적어도 이날까지는 군 정보기관 내 파열음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