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다, 서울로 빨리!

올 상반기에 청약 통장이 ‘직주근접 단지’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환경이나 투자 목적의 주택 매입서 최근 실수요자 위주로 바뀌면서 직장과의 접근성이 좋은 단지의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직주근접 입지를 갖춘 아파트가 여전한 인기를 보이고 있다. 통근 시간이 비교적 짧아 주거 수요가 두텁고, 이를 토대로 청약 시장서 승승장구하며 가치를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주근접이란 말 그대로 직장과 주거가 가까운 것을 말한다. 직주근접 단지 거주 시 출퇴근 소요 시간 감소로 여가시간이 증가하고 삶의 질이 높아진다. 

더 가까워지는
직장과 주거

특정 시간대에 몰리는 교통체증으로 인한 스트레스 절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근접한 업무 및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생활 인프라가 집중된 경우가 많아 주거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국 청약 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모두 직주근접 아파트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직주근접 단지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59.69대1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평균 경쟁률 4.94대1의 10배가 넘는다. 단지들은 인근 주요 업무지구로 30분 이내 이동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단지별로 보면 지난 2월 전국서 가장 높은 경쟁률(1순위 평균 442.32대1)을 기록한 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는 강남 업무지구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20분 내 이동이 가능하다. 지난 3월 1순위 평균 124.3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서울 서대문구 ‘경희궁 유보라’는 광화문 업무지구까지 15분 내 이동할 수 있다.


지난 2월 전북 전주시서 분양한 ‘서신 더샵 비발디’는 인근 전주탄소소재국가산업단지, 전주제1·2일반산업단지 등으로 차량을 이용해 15분대 이동이 가능하다. 지난 4월 대구 수성구서 선보인 ‘대구 범어 아이파크’는 수성구청과 대구지방법원 등으로 10분대 이동이 가능하다.

이들 단지들은 1순위서 각각 55.59대1, 16.7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거지와 직장간 거리는 수요자들이 주택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갤럽코리아에서 조사한 ‘부동산 트렌드 2024 살고 싶은 주택’에 따르면 주택 결정 시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으로 교통 편리성, 직주근접성 등 입지적 요인을 최상위 고려 요인으로 선택됐다.

특히 직주근접성은 20~34세(60%)의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서울 중심 직주근접 라이프 각광
출퇴근 시간 감소 여가생활 증가 

업계는 지난해부터 지속된 금리인상과 분양가 상승 등으로 침체기를 겪으며 직주근접 중요도가 부동산 호황기 때보다 뚜렷해진 것으로 분석했다. 부동산시장서 안정적이고 탄탄한 실수요를 뒷받침하는 단지의 선호 현상이 높아지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업무밀집 지역의 경우 주택 구매 여력이 높은 전문직, 연구직, 대기업 직장인 등이 모여 있어 주거 가치가 높다”며 “서울의 경우 학세권보다 직주근접 단지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분양(예정) 중인 서울 직주근접 단지.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대우건설은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를 회사 보유분 잔여세대 선착순 분양한다. 전용 59㎡와 74㎡는 분양이 완료됐으며, 전용 84㎡ 잔여세대 일부가 남았는데 분양가는 12억7000만~13억8000만원대다.

후분양 단지로 즉시 입주 가능한 아파트다. 지하 5층~지상 18층, 10개 동, 전용면적 59~84㎡ 총 771세대 규모로 공급된다. 1차 계약금 정액제, 중도금 30%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20년 이상 노후주택 비율이 65% 이상인 상도동 일대서 2020년 6월 분양한 상도역 롯데캐슬 이후 3년 만에 분양하는 신규 아파트다.

단지 전체가 남향 위주로 배치돼 조망과 채광을 극대화했다. 단지 내에는 보행녹도를 설치했으며 전용면적 74㎡와 84㎡ 타입은 안방 파우더룸 및 드레스룸이 있다.

업무지구로 
30분 내 가능

전 세대 발코니 무상 확장을 비롯해 침실2 붙박이장, 시스템에어컨, 하이브리드쿡탑, 전기오븐, 식기세척기 등 다양한 옵션을 무상 제공한다. 티하우스서 잔디밭을 보며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그린 파티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테마 놀이터와 물놀이 공간으로 꾸며진 ‘어린이 놀이터’, 소나무와 정원으로 만들어진 휴식 공간 ‘라운지가든’, 초화원과 돌담, 수목 등으로 조성된 ‘스텝가든’ 등이 조성돼있다.

단지 중앙에 위치한 ‘워터가든’에는 석가산과 휴게공간이 설치됐다. 단지 내 구립어린이집이 위치해 있다.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7분 정도 걸린다. 가는 길 좌측에는 종합행정타운이 건설 중이고, 우측에는 상도역권 도시개발 사업 진행 중이다. 강남과 용산, 여의도 등 여러 업무지구에 접근하기 쉬운 편이다.

가장 가까운 역인 7호선 장승배기역을 통해 강남구청역까지 20분대 이동이 가능하다. 또 상도터널과 한강대교, 올림픽대로로 진입이 쉬워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업무지구인 여의도, 용산까지 접근할 수 있다.

단지 바로 인근에 이듬해 상반기에 착공에 들어가 서부선 경전철 신상도역(가칭)이 신설될 예정이다. 인근에 국사봉과 상도근린공원이 있어 쾌적한 환경과 둘레길 산책로가 제공된다.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HDC현대산업개발이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를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15층 12개 동 총 827가구 규모다. 이 중 전용면적 49 ~84㎡ 409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아이파크 브랜드를 갖춘 아파트인 만큼, 뛰어난 상품성을 갖춰 수요자들의 많은 관심이 예상된다.

단지 배치에 맞게 판상형, 타워형 평면으로 설계해 우수한 채광 및 통풍성을 갖췄다. 일부 세대는 서비스 발코니를 계획해, 쾌적함을 더했다. 전용 84㎡A의 경우 4BAY 판상형으로 설계해 단지가 갖춘 힐링 입지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안정적
실수요

주방에 넓은 창을 배치해 우수한 통풍성을 갖추는 데다, 알파룸 공간을 별도로 계획, 4개의 방을 배치해 거주민의 삶을 높였다. 전용 84㎡B는 2개 방향 조망이 가능한 타워형 구조로, 복도와 주방을 연계한 팬트리 공간을 별도로 계획했다. 대면형 주방과 거실이 연계돼 넓은 공간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단지는 테라스가 포함된 평면도 별도로 공급해 매력을 더할 예정이다. 전용 T84㎡A·B·C·D 등이 테라스 하우스로 공급돼, 단지의 쿼드러플 산세권의 매력을 테라스 만끽할 수 있게 했다. 커뮤니티시설로는 G·X룸, 피트니스센터, 독서실, 작은 도서관, 골프연습장과 더불어 다목적실을 설계해 주민들의 생활을 다채롭게 할 전망이다.

서울 도심에 자리하는 입지인 만큼 각 업무지구로의 통근도 수월하다. 홍은·홍제램프와 근접해 내부순환로 이용 시 서울 서남부와 동부로 이동이 용이하다. 통일로를 통하면 서울역을 비롯해 시청 등 도심으로 쉽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을 통해 종로, 광화문, 시청 등 주 도심지까지 10분대, 압구정 신사 등 강남권까지는 20분대로 이동이 가능하다.

주택 결정 1순위 ‘교통 편리’ 
20~34세 압도적인 선택받아

올해 개통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GTX-A 노선 이용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지하철 3호선 홍제역서 세 정거장이면 GTX-A 노선이 지나는 연신내역으로 도달 가능하다. GTX-A 노선(예정)은 파주 운정, 고양, 서울을 거쳐 동탄으로 이어지는 약 83.1㎞ 길이의 노선이다.


▲마포 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 GS건설은 서울 마포구 일원에 공덕1구역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들어서는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를 분양한다. 지하 4층, 지상 13~22층, 10개 동, 전용면적 59~114㎡ 총 1101가구 규모다. 이 중 463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전용면적별 일반분양 가구 수는 ▲59㎡A 124가구 ▲59㎡B 24가구 ▲84㎡A 15가구 ▲84㎡B 18가구 ▲84㎡C 37가구 ▲84㎡D 231가구 ▲84㎡E 10가구 ▲114㎡A 3가구 ▲114㎡B 1가구 등이다.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로 채광이 우수하고, 개방형 발코니 설계(일부 세대 제외)를 적용해 더 넓은 실사용 공간을 누릴 수 있다.

주택형별로 안방 드레스룸, 팬트리 등 넉넉한 수납공간을 제공한다. 전용 면적 114㎡B타입의 경우 세대 분리형 구조가 적용됐다.

커뮤니티시설에는 GDR이 적용된 골프연습장과 스크린골프를 비롯해 수영장, 피트니스 등 다양한 운동시설이 들어선다. 주민휴게실, 주민회의실, 작은 도서관(교보문고 북큐레이션), 스터디센터, 독서실, 맘스 스테이션, 티하우스, 카페테리아, 코인세탁실, 게스트하우스 등이 조성된다.

104동 지상 21층에는 스카이라운지가 마련돼 인근에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는 볼 수 없는 차별화된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다. 지하철 5·6호선, 경의중앙·공항철도 환승역인 공덕역이 한 정거장 거리에 위치해 서울 전역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진입이 용이해 차량을 이용한 이동도 수월하다. 단지서 여의도, 광화문 업무지구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20분 내로 이동이 가능해 직주근접이 가능하다.

강남까지
수월하게

단지 내 어린이집을 비롯해 직선거리 300m 거리에 서울소의초 병설 유치원, 서울소의초가 자리 잡고 있어 안전한 통학이 가능하다. 반경 1㎞ 내에 공덕초, 아현초, 한서초, 서울여중, 아현중, 환일중, 배문중, 환일고, 배문고 등 다수의 초중고교가 밀집돼있다.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등 주요 대학도 가깝다.

쾌적한 주거환경도 돋보인다. 경의선숲길, 효창공원, 만리배수지공원, 손기정체육공원 등에서 다양한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다.

분양 관계자는 “공덕동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1000세대 이상 대단지 아파트로 분양 전부터 수요자분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며 “교육, 문화, 편의 등 각종 생활 인프라가 이미 잘 갖춰져 있어 주거 편의성이 뛰어나고, 단지의 차별화된 커뮤니티시설이 기대되는 만큼 지역 내 랜드마크 아파트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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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뒷북 대응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했음에도 침묵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최초 보도했던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탈옥 사건에 이어 주무부처의 소극 행정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급히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코리안데스크’가 능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은 수백명이다. 스캠(사기) 산업에 연루된 수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일부는 불법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발을 들였다. 문제는 구금 시설에서 빠져나오려다가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러 사건을 인지했음에도 그저 피해자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했다. 감금 한국인 그들은 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인 대상 범죄 피해가 확산하는 캄보디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현지 공관에 접수된 감금 관련 신고는 약 330건, 외교부 공관 신고를 포함하면 약 550건인 것으로 파악했다. 대다수 사안이 처리된 가운데 현재 처리 중인 신고 건은 70여건이라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위 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여러 대처를 하고 있지만, 캄보디아 내에서 범죄 대응은 본질적으로 캄보디아 주권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대응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우리 국민 중 불법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발을 들인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지에서 고문당해 숨진 대학생의 시신 운구가 지연된 상황과 관련해서는 “유가족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동 부검을 요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캄보디아 측에서는 공동 부검이 흔치 않기 때문에 소화하려면 내부 절차가 있고, 내부 절차가 진행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현지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0명 송환 계획과 관련해서는 “빠른 시일 내 그분들을 서둘러서 데려오려는 입장”이라며 “항공편도 다 준비됐다”고 말했다. 돈이 급한 한국인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동남아로 향한다. 태국이나 라오스 및 캄보디아 국경지대서 피싱 조직에 납치당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현지 당국에 신고한다고 해도 오히려 살해 협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는 필리핀처럼 현지 수사기관 및 공무원들과 범죄조직 사이의 비리가 만연하다. 범죄조직 아지트를 당국이 확인해도 눈감아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지 코리안데스크 있으나마나 똑같다? 유족·피해자에 “기다려라” 황당 대응 한 경찰 관계자는 “수감 중인 한국인이 다른 조직에 팔려가 인신매매가 벌어지거나 탈출을 시도하면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은 대부분 중국계 갱단인 ‘흑사회’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들에게 우리나라 돈 수억원을 상납한다. 매수된 공무원은 구속된 조직원을 빼주는 것은 물론, 경찰 급습 시점을 사전에 알려주기도 한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필리핀과 태국에 주둔했던 흑사회 간부들이 캄보디아에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싱 조직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필리핀과 태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아무리 부패와 비리가 심해도 공산주의와 독재 국가 체제인 캄보디아보다 심하지 않다”며 “중국 갱단은 원래 필리핀에 자리 잡았다. 마약, 도박 범죄 등으로 여러 번 언급되자 4~5년 전부터 캄보디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필리핀보다 공무원을 매수하는 비용이 싸다. 경찰관 한 명을 매수해 자신의 인터폴 수배 여부를 확인하는 등 수사 정보를 알기 위한 비용이 한국 돈으로 1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인 대상 범죄 급증에 대한 대책으로 캄보디아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반)’ 설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쿠언폰러타낙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영사협의회에서도 코리안데스크 설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청도 최근 캄보디아와의 양자 협의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안데스크는 경찰 협력관과 달리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현지 경찰과 소통할 수 있어 합동 수사에 용이하다. 국외도피사범을 추적하거나 한국인 범죄 피해를 파악할 때 교민 사회 등에서 관련 내용을 수집해 현지 경찰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수사를 돕는다. 실종, 살해… 뒤늦게 논의 현지 경찰관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국제형사사법공조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을 통한 공식 요청보다 빠르게 현지 수사가 가능하다. 필리핀에서 코리안데스크는 한국인을 상대로 자행된 청부살인 등 강력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캄보디아 공권력을 신뢰하기 어렵고 현지 치안이 열악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최우선 해결책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내 범죄 산업이 성행한 원인이 “조직범죄와 부패한 공권력의 결합 구조”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수사기관 안팎에서는 무의미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캄보디아 당국이 국제 공조에 소극적이기도 하지만 코리안데스크는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당국에 20건의 국제 공조를 요청했으나 절반도 되지 않는 답변을 받았다. 특히 캄보디아 당국이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세 차례 거부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리안데스크 출신 한 경찰은 “필리핀은 우리나라 정부가 집요하게 압박해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한 이후 현지 경찰과의 협조가 가능해졌다. 협조가 된다고 해도 범죄자 송환이나 사건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절반도 안 된다. 캄보디아는 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찰 파견 무의미? 이 경찰은 “정부 차원에서 강하게 압박을 넣어야 한다. 외교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식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불발될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만큼 경찰관 직무 파견 확대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파견 경찰관을 선발한 뒤 1년 단위로 재발령을 거쳐 최대 2~3년간 현지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단기간에 경찰 주재관을 늘리는 게 쉽지 않은 게 이유다. 2021년 11월 가나 해군은 한국인이 승선한 어선을 위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선례도 있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에 경찰 인력을 직무 파견했다. 2020년엔 가나 대사관에 해양경찰관을 직무 파견했다. 서아프리카 해역에 해적이 출몰하면서 한국인 선원 13명이 납치된 데 따른 조치였다.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가나 부처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동시에 파견 경찰은 물밑에서 움직였다. 현지 해군, 경찰 관계자를 지속해 접촉하며 설득을 이어갔고, 가나에 주재하는 타국 외교 사절과도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또 가나가 필요로 하는 컴퓨터 등 기자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호감을 얻으며 협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는 결국 가나 해군이 투입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소극 행정을 일삼는 우리 정부도 문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주캄보디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을 증원해달라는 외교부의 요청을 불승인했다. ‘해외 도주’ 황하나 프놈펜 잠적 단독 확인 인터폴·경찰 수배 피하려 피싱조직 연루설도 당시 행안부는 외교부 증원 요청을 불승인한 이유에 대해 “사건 발생 등 업무량 증가가 인력 증원 필요 수준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인 범죄 피해는 2022년 81건에서 2023년 134건, 지난해 34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확인된 범죄 피해는 303건에 달한다. 현재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경찰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총 3명이다. 그나마 이렇게 늘어난 인력도 애초 경찰 주재관 1명만 있다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직무 파견 형태로 협력관을 1명씩 추가 투입한 데 따른 것이다. 위 의원은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잇따라 납치·감금 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당시 윤석열정부가 경찰 주재관 증원을 외면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거부한 이유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는 범죄자들에게 천국이다. 필리핀에서 송환되지 않거나 자유롭게 탈옥해 붙잡히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과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박정훈 등이 그렇다. 국내에서 수차례 마약 사건의 중심에 섰던 황하나씨도 이들의 수법을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지난해부터 황씨가 인터폴 수배 대상에 오르자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오간 사실을 확인하고 취재해 왔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수년 전부터 화류계에 몸담거나 연예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재벌가에 연결하는 일종의 브로커를 담당했다. 그로 인해 마약을 강제로 투약당하거나 피해 본 인물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의 생활이 어려워진 황씨가 캄보디아에서 브로커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범죄자 천국 악당 은신처 인터폴에 체포되지 않으려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실제 캄보디아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20~30대 여성들은 납치된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겨 범죄 단지 ‘웬치’에 감금된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유흥업소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웬치’에는 현재 한국인 1000명 이상이 거주 중이다. 다만 이들의 범죄 연루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