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라진’ 민생당 국고보조금 추적

100억원서 460만원만 남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치적 계산에 따라 만들어진 정당은 그 쓰임을 다하자마자 무너져 내렸다. 문제는 껍데기만 남은 듯한 정당에 끊임없이 ‘정당보조금’이라는 이름의 돈이 들어갔다는 점이다. 겉보기에는 다 쓰러져 가는 집처럼 보이는 곳의 이면엔 100억원에 가까운 ‘애먼 돈’이 존재했다. 과연 그 돈은 어디로 갔을까?

4‧10 총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각 정당의 공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공천서 탈락한 정치인을 품기 위한 ‘제3지대’ 정당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선거 공학에 따라 정치적 계산으로 구성된 정당은 지속성이 짧다는 한계를 지닌다. 

창대한 시작
초라한 말로

실제 선거가 마무리되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거대 양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은 다시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서 국민의 외면을 받은 정당이 설 자리는 없다. 정치권의 관심은 물론 국민의 시야서도 빠르게 벗어난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거서 제3지대 정당이 받아 든 결과다. 

2020년 2월24일 창당한 민생당도 같은 절차를 밟고 있다. 민생당은 21대 총선을 2개월 앞두고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의원들이 모여 만든 정당이다. 당시만 해도 현역 의원이 20명에 이르러 민주당,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이어 원내 제3 교섭단체였다.

하지만 총선서 지역구 후보 58명이 전원 낙선했고 정당 득표율은 2.71%에 그쳤다. 비례 배분 기준은 3%로 민생당은 21대 총선서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선거서 의석을 얻지 못한 정당의 현실은 암울했다. 창당 때부터 구심점이 됐던 주요 인사는 물론 실무진까지도 당을 떠났다. 21대 총선이 끝나고 한 달 만에 민생당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꾸렸다. 그리고 22대 총선을 한 달 앞둔 현재까지도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비대위는 전당대회를 열기 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말 그대로 비상 상황서 당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구성되는 기구다. 4년에 가까운 비대위 체제는 그동안 민생당이 얼마나 혼란스러웠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비대위 기간 내내 제기된 민·형사상 소송이 40여건에 달했다. 

21대 총선 참패 이후 2020년 5월29일에 출범한 비대위는 민생당 당헌에 규정된 ‘2021년 상반기 전당대회 개최’를 지키지 못했다. 또 2021년 4월7일 열린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서 처참한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당원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다. 결국 이수봉 당시 비대위원장이 물러나고 이관승·김정기·황한웅(사무총장) 3명이 공동직무대행으로 지명됐다. 

21대 총선 직전 제3지대 등장
현역의원 20명으로 화려했지만…

이후 황 사무총장이 이탈하고 중앙선관위의 대표자 등록으로 이관승·김정기 공동직무대행 체제가 굳어졌다. 이·김 체제는 최소 올해 2월까지 유지된 것으로 확인된다. 그 사이 전당대회가 열리긴 했지만 당원자격 문제로 파행을 겪으면서 4년여의 비대위 체제가 공고하게 이어졌다.

2021년 8월 전당대회가 진행됐고 당시 서진희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됐다. 문제는 총선서 참패한 민생당이 지출을 줄이기 위해 시도당을 축소하는 과정서 불거졌다. 앞서 총선 직후 발족한 비대위는 17개의 시도당을 7개만 남기는 일종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때 해산된 시도당의 당원자격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는 정당법을 근거로 ‘시도당이 소멸하는 경우 해당 시도당의 당원이었던 사람은 당원자격이 상실된다’고 답했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서 후보는 당시 소멸된 시도당 중 하나인 대전시당 소속이었다. 중앙선관위의 답변대로라면 서 후보는 전당대회에 출마할 당시 민생당 당원이 아니었던 셈이다.


민생당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당원들은 해당 내용을 전혀 몰랐다. 민생당 선관위의 당선 무효 선언, 이·김 공동직무대행이 제기한 ‘선거무효 확인 청구 소송’서 1, 2심 재판부가 원고(이관승, 김정기)의 손을 들어 주면서 당권 다툼은 한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그 결과 이 직무대행이 탈당한 지난 2월까지 3년8개월 동안 민생당은 ‘투톱’ 비대위 체제로 운영됐다.

눈여겨볼 부분은 이 기간 동안 민생당에 지급된 정당보조금이다. 민생당은 국회의원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원외정당이지만 21대 총선 이후에도 꾸준히 정당보조금을 받아왔다. 2020년 정당보조금은 총 907억원에 달했는데 20대 총선 임기 말까지 20석의 교섭단체 지위를 유지한 민생당은 117억원의 정당보조금을 받은 바 있다. 

이후 민생당은 21대 총선서 참패했지만 정당보조금은 끊기지 않았다. 정당보조금은 2·5·8·11월에 분기별로 지급되는 경상보조금, 선거 때마다 주는 선거보조금을 통틀어 가리킨다. 중앙선관위는 총선 총 유권자 수를 근거로 보조금 총액을 산출한 뒤 의석수와 득표율 등에 따라 정당에 지급한다. 

민생당은 의석은 없지만 21대 총선 당시 득표율이 2% 이상(2.08%)이어서 보조금 총액의 2%를 배분받는다. 그 액수는 9억5000여만원에 이른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단 1명의 후보를 내고 선거보조금 9억3000여만원을 받았다. 현행법상 보조금 지급 대상인 정당은 후보를 한 명이라도 내면 선거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당권 다툼
복마전

여기에 2022년 기준 37만여명에 이르는 당원이 내는 당비도 1년에 1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경상보조금과 당비로 1년에 10억원, 선거가 있는 해에는 선거보조금까지 20억원가량의 정당보조금을 받는 셈이다.

A씨는 “21대 총선 참패 이후 현재까지 비대위 기간 동안 수십억원의 정당보조금이 지급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20대 국회서 받은 정당보조금까지 합치면 최소 80억원 정도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 민생당 재정 상황은 ‘파탄’에 가깝다. 당직자의 월급을 주지 못한 기간이 있을 정도였다. 분기별로 나오는 경상보조금으로 급한 불을 끄고 선거보조금으로 돌려막는 식이라고 한다. 실제 <일요시사> 취재 결과 지난해 12월13일 기준 민생당 명의의 예금통장서 가용자금은 약 460만원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시도당에 일부 보내고 나면 중앙당이 쓸 수 있는 돈은 수십만원도 남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민생당 당원을 비롯해 관계자들은 한때 100억원에 육박하던 자산이 불과 몇 년 새 완전히 쪼그라든 상황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일요시사>가 한 민생당 당원이 이관승·김정기 공동직무대행을 상대로 제기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준비서면을 입수했다. 2021년 파행으로 치달은 전당대회 이후 재선거를 치르지 않는 공동직무대행에 대해 직무정지를 처분해 달라는 소송이다.

해당 서면에 따르면 이·김 공동직무대행은 “정치자금법상 경상보조금 총액의 30%는 정책연구소, 10%는 시도당, 10%는 여성정치 발전을 위해, 5%는 청년정치 발전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돼있다”며 “경상보조금 2억3000만원 중에서 중앙당이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자금은 45%인 1억400만원에 불과하다. 월로 환산하면 3460만원 정도로 최소한의 활동비, 임대료, 관리비, 세금, 임금 등을 제하면 거의 남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항변했다. 

일각에서는 민생당 재정 고갈의 원인으로 이·김 공동직무대행을 꼽는다. 이들이 직무대행으로 재임하는 동안 예산 사용내역이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김 직무대행의 경우는 민생당 당원의 고발로 경찰 수사가 진행돼 검찰에 송치된 사건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석 없이도
1년에 10억씩

김 직무대행이 민생당 경기도당위원장을 겸임하면서 예산을 마구잡이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문제를 제기한 당원 B씨는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김 직무대행이 ▲조직활동비를 현금으로 받아 증빙 없이 사용했고 ▲조직활동비 일부를 배우자에게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차량을 구입하거나 사업장이 불분명한 업체서 현수막을 제작하는 등의 방식으로 예산을 남용했다고 지적했다. 또 ▲청년정치 인식조사 용역 ▲정책 연구 비용 등 용역비를 집행하는 과정서 업체의 사업장 주소가 불분명하거나 업체가 사라지는 등 의아한 대목이 발견됐다. 

B씨에 따르면 2021년 7월부터 같은 해 12월 말까지 민생당 경기도당서 지출한 내역은 최소 2억2000만원에 이른다. B씨는 김 직무대행과 당시 경기도당 회계책임자인 이모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사건을 맡은 부천원미경찰서는 ▲조직활동비 ▲청년정치 인식조사비 ▲2030 경제인식조사 용역비 등 명목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정치자금을 사적 경비 또는 부정한 용도 등으로 사용한 혐의가 인정돼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2022년 상반기 예산 집행 내역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사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도당위원장 활동비를 증빙 없이 썼다는 의혹, 용역비를 과도하게 집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천경찰청은 활동비 관련한 부분은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 업무상 배임 혐의를 인정해 송치했고 용역비 관련 부분은 불송치했다. 용역비를 돌려받았다는 게 불송치의 근거였다. 

이·김 공동직무대행을 비롯해 총 5명이 ▲정당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당한 사실도 확인됐다. B씨는 “이들은 회의비 명목으로 수백만원씩 받아 가고 공당의 대표는 급여까지 챙겼다. 공당의 대표가 당무지휘권을 가지면서 자신의 급여를 결정하게 되면 도덕적 해이에 빠지고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도 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급여를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B씨는 민생당 내부도 문제지만 정당보조금을 지급하는 중앙선관위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당보조금을 지급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사용내역에 대한 명확한 감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중앙선관위는 매년 2월 정당이 제출한 정당보조금 사용내역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다. 

총선 참패 원외정당 전락
비대위 체제로 3년10개월 

정치자금법 제28조(보조금의 용도제한 등) 4항은 ‘각급 선거관리위원회 위원과 직원은 보조금을 지급받은 정당과 이의 지출을 받은 자, 그 밖에 관계인에 대해 감독상 또는 법의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 보조금 지출에 대해 조사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선관위는 정당이 제출한 내역에 대해서만 조사한다. 법령에 맞게 정당보조금을 사용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정당보조금 사용에 관해서는 당에 재량권을 주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선관위에서 김 직무대행을 비롯한 민생당 관계자를 고발한 건에 대해서는 “고발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민생당의 더 큰 문제는 제기된 의혹이 해결될 조짐이 없다는 점이다. 최근 대법원은 이·김 공동직무대행이 민생당을 상대로 제기한 선거무효 확인 청구 소송서 ‘선거무효’로 판단했던 항소심 판결을 뒤엎고 파기환송했다. 시도당 해산과 당원자격 소멸을 동일선상서 볼 수 없다는 내용이다. 당원자격의 소멸 여부는 당원에게 있다는 취지다.

선거무효 확인 청구 소송의 1, 2심 판결을 비롯해 중앙선관위의 답변까지 뒤집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대법원의 판결로 2021년 8월 전당대회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던 서 후보가 다시 민생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앙선관위서 서 후보를 대표로 등록하면 대표권을 가질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대법원 판결이 지난달 29일에 나오면서 파기환송심 결과는 22대 총선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 직무대행이 출마 선언을 했지만 민생당의 총선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정당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2% 이상의 득표율은 요원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번 총선에 후보를 내면서 받게 될 9억3000만원의 선거보조금 외엔 더 이상 민생당에 들어올 정당보조금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총선 이후 민생당이 공중분해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민생당 당원은 “지금까지 남아 있는 사람들의 목적은 오로지 돈이었을 것”이라며 “선거보조금까지 전부 다 쓰고 당을 해산시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 후보가 대표권을 확보한다고 해도 빚만 남은 상태로 당을 넘겨받거나 사라질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뜻이다. 

마지막 기회
당 해산되나

민생당 당직자는 “(내가 하는 말이) 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선거무효 확인 청구 소송 관련해서는 당 차원서 낼 입장은 없다. 또 고소·고발에 대해서는 당이 당사자가 아닌 이상 개인이 대응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직무대행은 “2월에 탈당했다. 민생당과 관련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김 직무대행은 전화, 문자메시지 등으로 접촉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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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