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이재명과 붙는’ 유동규를 만나다

“악마 잡으러 간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박희영 기자 = ‘대장동 키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정치권에 입문했다. 국민의힘이 아닌 자유통일당이다. 법정서 ‘차마 하지 못한 말’을 쏟아내기 위해서일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유 전 본부장은 증인과 피고인이 아닌 후보 간 토론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일요시사>와 만난 그는 ‘폭로전’이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법정서 거짓말을 지속하고 있다. 악마는 막아야 하지 않겠냐.” 4·10 총선 출마를 선언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14일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한 말이다. 유 전 본부장의 총선 출마는 지난달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잡겠다”며 각오를 내비쳤지만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소속이라는 점이 오히려 ‘악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갑작스러운
정치 행보

유 전 본부장이 정치 입문을 선언한 곳은 서울 여의도 자유통일당 중앙당사다. 지난 14일 그는 자유통일당 입당과 4·10 총선 출마를 동시에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껍데기밖에 안 남은 이재명이 여러분이 주신 표로 방탄조끼를 만들어 입는 꼴은 못 보겠어서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마주한 위기는 이재명이라는 존재로 대표되는 종북 좌파 세력의 패악서 비롯된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는 자유통일당이라고 생각한다”고 입당 배경을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부패 척결을 외치고 있지만 지금 가장 부패하고 독재하는 정당은 민주당”이라며 “이번 선거는 이재명과 손잡고 재판받으러 가고 돌아와서 유세하는 모습들을 국민에게 보여드려서 참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초중순부터 자유통일당 입당을 준비해 왔다. 평소 전 목사의 유튜브 설교를 즐겨듣는 누나가 전 목사를 만나 보라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 출소 후 스스로 그를 찾아가 상담을 신청한 게 계기가 됐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은 “구체적으로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입당을 추천해 준 사람들도 있었다. 직접 만나보니 언론과 정치권서 규정된 ‘극우’이거나 극단적으로 위험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출마가 이 대표를 잡기는 힘들어도 ‘흠집 내기’는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장동 재판’서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이 신빙성을 인정받아 이 대표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유 전 본부장의 총선 출마가 이 대표의 행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법정서 혐의를 부인함과 동시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 6월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서 이 대표는 정민용 변호사가 2017년 6월12일 대장동 사업의 배당 이익 관련 결재를 받을 때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과 동행했다고 하자 “두 사람에게 관련 보고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 지역구 인천 계양을 출마 선언
‘대장동 키맨’은 왜 ‘극우’ 선택?

유 전 본부장은 호주 출장 당시 낚시와 골프 일정처럼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서로 아는 사이였다는 것을 구체화하는 진술을 이어갔다.

신문 과정서 유 전 본부장에게 검사가 “증인은 이재명이 김문기를 모른다는 발언이 거짓말이라는 건데, 거짓말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냐”고 물었고, 유 전 본부장은 “모면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검찰이 “김문기가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보느냐”고 묻자 “(김 전 처장이)이재명 쪽에 정보를 많이 줬다”며 “민감한 시기에 경기도청서 연락 와서 ‘대장동 사업은 아무 문제 없다’는 서류 만드는 것을 도왔다. 심적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대표)은 대장동 사업이 본인의 최대 치적이라고 당시에 홍보했는데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뭔가를 부인하기 위한 말을 한다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이재명을 오래 봤고 보고도 많이 했다. 그래서 안타까웠던 게 당시에 그냥 ‘김문기 안다’고 하고 그냥 ‘안타깝다’라고 해도 될 텐데. 왜 유가족 가슴에 못 박는지. 왜 저랬을까?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26일 대장동 12차 공판에서는 고성이 오갔다. 취재진의 “지난번 재판에선 건강상 이유로 먼저 퇴정했는데 오늘은 진행에 문제가 없느냐”는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에 들어선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을 직접 신문하며 강하게 몰아붙였다.

반대신문서 이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유 전 본부장에게 2013년 남욱 변호사에게 3억원을 요구한 사실에 대해 캐물었다.

대장동
재판은?

변호인이 “돈을 요구한 것이 채무 관계로 어려워서 그랬던 거 아니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그렇지 않다”며 “채무 관계는 2012년에 있던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채무 관계는 2012년쯤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과 마신 술값 때문에 철거업자 강모씨에게 4000만원의 빚을 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이 당초 채무를 이유로 3억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었는데 진술이 달라진다며 추궁했다. 유 전 본부장도 “뭐가 달라졌는지 말하라”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이 강씨에게 3억원의 차용증을 써준 점을 지적했다.

“강씨로부터 4000만원을 빌린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 3억원짜리 차용증을 왜 써주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강씨와)친구같이 지냈던 사이”라며 “그런데 철거 얘기가 나오면서 완전히 분위기가 달라졌고 시끄러울 것 같았다”고 응수했다. 이어 “강씨가 철거사업을 한다고 (3억원을)빌렸다고 했다. (강씨의 지인이)동네, 사무실까지 찾아왔다”고 말했다.

또 “이건 재판과 상관없는데 프레임을 씌우려 하느냐”며 “음모론을 내세우고 만들고 이런 데 너무 익숙하신 것 은데 좀 자제하시는 게 좋지 않나 싶다. 제대로 알아보시고 관계지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뇌물을 받았는데, 폭로하겠다고 겁을 주니까 3억원의 차용증을 써줬고 1억5000만원을 갚은 거 아니냐. 이 돈을 갚기 위해서 남욱에게 급하게 요구한 거 아니냐”고 따졌다.

유 전 본부장은 “뇌물이 아니다. 그게 왜 뇌물이냐?” “소설 쓰지 마시라. 그 사람이 이재명 잘 아는 건달 아니냐?”고 직격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위기 모면에만 신경 써 계양을 지역관리를 제대로 해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가장 시급한 ‘교통문제’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희룡과
3파전 구도

유 전 본부장은 “구속을 피하기 위한 ‘방탄’에만 몰두한 결과다. 현재 계양 지역구에 거주하시는 분들의 가장 큰 염원은 교통문제 해결이다. 예나 지금이나 나아진 게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계양 지역에 미분양 아파트도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인천서 순위권에 오를 정도다. 부동산 문제도 있겠지만 대장홍대선을 부천 대장서 계양 테크노밸리와 박촌역까지 연장하면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전 본부장이 계양을에 출사표를 내던지면서 이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3파전 구도가 될 전망이다. 그의 정치권 입문이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가질지는 알 수 없다. 오히려 악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원 전 장관에게는 불리한 지형이 형성됐다는 평가다.

실제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의 당선 저지를 위해 나왔고 보수당인 자유통일당 소속이라 원 전 장관과 지지층이 겹치는 편이다. 다만 유 전 본부장 출마가 이 대표 반대 세력의 결집을 일으켜 원 전 장관으로 표 몰아주기 현상도 일부 나타날 수 있다.

유 전 본부장은 “현재 시점부터 원 전 장관과의 단일화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정치는 생물이다. 토론 이후 내가 부족하면 사퇴하고 부족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끝까지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이 대표를 막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 원 전 장관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면 날 지지해 준 분들에게 당연히 원 전 장관을 지지해 달라고 부탁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유 전 본부장은 자유통일당 입당 전 국민의힘과 접촉한 바 없다고 했다. 먼저 입당하려 했거나 제의를 받은 적도 없다는 설명이다.

유 전 본부장은 “본래 정치권에 입문하려 각오한 게 아니다. 이 대표를 막기 위한 선택이었다. 근처서 일했던 이의 죽음을 모르쇠로 일관하는 악마는 막아야 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전광훈 이끄는 자유통일당 파괴력 미지수
“1위 현실성 없어” 국힘과 단일화 관측도

이어 “타 보수정당들도 있지만 자유통일당이 보수정당 중에서 가장 결집력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자유통일당에 대한 시선은 그리 좋지 않다. 유 전 본부장은 언론과 정치권이 씌운 프레임이라고 주장했으나 그간 자유통일당이 보여온 행보를 들여다보면 ‘극단적’ 성향을 찾아보기 쉽다.

대표적으로 부정선거론이 있다. 일부 국민의힘 인사들도 이 ‘음모론’에 탑승한 바 있다. 특히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020년 4·15 총선과 2021년 11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 뒤 줄곧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왔다. 당시 여권 내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는 부정선거 시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기를 쓰고 있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낡은 음모론에 휘말리는 건 총선 필패라는 게 현 지도부의 생각이다. 검증되지 않은 의혹은 들여다보거나 검토할 대상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의힘은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전투표 진행 시 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에 직접 도장을 찍지 않고 인쇄 날인으로 대체하도록 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관행을 공개적으로 문제삼았다.

유 전 본부장의 기자회견서 한 유튜버가 “부정선거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공정한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검증해야 한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원 전 장관과 유 전 본부장 간 단일화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둘이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 최소한 ‘오월동주’는 될 것이라고 본다. 유 전 본부장의 목표가 진정성 있는 정치보다는 이 대표 제거다. 특히 계양 지역은 보수가 약세인 곳”이라고 분석했다.

여권 관계자도 “원 전 장관 측이 이 대표를 압승할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는 아니다. 아직 두 달이 남았지만 유 전 본부장과의 협력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카드”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원 전 장관 측은 유 전 본부장과의 단일화에 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원 전 장관과 윤형선 예비후보는 지난 14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공천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 대한 공격보단 지역발전이 더욱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원 전 장관은 면접 후 “대선 때 했던 공격을 다시 내세우기보단 민주당이 25년 동안 내팽개친 지역발전과 대한민국 미래의 희망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며 “이 대표 주변이 하나씩 무너지고 있다. 끝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달갑지 않은
차가운 시선

윤 후보는 “이 대표 비리와 범죄사실을 얘기하는 것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 전 본부장이 지역구에 온 건 정치 희화화”라며 “출마가 우리 지역구민들의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 전 본부장은 원 전 장관과의 단일화나 협력 얘기가 논의되는 게 불편한 모양새다. 그는 “기자회견이 있는 날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건 자유통일당 당원들 입장서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 치 앞도 알 수 없고 여러 열린 선택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현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만 드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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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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