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명태균에 맞선 강혜경

김 여사 공천 개입 풀어낼 핵심 키맨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던 강혜경씨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작심 증언을 쏟아내면서 화제로 떠올랐다. 강씨는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명태균씨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을 폭로한 핵심 제보자다. 최근 검찰 조사를 마친 강씨가 드러나지 않은 진실을 추후 밝혀낼 수 있을까?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의 공천 개입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가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에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이목을 끌었다. 강씨는 명씨가 운영했던 언론사 <시사경남>의 편집국장 출신이자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사무실서 회계 책임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명씨의 여론조사 실무도 맡았던 최측근이었으나 최근에는 핵심 제보자가 됐다. 

의혹 폭로
작심 증언

강씨는 이날 법사위서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해 국민의힘 책임당원이라고 밝히며 “김 전 의원이나 명태균 대표, 이분들은 절대 정치에 발을 디디면 안 될 것 같고 하는 말마다 거짓말이어서 국정감사에 출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관련 핵심 인물이 국회에 직접 나와 증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대선 과정서 명씨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궐선거(이하 재보선) 공천을 받았고, 공천 과정에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우선 강씨는 김 여사가 대선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개입했던 정황을 공개했다. 실제로 그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23일 김 전 의원과의 통화에서 강씨는 “대통령선거할 때 우리가 자체조사를 많이 했다”며 김 여사에게 (명태균)본부장이 돈을 받아오겠다며 자신에게 (여론조사 비용)청구서를 만들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씨는 명씨가 서울로 상경해 여론조사 비용 대신 김 전 의원의 재보선 공천을 받아왔고, 김 여사가 배후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김 여사와 명씨 사이에 무속으로 형성된 공감대가 있었다는 취지의 증언도 내놨다. 명씨와 김 여사가 첫 만남 이후 가까워진 계기를 아느냐고 묻는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 질문에 강씨는 “(김 여사가)명태균 대표를 봤을 때 조상 공덕으로 태어난 자손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첫 대면을 했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명씨가 김 여사 친분을 자랑하면서 ‘장님 무사’ ‘앉은뱅이 주술사’ 등이라고 이야기하는 걸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묻자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 같은 경우는 장님이지만 칼을 잘 휘두르기 때문에 장님 무사라고 했고, 김 여사는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주술사라 장님의 어깨에 올라타서 주술을 부리라는 의미로 명씨가 김 여사에게 얘기한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명씨가 김 여사와 영적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김 여사의 ‘오빠’가 윤 대통령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씨는 이날 2022년 재보선 당시 김 여사가 “오빠한테 전화 왔죠. 잘될 거예요”라고 명씨와 통화한 음성 녹음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가 언급한 오빠가 “윤 대통령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실무 최측근서 제보자로 돌아서
“여론조사 비용 대신 공천 받아”

강씨는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을 시켜 명씨의 생계를 챙겼다고 말했다. 그는 “김 여사가 명씨의 자녀를 챙겨야 된다”며 “생계유지를 해줘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김 전 의원이 세비로 도와줬다”고 설명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이 세비를 받으면 자신의 계좌를 통해서 현금을 만들어 명씨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지급됐고, 해당 비용은 9600만원에 달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강씨가 들은 건 모두 명씨의 전언뿐”이라며 강씨와 명씨의 증언 신빙성이 낮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명씨의 생계를 챙기라는 지시 내용은 김 여사의 육성을 직접 들은 것이냐” 혹은 “명씨로부터 전해 들은 것이냐”고 묻자 “명씨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강씨는 답했다. 

주 의원이 “대통령의 육성을 들은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변했다. 같은 당 곽규택 의원도 “명씨의 진술 외에 (강씨의 주장에 대한)다른 객관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씨는 같은 날 자신의 법률대리인을 통해 명씨와 관련된 여야 정치인 27명을 지목하고 법사위에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 명단을 제출했다. 앞서 명씨는 언론 인터뷰서 자신과 거래한 유력 정치인이 국회의원 25명을 포함해 30명 이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강씨도 국정감사에서 ‘명씨와 거래했다는 후보자 또는 의원 25명을 알고 있느냐’는 질의에 “명단을 제출하겠다”고 답했고, 이 명단을 이날 공개한 것이다. 이후 명단이 공개되면서 정치권에는 큰 파장이 일었다. 

당사자들 대부분은 “명씨와 거래한 적이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강씨 측도 “그 명단들이 전부 다 문제인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명단에는 여권 인사와 야권 인사 3명의 이름이 포함돼있었다. 이에 명씨는 지난 22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황당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명씨는 “그분들한테 정말 죄송하고 미안하고 저도 똑같은 입장”이라며 “얼굴도 본 적 없는 분들도 여러명이 들어가 있더라”라고 밝혔다. 김 여사와 영적 대화를 나눴다는 강씨의 주장을 두고도 “대통령 영부인 되실 분한테 ‘당신은 앉은뱅이 주술사’라는 말을 해본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치열한 공방
정치권 술렁

민주당은 강씨를 당 차원서 보호하는 공익제보자 1호로 선정했다. 앞서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지난 4일 김건희 가족 비리 국정 농단 규명 심판본부와 함께 공익제보자 권익보호위원회 설치를 의결했다. 

강씨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노영희 변호사는 이날 “명씨가 어떤 기자분에게 전화로 ‘강혜경의 국감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이 위증죄로 고발하지 않으면 내가 공적 대화를 또 깔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며 “이것은 곧, 그동안 국민의힘서 문제가 돼왔던 여러 가지 고발 사주와 그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명씨는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의 주요 인물로 등장했다. 지난 22대 총선서 김 전 의원이 원래 지역구인 경남 창원·의창을 떠나 경남 김해갑 출마를 선언한 배경에 김 여사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 골자다. 

김 전 의원은 결과적으로 공천을 받지 못했으나 이 과정서 명씨가 김 여사에게 도와달라며 연락했고 김 여사는 ‘단수면 나도 좋다. 하지만 나는 힘이 없어 (김 전 의원이)경선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하는 등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가 연락을 주고받았던 관계라는 것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후 윤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오세훈·이준석·홍준표·김종인 등 여권 핵심 인사들과 명씨의 관계가 급부상했다. 명씨의 불법 여론조사 이력과 맞물리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최근 명씨가 지난 대선 경선 및 본선 당시 자체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도 조작이 이뤄졌다는 정황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강씨는 지난 6일 한 유튜브 채널 인터뷰서 대선 직전인 2022년 초 명씨가 수십 차례 비공개 여론조사를 진행해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에게 보고했다며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강씨에 따르면 명씨가 지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8일까지 여론 조사를 진행했다. 그는 “3000~5000개 샘플로 조사해 매일 윤 대통령 쪽에 보고한다고 명태균 대표가 저한테 전화했다”며 “(윤 대통령에게)보고해야 되니 빨리 보고서를 작성해서 올리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론조사 직후인 같은 해 3월20일쯤 명씨가 ‘정산 내역서를 뽑아놓아라’고 지시한 후 내역서를 갖고 서울로 올라갔다. 명세서상 금액은 3억6000만원 정도”라며 “명씨가 (대통령 부부를)만나러 서울에 간다고 해 그때 그 서류를 봉투에 넣어서 드렸다”고 설명했다. 

이후 강씨는 명씨가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 대금 3억6000만원을 받지 못했다며, 직후 창원특례시 의창구 보궐선거에 투입됐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강씨는 “그 여론조사 비용 대가가 김영선의 공천”이라고 주장했다. 

숨겨진 뒷돈
공천은 미끼

반면 명씨는 지난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서 이 같은 강씨의 주장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그는 “자체조사는 내가 필요해서 한 것이고, 비용 관련된 것은 내가 그분들한테 청구한 적도 없고 받을 생각도 없다”며 “식탁 위에 밥을 먹는 사람하고 식탁 밑에 강아지가 떨어지는 것만 보고 무엇을 알겠느냐”고 말했다. 

명씨의 반박에도 2022년 대선 당시 실시했던 여론조사 비용 일부를 같은 해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충당했다가 돌려받았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새로운 의혹이 추가됐다. 

<한겨레>와 민주당 노종면 의원실이 공개한 녹취 파일에는 명씨가 강씨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부터 매일 선거일까지 여론조사를 돌린다”며 “돈은 모자라면 (미래한국연구소)소장에게 얘기해서 A와 B한테 받아오면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각각 영남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와 광역의회 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은 최종적으로 공천을 받지 못했다. 

명씨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과정서 김 전 의원이 대신 갚아준 정황도 드러났다. 총 1억2000만원 중 6000만원은 김 전 의원이 보전받은 선거 비용서 충당됐고, 나머지는 김 전 의원이 미래한국연구소에 공보물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전달됐다는 게 강씨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명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서 당시 여론조사를 진행한 미래한국연구소는 자신과 무관하며, 예비후보들이 건넨 돈은 미래한국연구소 김모 소장이 차용증을 작성해 빌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강씨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를 위한 여론조사 비용을 다른 이들로부터 대신 납부받은 게 총 2억2700만원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밝혔던 1억2000만원보다 약 1억원 이상 추가된 셈이다.

주장에 객관적인 근거는 없어
“진실 꼭 밝혀주실 거라 믿어”

지난 24일 강씨는 민주당 노종면 의원실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서 1억2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보도됐는데, 사실을 확인해 보니 총 2억2700만원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노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선 전 약 3개월 동안 국민의힘 기초단체장 출마 예정자 A씨로부터 9차례에 걸쳐 총 1억4500만원, 국민의힘 광역의회 출마 예정자 B씨로부터는 4차례에 걸쳐 총 8200만원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두 사람으로부터 받은 2억2700만원의 돈을 PNR 리서치를 통한 공표 여론조사와 미래한국연구소의 비공표 조사 비용으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돈의 성격에 대해선 “출마 예정자 본인의 여론조사 등 선거마케팅 비용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해당 비용은 별도로 계좌이체를 통해 받았고 2억2700만원은 현금이었다”고 부연했다. 

실제 20대 대선 직전 3개월 동안 PNR 리서치를 통해 회당 440만원씩 약 30회의 공표 여론조사가 실시됐고,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서도 약 10회에 걸쳐 원가 기준 7000만원 상당의 비공표 여론조사가 이뤄졌다. 미래한국연구소 비공표 조사 중에는 표본이 3000~6000명에 이르는 대규모 면밀조사 9회가 포함된다. 

강씨는 지난 23일 김 전 의원과 명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약 11시간30분 동안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이날 그는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검에 변호인과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며 “대한민국 검사님들 저는 믿고 있기 때문에 진실 꼭 밝혀주실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후 조사를 마치고 나온 강씨는 “아주 기본적인 조사만 했고 녹음 파일에 대한 조사는 시작도 안 됐다”며 “(조사할)내용이 너무 많아 몇 차례 더 와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그 단계까지는 아니다”라며 “내용이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강씨를 상대로 한 다섯 번째 소환이자 검찰이 지난 17일 대검과 부산지검 소속 검사 1명씩을 보강한 이후 사건 관련자들을 처음 소환한 일정이었다. 검찰은 의혹 제기 당사자인 강씨를 추후 추가 소환한 뒤 여러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씨와 김 전 의원을 불러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춰진 내막
밝혀질 진실

다만 그동안 제기된 의혹이 여러 가지인 데다 강씨를 상대로 조사할 내용도 많아 명씨 등을 소환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달 강씨와 명씨, 김 전 의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그동안 관련 증거들을 분석하는 한편 추가 압수수색을 통해 보강 자료를 수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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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