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전기차’ 불안한 충전소 막전막후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4.08.12 11:28:39
  • 호수 14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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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 위험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전기차 충전소서 화재가 일어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만약 학교 내에 있는 충전소에 불이 난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예상되지만, 이미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학교 내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가 많다. 화제는 물론이고 아이들의 등·하굣길도 위협받고 있다.

지난 1일 오전 6시8분, 오전 인천시 서구 청라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돼있던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8시간여 만에 진화된 화재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아파트 5개 동 480세대가 단전, 단수 등의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

주차된 차량
배터리 발생

화재는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의 배터리서 발생했고, 이를 발견한 주민이 119에 신고했다. 지하주차장서 발생한 연기는 배기구와 계단을 통해 위층으로 스며들어 퍼졌다. 아파트단지 전체가 실외 배기구를 통해 연기가 뒤덮일 정도였다.

새벽 시간이었던 만큼 자고 있던 주민들은 화재 소식에 급히 대피를 시도했지만, 이미 수도와 전기 공급이 끊겨 엘리베이터에 갇힌 주민이 문을 열고 급히 탈출을 시도해야 했다. 고층 주민은 계단이 연기로 막혀 옥상으로 대피하고 헬기 구조 요청을 기다리는 등 혼란을 겪었다.

시민 103명은 소방관 177명과 장비 62대를 동원해 건물 안에서 밖으로 대피시켰고, 106명은 베란다나 계단으로 구조됐다. 이 과정서 20명 이상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생명에 큰 지장은 없었다.


소방차가 지하주차장에 진입하지 못해 소방관이 직접 호스를 들고 지하주차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리튬이온 배터리 특성상 열폭주가 급속도로 일어나기 때문에 즉시 진입하지 못했다. 소방관 한 명이 탈진했을 정도로 화재의 규모가 컸다.

진압에는 무려 5시간39분이 소요됐다. 지하주차장에 주차돼있던 차량 중 140여대 이상이 전소되거나 그을리는 피해를 입었고, 천장에 설치된 배관시설 등이 열변형이 일어나 주저앉았기 때문에 피해 금액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아파트 배관이나 회로가 녹아서 단수 및 단전으로 무더운 폭염이 지속되는 여름철에 주민들이 생활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인근 임시 주거시설 등을 향한 피난 행렬이 이어졌다.

14개동 1581세대 중 5개 동 480세대의 전기공급이 끊겨 46세대 120여명이 행정복지센터 등지에 마련된 임시 주거시설과 친인척 집으로 대피했다. 

주민 A씨는 초등학생과 유치원 자녀 3명을 데리고 캐리어와 가방에 옷가지를 챙겨 서둘러 집을 나섰다. A씨는 “당분간 친척집에 머물기로 했다”고 말했다.

순식간에 아파트 480세대 피해 입어
2018년부터 6년간 180건 화재 집계

그나마 친인척 집으로 대피한 주민은 다행이었다. 청라동 전기차 화재 아파트 주민들은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 급수차서 물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


당초 서구는 지난 4일까지 수도·전기 복구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봤지만, 화재로 약해진 수도관이 재차 터지는 등 현장 상황이 좋지 않아 복구가 지연됐다. 수도·전기 복구 완료 시점이 작업 진행 상황에 따라 계속 늦어지고 있는 점이다.

지난 7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청라 아파트 전기차 화재 내부 조사에서 주차장 상부에 설치된 준비 작동식 스프링클러가 작동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 관계자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설치됐던 스프링클러는 준비 작동식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미작동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수도권 아파트서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출입 공지 안내문을 걸면서 ‘전기차 포비아’라는 말까지 생겼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160건이다. 아파트를 비롯한 다중이용시설 지하주차장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2018년 0건에서 지난해 10건으로 늘었다.

뉴스를 접한 누리꾼들은 “전기차를 지하로 주차하지 말고 지상으로 주차하도록 조치가 필요하다” “소방차가 와서 바로 물을 뿌리거나 다른 장소로 신속하게 이동시킬 수 있게 하려면 지상이 좋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상당수의 신축 아파트들은 지상에 주차공간 대신 ‘차 없는 아파트단지’라는 명목으로  충전 인프라 자체가 마련돼있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충전기 자체서 이상전압·전류 감지 시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하는 최신형 충전기를 달거나 충전 차량을 열화상 카메라로 모니터해 특정 온도 이상 올라가면 긴급 알림을 보내는 등의 대응책 외에는 방도가 없는 상황이다.

아파트 내 지하주차장 외 전기 자동차 충전소가 많이 설치돼있는 장소는 다름 아닌 학교다. ‘전기차 충전소 찾기’ 홈페이지를 접속해보면 초·중·고등학교 내부에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돼있다.

위협받는
등·하교

부산시 북구의 한 초등학교는 야산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데, 근방에 전기차 충전소가 없고 학교 내부에 설치돼 있었다. 부산 기장군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도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돼있는데, 근처에 전기차 충전소가 3곳이나  있었지만, 학교 내부에도 설치됐다.

대구시 북구 소재의 중·고등학교에는 전기차 충전소가 각각 설치돼있었다. 광주시 북구 소재의 한 중학교도 학교 내부에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돼있었고, 울산시 소재의 2개 건물이 붙어 있는 중·고교엔 전기차 충전소가 세 군데 설치돼있었다.

의외로 서울에는 학교 내 전기차 충전소가 드물었는데, 이미 설치된 곳이 많아서 학교 내부까지 설치할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교내 전기차 충전소 상황은 정부가 전기차 충전소를 확대하면서 발생했다. 지난해 6월29일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420만대 보급에 대비해 충전시설을 구축하고 충전기 123만기 이상을 설치하겠다고 공표했다.


당시 안전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만 시장에 출시되도록 배터리 안전성 인증, 사후 검사 제도, 이력관리제도 등을 도입한다고 했지만, 전기차 충전소만 늘어나고 안정성은 확보되지 않은 것이다. 

또 충전기 보급을 어렵게 하는 일부 규제들도 개선했다. 충전시설 전용 주차면 색상인 녹색 도색이 어려운 장소에는 녹색 외에도 일부 허용하도록 했고, 전기용량이 부족한 노후 아파트 등에서 완속 충전시설 설치가 쉽도록 일정 비율의 급속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조례 규정도 개선된 것이다.

학교 내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가 처음부터 안전 문제로 논란이 된 것은 아니다. 시작은 학교 내 충전소를 일반 시민이 이용하기 어려워서였다. 대부분 학교가 이용 시간을 제한하거나 외부인 출입을 막고 있어 공용 충전소가 교직원 전용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용하기 
어려운데…

대부분 초·중·고교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는 이용 시간 제한(개방)이 정해져 있는데, 보통 오전 8~9시부터 오후 5~6시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심지어 수업 시간에도 충전 중인 차량은 없고, 전기차 충전 관련 애플리케이션이나 홈페이지로 학교 내 충전기 정보를 살펴보면 사용 제한으로 ‘교직원 전용’이라고 기재돼있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초등학교 내 전기차 충전소 중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는 곳도 있었지만 이용자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달 28일이 마지막 이용이라고 안내됐다. 기타 항목엔 ‘해당 시설 정책에 따라 이용이 불가할 수 있다’는 내용이 안내됐다.


이들 교내 충전소들은 국고로 설치한 것인데 교직원 전용으로 전락한 것이다.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학교 경비원이 전기차 충전소를 알지 못하기도 했다. 학교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상시 개방이 불가하고, 이를 제재하는 방법은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시흥시 소재의 검바위초교 옆엔 전기차 충전소가 생기면서 업체와 학교의 갈등이 심화됐고, 지난해 4월부터 안전을 우려한 학부모들의 민원이 빗발치기도 했다.

시흥시가 일단 공사를 멈추게 했는데, 행정심판서 경기도가 공사 중지 명령을 취소했다. 이 부지는 은계지구 조성 당시 학교 용지분담금을 마련하기 위해 LH가 공원서 근린생활부지로 용도를 바꿔 매각한 땅이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입학하고 난 뒤 공사가 시작됐다. 교문 바로 앞 통행로 중간에 차가 오가는 진출입로가 생기는 거라서 위험하다. 초등학생 아이들의 안전이 걸렸는데 부모들이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특히 전기차 화재 사례가 늘고 있는 탓에 불안감은 더 커졌고 무엇보다 학생들의 통행 안전 문제가 대두됐다.

충전시설은 학교 교문과 한두 걸음 차이로 맞닿은 데다, 진출입로가 등‧하굣길로 이용되는 통행로 중간이다. 학부모들이 주축이 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인도 폭이 좁고 아침 시간 특히 붐비는 이곳에 차량 통행을 유도하고, 통행로를 잘라 차량 진출입로를 내는 시설을 짓는 건 부적절한 건축행위”라고 주장했다.

“아이들 안전이 걸렸는데…”
초·중·고 내부에도 설치

결국 해당 전기차 충전소 사업자는 학부모 대표를 형사 고소하고 손해배상 민사소송까지 제기하기까지 했다. 학부모 대표 측도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면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지만 당국도 대책을 내놓지 못해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1일 시흥시와 시의회, 검바위초 전기차 충전소 설치반대 비대위(이하 비대위), ㈜해피카메니아 등에 따르면, 경기도 행심위 판결 이후 전기차 충전소 공사가 재개된 가운데 학부모 비대위의 반대 집회가 계속되자 ㈜해피카메니아 측은 학부모 대표 A씨를 지난해 12월 중순께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하고 1억원의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사업주 측은 시위 현장서 ‘사업자가 부지매입비 63억원을 요구했다’는 이상훈 시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며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시의원은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업체가 빨리 협상에 나서 달라고 하던 도중 과하게 얘기했던 부분이다. 참작해달라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형사고소에 이어 민사손해배상 청구를 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절대 위축되지 않고 아이들 통학로 안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소송건과 관련, 법률 대리인으로 변호사를 선임하고 법적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사업주 측은 지난해 4월 검바위초교 교문 바로 옆 부지에 전기차 충전소 공사를 시작했고, 시가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자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바 있다.

하지만 통학로인 인도에 차량 진출입로를 두 군데나 낸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은 안전한 통학로를 보장하라며 줄곧 전기차 충전소 설치를 반대해왔고 매일 아침마다 학교 앞에서 집회를 열어왔다.

커지는 
불안감

시 관계자는 “사업주 측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체 부지를 찾기도 힘들고 서로 의견이 달라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며 “조율은 하고 있지만, 원론적인 대화 정도로 사실상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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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