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두 번째 총장 막전막후

뒤 맡길 호위 찐윤 줄섰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심우정 법무부차관·임관혁 서울고검장·신자용 대검 차장검사·이진동 대구고검장 등 모두 윤석열 사단의 일원들이 후보자로 선정됐다. 찐윤이었던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한 번 뒤통수를 맞은 윤정부가 선택할 믿을맨은 누구일까?

윤석열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이 조만간 선출된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는 기획·특수통 4명의 후보를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올렸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임기 막바지에 용산 대통령실과 마찰을 빚은 바 있어 차기 검찰총장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인 후보자
이력 보니…

지난 7일 추천위는 경기 과천시 정부종합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을 추렸다. 추천위 운영 규정에 따르면, 추천위는 회의 종료 후 후보자 3명 이상을 법무부 장관에게 서면으로 알려야 하고 법무 장관이 그중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찰총장으로 임명된다.

이날 추천위에는 당연직 위원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 조홍식 한국법학교수회장, 이상경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송강 법무부 검찰국장과 비당연직에서는 위원장을 맡은 정상명 전 검찰총장을 비롯해 이진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 김세동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참여했다.

정 위원장은 당시 회의를 열며 “최근 수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있고 특히 검찰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걱정들을 하고 계시는 걸 제가 잘 알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 여러분들이 너무나 잘 아시기 때문에 제가 덧붙여서 말씀드릴 건 없고 엄중한 상황 아래서 위원회를 한다는 것만 말씀드린다”고 언급했다.


추천위는 이날 2시간35분가량 회의를 진행하고 차기 총장 후보로 ▲심우정 법무부 차관 ▲임관혁 서울고검장 ▲신자용 대검 차장 ▲이진동 대구고검장 등 4명을 추천했다. 이들은 모두 윤석열 대통령과 근무한 인연이 있는 인물들로 일명 윤석열 사단으로 불린다.

정 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검찰총장 후보 심사 대상자들의 경력, 공직 재직 기간 동안의 성과와 능력, 인품, 리더십,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의지 등에 관해 심도 있는 심사를 거쳐 안정적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고 국민이 바라는 검찰의 모습을 실현할 검찰총장 후보 4명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내부서도 후보자들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편이다.

한 대검 간부는 “후보자로 선정된 4명 모두 이렇다 할 큰 사건을 지휘하거나 수사한 적이 있는 유능한 검사”라며 “현재는 검찰 내부 분위기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 신망이 두터운 검사들이 후보자로 추천된 것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4명의 후보자는 기획 또는 특별수사 전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심 차관은 충남 공주 출생으로 휘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2000년 검사로 임관했다. 지난 2015년 2월 그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제1부 부장검사에 발령됐을 당시 이진한 당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제2차장검사가 검찰 출입기자들의 송년회 자리서 여성 기자를 상대로 성추행을 벌인 사건을 수사한 것이 계기가 돼 주목받기 시작했다.

후보군 4명으로 압축
모두 윤 대통령 인연

이어 지난 2016년 11월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핵심인 우병우 전 청와대민정수석의 전방위적 수사 책임을, 그리고 어버이연합 등의 보조금 지원 의혹을 수사·기소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법무부 검찰국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 기획조정실장 등 기획 분야 업무를 주로 맡아 검찰 내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당시 형사1부장으로 두 달가량 함께 근무하며 연을 맺었다. 이후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청구를 강행할 때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심 차관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끝까지 결재를 거부해 윤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졌다. 

이런 점을 증명하듯 심 차관은 고검장 중 최선임 직위이자 검찰총장 바로 밑의 자리인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영전되기도 했다. 지난 1월엔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사의를 표명하자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된 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위해 사퇴했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대신해 법무부 장관 직무 대행을 맡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이력 때문에 검찰총장의 업무와 법무부 장관의 업무 모두를 잘 알고 있어 정부와의 대립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 고검장은 충남 논산 출생으로 보문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법무부 법조인력정책과, 대전지검 공주치정장, 서울중앙지검 특수 1·2부 부장검사, 부산지검 특수부를 거친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그는 ‘STX 정관계 로비’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이명박정부의 자원 비리 의혹 사건’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 사건’ 등 굵직한 기업·권력 비리를 수사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당시 동기들이 승진할 때 한직을 돌았다. 이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당시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단장으로 발탁되며 다시 주목을 받았다.

다만 지난 2021년 1월 대부분 의혹을 무혐의로 발표하고 남은 부분은 세월호 특검을 넘기면서 문정부 마지막까지 승진하지 못하다 윤정부가 들어서고 첫 검찰 인사에서 뒤늦은 검사장 승진에 성공해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영전했다.

기획통
특별통

법조계에선 당시 이미 그의 기수서 고검장이 나온 만큼 승진이 사실상 끝났고 그대로 퇴직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윤 대통령의 신임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셈이다. 

이후 지난해 9월 검사장 승진 1년 만에 고검장으로 승진해,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영전하고 지난 5월 인사에서 관례적으로 최선임 고검장이 임명되는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전보돼 윤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다시 확인시켜주며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급부상했다.

신 차장검사는 전남 장흥 출생으로 전남 순천고와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22년 서울지검 동부지청 검사로 임관했다. 대검 정책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법무부 검찰과장·검찰국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16년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일 때 ‘박근혜정부 국정 농단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윤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한 지난 2017년 특수1부장을 맡아 직속 상관인 당시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함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세월호 참사 보고 시간 조작 의혹 등을 수사했다.


또 문정부의 적폐 청산 수사에 참여해 국정원 특수활동비와 다스 실소유주 수사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겼다. 이 같은 공을 인정받아 그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형사사건을 총괄하는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기용됐다.

이후 문정부를 겨냥한 수사를 진행하다가 한직으로 밀려났지만 윤정부 조각 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총괄팀장을 맡으며 재기했다. 

이 고검장은 서울 출생으로 경동고와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한 뒤 검사로 임관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 수원지검 2차장검사와 서울고검 감찰부장을 거쳐 대구지검장, 서울서부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기업자금비리 분야 블루벨트 인증 공인전문검사로, 제일저축은행 비리, 솔로몬저축은행 비리,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 등을 맡아 수사했다. 특히 지난 2011년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부산저축은행 비리 의혹을 수사하며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인연으로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조사1부장, 형사3부장을 역임했다. 윤정부가 들어서고 나서는 대통령실과 가장 지근거리에 있는 서울서부지검을 맡았다. 

도이치
명품백


한 대검 간부는 “용산 대통령실을 관할하는 서울서부지검장을 정권 초기부터 그에게 맡긴 건 그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신뢰가 깊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들 중 누가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최우선 과제는 검찰의 안정화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를 두고 내홍이 일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와 형사1부가 김 여사를 소환조사하면서도 이 총장에게 뒤늦게 보고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총장은 언론 앞에서 수사팀을 직격했으며 수사팀의 일선 검사는 사표를 제출했다. 게다가 이와 관련해 대검서 감사에 착수하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대검 방침에 “나 홀로 조사에 임하겠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검찰 내홍은 이 총장이 지난 25일 열린 주례 정기보고서 이 지검장에게 “현안 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고, 이 지검장은 이에 “대검과 긴밀히 소통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답하며 진화됐지만 검찰 내부는 아직 뒤숭숭한 분위기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검찰 내부에서는 26기가 검찰 수장이 되는 게 맞다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 후배 기수(28기)를 총장으로 임명하면 선배 기수인 26, 27기가 대규모로 검찰을 이탈하며 검찰 조직이 더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비교적 낮은 기수가 검찰 수장에 앉을 때마다 선배 기수의 이탈은 반복됐다. 연수원 23기인 윤 대통령이 총장으로 임명됐을 때 ‘기수 파괴’라는 평가와 함께 선배 기수들의 사직이 이어졌고, 이원석 총장(27기) 임명 때도 되풀이됐다.

특히 윤 대통령의 취임 이후 27기의 전성기라고 불린 만큼 바로 윗 선배 기수는 대부분 검찰을 떠났다. 노정환 전 울산지검장(26기), 문홍성 전 전주지검장(26기), 이수권 전 광주지검장(26기) 등이 대표적이다. 

한 현직 검사는 “26기가 총장에 임명돼도 검찰 내부 인사 동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28기가 임명될 경우 나가야 할 사람이 많아진다”며 “지금 같은 상황서 내부 인원 변경이 많으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최우선 과제는 내부 안정화
후반기 ‘믿을맨’ 역할 주목

그렇기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심 차관이다. 심 차관은 26기며 실제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운 만큼 조직 안정화에도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검찰 내부서 기획은 ‘조직, 안정’에 강점이 많고 특수는 ‘추진, 변화’에 강점이 있다고 보고 있는 만큼 기획통으로 불리는 심 차관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선호하는 편이다.

대검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심 차관은 검찰 조직 생활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라며 “현재 검찰이 어수선한 상황을 감안하면 발표된 후보 중 가장 무난한 인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 차관과 같은 기수인 임 고검장도 윤 대통령에게 두터운 신임을 받는 만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임 고검장이 고집하는 ‘원칙주의’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문정부 당시 임 고검장은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단장으로 재수사를 진행했지만, 무혐의 처분을 내며 “유가족이 기대하는 결과에 미치지 못해 실망할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법률가로서 되지 않는 사건을 억지로 만들 수는 없고 법과 원칙에 따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런 모습이 법과 원칙을 강조했던 이 총장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서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번 인사에 정통한 한 법조인은 “이원석 총장에게 한 번 데였다고 생각하는 대통령실 분위기가 있다”며 “아직 김 여사가 연루된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윤 대통령의 신뢰와 상관없이 원칙을 중시하는 임 고검장이 차기 검찰총장으로는 부담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다른 후보자의 검찰총장 임명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특히 신 차장검사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복심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 만큼 완전한 자기 사람을 다시 검찰의 수장으로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법조계에선 이번 검찰총장은 윤 대통령이 얼마나 뒤를 맡길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김 여사 사건은 종결이 되지 않았으며 여소야대 상황서 검찰과 윤 대통령을 압박하는 법안 등에 잘 대처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번 검찰총장은 윤석열정부의 3~4년차에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을 잘 처리하면서 동시에 드라이브를 걸고 여론을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아 있는
예민한 사건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에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인선을 발표했다.

정 실장은 “심 후보자는 법무부·검찰의 주요 분야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며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검찰 구성원들의 신망이 두텁고, 형사 절차 및 검찰 제도에 대한 높은 식견과 법치주의 확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졌다”고 말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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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