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치 결정하는 ‘이것’

아파트시장서 커뮤니티시설이 단순한 부대시설을 넘어 단지의 가치를 결정 짓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차별화된 주거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건설사들도 다양한 프리미엄 커뮤니티시설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추세다.

갤럽코리아 ‘2024 부동산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커뮤니티 특화 주택’이 선호 주택 유형 중 25%를 차지하며 상위권에 올랐다. 주택 선택 시 고려 요인으로 ‘단지 내 커뮤니티시설’을 꼽는 응답도 20%를 차지했다.

커뮤니티시설은 점점 고급화·다양화되고 있다. 과거 아파트는 기본적인 편의 시설 위주였지만 최근 실내 수영장, 사우나, 피트니스센터뿐만 아니라 골프연습장, 카페, 게스트하우스 등 여러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시설들이 생겨나고 있다.

고급화
다양화

차별화된 커뮤니티시설을 갖춘 아파트단지는 청약 시장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입주민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향후 시세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서울서 분양한 ‘래미안 원페를라’는 수영장, 스카이브릿지, 실내골프연습장 등 차별화된 커뮤니티시설을 갖춰 수요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 결과 1순위 모집에 9만여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되며 평균 527.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노송동서 분양한 ‘더샵 라비온드’도 다이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시어지 라운지를 비롯해 에듀 라운지, 피트니스클럽, 스크린골프장 등을 갖춰 수요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단지는 1순위 평균 26.1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커뮤니티시설이 잘 갖춰진 아파트는 시세 역시 높게 형성되고 있다.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의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스카이라운지, 게스트하우스, 수영장, 사우나 등을 갖춘 고급 커뮤니티를 제공하며 지역 내 대표 아파트로 자리 잡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단지 내 전용면적 131㎡가 지난 1월 28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지역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남 창원특례시 의창구 중동에 위치한 ‘창원 중동 유니시티 1단지’ 역시 어린이집, 실내체육시설, 피트니스 및 스파, 실내골프장, 키즈&맘즈카페, 작은도서관 등의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을 갖추고 있어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해당 단지 역시 지난 1월 전용면적 135㎡가 16억원에 거래되며 의창구 내 최고가를 달성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 선택 시 평면이나 입지뿐만 아니라 생활의 질을 높여주는 커뮤니티시설도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며 “특히 고급화된 시설을 갖춘 단지는 장기적으로 더 높은 가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음은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을 갖춘 신규 단지.

▲양정자이더샵SK뷰=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양정동에 양정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으로 건설된 ‘양정자이더샵SK뷰’ 아파트가 임대동 임대세대를 모집 중이다. 19평(전용 11평) 단일 평형으로 115세대를 임대할 예정이다. 내부 구조는 침실1, 거실&침실, 주방, 욕실, 발코니 등으로 이뤄진다.

양정자이더샵SK뷰 임대동이 들어서는 2단지에는 213동과 214동 데크 하부에 위치한 커뮤니티 센터, 지하 1층에는 대형 실내체육관과 골프연습장, 스크린골프, 키즈카페, 카페테리아, 남·여 독서실과 작은 도서관, 멀티룸이 설치된다. 지하 2층에는 대형 피트니스클럽과 PT룸, GX룸, 필라테스 시설, 남·여 사우나, 관리사무소로 구성된다.


단지 내 프리미엄 커뮤니티시설
단순한 부대시설 넘어 핵심 요소

지상 정원에는 중앙에 대형 공원인 센트럴프라자와 어린이놀이터 4곳, 교향악가든·건강마당·핀오크가든, 맘스스테이션도 들어선다. 2025년 3월부터 입주가 가능하다. 임대동은 2단지 202동에 위치하며 2단지 중에서도 접근성이 최고다.

지하철과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근린상가도 바로 밑에 위치해 이용하기에 수월하다. 동 간 거리도 넓게 확보돼있고, 전 세대가 남서향이라 개방감은 물론 일조권도 뛰어나다.

분양 전환 임대 아파트로 인근 시세 대비 합리적인 임대가로 최대 10년까지 안정적으로 거주가 가능하다. 그 이후에 분양 전환이 가능한 아파트라고 보면 된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거주지, 세대주 등 각종 자격 조건이 없으며 만 19세 이상 다주택자도 계약이 가능하다.

전세 후 확정된 분양가로 10년 뒤 분양(의무임대 기간 종료 시 우선분양전환권 부여) 전환하면 된다. 임대보증금 외 비용이 들지 않으며 최대 90%까지 대출이 가능해 2000만원대로 실입주, 실투자가 가능하다. 주택 수에 포함이 안 된다. 각종 세금(취득세, 종부세, 재산세 등)이 면제되며 HUG보증보험으로 전세보증금이 보호된다.

양정자이더샵SK뷰는 총 2276세대의 대규모 아파트 3개 단지로 설계됐다. 각 단지마다 대형 커뮤니티 센터가 들어선다. 외관은 유리 패널로 디자인한 커튼월룩과 유리 난간을 도입해 차별화하고, 3개 단지 모든 동은 판상형으로 설계돼 동 간 간섭을 피해 조망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다. 건폐율도 평균 17.71%에 그친다.

시세 역시
높게 형성

지하철 1호선 양정역, 시청역 도보권에 위치해있을 뿐만 아니라 동의의료원, 부산시청, 경찰청, 보건소, 연제구청, 대형마트 등이 인접하다. 부산 중심 상권 서면과 2코스 거리로 다양한 인프라를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또 양정초, 양동여중 및 양정고, 부산진여고 외 10개 이상 초·중·고등학교 등이 주변에 다수 분포돼있다.

▲창원 메가시티 자이&위브= 두산건설 컨소시엄은 창원특례시 진해구 여좌동 일원 대야구역 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창원 메가시티 자이&위브’를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37층, 17개동, 총 2638가구 규모다. 이 중 전용면적 54~102㎡ 203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단지 내에는 피트니스 센터, 실내골프장, GX룸 등 다양한 운동시설이 마련된다. 사우나, 북카페, 독서실, 경로당, 키즈카페, 맘스스테이션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제공된다.

이른바 ‘마창진’ 통합 생활권 입지를 갖춰 마산, 창원, 진해 세 지역의 인프라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진해구의 경우 도로망 개통으로 지역 간 이동이 더욱 편리해지면서 주거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더 높은 가치

창원시청에 따르면 2023년 11월 성산구 양곡동과 진해구 석동을 잇는 귀곡~행암 간 국도 대체 우회 도로가 개통하면서 기존 진해 시가지를 통과할 경우 16분이 소요되면 것에서 신규 도로 개통으로 6분이면 이동이 가능해졌다.


지난해 4월 성산구 천선동과 진해구 석동을 연결하는 석동터널이 개통하면서 출퇴근 시간대 통행 시간이 20분 정도 단축되는 등 이른바 마창진 간의 접근성이 개선됐다.

창원을 대표하는 일자리인 창원국가산업단지로 이동하는 시간 역시 줄어들 예정이다. 현재는 단지 남쪽에 있는 양곡 IC를 거쳐 20분대가 소요되지만, 단지 주변 양곡 교차로 개선 사업이 완공되면 창원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창원 시내를 10분 내외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을 예정이다.

양곡 교차로 개선 사업은 2026년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완료되면 완암서 신촌광장과 진해 방향으로의 원활한 진출입이 가능해진다.

▲두산위브더제니스 평내호평역 N49= 두산건설은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 일원에 ‘두산위브더제니스 평내호평역 N49’를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최고 49층, 3개동, 아파트 548가구와 상업시설로 조성된다.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74·84㎡, 펜트하우스 등으로 구성된다. 단지 내에는 피트니스 센터, 독서실, 키즈카페, 어린이 놀이터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이 마련된다. 단지 내 조경도 특화 설계를 적용해 쾌적한 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단지는 호평 택지지구 중심 상업 지역에 있다. 수석-호평 간 도시고속도로 평내IC가 가까워 잠실역까지 20분대에 진입할 수 있다. 신경춘로가 인접해 서울 동북권으로 이동도 수월하다. 여기에 2030년 GTX-B 노선(예정)이 개통되면 서울역까지 1시간 이상 걸리던 출퇴근 시간이 20분 이내로 크게 단축될 예정이다.

삶의 질을 높이고
주거 경험 차별화


사업지 북측으로 이마트가 있고 도보 10분 거리에 메가박스, 주민센터와 우체국 등이 있다. 지난해 백봉지구에 300병상 이상의 경기 공공의료원 유치도 확정되면서 인프라는 더욱 풍부해질 전망이다. 단지 앞에 사릉천이 있어 수변 생활이 가능하고 약대울 체육공원, 천마산, 백봉산, 체육문화센터 등도 인근에 있다. 주변 평동초, 호평중, 호평고 등 우수한 학군과 더불어 호평동 학원가를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원주역 중흥S-클래스= 중흥토건은 원주시 무실동서 ‘원주역 중흥S-클래스’를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5개동, 전용면적 84㎡, 총 508가구 규모다. 피트니스 센터, GX룸, 실내 골프연습장, 작은 도서관 등 커뮤니티시설을 비롯해 차별화된 특화 설계가 예정됐다.

남원주 역세권은 원주시 무실동 일대 KTX 원주역 주변 약 47만㎡ 부지에 약 4000여가구 규모의 주거단지와 함께 역세권 특화용지, 상업·업무용지, 학교용지, 공원 등 다양한 기반시설이 조성될 계획이다. 2015년 국토교통부로부터 투자선도지구로 지정돼 지역 성장 거점으로 육성되고 있다.

2023년 말 택지 조성이 완료된 상태로, 아파트 입주 이후에는 원주를 대표하는 신흥 주거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는 KTX 원주역이 근거리에 위치한 역세권 아파트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계획), 경강선 여주~원주 복선전철(2028년 예정) 등 다양한 교통 개발 호재도 예정돼있다.

바로 앞에는 이마트가 위치하며, 상업·업무 용지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또 AK플라자, 롯데마트 등 대형 쇼핑 시설과 함께 원주시청, 춘천지방검찰청 원주지청,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등 공공기관도 가깝다. 단지 옆에는 마재근린공원과 마장근린공원 등 녹지 공간도 마련돼있다. 인근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예정 부지가 자리하고 있다. 주변에 삼육초·중·고교, 대성중·고 등 모든 학군이 위치하며 무실동 일대에 조성된 학원가를 이용하기도 편리하다.

▲에코델타시티 아테라= 금호건설은 부산광역시 강서구 강동동 에코델타시티 24BL에 ‘에코델타시티 아테라’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16층, 16개동, 전용면적 59·84㎡ 총 1025가구로 조성된다. 단지는 민간참여형 공공분양 아파트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될 예정이다.

수요자 선호도와 희소성 높은 전용면적 59·84㎡로 구성돼있다. 전체 가구 중 약 63%가 전용면적 59㎡로 공급에 나서는 이곳은 높은 희소성을 통해 소형 평형을 선호하는 수요자에게 메리트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스카이라운지를 비롯해 게스트하우스와 다목적 실내체육관 등 커뮤니티시설까지 갖춰 ‘아테라’만의 우수한 상품성을 자랑할 예정이다. 입주 시점에 맞춰 단지에 다양한 생활인프라 시설이 갖춰질 예정이다.

우수한
상품성

단지가 들어서는 부산 에코델타시티는 부산 강서구 강동동, 명지동, 대저2동 일원 대지 면적 1만1770㎢(약 356만 평) 부지에 인구 약 7만6000여명을 수용 가능한 주택 약 3만가구가 계획된 서부산 생활권 주거지로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 첨단 스마트 시티 국가시범도시로 지정돼 미래 가치를 갖춘 신흥 주거지로 주목받고 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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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