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가족 모임서 남편만 상석에 앉는 행동이 합당한 것이냐는 자문글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6일, 포털사이트 네이트 내 커뮤니티인 ‘네이트판’에는 ‘가족 모임서 남편만 상석에 앉는 게 맞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결혼 2년 차에 돌 지난 딸 하나 있는 30대 부부’라고 소개한 글 작성자 A씨는 “남편은 1남3녀 중 막내라 누나만 세 명인데 첫째·둘째 누나는 결혼했고, 얼마 전 셋째 누나가 결혼할 사람을 데려온다고 해서 한식당서 만나기로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상견례는 아니었지만 워낙 멀리 사셔서 상견례는 미루고 마련된 인사 자리였다”며 “그날 제가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A씨 식구가 도착한 후 남편 누나 및 매형 2명, 조카 3명이 시부모와 함께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당시 예비 매형이 남편과 A씨와 인사를 나눈 뒤 아기 의자를 챙겨 자리에 앉으려는 찰나, 시부모가 남편에게 자기네 쪽으로 오라고 권유했다.
그는 “저보고는 애들 세 명 있는 자리에 앉으라고 하셨다. 제 딸아이까지 4인석에 애기 의자 놓고 다섯 명이 앉고 남편은 시부모님 옆으로 갔는데 저는 그게 너무 기분이 나빴다”며 “오라고 간다는 놈이나 자기 아들만 챙기는 시부모님이나 다 기분이 나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애들 챙기고 저희 아이까지 본다고 밥은 제대로 먹지도 못했고 기분만 점점 나빠졌다. 후식 나오고 아이들 과일 챙겨주고 있었더니 그제서야 남편이 그런 모습을 보고 저희 옆으로 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A씨는 집으로 가면서 남편에게 “당신이 상석으로 가서 앉으면 나도 그 옆에서 먹어야지. 그게 아니라도 나랑 같이 앉아서 먹는 게 맞다”고 한 마디했다. 그러자 남편은 “좀 이해해주면 안 되느냐. 매번 그런 것도 아니고 이런 일이 흔하느냐?”며 난처해했다.
A씨는 “흔하던 흔하지 않던 시댁 식구들이 하는 행동이 기분이 나쁜 건데 제가 이해해야 하는 거냐”며 “여기 물어보고 (남편이)자기 잘못이라면 사과하겠다고 했다”고 적었다.
해당 글은 11만명 이상의 회원들이 조회했으며 560명의 추천 및 46명의 반대 버튼이 눌렸다(28일 오전 11시30분 기준).
회원들의 댓글 분위기는 대체로 A씨의 주장에 공조하는 분위기다.
베플 1위로 선정된 한 회원은 “영유야 아이들 셋을 내팽개치고 A씨 빼고 상석에 앉자 자기네들끼리 먹고서 이해해달라고 했다고요? 그런 것들이 부모 자격이 있느냐?”며 “그런 사람들을 키워낸 시부모가 개차반이니 그런 자식들이 나왔을 것이다. 콩 심은 데 콩 났다고 생각하시라”고 지적했다.
다른 회원은 “식당서 쓰니(A)의 자리가 쓰니 위치인 것이다. 가족도 아니고 그들로 하여금 보모 노릇이나 하는 하찮은 존재”라며 “아무리 팔은 안으로 굽는다지만 감쌀 걸 감싸시고 님(남편)이 더 나쁜 사람이다. 이번 기회에 쓰니는 가족이 아님이 증명됐으니 똑같이 하면 된다”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보모로 불렀네. 저라면 아이들 클 때까지 시댁 모임에 다신 안 갈 것 같다” “앞으로 식당서 밥 먹을 때마다 님은 아이 보는 보모 노릇을 해야 하는 것” “같이 간 사람을 낼름 버리고 자기 혼자 가서 상석에 앉는 건 남편을 떠나서 인간 이하 아니냐?” “남편아, 반성해라. 당신이 대우받으려면 그만큼 아내를 더 대우해줘야 한다. 아내를 대우해주는 게 당신을 빛나게 하는 것이다” 등 비판과 훈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반면 “저런 일을 당했는데도 그 자리에선 아무 말도 못했다는 게 더 이해가 안 간다” 등의 비판 목소리와 함께 “또또, 주작질”이라며 주작을 의심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haewoo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