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사태 위험’ 용인 실버타운 토사 반출 논란

용역 결과 다르게 내 맘대로 삽질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인허가 과정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용인시 고기동의 노인복지주택 공사 현장서 또 논란이 발생했다. 신원 미상의 단체에 ‘중단된 공사 현장서 산사태 위험이 있으니 토사를 반출해야 한다’는 민원을 받은 용인시가 주민들의 반대에도 해당 계획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과 주민들이 협의해 토사 반출 외 방법을 검토했지만 그 결과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용인 고기동서 건립하다 공사가 중지된 노인복지시설의 공사 현장이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다. 산사태 위험으로 공사가 중단된 가운데 토사 반출을 하고 있었지만 이보다 안정화 작업을 하는 것이 좋다는 용역 결과가 나오면서다.

인허가 과정
특혜 의혹도

지난해 <일요시사>는 용인시 고기동 산20-12번지 일대 노인복지시설 건립에 대한 인허가 특혜 의혹을 보도했다. 설립 초기 계획된 노인복지시설 건립이 아니라 실버타운을 목적으로 하는 계획안이 인허가됐다는 것이 해당 보도의 골자였다.

인허가 이후 사업자는 시에 지난 2023년 8월 착공 신고했고 시가 ‘착공신고필증’을 교부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학생 통학로로 공사 차량이 진출입하는 것에 대해 안전상 우려 목소리를 내면서 공사는 사실상 중단됐다.

공사가 중단되면서 공사 현장에는 7만5000㎥ 토사가 적치됐다. 인근 주민들은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공사 현장은 산림청 산사태위험지도상 산사태 위험도 1~2등급에 해당하는 곳으로, 토사가 장기간 방치될 경우 산사태 위험 등이 있다.


토사 유출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8월 마을 주민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고기동실버타운비상대책위원회’라는 실체 불명의 단체가 “산사태 위험이 있으니 토사를 반출하게 해달라”는 민원을 용인시에 제출했다.

용인시 도시정비과는 민원인과 단체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 확인도 없이 노인복지주택 사업자에게 토사 반출 계획서를 사전에 제출받았으며 이를 근거로 고기초학부모회 등에 토사 반출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고기동생태안전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고기초학부모회는 안전상의 이유로 해당 계획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비쳤지만 용인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토사 반출계획은 계속 진행됐다.

이에 국민의힘 이창식 용인시의회 의원은 지난해 11월29일 “현재 추정되는 공사 현장의 토사만 무려 7만5000㎥로 추정돼 하루 6시간가량을 3개월 동안 매일 반출해야 되는 규모로 다수의 주민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토사를 빼내며 꼼수 공사가 이뤄지지 않는지 철저한 관리감독과 함께 사토 처리 과정에도 불법이 없도록 시가 제대로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의원은 “2015년 노인복지법이 개정되기 직전 실시계획 인가와 건축허가를 받아내 개인이 분양할 수 있는 국내 마지막 분양형 실버타운이 될 이 곳에 대해 용인시는 사업자에게 법 개정 직전에 허가를 내줬고, 덕분에 사업자는 임대서 분양으로 개발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지적하면서도 “그러나 현재 고기동 실버주택은 공사조차 제대로 시작하지 못한 채 깎아내려진 산비탈과 가파른 경사면의 토사는 언제든 마을로 쏟아질 수 있는 상황서 주민들은 매일같이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체 미상 단체 민원에 반출 계획
시장·주민 협의해 안전점검 검토

계속된 반대 의견에 결국 이상일 용인시장은 대책위와 고기초학부모회와 ‘토사 반출을 전제하지 않는’ 사면 안정성에 대한 검토와 대책에 대한 용역 검토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 시의원은 합의 이후 시에 ▲용인시는 왜 진작 사업시행자에 안정성 검사를 주문하지 않았는지 ▲한 달 뒤에 나올 안정성 검토 결과에 따른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용역 결과에 따라 공사 차량의 운행이 재개되더라도 안전을 위한 보수·보강 공사 외에 본공사는 절대 진행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사업자에 받아낼 것 등의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는 지난해 11월 주민 추천으로 안전점검 관련 전문업체를 선정했고 용역은 지난해 12월13일 최종보고를 실시했다.

용역은 ‘노인복지주택 비탈면 안정성검토 용역 보고서’를 통해 “압성토 및 소일네일링(Soilnailing) 공법을 통한 보수·보강 방안으로 토사의 반출 없이 장·단기 비탈면의 안정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소일네일링 공법은 비교적 연약한 지반의 옹벽이나 절토 사면을 보강하기 위해 사용하는 공법이다. 흙막이 벽체를 설치하지 않고, 굴착면에 긴 강봉(네일)을 삽입해 이를 접착제로 고정한 후 굴착면을 보강해 보강 구조체를 형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소일네일링은 네일이 주변 지반과 일체화돼 전단 저항을 높이는 방식으로 지반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로 영구적인 지반 보강에 사용되며, 장기적인 안정성 확보가 가능하게 된다.

하지만 용인시는 보고서에 나온 검토의 전제조건인 ‘비다짐 성토재 및 일부 표토(붕적층)의 현장 외 반출과 경사 완화를 통해 근본적인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장기적 안정성 확보 차원서 가장 바람직하다’는 문구에 집중해 토사 반출계획서를 다시 주민들에게 배포했다.

뭐하러
맡겼나

이에 용역을 진행한 업체 책임자는 “본 용역의 결론은 토사 반출 없이 사면 안정화 보강공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검토 방향에 나오는 토사 반출에 대한 내용은 토사 반출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 아니라 이를 포함한 보수 보강을 검토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는 검토 방향을 설명하기 위해 쓴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초 토사 반출 이외의 방법으로 사면 안정화 가능 여부에 대해 검토를 요청했고 이외의 방법이 불가능할 때 토사 반출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제가 처음부터 깔려있었는데 해당 부분만 보고 이를 진행하는 것은 오독”이라고 덧붙였다.

대책위 한 관계자는 “용인시 도시정비과는 용역 결과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기도 전에 이미 ‘토사 반출’이라는 결론을 정하고 일정이나 방법까지 계획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주민과 합의 없이 사전에 결과를 확정한 채 진행하는 주민설명회는 요식행위에 불과할 뿐 설명회로서의 의미가 없고 효력도 없다”고 일침했다.

그는 “용인시가 노인복지주택공사에 ‘공사 차량 운행 제한 조치’를 내려놓고 토사 반출을 위해 덤프트럭 약 1만대를 공사 현장으로 보내며 스스로 조치를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용역 결과를 왜곡하고 주민과의 협의도 없이 사전에 일방적으로 결정해 보전산지에 대한 불가역적 훼손을 초래했으며 고기동 주민의 생명권과 행복추구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이는 형법 제123조 ‘공무원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에 해당하는 중대한 범죄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토사 반출을 즉각 중단하고 용역의 결과인 토사 반출 없는 안정화 조치를 확정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용역업체와 주민들의 의견에도 시 도시정비과는 지난달 27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사업자가 작성한 ‘토사 반출계획서’를 주민과 학부모에게 나눠주고 “이번 용역 결과는 침사지가 없어져 실행이 불가능하니 토사 반출할 수 밖에 없으며 이게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덤프트럭
1만대 투입

참석한 주민과 학부모들은 “이럴 거면 시 예산을 들여가며 용역할 필요가 무엇인가” “답정너로 용인시가 결과를 정해 놓은 것 아닌가” “전문가가 토사 반출 없이 공사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공무원이 왜 불가능하다고 하느냐” 등 분노에 찬 의견을 표출했다.

사업자가 작성한 토사 반출계획서에 따르면 현재 공사 현장의 토사 현황은 하루 평균 42대의 덤프트럭을 이용해 세 개의 구간서 적게는 2개월 동안, 많게는 2.5개월 동안 토사 반출을 진행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각 구간에 굴삭기 1대씩 투입해 평균 550㎥의 토사를 반출한다고 적혀있다.

사업자는 해당 사토를 반출하기 위해 하루 평균 95대 덤프트럭(왕복 2.5분마다 1대)를 운영해 하루 평균 1200㎥를 반출하거나 65대의 덤프트럭(왕복 4분마다 1대) 꼴로 하루 평균 850㎥를 각각 3개월 동안 반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고기동 노인복지주택 부지는 공사 차량 경로를 확보하지 못해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황이다. 당초 사업자는 고기동 고기초 앞 왕복 2차선 도로를 통해 공사 차량을 통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학생 안전을 이유로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해 용인시로부터 착공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사업자는 고기초 방향이 아닌 반대편의 성남시 분당구 석운동으로 이어지는 소도로를 이용하는 공사용 도로 변경 계획안을 내놨다. 해당 계획안에는 편도 1차선 도로 800m 구간을 2차선으로 확장하겠다는 것도 포함됐다.

하지만 석운동 주민들과 성남시가 “서판교 대한송유관공사 판교저유소가 위치해 있는 석운동은 개발제한지역으로 공사 차량이 이용하려 하는 도로(석운로)의 폭이 7m도 안 되고 인도도 없다”며 반대했다.

용인시는 착공 허가만 내주고 대책을 세우기 전까지 공사 차량 운행을 제한했다. 이에 사업사업자 측은 지난해 11월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사업자는 행정심판서 “고기초를 지나지 않는 도로를 이용한 우회도로를 제시하고,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운행계획을 제출함으로써, 이미 공사용 도로 관련 인가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며 “피청구인(용인시)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한 부관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일네일링 공법 제안 무시
안전 계획도 신호수 배치만

하지만 도행정심판위원회는 용인시의 운행제한이 정당한 행정 절차라고 판단했다.

도행정심판위원회는 “건축 심의 및 실시계획인가 단계서 청구인에게 부여된 사항으로, 청구인에게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시의 통보가 지역주민의 공사 차량 운행 반대 문제 해결 방안을 수립해 재협의하도록 요청하는 것인 만큼, 사업시행자의 권리·의무에 어떤 변동을 초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행정심판이 각하되자 이번에는 고기초 앞 동막천 건너편 성남시 대장동 벌장투리마을을 통한 임시도로를 개설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해당 도로는 용인-서울고속도로(용서고속도로)의 회차로를 사용해 벌장투리마을을 지나 공사 현장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현재는 이마저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회차로를 지나 나오는 벌장투리마을 주민들도 공사 차량이 지나는 걸 반대하면서다.

시는 옹벽 설치 중 안전사고 및 재해 위험이 있다며 공사 차량 운행을 일시 허용한 적 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옹벽 설치 중인 현 시점서 공사 중지 시 옹벽 전도 및 절취사면 붕괴 우려로 인근지역 안전사고 및 재해 위험이 상존해 일시 허용이 부득이했다”며 “다만 당시에는 25t 트럭 대신 5t 이하의 차량으로 제한하고 새벽 시간을 이용해 운행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렇게 최소한으로 통제하는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공사 차량에 의한 위험 가능성이 높다고 꼽히는 초등학생들의 방학 기간을 노리고 최대한의 효율로 용량이 큰 차량으로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려는 듯한 교통처리계획안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사업자와 더불어 용인시에서도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 ‘방학 기간에 하겠다’ ‘신호수를 배치한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었다.

하지만 초등생의 방학 기간은 사업자의 토사 반출계획보다 짧다. 게다가 토사 반출계획서에 안전과 관련한 계획은 그저 차량 운행 교차로마다 교통관리인을 배치한다는 내용뿐이다.

앞서 이 시장은 토사 반출 외 방법 검토를 위한 용역 협의 당시 “위험성에 대해서는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에 우려를 제기하는 고기초 학부모들과 소통하며 사면 안정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용역에 들어갔다”면서 “실시계획인가가 이뤄졌을 때 ‘별도의 진출입 계획을 수립하라’는 조건이 부여된 만큼 사업자는 이 조건을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뒤 다른
시의 입장

이어 “토사 문제와 관련해서 안정성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 결과를 보고 깊이 검토해서 사면 안정화 공사 여부에 대한 시 입장을 정할 방침”이라며 “사면 안정성은 반드시 기해야 하고, 그 이후 문제는 원래 실시계획인가 기준에 맞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결국 원래 진행하던 토사 반출계획으로 진행되고 있다. 시장과 공무원의 입장이 다른 것인지, 아니면 이 시장이 주민들 앞과 뒤에서 다르게 행동하는 것인지 의문이 생기는 시점이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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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