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자존심 걸린 재계 라이벌 대전

밀고 밀리는 각축전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영원한 1위는 없다. 1위는 자리를 지키고자, 2위는 역전을 위해 사력을 다한다. 비즈니스의 세계일수록 경쟁은 더욱 치열하기 마련이다.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소리 없는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재계에는 수많은 경쟁 관계가 존재한다. 수십년에 걸쳐 경쟁체제를 구축한 곳이 있는가 하면, 최근 들어 자존심 싸움이 수면 위로 드러난 사례도 존재한다. 

새로운
파열음

한화그룹과 HD현대는 방산사업과 관련해 마찰을 빚으면서 신흥 라이벌로 떠오른 상태다. 특히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한화그룹에 속한 이후 갈등이 부각되는 양상이다.

2019년 HD현대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했으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 독점을 우려한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의 반대로 기업결합 계획은 불발됐다. 결국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한화그룹 품에 안겼고, 이를 계기로 양사는 방산 분야에서 직접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수주를 놓고 고소·고발 등이 뒤따르면서 양사 관계는 급격히 냉각된 상황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2013년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KDDX 개념 설계도 등을 몰래 촬영해 내부 서버를 통해 공유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1월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다만 방위사업청은 계약심의위원회를 열어 HD현대중공업의 제재 수위를 ‘행정지도’로 의결, 입찰 참가 자격 제한을 하지 않기로 했다. HD현대중공업은 최대 5년간 방사청의 사업에 입찰할 수 없는 ‘부정당업체’ 지정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대신 보안 규정에 따라 방사청 사업 입찰 때 부과하는 보안 감점(-1.8점)은 내년 11월까지 그대로 유지된다.

HD현대중공업이 사업 입찰 참가 제한 제재를 피하자 한화오션은 지난 3월 이 문제를 끄집어냈다.

한화오션 측은 군사기밀 유출 관련 HD현대중공업의 임원이 개입된 정황을 수사해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제출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한화오션을 허위 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며 양사의 갈등이 격화됐다.

KDDX 기밀 유출 사건은 한화그룹 3세 김동관 부회장과 HD현대 2세 정기선 부회장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차기 총수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두 사람에게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실적은 경영 능력의 시험대다.

SK그룹과 롯데그룹은 바이오 사업을 두고 새롭게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SK그룹은 SK바이오팜을 내세운 신약 개발과 SK팜테코가 주축이 된 위탁개발생산(CDMO) 등에서 강점을 드러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조만간 바이오사업이 그룹의 핵심 먹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롯데그룹 역시 바이오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초 바이오를 비롯한 4대 신성장 영역을 중심으로 사업 교체를 추진하고 부진한 기존 사업은 매각하겠다는 뜻을 천명하기도 했다. 2022년 설립된 롯데바이오직스는 그룹의 바이오사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점쳐지는 계열사다.

바이오사업에서 성과를 내면 그룹 승계 작업이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언급한 사례가 최근 들어 주목도가 높아진 경쟁 관계인 것과 달리, 코오롱그룹-효성그룹,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은 전통적인 라이벌이라는 점이 부각된다. 이들은 기존 사업뿐 아니라 신사업에서도 치열한 눈치싸움을 진행 중이다.

50여년 전부터 화학섬유업종을 시작으로 수많은 사업군에서 경쟁을 펼쳐 온 코오롱그룹과 효성그룹은 최근 ‘타이어코드’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2월 효성첨단소재를 상대로 타이어코드 특허침해 소송을 미국 캘리포니아주 중부지방법원에 제기했으며, 지난 6월 증거를 추가해 소장을 제출했다.

쟁점이 된 제품은 ‘하이브리드 타이어코드(HTC)’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측은 관련 특허 3건을 효성첨단소재가 무단으로 침해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타이어코드는 아라미드와 나일론을 꼬아 만드는 것으로, 기존 하이브리드 섬유코드보다 제조가 쉽고 일반 타이어코드보다 내구성이 뛰어나다.

이해관계 맞물린 갈등 구조
이해타산 따라 치열한 공방

국내에서는 코오롱그룹 측이 먼저 웃었다. 효성첨단소재는 2022년 하이브리드 타이어코드 특허 건에 대해 특허심판원에 무효소송을 걸었지만, 지난 3월 일부 기각, 일부 각하로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특허권을 인정받았다. 

‘K-뷰티’ 선봉장 격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시장으로 전선을 넓혀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양사는 건기식 수요가 늘자 관련 제품군을 세분화해 전열을 정비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사의 기업명이자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를 건기식 관련 새 상표를 내놨다. LG생활건강은 ‘어반 부스터’라는 이름으로 건기식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아직 양사 매출에서 건기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지만, 시장 확대 가능성을 보고 사업 확장을 지속 중인 상황이다.

건기식 사업에 힘을 쏟는 건 시장 규모 확대 추세에 편승하기 위함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2022억원으로 추산된다. 5년 전인 2019년(4조8936억원)과 비교하면 27%가량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도료 업계에서는 2위 자리를 놓고 노루페인트와 삼화페인트가 수십년에 걸쳐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KCC가 부동의 1위를 지키는 가운데 양사는 오랜 기간 순위 변동을 반복했다.

다만 노루페인트가 2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하는 경향이 짙어진 상황이다. 실제로 2017년 노루페인트가 삼화페인트 매출을 추월한 이후 양사 간 매출 격차는 나날이 커졌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노루페인트가 1500억원가량 앞섰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까지 이어졌다. 노루페인트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0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고, 영업이익은 272억으로 14.1% 증가했다. 건설 경기침체로 신축 건설 수요가 감소했음에도 건설 보수용 시장에 집중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삼화페인트도 좋은 흐름을 나타냈지만 격차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삼화페인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2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영업이익 155억원을 달성한 게 수확이었다. 삼화페인트가 상반기에 영업이익 150억원을 넘어선 건 2014년(235억원) 이래 10년 만이다.

그런가 하면 특정 품목에서 수십년간 이어져 온 시장 주도적 위치가 흔들리고 본격적인 경쟁체제가 구축된 사례도 목격된다. 농심과 삼양식품 간 관계에서 이 같은 흐름을 엿볼 수 있다.

농심의 압도적인 우세가 지속됐던 국내 라면 시장은 삼양식품의 급성장을 계기로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삼양식품의 기세가 거셌으며, 해외 부문 성과가 승부의 추로 작용한 양상이다.

삼양식품은 올해 2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4244억원, 영업이익 894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8.7%, 영업이익은 103.2%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해외 매출이 74.9% 증가한 3321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로 넓히면 수익성 확대가 한층 두드러진다. 삼양식품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101억원, 16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6%, 149.6% 늘었다.

잡고
잡히고

반면 업계 1위 농심은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농심의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은 86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6% 감소한 437억원에 그쳤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1조7332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10.6% 감소한 1051억원에 불과했다. 내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운데 주력 상품 가격 인하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 모습이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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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강성 정청래’ 험지 공략법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한 달에도 몇 번씩 험지를 찾아 선거 유세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런 그는 진보 진영에서조차 ‘강성 중 강성’으로 꼽힌다. 차가운 보수의 심장을 녹일 정 대표의 험지 공략법은 무엇일까? 6·3 지방선거가 채 50일도 남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선거가 100일도 더 남은 시점부터 선거 전략을 고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지난 3월 시·도당 비례대표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당 대표가 된 순간부터 6월3일 출구조사 발표 날을 상상했다”며 “실무자들에게 새벽 5시 일정을 좀 잡으라고 했다. 새벽 시장에 가겠다. 그리고 동서남북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다니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후보들 앞으로 이어 “‘대표부터 우리 후보, 당원들, 선거운동원들까지 지극 정성을 다하면 결국 하늘도 움직이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이재명정부를 가장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험지인 지역에는 각각 ▲전재수 부산시장 ▲김부겸 대구시장 ▲오중기 경북도지사 ▲김상욱 울산시장 등이 후보로 나선다. 정 대표는 이곳에 도전한 후보를 소개할 때마다 “승리를 위한 필승카드”라며 자신감을 북돋웠다. 지난 18일 16개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민주당은 재보궐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먼저 울산 남부갑에 전태진 변호사를 공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황희 공관위원장은 “울산 남구갑은 이번 재보궐 선거구 중 민주당 험지에 해당하는 곳”이라면서 “인재 영입 1호 인물을 울산 남구갑에 배치하는 전략공관위 결정은, 가장 험지에 가장 참신하고 뛰어난 후보를 배치한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낮은 자세’와 ‘주민 스킨십’을 투트랙으로 험지 표심 사냥에 나섰다. 정 대표는 험지에 출마한 후보의 손을 잡고 재래시장 등 바닥 민심을 훑으며 주민과의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8일 정 대표는 대구를 찾았다. 정 대표는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를 치켜세우며 “대구 선거에서 이길 유일한 필승 카드라고 생각한다. 지방선거 때마다 대구·경북 그러면 그늘진 생각부터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김 후보께서 대구에 밝은 희망의 빛을 쏘아 올려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8일에는 울산을 찾아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와 울산 남부갑에 출마하는 전태진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날 정 대표는 남구 신정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난 뒤 “울산은 민주당이 어려운 지역이라고 많이 말씀한다”면서도 “오늘 와서 보니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 상인이 귓속말로 ‘제가 지금은 빨간 옷을 입고 있는데 마음은 파랗다’고 전했다”며 “울산에도 조심스럽게 파란 바람이 일렁이고 있다. 최선으로 울산 시민을 섬기겠다”고 강조했다. 후보 손잡고 적진으로 정면 돌파 “막상 오니 파란 물결” 자신감도 충남 보령에서는 “이곳 보령을 누가 민주당에 어려운 지역이라고 말하느냐”며 “오늘 와서 보니까 단 한 명도 웃지 않은 분이 없었다. 다들 웃어주고 엄지척 해주고 우리 민주당 잘하고 있으니 더 잘해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어깨에 무거운 역사적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약 한 달 만에 경남을 다시 찾았다. 이날 정 대표는 욕지도 앞바다에서 선상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육지 중심적인 사고에서 잠시 벗어나 섬마을 주민들의 삶의 애환을 듣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고위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허성무 경남도당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정 대표는 최근 약 한 달 사이에 경남만 세 차례를 방문했다. 지난달 18일 하동·진주를 찾은 데 이어 23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양산으로 향했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남 선거를 분석해 봤을 때 대체로 민주당이 약간 우세한 정도인 것 같다”며 “그래서 부산과 울산, 경남 중에서 민주당이 가장 집중해야 할 지역으로 경남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남은 무당층이 다른 지역보다 좀 많은 것으로 제가 파악하고 있다”며 “경남 통영시 욕지도에서부터 파란 바람을 불러일으키려고 오늘 섬에 왔다. 경남을 파란 바람으로 물들일 때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험지에서 ‘이곳은 예전처럼 보수 지지세가 강하지 않다’는 여론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민심이 과거와 다르게 흐른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밑 작업으로 풀이된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가 험지를 방문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역시 출마 선언 당시 ‘민주당’ ‘이재명’ ‘내란’ 등 보수 지지자에게 반감을 살 만한 내용은 제외하고, “경제 도시 대구를 만들 사람”이라는 실용주의 가치를 내세웠다. 따라서 민주당 지도부가 보수의 심장인 TK를 찾는다면 오히려 대구 표심이 돌아설 것이란 관측도 제시됐다. 그러나 정 대표가 광폭 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이미 험지에서조차 표 계산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유 있는 자신감 한 민주당 관계자는 “강성 이미지에 묻혀서 그렇지 정 대표는 이기고 지는 싸움에 있어서 굉장히 예리하게 분석하는 능력을 갖췄다.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무슨 단어를 써야 민심에 먹히는지 전략을 굉장히 잘 세우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담이지만 일머리가 좋고 힘쓰는 일도 무척 잘한다고 한다”며 “시장에서 딸기를 상자째 나르고 농촌에서 밭을 갈아엎는 노동 현장에 특화된 인물”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여권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여권 프리미엄이 핸디캡이 될 것으로 우려했지만 코스피 상승과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성과 등이 맞물려 지금의 여론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텃밭을 비운 사이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경쟁하면 험지도 겨뤄볼 만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 대표 역시 <일요시사>를 통해 “예산 배정과 정책 입법 등은 정부에서 하지만 국회의 역할도 크다. 지금 이 대통령이 정치를 잘하고 있고 보수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이 대통의 실용주의에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그 기조와 맞물려 집권 여당 대표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대표는 “국민의힘이 완전히 망가진 상황인 만큼 민주당 지도부의 행동이 더 눈에 띌 수밖에 없다”며 보수 결집력이 느슨해진 점 역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가져왔다고 봤다. 지난 20일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역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17일 전국 18세 이상 25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65.5%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는 30.0%, ‘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5%다. 리얼미터는 “중동 위기 속 원유 대량 확보 및 코스피 6200선 회복 등 경제·에너지 안보 성과가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인권 발언, 현직 대통령 최초 세월호 12주기 참석 등으로 중도층과 청년층의 지지를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압승 어게인? 민주당도 정당 지지율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1011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은 50.5%, 국민의힘은 31.4%를 각각 기록해 19.1%p 격차를 벌렸다. 두 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5.4%다.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은 2018년에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해당 지방선거는 2017년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1년여 만에 실시된 첫 전국 단위 선거로, 민주당은 17곳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4곳에서 승리해 중앙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쥐게 됐다. 당시 민주당은 처음으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3곳에 모두 승기를 꽂았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대구와 경북 단 2곳의 광역단체 수성에 그쳐 ‘보수 침몰’ 직전까지 내몰렸다. 최대 승부처였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도 ▲부산 오거돈(55.2%) ▲울산 송철호(52.9%) ▲경남 김경수(52.8%) 후보 등이 과반을 넘겨 당선됐다. 민주 계열 정당이 부·울·경 광역단체에서 승리한 사례는 처음인 만큼 정치권에서도 ‘성공한 동진 전략’으로 평가했다. 국회의원 재보선도 사실상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민주당은 ▲서울 송파을 ▲부산 해운대을 ▲울산 북구 ▲경남 김해을에서 당선을 확정 지었다. 기초단체장 선거 역시 총 226곳 가운데 민주당이 151곳, 한국당이 53곳에 승기를 꽂았다. 서울시 25개 구청장 선거도 서울 서초구를 제외하고는 24개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다시 한번 기대하는 ‘2018 지선 압승’ 지지율 업고 싹쓸이…이번에도 통할까? 당시 민주당의 당대표는 추미애 의원이었다. 선거 기간 동안 추미애 대표는 특유의 ‘추다르크’ 성격을 앞세워 험지를 찾았고, 투표 전날에는 마지막 유세로 부산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경부선 라인을 따라 움직였다. 추 대표는 “영남지역은 저희가 조직을 갖추지 못했는데, 한 분 한 분 눈빛을 지켜보니 과거와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8년 전 추 대표가 문정부 국정 기조에 맞춰 ‘한반도 평화’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면, 지금 정 대표는 ‘강력한 개혁’과 ‘일하는 정부’를 강조하고 있다. 선거 유세 역시 추 대표는 연설로 표심을 공략한 반면 정 대표는 선상 최고위 회의 등 입체적인 퍼포먼스에 공을 들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 선거와 마찬가지로 2018년 지방선거 역시 ‘보수 막판 결집’이 최대 분수령이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목소리를 낮춘 ‘샤이 보수’에게 희망을 걸었지만, 끝내 그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결국 샤이 보수의 반란은 없었다는 게 당시 정치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선거 마지막 날까지 ‘문정부 심판론’을 밀어 붙였지만 민심은 집권여당 쪽으로 기울었다. 과거 사례를 이정표 삼기에 앞서 민주당이 마지막까지 자세를 낮추고 겸손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 대표 역시 “대통령 지지율도 고공행진이고 민주당 지지율이 상당히 높다 보니 일부 후보나 당에서 마치 선거가 쉬운 것처럼, 다 이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며 “쉬운 선거는 없다. 모든 선거는 다 어렵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경계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지방선거가 2018년 지방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정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방심했다 ‘훅’갈라 이 관계자는 “지금 각종 여론조사 수치는 샤이 보수가 포함되지 않은 결과”라며 “최근 현장 사진을 보면 험지를 찾은 민주당과 그들을 반기는 시민이 한 컷에 담기는데 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유세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은 물론 샤이보수 성향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 유권자가 변수”라며 “보수 결집력이 민주당 험지 선거를 판가름할 하나의 척도”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집 나갔다 돌아오니 ‘싸늘’ 아직도 시달리는 대표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지도부가 뚜벅뚜벅 험지로 향하는 사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여전히 방미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위해 방미했다”고 밝혔으나 뚜렷한 성과 없이 귀국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당무가 지연된 점을 언급하며 “열흘이나 집을 비운 가장이 언제 와서 정리하려나 실소만 터져나온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서조차 날 선 목소리가 나오자 장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맹탕 방미’ 논란을 반박했다. 장 대표는 “미국 정부와 의회, 조야를 아울러 많은 분을 만나 우리 입장을 충실히 전달했다”며 “미국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 실질적인 핫라인을 구축해 한미 동맹을 지탱할 신뢰 토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접촉 인사를 묻는 질문에는 “외교 관례상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당 지지율 하락에 따른 사퇴 압박에는 “저는 당원들이 선택한 대표”라며 “필요한 거취는 제가 결정할 것”이라며 사퇴에 선을 그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