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의원 릴레이 인터뷰> ‘도낳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원내 목소리? 100% 반영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22대 국회를 이끌 300명의 국회의원이 정해졌다. 여의도에 갓 입성한 초선 의원들은 저마다의 포부를 안고 국회 문턱을 밟았다. 이번 총선서 국민의힘은 국민의미래 비례대표까지 포함해 44명의 초선 의원을 탄생시켰다. <일요시사>가 만난 일곱 번째 주자는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다. 

명실상부 ‘도낳스(도봉구가 낳은 스타)’로 불리는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국회에 입성했다.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후보를 꺾고, 파란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은 쉬지도 못하고 지역 현안과 원내부대표로서 당내 현안, 집에서는 아빠로서 아이까지 봐야 해 잠잘 시간조차 부족하다. 

그럼에도 바쁜 시간을 쪼개 체력 관리를 위해 새벽에 운동까지 한다. 그의 사무실을 찾았을 때 도봉구에 얼마나 진심인지 느낄 수 있었다. 태어나고 자라기도 했고, 책장 한쪽에는 지난 4년간 도봉구 7개 동을 돌아다니며 직접 접수받은 민원들이 한가득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일요시사>가 김 의원을 만나 도봉구의 발전 방향, 정치 현안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도봉구서 보수 정치인 당선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지역구를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도봉구는 서울 동북쪽 끝에 위치해있는 도시다. 쉽게 이야기해서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드는 게 목표다. 교통과 주거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중요한 부분은 내가 머무는 집이 편안해야 한다. 현재 우리 지역에 계신 분들의 주거환경이 사실 낙후된 경우가 많다. 아파트 단지도 오래됐다.

이런 탓에 수도 동파가 잦고, 여름은 너무 덥다. 보행이 잘 안 되고, 주차난도 심각하다. 교통 문제도 있는데, 아이들이 등하교할 때 안전하지 않으며 구도심 느낌이 강하다. 서울 도심으로 출근하시는 분들도 힘드실 것이다. 의정부가 경계를 맞닿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광화문이나 여의도까지 출근하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사실 과거에는 도봉구가 산업적인 측면서 좋은 동네로 분류됐는데 공장이 많이 사라지고, 베드타운처럼 돼 버린 측면이 있다. 산업적 측면서 양말 사업은 도봉구가 1등이다. 전체 양말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도봉구서 맡고 있다. 이런 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만들 수 있다. 

-최근 ‘질풍노도’라는 모임을 띄웠다. 어떤 모임인지 소개해 달라.

▲ 사실 가벼우면서도 굉장히 많은 의미가 부여돼있는 모임이다. 여야를 초월한 정치인들이 모였는데, 젊은 정치인이 모여 무언가를 같이 한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으로 굉장히 갈급하다는 뜻이다. 그런 관심사로 모임이 생겼다. 가령 결혼했지만 아이가 없는 경우, 나처럼 최근에 아이를 낳은 분들이 많다.

3040 세대들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가 저출산이다. 일자리가 불안정해 여성의 경력 단절이 이뤄진다. 참 현실적인 문제다. 이런 것들을 모임을 통해서 정책적으로 관철시키고 정치적 아젠다로 만들자는 게 모임의 핵심이다. 그리고 이 일환으로 만든 것이 2040 순풍 포럼이다. 

-저출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아이를 키우는 아빠다. 저출산은 현실적인 문제다. 최근 저출산과 관련해 재미있는 논문을 봤다. 주거의 소유 여부와 출산율이 상관관계가 있는 부분은 익히 알려져 있는데, 아파트 소유자만이 출산율이 유의미하게 오른다.아파트를 가진 사람이 아이를 많이 낳는다는 것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명제다.

문제는 서울 아파트의 중간값이 9억원 이라는 점이다. 중간값이 9억원인데 신혼부부가 그 돈이 어딨겠는가. 저출산 대책을 위해 200조원을 썼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실제 유아 수당으로 집행된 금액은 2조원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주거 문제다. 이 부분을 해결하도록 노력하는 게 젊은 정치인의 특권이자 의무라고 본다. 


-관심을 가진 상임위는 무엇인가?

▲저출산 문제의 컨트롤 타워인 총리실을 대상으로 하는 정무위원회와 지역 이슈로 생각하면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위원회를 하고 싶다. 둘 중 어디를 가도 좋다. 

-국회의원 김재섭의 1호 법안은?

▲전세 사기 방지를 위한 개정안 또는 저출산 대응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 중이다. 우선 등기에 공신력을 부여하는 법안을 제출하려고 한다. 민법상 등기에 대한 공신력을 부여하고 있지 않아 전세 사기 문제가 생긴다. 저출산 문제도 해결이 시급해 결론적으로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보수담론 되찾을 방법 마련해야”
“차기 당 대표 수도권 출신 필요”

-원내부대표를 맡았다. 당내 목소리도 챙겨야 할 텐데…

▲추경호 원내대표에게 ‘내가 당론과 결이 다른 이야기를 할 때가 많은데 부대표라는 직책을 수행할 수 있겠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그랬더니 추 원내대표가 오히려 이런 내용을 대표단 회의 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원외 인물과의 가교 역할을 내가 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원내부대표가 됐지만 앞으로 원내 의견과 내 생각이 다르다면 다른 목소리를 내겠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11개 상임위원회를 단독으로 표결했는데…

▲막 하자는 거 아니겠나? 보통 소수당이 국회 내에서 견제를 위해 법사위를 가져가는 게 관행이다. 민주당은 협의를 했어야 한다. 권한이 있지만, 그 권한을 사용할지 말지는 민주당의 재량이긴 하면서도 그동안의 관습을 깨버렸다. 민주주의의 붕괴는 제도의 붕괴가 아니라 관습의 붕괴로부터 시작된다. 앞으로가 상당히 우려스럽다. 

-보수담론이 실종됐다고 지속적으로 언급해왔다. 되찾을 방법은?

▲보수정치가 그동안 우리 정치의 주류였던 이유는 시장자유주의라는 기치와 반공이 굳건하게 지탱해줬기 때문이다. 보수정당이 시장자유주의를 표방해야 하는 정당이라 국가 시장 만능주의로 가자는 것은 이제 호소력이 없다.

양극화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와 현대사회에 닥친 여러 가지 젠더, 기후, 정치적 올바름의 문제에 관해 보수정당으로서 논의가 필요하다. 여전히 중요한 현안에 관해 보수정당이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는 게 최근에 내가 느끼고 있는 문제의식이다. 


-전당대회 룰이 단일지도 체제로 확정되는 모양새인데?

▲사실 집단지도 체제를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했다. 그래야 좀 더 다양한 목소리가 지도부서 표출될 수 있어서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별도로 선발하면 가장 중량감을 가진 사람 한 명과 비교적 중량감이 떨어지는 최고위원들이 있는데, 집단지도 체제는 중량감을 가진 인사들이 많아져 재미도 있고, 당이 훨씬 다이내믹해질 수 있었을 것 같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대표에 출마할 가능성이 49%라고 언급했다. 근거는?

▲대세론 같은 게 조금씩 형성되는 느낌이다. 당원과 국민 여론조사 부분에서도 높은 위치에 있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고, 당이 계속 좌충우돌하는 상황이다 보니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기회를 한번 더 줄 필요가 있지 않냐는 여론이 있는 듯 보인다. 최근에 내놓는 메시지도 전당대회 출마를 하려는 사람이라고 해석된다. 

-차기 당 대표의 조건은?

▲수도권 출신이 됐으면 한다. 영남 정서와 수도권 정서는 다르다. 누가 맞다, 틀리다는 문제가 아니라 다른 점이 존재한다. 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계속 나아간다면 우리는 계속 영남당으로 쭈그러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수도권의 민심을 아는 사람과 30~50대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과 미래 담론 등을 아는 사람이 당 대표가 됐으면 좋겠다. 꼭 젊은 세대가 당 대표로 당선될 필요는 없다.


다만 수도권의 민심과 젊은 세대의 민심을 잘 읽어낼 사람이 차기 당 대표로서 필수적인 조건이다. 정치의 중심에 정당이 있도록 하는 인물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당정관계를 재확립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당 대표에 출마하나?

▲아직 역할을 고민 중이다. 마음의 결심이 서면 말하겠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30대에, 살아 돌아오지 못한 강북서 국민의힘 당적으로 유일하게 당선됐다. 청년이자, 강북이라는 지역에 당선돼 정치적으로 강한 두 축을 맡게 됐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이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분명히 온다. 이런 역할을 4년 내내 잘 하고 싶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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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