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법사위 탄핵 청문회서 ‘살인자 발언’ 적절했나?

대통령실·국민의힘·이종배, 제명안 및 고발 조치
권익위 간부 사망사건 청문회 상임위는 정무위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김건희는 살인자”라는 발언으로 여야가 비생산적인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의원직 제명 카드까지 꺼냈다. 하지만, 제명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선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이른바 ‘보여주기 쇼’로 그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4일, 전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서 열린 검사(김영철)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조사를 담당했던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 간부의 사망사건을 언급하는 과정서 시작됐다.

이날 전 의원은 “국민권익위(권익위)서 부패 방지 업무를 담당해 온 강직하고 원칙을 지키는 청렴한 공직자였던 그분이 법과 원칙과 다른 결정을 해야만 했던 상황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을지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며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호하기 위해 청렴하고 강직한 공직자 한 명이, 한 가정의 배우자이자 아버지의 목숨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부부를 지키기 위해 권익위를 망가뜨리고 청탁금지법을 무력화시킨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과 정승윤 부패방지부위원장은 고인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청탁금지법 수호 기관의 역할과 책임을 망각하고 대통령 부부에게 억지 면죄부를 발부한 권익위의 직권남용과 직무유기에 대해 반드시 진상을 명백히 밝히고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전 의원의 발언을 들은 송석준 국민의힘이 “본인이 고생시킨 것을 생각하라. 그분의 죽음에 본인은 죄가 없느냐”고 항의하자 “김건희, 윤석열이 죽인 것이다. 살인자”라고 맞받으며 회의장은 이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같은 당 장경태 의원도 “김건희씨 때문에 사람이 죽지 않았냐, 300만원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고 거들었다.


전 의원의 살인자 발언을 두고 대통령실, 정부여당인 국민의힘은 물론, 시민단체들까지 합세해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대통령실은 “저열한 행태” “막말” “인권유린” 등의 워딩으로 강력 반발하면서 전 의원은 물론,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차원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서 “(권익위 고위 간부의)안타까운 죽음마저 또다시 정치 공세로 활용하는 야당의 저열한 행태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오늘 민주당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서 국민이 뽑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가족을 향해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내뱉었다”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근거없는 일방적 주장에 근거해 거친 말을 쏟아낸 것은 한 인간을 향한 인권유린이자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공무원을 국회로 불러 윽박지르고 공무원연금까지 박탈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공직사회를 압박해 결과적으로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다름 아닌 민주당”이라며 “야당이 일말의 책임을 느낀다면 고인의 죽음을 정쟁화하는 것을 당장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의원이)권익위를 황폐화하게 만든 일말의 책임감도 느끼지 않는지 의문이다. 민생을 논의할 국회가 무책임한 말을 내뱉는 해방구가 된 점에 대해 국민들은 분노할 것”이라고 쏴붙였다.

국민의힘도 소속 의원 108명 전원 명의로 ‘전현희 국회의원직 제명 촉구 결의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는 등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전 의원의 발언이 대통령 부부에 대한 인격 살인은 물론, 명예훼손이라는 입장이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KBS라디오 <전격 시사> 인터뷰서 “대통령 내외에 대한 인격적 살인과 모독, 명예훼손은 문제”라며 “그렇다면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수많은 죽음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만약 국회 공식 자리서 이 전 대표에게 살인자라고 이야기하면 민주당은 어떻게 나왔겠느냐”고 힐난하면서 “의원직 제명 추진은 반드시 최대한 관철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배 서울시의원도 지난 16일, 서울경찰청을 찾아 전 의원을 ‘허위 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 의원은 이날, 고발장 접수에 앞서 서울 광화문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익위 직원 사망에 대해 ‘김건희가 죽였다’는 해괴망측한 발언을 했는데 이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자 끔찍한 인격살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여사가 살인자라는 것은 얼토당토 않은 궤변으로 권익위 간부 사망의 실체를 모르는 국민들이 들으면 김 여사를 의심하게 될 것”이라며 “그럼 또 국민들로부터 오해받고, 지탄받고 명예가 훼손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는 권익위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한 적 없다. 모든 것을 김 여사와 연결시켜 추악한 정치공세를 하는 것은 심각한 국격 훼손이자 끔찍한 마녀사냥”이라며 “사안이 중대하므로 피고발인을 엄벌에 처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전날엔 서민민생대책위원회(이하 서민위)도 전 의원을 직권남용·모욕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 조치했다.

서민위는 “국민권익위원장 출신인 국회의원으로 누구보다도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패륜적 망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철저한 수사로 인해 범죄 사실이 밝혀지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일벌백계의 엄벌에 처하는 것만이 국민정서에 부합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눈길을 끄는 지점은 민주당도 국민의힘 소속의 의원직 제명안으로 맞불을 놨다는 점이다. 제명안의 대상은 다름 아닌 법사위서 전 의원과 설전을 벌였던 송 의원이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권익위 국장의 죽음에 전 의원이 무슨 관련이 있다는 말이냐? 진짜 죄가 있는 사람은 고인에게 외압을 행사한 권익위의 수뇌부 및 그 수뇌부에게 외압을 지시한 사람”이라며 “막말 더티플레이를 한 송 의원에 대한 의원직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변인은 “다만 여당이 지금이라도 판단을 달리해서 (전 의원에 대한)제명 추진 입장을 바꿔준다면 (민주당도 송 의원 제명 추진을)재고할 생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정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 출신인 전 의원은 앞서 지난 9일에도 “윤석열정권이 살인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정권이 강직한 공직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참담하다”고도 했다.


이번 전 의원의 ‘살인자 발언’을 두고 민주당 내부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서 “국회서 너무 과한 표현이 등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그렇게 발언한 마음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국회서 여러 가지 지적할 때 너무 극한적인 표현을 쓰는 것은 국민들이 들으실 때 불편하신 분들이 계실 것이기 때문에 좀 상호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고 설명했다.

당 내에서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선 “직접 본인이 판단할 문제고 제가 뭐라고 이야기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에둘러 답했다.

국회법상 의원 제명 안건은 윤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서 과반수가 찬성할 경우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고 본회의에선 재적 의원 2/3 이상이 찬성 시 통과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 의원 및 송 의원 모두 제명 처리될 수도 있는 셈이다.

국회 윤리위원회는 특별위원회로 상설이 아닌 비상설특위로, 상임위 소관과 관련되거나 특별하게 필요하다고 인정한 안건을 심사하며 국회의원들의 자격심사 및 징계에 관한 사항을 다루고 있다.

윤리특위는 징계요구서를 전달받으면 반드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의견을 청취한 후 국회의장에게 보고되며 의장은 본회의에 상정하게 된다. 다만, 자문위의 의견을 반드시 따를 의무는 없다.


현행 국회법 제163조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공개회의서 ▲경고 ▲사과 ▲30일 이내의 출석 정지 ▲제명 중 하나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제명은 국회의원직을 박탈하는 최고 수위의 징계로 제명 처리된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없으며, 권한 및 의무를 행사할 수 없게 된다.

또 본회의 결과에 대해 법원에 제소가 불가하다.

하지만, 두 의원에 대한 제명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윤리특위는 20대 국회 전반까지 상설특위로 운영돼오다가 후반기부터 비상설특위로 전환되면서 여야가 일정 및 특별위원 구성에 합의해야 가동이 가능해졌다.

게다가 지난 21대 국회 의안과에는 한기호·정점식·주진우(국민의힘)·정청래·김병주 의원에 대한 징계안이 계류돼있었으나, 처리되지 않다가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무엇보다 지난 1991년 국회 윤리특위가 꾸려진 이후 최고 징계 수위인 제명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는 점은 제명 처리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지난 2011년 저녁 자리서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강용석 전 한나라당 의원과 40대 여성 성폭행 혐의를 받았던 심학봉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윤리특위는 제명을 결정했다. 하지만, 강 전 의원은 본회의서 부결 처리됐고, 심 전 의원은 본회의 직전에 자진 사퇴해 자동 폐기됐다.

지난해 8월30일에는 ‘회의 도중 코인 거래’ 논란에 휩싸였던 무소속 김남국 의원에 대한 제명안이 소위원회서 부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날, 여야 동수 6인의 윤리특위 소위에선 김 의원에 대한 제명안 표결 결과 찬성 3표, 반대 3표로 과반을 넘기지 못하면서 부결됐던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가 윤리위 제소를 남발하는 것은 강대강 대치를 지속하고 있는 국회 상황과 무관치 않다”며 “여야가 정쟁을 멈추고 민생 법안 처리에 좀 더 힘을 기울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전 의원이 법사위의 검사 탄핵소추 청문회 자리서 굳이 권익위 간부의 사망사건을 언급했던 것은 적절하지 않은 처사가 아니었냐는 주장도 나온다. 권익위 사건은 법사위가 아닌 정무위서 진상규명이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권익위,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소관위원회는 정무위원회인데, 해당 사건에 대한 청문회가 굳이 법사위서 나올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이다. 탄핵 청문회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권익위 간부의 사망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반발했으나 전 의원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회 상임위원회 자료실에 공개된 탄핵 청문회 회의 결과문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검사(김영철)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 ▲현장 검증 실시의 건 ▲참고인 추가 출석 요구의 건의 3건이 가결됐다. 김 여사나 권익위와 관련된 내용은 단 한 줄도 찾아볼 수 없었다. 

민주당 등 야당은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코바나컨텐츠 대기업 협찬 의혹 등을 김 검사가 수사 당시 ‘봐주기’로 일관해 직무를 유기했다고 보고 있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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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 문다혜, 그날 밤 동선 추적

음주 운전 문다혜, 그날 밤 동선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음주 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가 음주 운전 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다혜씨는 7시간 동안 음주하고 운전대를 잡았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음주 운전 혐의로 입건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의 사건 당일 행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일요시사>도 오후 7시부터 오전 2시30분까지의 다혜씨의 동선을 따라갔다. 지난 5일 오전 2시45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삼거리, 다혜씨가 몰던 녹색 캐스퍼 차량이 삼거리 한복판에 진입한 뒤 차량에 둘러싸여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만취 운전 택시 충돌 그러다 좌회전하는 1톤 탑차를 아슬아슬하게 피해 간신히 교차로를 빠져나온 다혜씨는 50m가량 더 달리다 갑자기 우측으로 차선 변경을 시도했다. 이때 다혜씨는 옆 차선을 달리던 검은색 택시와 충돌하게 된다. 이후 그는 현장서 한 차례 음주 측정을 진행한 뒤 인근 파출소까지 동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다혜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49%였고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다. 지난 7일 서울경찰청 정례 기자간담회에서는 다혜씨의 음주사고 당일 상황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한 서울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현장서 자연스럽게 음주 측정을 한 차례 했고, 출동한 경찰과 함께 바로 인접한 파출소까지 걸어서 임의동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혜씨가 본인의 신분을 정확히 밝혔느냐’는 질문에 “운전면허증을 통해 확인했고 특별하거나 구체적인 진술은 없었다”면서 “의사소통에도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음주사고의 경우 통상적으로 음주 측정과 신분 확인을 하고 사고 개요를 확인한 뒤 귀가시킨 후 나중에 기일을 잡아 불러 조사한다”며 다혜씨도 같은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다혜씨가 누구와 어떻게 귀가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부분은 사생활이라 공개하기가 곤란하다”면서도 “본인이 운전을 안 한 것은 확실하다”고 답했다. 현재 경찰은 피해 택시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확보해 분석 중이며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다혜씨가 기자간담회 당일 출석할 것이란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서울청 관계자는 “아직 조율 중이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혜씨가 음주사고를 내기 전 신호위반을 한 정황이 포착된 것과 관련해 다른 교통법규 위반 여부를 조사하느냐는 질의에 경찰은 “아직 조사 전이므로 말씀드릴 게 없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음주량도 아직 진술받은 게 없다면서 추후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혜씨를 상대로 약물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약물검사 진행 여부에 대해 “강제로 할 근거가 법령에 없으며 구체적으로 계획한 바 없다”고 말했다. “2차 갈 때도 술에 취해” 3차에선 완전 인사불성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다혜씨를 공개적으로 소환할지에 대해 “전혀 논의한 바 없다. 이제껏 해온 대로 일반적인 수사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 7시간 전인 지난 4일 오후 6시54분께 이태원 골목길에 모습을 드러냈다. 녹색 캐스퍼 차량을 이태원 골목 이면도로에 주차한 다혜씨는 미쉐린가이드에 선정된 고급 소고기집으로 들어갔다. 해당 가게는 숙성시킨 소고기와 양고기, 돼지고기 바비큐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로 대표적인 메뉴인 한우등심이 5만3000원, 안심이 5만9000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그가 다시 모습을 나타낸 것은 해당 가게가 영업을 종료하는 오후 10시30분경이었다. <일요시사>는 지난 7일, 해당 가게에 들러 다혜씨가 먹은 메뉴가 무엇인지, 동행자는 몇 명이었는지 물었지만 “동행자가 누구인지, 메뉴가 무엇인지 알려줄 수 없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다만 이미 1차서 충분히 음주를 한 것으로 보인다. 주변 가게 직원에게 <일요시사>가 ‘다혜씨가 고급 소고기집서 나올 때부터 비틀거렸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그 당시엔 언론에 나온 것처럼 비틀거리진 않았다”면서도 “다만 스스로 걷는 게 아니라 동행자에 의지해 걸어간 것으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그의 증언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다혜씨는 1차 술자리를 마치고 식당서 나와 약 47m 거리에 있는 요리주점으로 향했다. 이후 해당 가게서 2시간가량을 머물렀다. 이미 해당 요리주점서 만취상태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해당 주점 주인은 “여자분이 많이 취했었다”며 “트렌치코트가 막 바닥에 끌릴 정도로 내려와 있어서 그걸 내가 올려드린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미 잔뜩 취한 다혜씨의 음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 5일 오전 12시30분경 2명의 남성과 2차로 간 식당을 빠져나와 다른 사람과 부딪힐 뻔하며 갈지자 걸음을 하다 일행인 남성의 손짓을 따라 다른 식당을 방문했다. 마시고 또 마시고 하지만 해당 식당에서는 다혜씨를 쫓아냈다. 해당 음식점 주인은 “당시 다혜씨는 반말을 하면서 책상을 툭툭 치고 선물같은 하얀 물건을 탁자에 내팽개치면서 술을 달라고 했다. 너무 취한 상태로 보여 나가달라고 했지만 ‘술 가져오라고’라고 말하며 나가지 않았다”며 “결국 일행이던 남성이 다른 곳을 가자는 취지로 타일러서 가게를 나갔다”고 말했다. 이후 일행 중 한 남자가 이끄는 대로 다른 주점에 오전 12시38분쯤 들어갔다. 이때 또 다른 일행은 해당 주점에 같이 동행하지 않았다. 다혜씨는 해당 주점서 두부김치와 소주 한 병을 주문했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서는 음주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주점 주인은 “다혜씨가 남성 1명과 들어와 소주 한 병과 두부김치 등을 주문했다”며 “식당에 들어올 때부터 꾸벅꾸벅 졸 정도로 많이 취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행인 남성은 혼자 소주 반 병 정도를 마셨으며 다혜씨는 꾸벅꾸벅 졸다가 일행을 두고 갑자기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다혜씨는 사라진 그 시간부터 집에 가려고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CCTV 영상서 그는 오전 2시5분께 해당 주점서 걸어 나와 맞은편에 주차된 차량으로 향했다. 해당 차량은 다혜씨가 운전했던 캐스퍼 차량이 아니었다. 그가 비상등이 켜진 차량으로 다가가 문을 수차례 열려 했으나 열리지 않았다. 다혜씨가 차량 문을 여는 동안 바로 옆으로 택시가 지나가는 등 아찔한 모습도 연출됐다. 2분가량 탑승을 시도했지만 끝내 문이 열리지 않자 그는 지친 듯 차량 운전석 문에 기대고 있다가 다시 가게로 향했다. 다혜씨가 자리를 뜬 지 2분가량 지난 뒤 차량 주인으로 추정되는 한 시민이 운전석 문을 열고 차량에 탑승한 뒤 떠났다. 의문 가득한 이태원 행적 그는 오전 2시20분께 차량이 주차돼있던 자리를 지나쳐 자신의 차량으로 향했다. 이후 다혜씨는 차량을 운전해 골목길서 빠져나간 뒤 인근 도로서 사고를 냈다. 사고 이후 파출소로 임의동행되는 과정서 비틀거리거나 경찰관의 손을 뿌리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다혜씨가 음주를 한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날의 행적을 돌아보면 불법주차에 이어 만취운전한 것이 문제가 돼 계속 주목받고 있다. 그가 음주를 즐기는 7시간 동안 차를 주차한 곳은 이태원의 한 골목으로, 해당 구역은 5분가량 정차가 가능한 노란색 점선 구역이다. 즉 불법주·정차를 했던 셈이다. 불법주차를 하기는 했지만 해당 구역은 무조건 견인이 이뤄지는 주·정차 절대 금지구역은 아니었다. 이곳은 이태원 관광특구에 인접한 탓에 주차 단속이 상시 이뤄지는 구역은 아니다. 주·정차한 차량이 통행에 방해되는 때나 지역 주민이 민원을 제기할 경우에 한해 견인 조치 또는 과태료 부과가 이뤄지는 곳으로 전해진다. 다만 다혜씨는 단속 기관인 용산구청으로부터 과태료를 부과받지는 않았다. 구청 관계자는 “당시 불법주차된 다혜씨의 차에 대해 시민 신고가 없었고 현장 단속을 하지 않아 과태료를 부과할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현장서 단속이 이뤄졌다면 2시간 이상 주차 시 1만원이 추가되는 규정에 따라 최대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과태료 부과는 없었지만 다혜씨가 중형을 피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경찰이 도로교통법상 단순 음주 운전 혐의뿐 아니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 혐의까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위험운전치사상 혐의 검토 여야 가리지 않고 맹비난 경찰이 다혜씨 조사 결과 정상적 운전이 곤란한 상태서 사고를 냈다고 판단되면,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도 적용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작년 11월~지난 9월 전국 법원서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처벌받은 최근 사례 100건 중 징역형은 91건(실형 8·집행유예 83)이었고 벌금형은 9건이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CCTV에 나온 문다혜씨의 행동 양상을 보게 되면 단순 음주 운전보다 훨씬 형량이 높은 위험운전치상에 해당되는 객관적 지표가 충족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형에 해당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일단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149%라고 하는 것은 적어도 인사불성 상태에 준하는 상태”라며 “더 중요한 것은 약물 또는 알코올로 인해서 운전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운전해서 사람(택시기사)을 다치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차량을 마치 자기 차량으로 오인해서 문을 열려고 했던 행위는 완전히 만취했다는 방증이고 자신의 트렌치코트가 계속 땅에 끌리는데 그것도 인식을 못한 점, 비틀거리는 모습은 판례서 인정하는 위험운전치상의 대표적인 행동징표”라고 부연했다. 정치권서도 다혜씨의 음주 운전을 두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맹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최고위원은 지난 7일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 당시에 ‘음주 운전은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라고 말씀하신 것이 있다"며 "그 말씀을 국민들께서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극렬 지지자들은 검찰이 괴롭힌 탓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며 “이 꽉 깨물고 굳이 한번 이해해 보려고 한다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술은 마실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음주 운전까지 변명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중형 가능성 부친이 사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다혜씨의 음주 운전을 질타하는 동시에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한 당원은 “임기 끝났으면 사저서 조용히 지냈어야지, 윤써글(윤석열 대통령 비하 표현)정부 만든 주제에 무슨 낯으로 경기도지사를 만나고 다니나. 딸은 음주 운전, 꼴 좋다”고 적었다. 다른 당원은 “(김동연 경기지사는)이재명 대표가 추진하려는 지역화폐 지원금도 반대하고 경기북도를 추진하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딸은 음주 운전에 뉴스 도배를 한다. (문 전 대통령은)탈당도 안 하고 당에 부담을 주는 저의가 뭔가”라고 직격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