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치권 뒤흔든 ‘청년페이’ 배후 추적

땅으로 꺼졌나 하늘로 솟았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차철우 기자 = 코인판을 강타했던 ‘스캠 코인’ 논란이 국회까지 드리워졌다. 이름이 언급된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손사래를 치며 관계성을 부인했다. 사건의 발단은 국회서 출범한 청년 단체가 TYP(The Youth Pay·청년페이) 코인을 거래소에 상장하면서다. 단체를 이끌던 박성호 위원장은 경기 고양갑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박 위원장의 1인극으로 단정짓기에는 석연찮은 부분이 눈에 띈다.

한국청년위원회(이하 한청위)는 지난 2021년 12월 국회서 출범식을 마쳤다. 한청위는 ‘청년 문제는 청년이 해결하자’는 슬로건을 기반으로 국회에 청년 정책을 제안하는 비영리기구다. 이들이 발표한 과제 중에는 청년페이의 초기 모델로 지목된 ‘청년 문화바우처 지급’도 있었다. 한청위는 2021년 2월 ‘글로벌 청년페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출범 이전부터 사업에 착수했다.

한탕주의

청년페이는 청년의 자립과 활동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블록체인 기반 사업이다. 사용법은 지역화폐와 비슷한 원리로 작용한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개인 지갑을 생성한 후 등록된 결제수단을 통해 충전·결제하는 방식이다. 한청위는 사업 범위를 넓혀 실물 카드를 발급하거나 제로페이처럼 QR코드를 도입할 예정이었다.

코인 투자자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백서를 읽은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백서 초판본에 따르면, 다수의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명예고문으로 이름을 올렸다. ‘함께하는 사람들’ ‘고문단·자문단·멘토단’이라는 문구를 인용함으로써 마치 국회의원이 청년페이에 힘을 실어주는 것처럼 연출한 것이다.

여기엔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 ▲양승조 전 충남도지사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 장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국민의힘 이동섭 전 의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장경태 의원 ▲민주당 정호준 전 의원 등의 이름이 올라 있다. 이후 백서가 여러 차례 개정되면서 이름이 빠지거나 추가되는 의원도 있었다.


이 중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과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각각 한청위 명예대회장과 대회장으로 선출됐다.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두 사람은 한청위 고문직만 수락했을 뿐, 청년페이는 물론 코인과도 전혀 상관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장 의원은 “출범식 때 대관만 진행했고 그 이후에는 별다른 교류가 없었다”며 “위원장이 국회에 올 때 몇 번 의원실서 차담을 한 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국회는 대한민국의 입법부다. 단어가 주는 신뢰도를 이용하기 위해 박성호 한국청년위원장(이하 위원장)이 여러 정치인과 접촉했을 것이라는 게 한청위 내부 관계자의 주장이다.

국회부의장부터 전·현직 의원까지 뒷말
단독 입수 ‘프라이빗 세일 문서’ 보니…

박 위원장은 평소 정치인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등 주변 사람에게 ‘국회 인맥’을 자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관계자는 “정치를 잘 모르는 일반인에게 ‘국회의원’ ‘정치인’ 같은 단어를 들먹이며 투자자에게 신뢰를 쌓으려 했던 것 같다”며 “초반에 함께 일하다가 낌새가 이상해 그만뒀는데 이런 사기극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투자자를 확보한 청년페이는 2022년 3월부터 8월까지 가상자산 해외거래소인 핫빗·유니스왑·MEXC(맥스)를 통해 코인을 발행했다. 코인 전문가에 따르면 세 거래소 모두 거래량이 적은 하위 기관이며 리딩방을 통해 ‘프라이빗 세일’ 같은 수법으로 돈을 챙긴 뒤 잠적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실제 한청위는 ‘2022년 청년페이 프라이빗 세일’이라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해 투자자에게 사업 개요를 발표했다. 프라이빗 세일이란 비공개로 진행하는 ICO(초기 코인 공개)로 혜택 비율이 높지만 그만큼 투자 금액도 커 위험성이 존재한다.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입수한 해당 문서에는 ‘거래소 상장 계획’ ‘TYP 심화 내용’ 등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 명시됐다. “국회가 주도하는 컨퍼런스에 당당히 참가! 스캠 코인 이미지 X(없음), 국회와 함께!”라는 홍보 문구를 비롯해 “절대 거래소 이름을 누설하지 말아달라”는 경고문도 적혀 있었다.

역시나 여러 정치인의 사진과 이름이 게시됐으며 반원익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전 상근부회장이 새로운 명예고문으로 이름을 올렸다.

청년페이는 상장 당일 -30%, 9월 이후 -80%까지 하락했고 결국 상장 폐지 절차를 밟았다. 청년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한 청담동의 프랜차이즈 가게 역시 어플리케이션이 작동되지 않아 사용률은 0%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원성은 날로 높아졌지만 박 위원장의 정치 행보는 계속됐다. 2022년 10월, 박 위원장은 청년정책조정위원으로 발탁됐으며 지난달 6일에는 국민의힘으로 입당해 고양갑 후보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시기와 맞물려 유명 유튜버가 다수 연루된 ‘위너즈 코인 게이트’ 논란이 불거지면서 청년페이도 덩달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블록체인 기반 스포츠 플랫폼 ‘위너즈’의 최승정 전 대표가 스캠 코인(사기 가상화폐) 사건에 휘말렸는데, 그가 위너즈 코인 외에도 ‘GDG(골든골)’와 청년페이의 배후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최승정-박성호 SNS 맞팔하는 사이
‘피카 코인’ 송자호 대표와도 찰칵

결국 박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공천서 배제됐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한청위가 관리하던 모든 SNS도 비공개로 전환됐다. 박 위원장은 “나도 피해자”라고 호소하면서도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입장을 듣기 위해 <일요시사> 취재진은 한청위 강남지국(청담동), 양천지국(목동), 본점(여의도)을 방문했다. 한 군데는 이미 공실이었으며 나머지 두 곳은 2019~2021년부터 지금까지 다른 회사가 입실한 상태였다. 사무실 우편함에는 오래전 발송된 것으로 추정되는 우편물이 꽂혀 있었는데 한청위 집행부나 박 위원장과는 관계없는 이름이었다.

변변한 사무실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서 거액을 끌어들이기 위해 투자자를 모집한 셈이다.

복수의 관계자는 입 모아 박 위원장이 정치자금을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박 위원장은 운동인 출신으로 코인에 대해서는 무지해 보였다”며 “위원장보다 더 윗선이 있을 것”이라고 공통된 의혹을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위원장은 “지금 나오는 기사들만 봐도 누군지 알 것 같다”면서도 “박 위원장의 배후나 뒷배에 대해 정확히 몰라 시원하게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박 위원장과 최 전 대표는 서로의 SNS를 ‘맞팔’하는 사이다. ‘정치에 입문하려는 청년과 스캠 코인 의혹을 받는 인물의 관계’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밖에도 청년페이와 제휴를 맺은 가게의 대표 역시 박 위원장·최 대표와 맞팔이다. 가상자산 시세를 조종 혐의를 받는 동원그룹 장남이자 피카(PICA) 코인 발행사 대표인 송자호씨와 박 위원장이 함께 찍은 사진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기도 했다.

송씨와 공동대표 성해중씨는 ‘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리는 이희진·이희문 형제와 비즈니스 관계로 알려졌다. 실타래 같은 관계도로 미뤄봤을 때 위너즈·청년페이 게이트에 연루된 인물은 유명 유튜버 이상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언제쯤?

정영권 위너즈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위너즈 코인은 스캠 코인과 무관하다”며 “유튜버가 위너즈와 관련해 ‘사기’를 운운하거나 ‘범죄조직과의 관련성’ 등을 언급한 점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 위원장과 ‘형 동생 하는 사이’라고 주장한 한 구의원은 사건 발생 이후 그가 잠적했다고 전했다. <일요시사>는 박 위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번 통화를 시도했으나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답장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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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입에 삼키기엔 너무 컸던 걸까?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카카오가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이브와의 전쟁서 이겼지만 ‘상처뿐인 승리’가 된 모양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공룡 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불과 몇 년 만에 국민 기업서 밉상 기업으로 전락했다. ‘카카오톡’이 전 국민의 메신저가 될 때까지만 해도 카카오의 미래는 밝았다. 카카오톡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배경으로 사업을 확장했던 초기에도 부정적인 여론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골목상권 침해, 쪼개기 상장 등의 문제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국민 기업 밉상 기업 카카오가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2~3월 하이브와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전 과정서 일어난 일이 사법 리스크로 되돌아오는 모양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어울리는 결말이다. 승자의 저주는 경쟁에서는 이겼지만 그 과정서 과도한 비용을 사용해 후유증을 겪는 상황을 뜻한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지난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 인수 과정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올릴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카카오가 지난해 2월 2400억원을 동원해 553차례에 걸쳐 SM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주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지난해 2월16~17일, 27일 원아시아파트너스가 1100억원을 먼저 투입하고 같은 달 28일 카카오가 뒤이어 13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를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변호인단은 김 위원장이 SM 지분 매수 과정서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 없으며 지분 매수는 정상적 장내 매수였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카카오 내부는 당혹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영장을 청구한 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첫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영장전담판사가 배정된 점 등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하이브와 크게 벌인 ‘쩐의 전쟁’ 경영권 차지했지만 사법리스크↑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20시간의 밤샘 조사에서 “SM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수 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아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사 이후 8일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의 혐의를 입증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해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카카오 임직원 간 메시지를 비롯해 김 위원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관계자의 통화 녹취,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은 혈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했다. SM은 K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연예기획사로 H.O.T,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EXO, NCT, 에스파, 라이즈 등의 유명 보이·걸그룹을 배출한 ‘아이돌 명가’로 알려져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를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인수전은 K팝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SM 인수전의 시작은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설서 시작됐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설립자로 SM 소속 가수를 좋아하는 팬덤 사이에서는 ‘수만 아버지’로 불리는 등 일종의 개척자로 여겨지고 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돌았을 당시 카카오, 네이버 등이 매수자로 언급되곤 했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파트너스)이 SM 지배구조를 문제 삼으면서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특히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전 프로듀서 소유의 라이크기획이 SM과의 내부거래로 주주가치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SM이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내부 갈등이 촉발됐다. 급히 먹다 탈 났나? 이 과정서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현 SM 경영진이 얼라인파트너스,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이 전 프로듀서 측과 완벽한 대립각을 세운 현 SM 경영진은 ‘SM 3.0’을 발표하고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로 전환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SM 경영진이 지난해 2월7일 카카오가 신주와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지분 9.05%를 확보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찾은 동앗줄은 하이브였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공시 다음 날 법원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기했다. 그리고 2월9일 자신이 보유한 SM 지분 18% 중 14.8%를 하이브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이브는 SM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해 지분을 추가로 25%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SM 인수전이 카카오와 하이브의 대결로 압축됐다. SM 인수전은 한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했다. 법원이 이 전 프로듀서가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하이브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가 공개매수가 실패한 사실이 드러나자 카카오가 반격하는 식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3월7일부터 SM의 지분 35%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 약 833만주에 달하는 주식으로 총 1조2500억원이 투입되는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SM 인수전은 하이브가 카카오가 시작한 ‘쩐의 전쟁’서 한발 물러나면서 변곡점을 맞게 됐다. 쇄신 노력 ‘물거품’ 이후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SM 인수전이 마무리됐다. 지난해 3월12일 하이브는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SM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원동력인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고자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또 다른 공룡 기업의 탄생이었다. 하지만 카카오가 SM을 인수하기 위해 벌인 ‘쩐의 전쟁’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하이브는 당시 SM 인수전서 발을 뺀 뒤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SM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넘어 한때 13만원까지 급등한 점을 문제 삼았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비정상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시세를 조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은 지난해 10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와 카카오법인을 검찰에 넘겼다. 지난 11월에는 김범수 당시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홍은택 대표, 김성수·이진수 카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이사 등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등 카카오 수사에 열을 올렸다. 시세조종 의혹 창업자에 칼끝 댔다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잃을 수도 카카오는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금감원이 카카오 경영진과 함께 카카오법인까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카카오뱅크를 잃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 법인이 벌금 이상의 형을 받으면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한 카카오가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는데 이때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간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SM 인수전 과정서 제기된 시세조종 의혹으로 카카오는 창업자 구속 가능성과 알짜배기 기업을 놓칠 가능성을 함께 안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의 쇄신 노력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새 대표이사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전 대표를 선임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 대표도 바꿨다. 계열사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독립기구인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도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김 의장을 비롯한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쇄신작업은 물론 기업 전체 동력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그룹 덩치를 줄이기 위해 알짜배기만 남겨두고 일부 자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쪼개기 상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어렵게 인수한 SM 역시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은 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몸집 줄여 해결될까?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카카오는 SM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문어발식 기업 인수, 계열사 확장 과정서의 잡음으로 수사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서 김성수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준호 당시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카카오의 운명이 연이은 사법 리스크에 잠식되는 모양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