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치 결정하는 ‘이것’

아파트시장서 커뮤니티시설이 단순한 부대시설을 넘어 단지의 가치를 결정 짓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차별화된 주거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건설사들도 다양한 프리미엄 커뮤니티시설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추세다.

갤럽코리아 ‘2024 부동산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커뮤니티 특화 주택’이 선호 주택 유형 중 25%를 차지하며 상위권에 올랐다. 주택 선택 시 고려 요인으로 ‘단지 내 커뮤니티시설’을 꼽는 응답도 20%를 차지했다.

커뮤니티시설은 점점 고급화·다양화되고 있다. 과거 아파트는 기본적인 편의 시설 위주였지만 최근 실내 수영장, 사우나, 피트니스센터뿐만 아니라 골프연습장, 카페, 게스트하우스 등 여러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시설들이 생겨나고 있다.

고급화
다양화

차별화된 커뮤니티시설을 갖춘 아파트단지는 청약 시장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입주민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향후 시세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서울서 분양한 ‘래미안 원페를라’는 수영장, 스카이브릿지, 실내골프연습장 등 차별화된 커뮤니티시설을 갖춰 수요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 결과 1순위 모집에 9만여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되며 평균 527.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노송동서 분양한 ‘더샵 라비온드’도 다이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시어지 라운지를 비롯해 에듀 라운지, 피트니스클럽, 스크린골프장 등을 갖춰 수요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단지는 1순위 평균 26.1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커뮤니티시설이 잘 갖춰진 아파트는 시세 역시 높게 형성되고 있다.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의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스카이라운지, 게스트하우스, 수영장, 사우나 등을 갖춘 고급 커뮤니티를 제공하며 지역 내 대표 아파트로 자리 잡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단지 내 전용면적 131㎡가 지난 1월 28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지역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남 창원특례시 의창구 중동에 위치한 ‘창원 중동 유니시티 1단지’ 역시 어린이집, 실내체육시설, 피트니스 및 스파, 실내골프장, 키즈&맘즈카페, 작은도서관 등의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을 갖추고 있어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해당 단지 역시 지난 1월 전용면적 135㎡가 16억원에 거래되며 의창구 내 최고가를 달성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 선택 시 평면이나 입지뿐만 아니라 생활의 질을 높여주는 커뮤니티시설도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며 “특히 고급화된 시설을 갖춘 단지는 장기적으로 더 높은 가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음은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을 갖춘 신규 단지.

▲양정자이더샵SK뷰=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양정동에 양정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으로 건설된 ‘양정자이더샵SK뷰’ 아파트가 임대동 임대세대를 모집 중이다. 19평(전용 11평) 단일 평형으로 115세대를 임대할 예정이다. 내부 구조는 침실1, 거실&침실, 주방, 욕실, 발코니 등으로 이뤄진다.

양정자이더샵SK뷰 임대동이 들어서는 2단지에는 213동과 214동 데크 하부에 위치한 커뮤니티 센터, 지하 1층에는 대형 실내체육관과 골프연습장, 스크린골프, 키즈카페, 카페테리아, 남·여 독서실과 작은 도서관, 멀티룸이 설치된다. 지하 2층에는 대형 피트니스클럽과 PT룸, GX룸, 필라테스 시설, 남·여 사우나, 관리사무소로 구성된다.


단지 내 프리미엄 커뮤니티시설
단순한 부대시설 넘어 핵심 요소

지상 정원에는 중앙에 대형 공원인 센트럴프라자와 어린이놀이터 4곳, 교향악가든·건강마당·핀오크가든, 맘스스테이션도 들어선다. 2025년 3월부터 입주가 가능하다. 임대동은 2단지 202동에 위치하며 2단지 중에서도 접근성이 최고다.

지하철과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근린상가도 바로 밑에 위치해 이용하기에 수월하다. 동 간 거리도 넓게 확보돼있고, 전 세대가 남서향이라 개방감은 물론 일조권도 뛰어나다.

분양 전환 임대 아파트로 인근 시세 대비 합리적인 임대가로 최대 10년까지 안정적으로 거주가 가능하다. 그 이후에 분양 전환이 가능한 아파트라고 보면 된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거주지, 세대주 등 각종 자격 조건이 없으며 만 19세 이상 다주택자도 계약이 가능하다.

전세 후 확정된 분양가로 10년 뒤 분양(의무임대 기간 종료 시 우선분양전환권 부여) 전환하면 된다. 임대보증금 외 비용이 들지 않으며 최대 90%까지 대출이 가능해 2000만원대로 실입주, 실투자가 가능하다. 주택 수에 포함이 안 된다. 각종 세금(취득세, 종부세, 재산세 등)이 면제되며 HUG보증보험으로 전세보증금이 보호된다.

양정자이더샵SK뷰는 총 2276세대의 대규모 아파트 3개 단지로 설계됐다. 각 단지마다 대형 커뮤니티 센터가 들어선다. 외관은 유리 패널로 디자인한 커튼월룩과 유리 난간을 도입해 차별화하고, 3개 단지 모든 동은 판상형으로 설계돼 동 간 간섭을 피해 조망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다. 건폐율도 평균 17.71%에 그친다.

시세 역시
높게 형성

지하철 1호선 양정역, 시청역 도보권에 위치해있을 뿐만 아니라 동의의료원, 부산시청, 경찰청, 보건소, 연제구청, 대형마트 등이 인접하다. 부산 중심 상권 서면과 2코스 거리로 다양한 인프라를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또 양정초, 양동여중 및 양정고, 부산진여고 외 10개 이상 초·중·고등학교 등이 주변에 다수 분포돼있다.

▲창원 메가시티 자이&위브= 두산건설 컨소시엄은 창원특례시 진해구 여좌동 일원 대야구역 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창원 메가시티 자이&위브’를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37층, 17개동, 총 2638가구 규모다. 이 중 전용면적 54~102㎡ 203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단지 내에는 피트니스 센터, 실내골프장, GX룸 등 다양한 운동시설이 마련된다. 사우나, 북카페, 독서실, 경로당, 키즈카페, 맘스스테이션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제공된다.

이른바 ‘마창진’ 통합 생활권 입지를 갖춰 마산, 창원, 진해 세 지역의 인프라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진해구의 경우 도로망 개통으로 지역 간 이동이 더욱 편리해지면서 주거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더 높은 가치

창원시청에 따르면 2023년 11월 성산구 양곡동과 진해구 석동을 잇는 귀곡~행암 간 국도 대체 우회 도로가 개통하면서 기존 진해 시가지를 통과할 경우 16분이 소요되면 것에서 신규 도로 개통으로 6분이면 이동이 가능해졌다.


지난해 4월 성산구 천선동과 진해구 석동을 연결하는 석동터널이 개통하면서 출퇴근 시간대 통행 시간이 20분 정도 단축되는 등 이른바 마창진 간의 접근성이 개선됐다.

창원을 대표하는 일자리인 창원국가산업단지로 이동하는 시간 역시 줄어들 예정이다. 현재는 단지 남쪽에 있는 양곡 IC를 거쳐 20분대가 소요되지만, 단지 주변 양곡 교차로 개선 사업이 완공되면 창원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창원 시내를 10분 내외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을 예정이다.

양곡 교차로 개선 사업은 2026년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완료되면 완암서 신촌광장과 진해 방향으로의 원활한 진출입이 가능해진다.

▲두산위브더제니스 평내호평역 N49= 두산건설은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 일원에 ‘두산위브더제니스 평내호평역 N49’를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최고 49층, 3개동, 아파트 548가구와 상업시설로 조성된다.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74·84㎡, 펜트하우스 등으로 구성된다. 단지 내에는 피트니스 센터, 독서실, 키즈카페, 어린이 놀이터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이 마련된다. 단지 내 조경도 특화 설계를 적용해 쾌적한 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단지는 호평 택지지구 중심 상업 지역에 있다. 수석-호평 간 도시고속도로 평내IC가 가까워 잠실역까지 20분대에 진입할 수 있다. 신경춘로가 인접해 서울 동북권으로 이동도 수월하다. 여기에 2030년 GTX-B 노선(예정)이 개통되면 서울역까지 1시간 이상 걸리던 출퇴근 시간이 20분 이내로 크게 단축될 예정이다.

삶의 질을 높이고
주거 경험 차별화


사업지 북측으로 이마트가 있고 도보 10분 거리에 메가박스, 주민센터와 우체국 등이 있다. 지난해 백봉지구에 300병상 이상의 경기 공공의료원 유치도 확정되면서 인프라는 더욱 풍부해질 전망이다. 단지 앞에 사릉천이 있어 수변 생활이 가능하고 약대울 체육공원, 천마산, 백봉산, 체육문화센터 등도 인근에 있다. 주변 평동초, 호평중, 호평고 등 우수한 학군과 더불어 호평동 학원가를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원주역 중흥S-클래스= 중흥토건은 원주시 무실동서 ‘원주역 중흥S-클래스’를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5개동, 전용면적 84㎡, 총 508가구 규모다. 피트니스 센터, GX룸, 실내 골프연습장, 작은 도서관 등 커뮤니티시설을 비롯해 차별화된 특화 설계가 예정됐다.

남원주 역세권은 원주시 무실동 일대 KTX 원주역 주변 약 47만㎡ 부지에 약 4000여가구 규모의 주거단지와 함께 역세권 특화용지, 상업·업무용지, 학교용지, 공원 등 다양한 기반시설이 조성될 계획이다. 2015년 국토교통부로부터 투자선도지구로 지정돼 지역 성장 거점으로 육성되고 있다.

2023년 말 택지 조성이 완료된 상태로, 아파트 입주 이후에는 원주를 대표하는 신흥 주거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는 KTX 원주역이 근거리에 위치한 역세권 아파트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계획), 경강선 여주~원주 복선전철(2028년 예정) 등 다양한 교통 개발 호재도 예정돼있다.

바로 앞에는 이마트가 위치하며, 상업·업무 용지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또 AK플라자, 롯데마트 등 대형 쇼핑 시설과 함께 원주시청, 춘천지방검찰청 원주지청,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등 공공기관도 가깝다. 단지 옆에는 마재근린공원과 마장근린공원 등 녹지 공간도 마련돼있다. 인근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예정 부지가 자리하고 있다. 주변에 삼육초·중·고교, 대성중·고 등 모든 학군이 위치하며 무실동 일대에 조성된 학원가를 이용하기도 편리하다.

▲에코델타시티 아테라= 금호건설은 부산광역시 강서구 강동동 에코델타시티 24BL에 ‘에코델타시티 아테라’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16층, 16개동, 전용면적 59·84㎡ 총 1025가구로 조성된다. 단지는 민간참여형 공공분양 아파트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될 예정이다.

수요자 선호도와 희소성 높은 전용면적 59·84㎡로 구성돼있다. 전체 가구 중 약 63%가 전용면적 59㎡로 공급에 나서는 이곳은 높은 희소성을 통해 소형 평형을 선호하는 수요자에게 메리트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스카이라운지를 비롯해 게스트하우스와 다목적 실내체육관 등 커뮤니티시설까지 갖춰 ‘아테라’만의 우수한 상품성을 자랑할 예정이다. 입주 시점에 맞춰 단지에 다양한 생활인프라 시설이 갖춰질 예정이다.

우수한
상품성

단지가 들어서는 부산 에코델타시티는 부산 강서구 강동동, 명지동, 대저2동 일원 대지 면적 1만1770㎢(약 356만 평) 부지에 인구 약 7만6000여명을 수용 가능한 주택 약 3만가구가 계획된 서부산 생활권 주거지로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 첨단 스마트 시티 국가시범도시로 지정돼 미래 가치를 갖춘 신흥 주거지로 주목받고 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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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