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실비실’ 형지 후계자 본진, 왜?

경영 총괄 맡고 적자의 늪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까스텔바작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패션그룹형지의 적통 후계자가 경영을 총괄한 이후부터 지속된 부진이라는 점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까스텔바작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던 청사진마저 흔들리는 모양새다.

패션그룹형지는 2014년 프랑스 브랜드 까스텔바작의 국내 상표권을 인수했다. 이듬해 까스텔바작 골프웨어를 론칭한 패션그룹형지는 범아시아 상표권을 사들였고, 2016년에는 까스텔바작 본사를 인수했다. 까스텔바작을 발판으로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목표에서였다.

여전한 물음표

최병오 회장 등 오너 일가는 패션그룹형지를 통해 까스텔바작을 지배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까스텔바작 최대주주는 지분 53.58%의 패션그룹형지이며, 패션그룹형지 주식 전량은 최 회장(87.95%)과 그의 자녀(최혜원 7.32%,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총괄부회장 4.73%)가 쥐고 있다. ‘최 회장→패션그룹 형지→까스텔바작’ 형태의 지배구조가 구축됐음을 알 수 있다.

까스텔바작은 그룹 후계자인 최 부회장이 직접 통솔하는 계열사라는 점이 부각되는 곳이다. 1984년생인 최 부회장은 단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2011년 패션그룹형지 구매생산팀에 입사했다. 형지엘리트 특수사업본부장과 그룹구매생산 총괄본부장 등을 거쳤고, 2021년 5월 까스텔바작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까스텔바작 대표이사 선임 이후 최 부회장은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키웠다. 2021년 12월 패션그룹형지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그룹 내 23개 브랜드를 총괄하는 패션그룹형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9월에는 부친으로부터 형지엘리트 대표이사직을 넘겨받는 수순이 뒤따랐다.


현재 까스텔바작은 최 부회장의 본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앞서 패션그룹형지는 까스텔바작을 내세워 글로벌 패션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던 전례가 있기에, 최 부회장은 까스텔바작에서 분명한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최 부회장은 까스텔바작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까스텔바작은 2021년 9월 미국 법인(까스텔바작USA) 설립과 함께 해외시장 진출을 도모했고, 최 부회장은 지난해 4월 최 회장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참여했다.

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 확충도 뒤따르고 있다. 까스텔바작은 올해 7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는데, 이 자금은 브랜드 활성화를 위한 운영자금 및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시설 확충 등에 쓰일 예정이다.

또한 최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까스텔바작의 대만 파트너사인 ‘킹본’ 본사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킹본 관계자들이 패션그룹형지 본사가 위치한 송도 형지글로벌패션복합센터를 방문한 지 한 달 남짓 지난 시점에서 이뤄진 만남이다. 최 부회장은 현지 유통사와의 굳건한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공략 강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룹 차원서 거듭 밀어줬지만…
대표 맡고 3년째 마이너스 성장

킹본은 대만의 패션유통 전문 기업으로서 까스텔바작의 현지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파트너사다. 까스텔바작은 2018년 킹본과 계약을 맺고 소고백화점, 한신백화점 등 대만을 대표하는 백화점에 까스텔바작 골프웨어를 입점시켰다.

까스텔바작은 대만 진출 한 달여 만에 골프웨어 매출 ‘톱3’에 등극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만 내 백화점 9곳, 아울렛 2곳을 비롯해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대만 여성 골프웨어 시장에서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최 부회장이 확실한 그룹의 후계자로 등극하려면 까스텔바작의 경영 개선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일단 최 부회장이 대표를 맡은 이후 수익성이 꺾였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까스텔바작 매출은 2016년 336억원에서 2018년 923억원으로 174.7%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6.3%(51억원→146억원) 늘었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까스텔바작은 최 부회장 부임 직전인 2020년에 매출 673억원, 영업이익 75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골프의류 분야 흐름을 감안하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게 공통된 평가였다.

최 부회장이 전면에 나선 이후에는 다소 아쉽다던 2020년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2021년에는 영업손실 43억원으로 적자전환했으며, 2022년 영업손실 94억원, 지난해 영업손실 10억원을 차례로 기록했다.

반전 언제쯤?

올해 역시 별반 다를 것 없는 흐름이다. 까스텔바작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13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이익 31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242억원으로 전년 동기(234억원) 대비 3% 증가했다. 해외 법인도 아직까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까스텔바작USA는 매출액을 발생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3년 넘게 누적된 순손실이 8억5000만원이다.

<heatya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