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디올백 수사 관전 포인트

용산과 갈등? 특검 방패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검찰이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사건에 관한 고소장이 접수된 지 5개월여 만에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고발인 조사와 영상 분석에 나섰다. 이로 인해 김 여사의 소환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일각에선 김건희 특검법을 막기 위한 검찰과 용산의 짜고 치는 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또 윤석열 대통령을 위한 면죄부를 마련하기 위한 토대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검찰이 ‘김건희 디올백’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지 5개월여 만이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수사 결과를 지켜봐 달라”며 제대로 된 수사를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야당이 ‘김 여사 특별검사법(특검법)’을 밀어붙이며 압박하는 상황서 김 여사를 언제, 어떻게 조사할지에 대한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직무 관련성
처벌 가능성

이 총장은 지난 2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주례 정기보고를 받고 “김건희 여사 관련 청탁금지법 고발사건에 대해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중앙지검은 이 총장 지시에 따라 윤 대통령 부부의 청탁금지법 위반 및 뇌물 수수 혐의 등을 담당하는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에 검사 3명을 추가 투입하는 등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전담수사팀은 이 사건을 시민단체 고발 때부터 수사해 온 형사1부 검사 1명을 비롯해 4차장 산하 반부패수사3부 검사 1명, 공정거래조사부 검사 1명, 범죄수익환수부 검사 1명으로 구성됐다. 

앞서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는 김 여사가 지난 2022년 9월 코바나컨텐츠 사무소서 재미교포 최재영 목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가방을 받는 장면을 몰래 촬영해 지난해 11월 공개했다. 이후 ‘서울의소리’는 100만원 이상 금품을 받는 것을 금지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김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을 고발했다.


‘김건희 디올백’ 사건 수사의 관건은 ‘직무 관련성’과 ‘처벌 가능성’ 여부다. 김 여사가 받은 디올백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된다면 청탁금지법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청탁금지법 제8조 제2항은 공직자 등이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한 푼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또 청탁금지법에서는 공직자 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그 명목과 관계없이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 여사는 영부인으로 청탁금지법서 공직자 등에 포함되지 않아 김 여사의 처벌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윤 대통령이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실을 인지한 뒤 제대로 신고했는지가 또 하나의 쟁점이 될 수 있다.

청탁금지법 제9조 제1항에 따르면 공직자가 배우자의 금품 수수 사실을 안 경우 소속 기관장에 서면 신고, 또는 감독기관·감사원·수사기관이나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지체 없이 신고 시 형사처벌, 과태료 부과가 면제된다.

영상 공개 5개월 만에 검찰총장 약속
고발인 조사·영상 분석…김 여사 소환은?

이번 사건에서는 윤 대통령 본인이 기관장으로, 신고 여부를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옳은지 선례가 없어 법 해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법 해석으로 인한 처벌 여부가 갈리면서 검찰의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총장은 지난 7일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서울중앙지검 일선 수사팀서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처분할 것”이라며 “앞으로 수사 경과와 수사 결과를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수사팀은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이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9일,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을 고발한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었으나 백 대표가 조사기일 연기를 요청해 일정을 다시 조율했다.

다만 최 목사를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 김모 사무총장은 소환했다.

게다가 지난 7일에는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네며 몰래 촬영한 최재영 목사 측에 원본 영상 제출을 요청했다. <서울의소리> 측에도 방송본과 별개로 최 목사로부터 받은 원본 영상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최 목사와 <서울의소리> 측에 원본 영상을 요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고발인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영상을 분석한 다음 최 목사와 김 여사 등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서 검찰의 조사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최고 권부와 관련된 이전 사례를 보면 서면조사부터 관저 방문조사, 제3의 장소 조사까지 가능하다. 이처럼 예우할 경우 검찰총장이 강조한 ‘신속·원칙 수사’에 의문이 생기고, 이후 야당에 특검법 촉구의 빌미를 줄 수 있기에 남은 조사 방식은 직접 소환으로 보인다.

주가조작
수사는?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김 여사를 소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소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이치모터스 사건 재판서 김 여사 계좌 중 최소 3개가 주가조작에 활용된 사실이 인정됐다. 하지만 검찰은 그동안 김 여사에 대해 소환조사하지도, 그렇다고 무혐의 처분하지도 않은 채 2심 상황을 지켜보며 수사하겠다는 입장만 반복해 왔다. 김 여사는 해당 사건으로 고발된 지 무려 4년이 넘었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1심서 유죄를 선고받고 김 여사 계좌가 주가조작에 활용된 점이 인정됐음에도 김 여사가 단순한 전주인지 핵심 공범인지 수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 필요한 수사를 진행했다”며 “김 여사와 관련해서도 서면조사 등 필요한 조사를 진행했으며 권 전 회장 등 관련자들의 2심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 특수통 출신 변호사는 “검찰수사가 정치적이라는 이야기는 윤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계속해서 나왔다”며 “이 같은 오명을 벗기 위해 수사팀을 꾸리고 제대로 된 수사를 한다고 하지만 김 여사를 직접 소환하지 않으면 오명은 그대로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재판 증거로도 인정된 계좌도 무시했는데 이번 사건서 김 여사 소환이 확정됐다고 말할 수 없어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검찰의 김건희 디올백 수수 사건 수사 본격화로 검찰과 대통령실의 ‘갈등설’과 ‘약속 대련설’이 나오고 있다. 용산에 끌려다니기만 하던 검찰이 22대 총선 이후 용산과의 선 긋기에 나섰다는 의혹과 검찰과 용산이 특검법을 무마하기 위해 연기하고 있다는 두 가지 의견이다.

최근 검찰 내부에선 이 총장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부의 여론에 따라 검찰총장이 임기 도중 자리서 쫓겨나듯 물러나는 경우가 있던 것을 생각하면, 이 총장이 이번 수사를 지시한 이유는 검찰 내부의 목소리 때문으로 해석된다. 

37대 김준규 총장은 임기 만료를 한 달여 앞두고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반발해 자리서 물러났다. 당시 후배들의 압박이 상당했다. 또 38대 한상대 총장은 사상 초유의 ‘검란 사태’로 1년 3개월여 만에 쫓겨나듯 옷을 벗었던 전례도 있다.

검찰 내부의 목소리를 들은 이 총장은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계속 언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약속대련
의심, 왜?


지난달 이 총장은 측근 등 주변에 “올 9월 (총장) 임기 만료 전까지 김 여사와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 등 주요 수사를 매듭짓겠다. 후임 총장에게 부담을 넘기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고, 2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의 주례 보고 자리에선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7일에는  ‘신속·엄정 수사’를 기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대통령 부인도 예외 없이 수사한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도 검찰 내부서 강하게 제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총장도 검찰 내부 목소리를 듣고 검찰 조직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껴 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전직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원석 총장은 원칙주의자고 소신이 뚜렷하다는 평을 받아왔다”며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통령 부인 관련 의혹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퇴직한다면 스스로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 이것이 이 총장이 이번 수사를 지시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한 차장검사는 “이 총장이 사건을 대충 털어버리려면 경찰로 내려보내거나 기존 수사팀 내에서 정리하지 않았겠나”라며 “(정권과 무관하게)‘갈 길을 가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게다가 대통령실이 민정수석비서관을 되살리고, 이후 고위급 인사를 통해 검찰 통제에 나설 것으로 보이자 총장이 개별행동에 나섰다는 추측도 나온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의 민정수석 부활이 윤 대통령이 검찰에 대한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려는 것으로 봤다. 박 원내대표는 “가족들과 친인척 비리 등을 사전에 검토하기 위한 부분도 있겠지만 대통령이 검찰 인사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민주당 등 범야권에서는 검찰과 대통령실의 약속 대련으로 보고 있다. 김 여사에 관련된 특별검사(특검) 도입을 막으려고 대통령실과 짜고 나섰다는 것이다.

짜고 치는 판? 면죄부 판 까나
조국 “열심히 하는 생색내기용”

민주당 최민석 대변인은 “고발장이 접수되고 5개월 동안 조금도 움직이지 않던 검찰이 별안간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니 조금도 신뢰가 가질 않는다”며 “오히려 갑작스런 검찰총장의 신속수사 지시가 김건희 여사 특검범을 피해 보려는 꼼수는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박찬대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을 당론으로 재발의하겠다고 공언했다”며 “22대 국회서 김 여사 특검법을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어 보이니 부랴부랴 수사하는 시늉이라도 내며 특검 거부를 위한 명분을 쌓으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빈 수레만 요란한 검찰수사는 특검법에 대한 국민의 요구만 더욱 확산시킬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언제까지 각종 의혹에 둘러싸인 대통령 배우자와 그 배우자를 지키기 위해 사법정의를 무너뜨리는 대통령 때문에 국민이 부끄러워야 하냐”고 질타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그 말을 왜 총선 전에 하지 않았는지 이 총장이 자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검찰수사권에 제약을 가하고 수사·기소 분리 등을 추진할 것이 확실시되니까 갑자기 김 여사에 대해 수사하는 것 같이, 열심히 하는 것처럼 생색을 내는 것”이라고 비꽜다.

이어 “이 총장이 자신의 임기 내에 수사를 끝내겠다는 것은 임기 내에 수사를 철저히 해서 기소하겠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내 선에서 마무리하고 가겠다’, 즉 불기소 처분하고 자신이 다 총대 메겠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에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총장의 발언은 당연한 얘기 아니겠는가”라며 “대통령실이 검찰수사에 대해 언급할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검찰의 김건희 디올백 수사를 두고 ‘꼬리 자르기’라고 보고 있다. 

이재근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청탁금지법에는 배우자 처벌조항이 없다. 다만, 금품을 수수한 공직자가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느냐, 즉 윤석열 대통령이 신고의무를 지켰는지가 밝혀지면 깔끔하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줄 가능성이 크지만, 검찰은 위법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병우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홍익대 법학과 교수)은 “난도가 높지 않은 사건으로 필요하면 수사를 하면 되는데, 검찰총장이 수사 의지를 표명했다”면서 “(김건희 여사 관련)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이 은폐되는 차단막 효과를 기대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상희 공동대표는 “권력형 비리와 관련해, 우리 검찰 조직이 죽은 조직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살아 있는 권력 수사는 검찰총장의 결단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는 조직이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나마나 
불기소?

한편 참여연대는 지난 8일 ‘윤석열정부 2년 검찰보고서‧검사의 나라, 민주주의를 압수수색하다’ 발간 브리핑을 열었다.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한동대 연구교수)은 보고서 종합평가서 “윤석열정부의 지난 2년은 ‘검사의, 검찰에 의한, 검찰을 위한’ 국정운영이었다. 국정 전반이 검찰 사법에 의해 통제되고 재조정되는 ‘국정의 검찰 사법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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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