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보안리더(BoB) 멘토·수료생, DEFCON CTF 3년 연속 제패

국제해킹방어대회서 MMM팀 1위, SuperDiceCode팀 3위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한국정보기술연구원(원장 유준상, 이하 KITRI)은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Best of the Best, 이하 BoB)’ 멘토와 수료생을 중심으로 구성된 Maple Mallard Magistrates(이하 MMM)팀이 ‘2024년 데프콘 국제해킹방어대회(DEFCON CTF 32)’서 우승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BoB 멘토와 수료생이 출전해 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난 ▲2015년 ▲2018년 ▲2022년 ▲2023년에 이어 다섯 번째로,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우승 위업을 달성했다.

올해로 32회째를 맞는 데프콘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 간 열렸으며, 일반인들도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사이버 보안 콘퍼런스다.

콘퍼런스와 함께 ‘세계 해킹 올림픽’으로 불리는 DEFCON CTF(Capture The Flag) 본선 대회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 간 개최됐다.

DEFCON 32 CTF 본선에 진출한 12개팀 중 BoB 멘토와 수료생이 포함된 팀은 MMM, SuperDiceCode, HypeBoy, Cold Fusion, Friendly Maltese Citizens 등 5팀이었다.

1위를 차지한 MMM팀은 BoB 멘토 및 수료생들로 구성된 오펜시브 시큐리티 기업 ‘티오리한국’,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해킹 동아리 ‘PPP’,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대학교 사이버보안 동아리 ‘Maple Bacon’이 모여 연합팀을 구성했다.


한국인은 29명이 포함됐으며, 22명이 BoB 멘토 및 수료생이었다.

3위에 오른 SuperDiceCode팀은 한국팀인 ‘CodeRed’과 ‘Super Guesser’, 미국팀인 ‘Dice Gang’의 연합팀으로서, 한국인 17명 가운데 14명이 BoB 멘토 및 수료생으로 구성됐다.

이 외에도 HypeBoy팀은 8위, Cold Fusion팀은 9위, Friendly Maltese Citizens팀은 11위를 각각 차지했다.

한편, MMM팀에 이어 2위에 오른 Blue Water팀은 다국적연합팀으로 확인됐으며, BoB 수료생과 멘토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MMM팀을 우승으로 이끈 박세준 BoB 책임멘토는 “2022년부터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하며 대한민국 화이트해커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대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현장서 아낌없이 지원해주신 KITRI 유준상 원장님과 직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이어 “MMM팀의 중심인 BoB 수료생과 같은 우수한 청년 화이트해커들이 체계적으로 성장하고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속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3위를 차지한 SuperDiceCode팀 최정수 BoB 멘토는 “지난 해 8위서 올해 3위로 다섯 계단 올라섰다. 우리나라 젊은 화이트해커들의 실력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고, 같이 고생한 팀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BoB 멘토 및 수료생들의 DEFCON CTF 참여를 현장서 직접 지원한 KITRI 유준상 원장은 “프랑스 파리에서는 스포츠 국가대표가 우수한 성적을 달성했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사이버보안 국가대표가 3년 연속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고 치하했다. 

유 원장은 “3연패에 만족하지 않고 AI 시대를 선도하는 화이트해커를 지속적으로 양성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국회 및 산·학계 등 관계자분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원장은 12일부터 오는 14일까지 3일간 라스베이거스서 열리는 Ai4에 임종인 대통령실 사이버특별보좌관과 함께 참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대회 기간 중 매일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이벤트 형식으로 개최한 마라톤(DEFCON.RUN)에 참가했던 유 원장은 “마라톤을 통해 다양한 국가의 화이트해커들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며 달릴 수 있었다. 오는 10월5일에 개최하는 사이버 영토 수호 마라톤 대회도 국제대회 수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면밀하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데프콘 행사 중 8월 9일에 개최된 Cloud Village에는 박창현 BoB 멘토, 김우석 BoB 수료생이 참여해 ‘보안 설정 미흡에 따른 쿠버네티스 위협’을 주제로 발표했으며, 지난 10일 열린 Official Talk에는 김찬인‧박명헌‧신명진 수료생이 참가해 ‘감시 시스템 및 공급망 악용’ 주제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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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