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압박 ‘가족 리스크’ 막전막후

야 분위기 좋은데 ‘찬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치권 최대 이벤트 중 하나인 국정감사가 전·현직 대통령의 가족 문제로 얼룩지는 모양새다.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여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과 딸, 전 사위 등의 문제로 서로를 압박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1월14일 신년 기자회견서 “대통령을 하는 동안 전력을 다하고, 끝나면 그냥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2022년 3월30일 조계종 ‘중봉 성파대종사’ 추대법회에서는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서 잊혀진 삶,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말과 다른
퇴임 행보

문 전 대통령의 바람은 자의로든 타의로든 이뤄지지 못했다. 퇴임 한 달여 만인 2022년 6월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고 책을 추천하는 등 ‘SNS 정치’를 시작했다. 또 지난해 초에는 퇴임 후 머무르고 있는 평산마을 인근에 ‘평산책방’을 열었다. 문 전 대통령은 ‘작은 시골 마을의 동네책방’으로 소개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문파(문 전 대통령의 지지자)의 사랑방’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 전 대통령이 올리는 SNS 글은 대체적으로 윤석열정부에 대한 비판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때부터 문재인정부의 정책을 뒤집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이후 문정부의 정책은 제동이 걸리거나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됐다.

대표적인 예가 대북정책이다. 

문 전 대통령은 SNS를 통해 윤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다. 책을 추천하면서 적은 코멘트에 현 정부에 대한 쓴소리를 담는 식이다. 지난해 7월 문 전 대통령은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이 펴낸 책 <평화의 힘>을 소개하면서 “아직도 냉전적 사고서 헤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며 윤석열정부와 보수세력의 대북정책 기조를 겨냥하는 듯한 내용의 SNS를 업로드했다.

직접 목소리를 낸 경우도 적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을 맞아 전남 목포서 열린 ‘전남평화회의’ 기조연설서 “(윤석열정부가)역대 정부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윤정부의 대북정책이 남북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4‧11 총선에서는 후보들을 만나 유세를 돕는 등 적극적으로 정국에 개입했다.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일대를 돌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를 진행한 것이다. 사전투표를 하면서도 “현 정부를 정신 차리게 해야 하는 선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지지자 결집용 메시지를 냈다. 

문 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에 여권은 물론 야권 일부서도 비판이 나왔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이 유세를 지원한 부울경 후보 가운데 대다수가 낙선하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지자, 이른바 ‘개딸’ 사이서 ‘문재인 책임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문 전 대통령의 ‘자의’에 의한 등판이었다. 

딸, 부인, 전 사위까지 ‘첩첩산중’
국힘, 김건희 맞불 문 일가 정조준

최근 문 전 대통령이 ‘타의’에 의해 수면 위로 올라오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문 전 대통령 일가가 거대한 논란의 중심에 서는 모양새다. 검찰은 전 사위 사건을 배경으로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하는 수사를 진행 중이고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 딸 문다혜씨와 부인 김정숙 여사 관련 논란을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한때 ‘유쾌한 정숙씨’로 불리며 문정부서 높은 인기를 자랑했던 김정숙 여사는 현재 각종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특활비 유용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야권의 김건희 여사 공격에 맞불을 놓고 있다.

한때 특혜 채용 의혹으로 정치권을 달궜던 아들 문준용씨만 상대적으로 잠잠한 상황이다.

지난 5일 문다혜씨가 음주 운전으로 적발되면서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이 회자되고 있다. 과거 문 전 대통령은 ‘음주 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라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음주 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의 당사자로 음주 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한 윤창호씨 사건을 언급하는 과정서 나온 발언이었다. 

다혜씨의 음주 운전으로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은 빛이 바랬다. 국민의힘은 당시 발언을 언급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 음주 운전 전후 다혜씨의 행적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여권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음주 운전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엄격한 상황서 전직 대통령의 딸이 면허취소 수준으로 술을 마시고 차를 몰았다는 사실이 공분을 사고있는 것이다. 

여기에 다혜씨의 디자인비 과도 수령 의혹도 불거졌다.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해당 의혹을 제기했다. 신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쓴 <문재인의 운명>을 출간한 출판사가 문다혜씨에게 디자인 값으로 2억5000만원을 지불했다고 한다”며 “상식적으로 대단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스스로 등판
끌려 나오나?

그러면서 세금 문제를 거론했다.

신 의원은 “자식에게 증여나 상속할 때 세금 문제가 굉장히 엄격하다”며 “제가 예를 들어 책을 적당히 써서 아들에게 디자인을 맡기고 2억5000만원을 출판사에서 지불하도록 한다면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까지 디자인 값을 책정하는 것이 불법 증여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없는지 문체부서 들여다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감에 출석한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해당 의혹을 들여다보겠다는 뜻을 비쳤다. 유 장관은 “전문 디자이너를 썼다면 여러 가지를 따져 가격을 책정했겠지만 딸이니까 충분히 디자인료를 책정한 것 아닌가 한다”며 “실제로 전문 디자이너도 그 정도로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출판의 자유 등이 관련된 문제고 그쪽(출판계)도 나름의 규율이 있어 이제까지(정부가) 관여하기는 좀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여론화된 만큼 살펴보고 추후에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는 김정숙 여사를 둘러싼 논란도 언급됐다. 김정숙 여사가 2018년 인도에 방문한 경위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이다. 해당 논란은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가 당초 무관중으로 예정됐던 KTV 국악 공연을 관람한 것을 두고 ‘황제 관람’이라고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격에 김정숙 여사의 당시 출장을 끄집어내면서 신경전이 벌어졌다.

논란, 논란
거듭된 의혹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순방을 지난 국감에 이어 재차 제기했다. 배 의원은 “당시 영부인이 단독 프레스센터를 운영했다는 얘기를 들어봤나”라며 “문체부가 이를 위해 34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는데 규정을 위반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문체부 규정에 정상외교 및 국빈 방한 홍보 지원을 통해서만 프레스센터를 설치할 수 있게 돼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더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만든 프레스센터를 사용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하면서 “문체부의 추가 감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박수현 의원은 “당시 김 여사의 인도 방문으로 상당한 외교 성과가 있었다는 점이 이미 알려졌다. 그 후 뉴델리 시내에 한국전 참전 기념비가 건립되기도 했다”며 “마치 김(정숙) 여사가 ‘버킷리스트 관광’을 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드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김정숙 여사와 다혜씨 논란은 일단 공방전이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을 압박하는 진짜 ‘발등의 불’은 따로 있다.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는 전 사위 특혜 채용 논란이다. 문 전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불거졌던 의혹이 최근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검찰 수사는 ‘정점’으로 향하고 있다.

현재 전주지검 형사3부는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이 문정부 당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된 대가로 서씨와 다혜씨에게 특혜를 제공한 것은 아닌지 의심 중이다. 

검 수사 강하게 반발 와중에…
정국 주도권 잡았는데 하필…

이 전 의원은 2018년 3월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됐다. 같은 해 7월 서씨는 이 전 의원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태국의 저가항공사 타이이스타젯의 전무이사로 채용됐다. 의혹이 불거진 대목은 서씨가 항공업 경력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검찰은 서씨가 임원으로 근무하며 받은 급여 등 2억원을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성격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8월30일 다혜씨의 서울 주거지와 제주 별장을 압수수색하며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가 취업한 후 문 전 대통령이 다혜씨 가족에게 지원하던 생활비를 끊었다면 문 전 대통령이 경제적 이득을 본 것과 다름없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민주당은 집단 행동을 예고하며 검찰 수사에 강하게 반발했다. 문 전 대통령 역시 검찰의 행보에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 일가가 언급되는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정숙 여사가 지인을 통해 다혜씨에게 송금한 5000만원을 두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검찰이 밝힌 2020년 김정숙 여사와 다혜씨 사이에 이뤄진 금전거래 정황을 두고 의문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김경율 전 비상대책위원은 김정숙 여사가 현금 5000만원을 만든 경위부터 특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송금은)문 전 대통령이 재산 신고한 직후지만, 당시 현금을 신고한 적이 없다”며 “현금으로 옷 수천만원어치 산 사건도 있지 않느냐”며 형평성 차원서 김건희 여사 사례와 마찬가지로 특검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등은 ‘은행 심부름’ ‘(김정숙 여사가)전화기 송금이 익숙하지 않아 잘 못한다더라’ 등의 발언으로 비호에 나섰다. 항간에 제기되는 돈세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민주당 비호
검찰 뚫을까

검찰은 다혜씨의 휴대폰을 포렌식 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문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소속 행정관으로 근무하면서 대통령 친인척 감찰 관리 업무를 담당했던 신모씨가 모든 진술을 거부하는 등 가야 할 길이 먼 상태다. 신씨는 지난달 27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과정서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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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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