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친한계 좌장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2.11 08:20:20
  • 호수 15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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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에 의리는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부정선거를 했다면, 특정정당이 계속 당선돼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부정선거 음모론에 심취한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차별화할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하면 충분히 승산 있을 것”이라면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대선 승리 가능성을 강조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두 달이 지났다. 그동안 현직 대통령 체포·구속 기소에 이어 파면 이후 조기 대선 가능성이 구체화되는 등 숨가쁜 나날들이 이어졌다. <일요시사>는 국민의힘 6선 중진이자 친한(친 한동훈)계 좌장 조경태 의원을 만나 국민의힘의 상황과 향후 정국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으로서 체포·구속 기소됐다.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의 최다선 의원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윤 대통령의 비상식적·위헌적인 행동엔 반드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윤 대통령은 체포 이후에도 자신의 잘못을 자꾸 회피하려고 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상당히 아쉽게 생각한다. 이 문제가 빨리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다.

-현 상황에 대한 지역구(부산 사하을), 나아가 부산 지역의 여론은?

▲부산은 민주화의 성지라고 할 정도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민도가 아주 높다. 지난 1979년 부마민주항쟁 당시 군부독재에 저항했던 정신도 여전히 살아 있다. 부산시민들께선 윤 대통령의 잘못된 비상계엄을 상당히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도 지나치게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 좋다.

-윤 대통령이 강하게 주장하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한 평소 입장은?

▲윤 대통령은 정치적 경험·경력이 매우 짧다. 그러다 보니 부정선거 음모론에 잘 휩싸였다. 대통령은 보통의 부정선거론자와는 달라야 한다. 충분히 과학적으로 검증해 사실로 드러난 후 의혹을 제기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음모론에 너무 쉽게 빠져들었다.

부정선거 관련 논란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도 있었다. 부정선거 음모론의 내용은 상당히 비슷하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배출했고,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이 배출했다. 부정선거를 했다면, 특정 정당이 계속 당선돼야 한다.

어떻게 해석해야 하겠는가?

이는 양당이 사실상 같은 이야기를 해서 생긴 오류다. 부정선거론자들은 명백히 선거 불복자들이다. 여기에 윤 대통령이 빠져들었다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본인이 부정선거를 주장하면, 자신도 부정선거로 인한 당선이니 스스로 무효라고 주장해야 타당하지 않겠는가.

-윤 대통령 스스로 “내가 10% 이상 이겼어야 했는데, 0.73% 차이로 이긴 것이 이상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저도 여러 번 선거를 해봤다. 항상 많은 격차로 이기길 바라고, 그렇게 예측한다. 하지만 후보자 자신의 생각일 뿐이다. 실제로 드러난 결과는 존중해야 한다.

-국민의힘 주류는 윤 대통령 두둔에 이어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도 두둔하는 것 같은 언행을 이어가고 있는데…

▲어떤 형태로든 폭동을 하면 안 된다. 사법부는 법치국가 최후의 보루다. 사법부를 향한 폭동을 두둔하는 정치 세력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서 정치할 자격이 있겠는가. 철저한 발본색원을 통해 엄히 다스릴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도 공격하고 있다. 사법부를 향한 공격이 야당 일각서 주장하는 정당해산의 명분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우려를 많이 한다. 그나마 비상계엄을 아주 잘못된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윤 대통령 탄핵에 적극 참여한 의원들이 있었다. 그 덕분에 우리 국민의힘이 나름대로 균형을 잡고 살아있다고 보고 있다. 법원에 대한 폭동 두둔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국민께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이 앞으로도 수권정당이 되려면, 국민의 뜻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

-윤 대통령에 대한 제1차 탄핵소추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던 이유는?

▲위헌적·불법적 비상계엄을 한 대통령의 직무 정지는 많은 국민의 염원이었다. 직무를 정지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대통령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고, 하나는 탄핵을 통해 강제로 직무를 정지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탄핵은 변수가 많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서 대통령 스스로 자진 사퇴하길 바랐다. 윤 대통령에게 사퇴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탄핵을 통해 직무를 정지시켜야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제2차 탄핵소추 표결에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고집이 센 것으로 알려졌다. 자진사퇴가 가능했을까?

▲윤 대통령에 대한 압박이었다. 저는 윤 대통령이 명예로운 퇴진을 하길 바랐다. 그래야 탄핵 찬반 세력의 충돌 등 사회적 갈등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윤 대통령 스스로도 지난해 12월7일 “임기와 향후 국정 안정 방안을 당에 일임하겠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했다. 자진사퇴 의지가 조금은 비쳐졌다. 그런데 며칠 사이로 윤 대통령의 생각이 바뀌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역전됐던 기점은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였다. 한 총리 탄핵에 찬성했던 이유는?

▲지금도 그 소신엔 변함이 없다. 한 총리가 국가를 생각하는 분이라면, 헌법재판관들을 서둘러 임명해 헌법재판소를 정상화시켜 빨리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한다. 그런데 한 총리는 “여야 합의가 안 됐다”면서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임명을 미뤘다.

이는 굉장히 무책임한 직무유기에 가깝다. 추경호 전 원내대표도 지난해 11월19일 “헌법재판관 3명 추천을 마무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가 안 됐으니, 합의를 하라”는 한 총리의 주장은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어불성설이다.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 안 된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공식 입장이었는데…

▲임명하지 않으면 헌재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재판관이 6명만 있는 상황서 탄핵 심판을 진행하면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당내 주류가 헌재의 그 불확실성을 바란 것은 아니었을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비상계엄 사태를 옹호하는 것 밖에 안 된다. 위헌적·불법적 비상계엄을 한 대통령은 당연히 탄핵해서 직무를 정지시켜야 한다.

-비대위원장·국회부의장·원내대표 등 당내 주요 보직을 맡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당내 주류들이 윤 대통령과 코드·눈높이가 맞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분을 원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정치인은 권력자의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그동안 제 선택과 정치적 행보를 후회한 적은 없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는 것이 정상적이고, 지극히 상식적이라고 보고 있다.

-김상욱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는 소신을 밝힌 이후 지역구를 방문할 때 방검복을 입고 간다고 알려졌다. 상임위도 갑자기 바뀌었는데…

▲초선 의원으로서 소신 있는 발언과 용기 있는 행동을 한 김 의원에게 많은 격려를 보내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당 초·재선 의원들 중 김 의원 같은 정의롭고 용기있는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일각에선 “6선 의원은 못 건드리고, 만만한 초선한테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는데…

▲그런 것은 아니라고 본다. 김 의원은 두루두루 많은 의원들과 관계를 잘 맺는다. 그러다 보니 부딪치는 부분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초선이든 다선이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바른 소리를 해야 한다. 다수의 잘못된 생각에 매몰돼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소신이 없는 것이다. 소신 없는 정치인을 국민이 과연 좋아하시겠는가. 지역주민들도 소신 있는 정치인이 바른 소리를 하는 것을 많이 원하실 거다.

-민주당서도, 국민의힘서도 비주류라는 평을 듣거나 소수계파서 활동하는 이유는?

▲저는 항상 정치개혁을 주장했다. 헌법 제46조에 규정됐듯이, 국회의원은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시하고, 양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국회의원 300명 중 국가 이익을 우선시하고 당론이 아닌 양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는 의원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는가.

저는 항상 당론보다 국론을 우선시했다. 민주당서도, 국민의힘서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 저는 상식적·원칙적인 주장을 하면서 비상계엄 사태를 지적하고 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게 상식이다. 국민의힘에선 “비상계엄 사태는 잘못됐다”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소수다. 그게 우리 국민의힘의 한계다. 민주당도 좀 더 분발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당으로 발돋움한다면, 국민께서 좀 더 안심하실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윤 대통령을 면회하면서 “인간으로서의 도리”라고 말했다. 의리를 지칭한 것 같다. 양당의 강성 지지자들도 의리를 말한다. 정치인의 의리란 무엇인가?

▲오랫동안 정치하면서 양당의 모습을 봐왔는데 의리 있는 정치인은 막상 없다. 의리를 내세우면서 정치할 것이라면, 의리의 대상인 분의 정치적 생명이 다했을 때, 같이 끝나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궁극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의리라는 표현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정치인은 결단코 특정인과 특정 계파에 충성하면 안 된다. 정치인이 충성해야 할 대상은 국민과 국가여야 한다. 개인과 계파에 충성하는 것은 조폭처럼 무법·무도한 행위를 하는 자들과 다름없다. 정치인이 가져야 할 덕목은 국민을 위한 마음가짐이다.

-양당서 각각 3선을 해서 6선 의원이다. 양당의 장점과 단점은 있다면?

▲민주당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보편적 복지를 존중한다. 국민의힘은 경제성장 등 한국 사회가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성을 고민한다. 단점은 양당 공통이다. 극단적인 당리당략과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한 극단주의가 만연해 있다.

-극복할 수 있겠는가?

▲극복하려면 상대를 탓하지 말고, 자신의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 국민의힘에선 구성원들이 보다 성숙한 민주적 의식구조와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춰야 한다.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조기 대선이 진행된다. 국민의힘의 대선 전망은?

▲조기 대선이 진행되면, 국민의힘은 원인 제공자가 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대선이기 때문에 대국민 사과부터 해야 한다. 그 토대 위에 적합한 인물을 잘 찾아내야 한다. 예를 들어 윤 대통령과 차별화할 수 있는 후보를 잘 선출하면, 상대 당 후보와 견줬을 때,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

-한동훈 전 대표의 유튜브 채널이 만들어졌고 “조만간 움직임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는데…

▲대선 출마 의지는 있는 것 같다. 사회 지도층 등 다양한 분들을 많이 만나 의견을 경청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통합 방법과 국민께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자아성찰 내지는 고민을 많이 한다고 알고 있다.

-개헌에 대한 입장은?

▲지난 3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미국·유럽 특별방문단 소속 의원들의 차담회가 있었다. 저는 “지금과 같은 헌법으론 우리 사회의 어떤 문제점도 해결할 수 없으니 개헌을 서둘러 논의하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기 대선이 진행되면, 대선주자들은 개헌 공약을 제시할 것이다. 지금까진 대통령이 된 후 개헌 공약을 유야무야했다. 이젠 절대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자신의 임기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해야 한다. 개헌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실천할 후보가 대통령에 적합하고 타당하다.

저는 개인적으로 4년 대통령 중임제를 선호한다. 4년 중임제를 하면서 책임총리제까지 포함하면, 대통령의 무소불위한 권력을 축소시키고 삼권분립 정신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4년 중임제와 책임총리제가 겹치면,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나 우리나라 제1공화국 통치체제와 비슷한 것 같은데…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시키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의회도 지금처럼 다수당이 지나치게 횡포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의회 스스로 견제할 수 있는 안전장치들이 필요하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경제적·심리적 충격을 견디고 있는 국민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이런 상황에까지 온 것에 대해 국회 최다선 의원으로서 상당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하루라도 빨리 국정 혼란을 수습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의무다. 국민께서 정상적인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실 수 있도록 국회가 좀 더 분발해야 한다.

저는 오는 10일 국회 한미의원연맹 공동회장이자 국회의장 특사 자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우 의장의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 미국서 트럼프 2기 정부에 대한민국의 국익과 한미동맹 가치를 미국의 행정부와 유력 정치인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그런 활동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도 소원해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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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