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이재명과 붙는’ 유동규를 만나다

“악마 잡으러 간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박희영 기자 = ‘대장동 키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정치권에 입문했다. 국민의힘이 아닌 자유통일당이다. 법정서 ‘차마 하지 못한 말’을 쏟아내기 위해서일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유 전 본부장은 증인과 피고인이 아닌 후보 간 토론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일요시사>와 만난 그는 ‘폭로전’이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법정서 거짓말을 지속하고 있다. 악마는 막아야 하지 않겠냐.” 4·10 총선 출마를 선언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14일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한 말이다. 유 전 본부장의 총선 출마는 지난달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잡겠다”며 각오를 내비쳤지만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소속이라는 점이 오히려 ‘악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갑작스러운
정치 행보

유 전 본부장이 정치 입문을 선언한 곳은 서울 여의도 자유통일당 중앙당사다. 지난 14일 그는 자유통일당 입당과 4·10 총선 출마를 동시에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껍데기밖에 안 남은 이재명이 여러분이 주신 표로 방탄조끼를 만들어 입는 꼴은 못 보겠어서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마주한 위기는 이재명이라는 존재로 대표되는 종북 좌파 세력의 패악서 비롯된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는 자유통일당이라고 생각한다”고 입당 배경을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부패 척결을 외치고 있지만 지금 가장 부패하고 독재하는 정당은 민주당”이라며 “이번 선거는 이재명과 손잡고 재판받으러 가고 돌아와서 유세하는 모습들을 국민에게 보여드려서 참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초중순부터 자유통일당 입당을 준비해 왔다. 평소 전 목사의 유튜브 설교를 즐겨듣는 누나가 전 목사를 만나 보라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 출소 후 스스로 그를 찾아가 상담을 신청한 게 계기가 됐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은 “구체적으로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입당을 추천해 준 사람들도 있었다. 직접 만나보니 언론과 정치권서 규정된 ‘극우’이거나 극단적으로 위험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출마가 이 대표를 잡기는 힘들어도 ‘흠집 내기’는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장동 재판’서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이 신빙성을 인정받아 이 대표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유 전 본부장의 총선 출마가 이 대표의 행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법정서 혐의를 부인함과 동시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 6월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서 이 대표는 정민용 변호사가 2017년 6월12일 대장동 사업의 배당 이익 관련 결재를 받을 때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과 동행했다고 하자 “두 사람에게 관련 보고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 지역구 인천 계양을 출마 선언
‘대장동 키맨’은 왜 ‘극우’ 선택?

유 전 본부장은 호주 출장 당시 낚시와 골프 일정처럼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서로 아는 사이였다는 것을 구체화하는 진술을 이어갔다.


신문 과정서 유 전 본부장에게 검사가 “증인은 이재명이 김문기를 모른다는 발언이 거짓말이라는 건데, 거짓말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냐”고 물었고, 유 전 본부장은 “모면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검찰이 “김문기가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보느냐”고 묻자 “(김 전 처장이)이재명 쪽에 정보를 많이 줬다”며 “민감한 시기에 경기도청서 연락 와서 ‘대장동 사업은 아무 문제 없다’는 서류 만드는 것을 도왔다. 심적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대표)은 대장동 사업이 본인의 최대 치적이라고 당시에 홍보했는데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뭔가를 부인하기 위한 말을 한다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이재명을 오래 봤고 보고도 많이 했다. 그래서 안타까웠던 게 당시에 그냥 ‘김문기 안다’고 하고 그냥 ‘안타깝다’라고 해도 될 텐데. 왜 유가족 가슴에 못 박는지. 왜 저랬을까?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26일 대장동 12차 공판에서는 고성이 오갔다. 취재진의 “지난번 재판에선 건강상 이유로 먼저 퇴정했는데 오늘은 진행에 문제가 없느냐”는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에 들어선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을 직접 신문하며 강하게 몰아붙였다.

반대신문서 이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유 전 본부장에게 2013년 남욱 변호사에게 3억원을 요구한 사실에 대해 캐물었다.

대장동
재판은?

변호인이 “돈을 요구한 것이 채무 관계로 어려워서 그랬던 거 아니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그렇지 않다”며 “채무 관계는 2012년에 있던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채무 관계는 2012년쯤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과 마신 술값 때문에 철거업자 강모씨에게 4000만원의 빚을 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이 당초 채무를 이유로 3억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었는데 진술이 달라진다며 추궁했다. 유 전 본부장도 “뭐가 달라졌는지 말하라”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이 강씨에게 3억원의 차용증을 써준 점을 지적했다.

“강씨로부터 4000만원을 빌린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 3억원짜리 차용증을 왜 써주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강씨와)친구같이 지냈던 사이”라며 “그런데 철거 얘기가 나오면서 완전히 분위기가 달라졌고 시끄러울 것 같았다”고 응수했다. 이어 “강씨가 철거사업을 한다고 (3억원을)빌렸다고 했다. (강씨의 지인이)동네, 사무실까지 찾아왔다”고 말했다.

또 “이건 재판과 상관없는데 프레임을 씌우려 하느냐”며 “음모론을 내세우고 만들고 이런 데 너무 익숙하신 것 은데 좀 자제하시는 게 좋지 않나 싶다. 제대로 알아보시고 관계지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뇌물을 받았는데, 폭로하겠다고 겁을 주니까 3억원의 차용증을 써줬고 1억5000만원을 갚은 거 아니냐. 이 돈을 갚기 위해서 남욱에게 급하게 요구한 거 아니냐”고 따졌다.

유 전 본부장은 “뇌물이 아니다. 그게 왜 뇌물이냐?” “소설 쓰지 마시라. 그 사람이 이재명 잘 아는 건달 아니냐?”고 직격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위기 모면에만 신경 써 계양을 지역관리를 제대로 해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가장 시급한 ‘교통문제’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희룡과
3파전 구도

유 전 본부장은 “구속을 피하기 위한 ‘방탄’에만 몰두한 결과다. 현재 계양 지역구에 거주하시는 분들의 가장 큰 염원은 교통문제 해결이다. 예나 지금이나 나아진 게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계양 지역에 미분양 아파트도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인천서 순위권에 오를 정도다. 부동산 문제도 있겠지만 대장홍대선을 부천 대장서 계양 테크노밸리와 박촌역까지 연장하면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전 본부장이 계양을에 출사표를 내던지면서 이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3파전 구도가 될 전망이다. 그의 정치권 입문이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가질지는 알 수 없다. 오히려 악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원 전 장관에게는 불리한 지형이 형성됐다는 평가다.

실제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의 당선 저지를 위해 나왔고 보수당인 자유통일당 소속이라 원 전 장관과 지지층이 겹치는 편이다. 다만 유 전 본부장 출마가 이 대표 반대 세력의 결집을 일으켜 원 전 장관으로 표 몰아주기 현상도 일부 나타날 수 있다.

유 전 본부장은 “현재 시점부터 원 전 장관과의 단일화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정치는 생물이다. 토론 이후 내가 부족하면 사퇴하고 부족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끝까지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이 대표를 막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 원 전 장관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면 날 지지해 준 분들에게 당연히 원 전 장관을 지지해 달라고 부탁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유 전 본부장은 자유통일당 입당 전 국민의힘과 접촉한 바 없다고 했다. 먼저 입당하려 했거나 제의를 받은 적도 없다는 설명이다.

유 전 본부장은 “본래 정치권에 입문하려 각오한 게 아니다. 이 대표를 막기 위한 선택이었다. 근처서 일했던 이의 죽음을 모르쇠로 일관하는 악마는 막아야 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전광훈 이끄는 자유통일당 파괴력 미지수
“1위 현실성 없어” 국힘과 단일화 관측도

이어 “타 보수정당들도 있지만 자유통일당이 보수정당 중에서 가장 결집력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자유통일당에 대한 시선은 그리 좋지 않다. 유 전 본부장은 언론과 정치권이 씌운 프레임이라고 주장했으나 그간 자유통일당이 보여온 행보를 들여다보면 ‘극단적’ 성향을 찾아보기 쉽다.

대표적으로 부정선거론이 있다. 일부 국민의힘 인사들도 이 ‘음모론’에 탑승한 바 있다. 특히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020년 4·15 총선과 2021년 11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 뒤 줄곧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왔다. 당시 여권 내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는 부정선거 시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기를 쓰고 있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낡은 음모론에 휘말리는 건 총선 필패라는 게 현 지도부의 생각이다. 검증되지 않은 의혹은 들여다보거나 검토할 대상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의힘은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전투표 진행 시 투표관리관이 투표용지에 직접 도장을 찍지 않고 인쇄 날인으로 대체하도록 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관행을 공개적으로 문제삼았다.

유 전 본부장의 기자회견서 한 유튜버가 “부정선거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공정한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검증해야 한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원 전 장관과 유 전 본부장 간 단일화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둘이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 최소한 ‘오월동주’는 될 것이라고 본다. 유 전 본부장의 목표가 진정성 있는 정치보다는 이 대표 제거다. 특히 계양 지역은 보수가 약세인 곳”이라고 분석했다.

여권 관계자도 “원 전 장관 측이 이 대표를 압승할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는 아니다. 아직 두 달이 남았지만 유 전 본부장과의 협력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카드”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원 전 장관 측은 유 전 본부장과의 단일화에 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원 전 장관과 윤형선 예비후보는 지난 14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공천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 대한 공격보단 지역발전이 더욱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원 전 장관은 면접 후 “대선 때 했던 공격을 다시 내세우기보단 민주당이 25년 동안 내팽개친 지역발전과 대한민국 미래의 희망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며 “이 대표 주변이 하나씩 무너지고 있다. 끝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달갑지 않은
차가운 시선

윤 후보는 “이 대표 비리와 범죄사실을 얘기하는 것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 전 본부장이 지역구에 온 건 정치 희화화”라며 “출마가 우리 지역구민들의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 전 본부장은 원 전 장관과의 단일화나 협력 얘기가 논의되는 게 불편한 모양새다. 그는 “기자회견이 있는 날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건 자유통일당 당원들 입장서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 치 앞도 알 수 없고 여러 열린 선택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현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만 드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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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