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PGA 코리안 투어 결산

성공리에 끝난 역대급 잔치

지난해 시즌 KPGA 코리안 투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선수들은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며 팬들에게 즐거움과 환희를 안겨줬다. 치열한 승부와 그 속에서 탄생한 여러 기록을 되짚어봤다.

지난해 ‘주인공’은 바로 함정우(29, 하나금융그룹)였다. ‘투어 6년차’였던 함정우는 시즌 18번째 대회인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제네시스 포인트 1위로 뛰어올랐다. 이후 최종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까지 선두 자리를 지켜내며 생애 첫 ‘제네시스 대상’을 품에 안았다.

별 중의 별
대세 입증

꾸준한 활약이 원동력이었다. 함정우는 시즌 전 대회인 22개 대회에 출전했다. TOP10에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우승 포함 11회 진입해 콜대원 TOP10 피니시 부문서 1위에 위치했고, 단 1개 대회를 제외한 21개 대회서 컷 통과에 성공했다. 특히 시즌 막판 5개 대회서는 무려 TOP5에 4회나 자리했다.

함정우는 “투어 데뷔 후 매해 목표로 삼았던 상을 받게 돼 정말 기쁘고 행복하다”며 “한 시즌동안 고른 활약을 펼쳤다는 것을 증명함과 동시에 투어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가족을 비롯해 곁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이야기했다.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한 함정우는 ▲보너스 상금 1억원 ▲제네시스 차량 1대 ▲투어 시드 5년 ▲PGA투어 큐스쿨 최종전 직행 자격 ▲DP월드투어 시드 1년 등을 획득했다. 또 상금 6억3252만3863원을 쌓아 제네시스 상금순위 3위에 랭크됐고, 개인 최다 상금(2021년, 4억9785만415원) 기록을 경신했다.


개막전 ‘제18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부터 최종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까지 진행된 22개 대회서 19명의 우승자가 탄생했다. 시즌 다승자는 2명으로, 1999년생 ‘동갑내기’ 고군택(24, 대보건설)과 정찬민(24, CJ)이 그 주인공이었다. 

고군택은 ‘제18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아너스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 ‘제39회 신한동해오픈’서 우승컵을 품에 안으면서, 2018년 3승을 달성한 박상현 이후 5년 만에 투어서 3승을 거둔 선수가 됐다. 정찬민은 ‘제42회 GS칼텍스 매경오픈’과 ‘골프존-도레이 오픈’서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최초 입장객 20만명 돌파
22개 대회서 홀인원 16개 양산

아마추어 우승자는 2명이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골프종목 단체전서 금메달을 목에 건 조우영(22, 우리금융그룹)과 장유빈(21)이 각각 ‘골프존 오픈 in 제주’와 ‘KPGA 군산CC 오픈’서 우승했다. 아마추어 선수가 한 시즌에 2승을 거둔 것은 2013년 ‘군산CC 오픈’과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서 우승한 이수민(30, 우리금융그룹)과 이창우(30) 이후 약 10년 만이다. 반면 신인 우승자는 없었다.

생애 첫 승을 만들어 낸 선수는 총 8명이었다. 이 명단에는 앞에서 열거한 ▲고군택 ▲정찬민 ▲조우영 ▲장유빈을 비롯해 ‘SK텔레콤 오픈’서 우승한 백석현(33),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우승자 김동민(25, NH농협은행), ‘제66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최승빈(22, CJ),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서 우승한 김찬우(24) 등이 포함됐다.

19명의 우승자 가운데 20대 우승자는 ▲고군택 ▲정찬민 ▲조우영 ▲장유빈 ▲김동민 ▲최승빈 ▲김찬우 ▲임성재(25) ▲이재경(24, CJ), ▲함정우 ▲신상훈(25) 등 11명이다. 2022년 6명에 비해 5명 늘어났다.

30대 우승자는 백석현을 필두로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서 우승한 양지호(34), ‘코오롱 제65회 한국오픈’서 우승을 따낸 한승수(37, 하나금융그룹), ‘LX 챔피언십’ 우승자 김비오(33, 호반건설), ‘iMBank 오픈’ 챔피언 허인회(36, 금강주택),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서 우승한 엄재웅(33, 우성종합건설) 등 6명이다.


40대 우승자는 ‘KOREA C  HAMPIONSHIP PRESENT ED BY GENESIS’서 우승한 스페인의 파블로 라라사발(40)과 ‘제네시스 챔피언십’서 정상에 오른 박상현(동아제약) 등 2명이다.

필드 몰아친
젊은 피 활약

최연소 우승자는 21세6개월17일의 나이로 ‘KPGA 군산CC 오픈’서 우승을 달성한 장유빈이다. 최고령 우승자는 39세5개월21일의 나이로 ‘제네시스 챔피언십’서 우승한 박상현이다. 3년 연속 우승에 성공한 선수는 박상현과 김비오다.

박상현은 2021년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 ‘DGB금융그룹 어바인 오픈’, 2022년 ‘제17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지난해 ‘제네시스 챔피언십’서 우승했다. 김비오는 2021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2022년 ‘제41회 GS칼텍스 매경오픈’ ‘SK텔레콤 오픈’, 지난해 ‘LX 챔피언십’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박상현은 우승상금 3억원이 걸렸던 ‘제네시스 챔피언십’서 우승하며 역대 최초 통산 상금 50억원을 돌파했다. 최종 상금은 총 51억6874만2853원으로 국내 통산 상금 1위 자리를 유지했으며, 국내 12승으로 강욱순(57)과 함께 국내 다승자 순위 6위에 나란히 했다. 다승 부문 역대 1위는 KPGA 코리안 투어서만 43승을 거둔 최상호(68)다.

1라운드부터 최종라운드까지 단 한 차례도 선두 자리서 내려오지 않은 채 우승을 거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5회 나왔다. ‘제42회 GS칼텍스 매경오픈’서 정찬민, ‘SK텔레콤 오픈’서 백석현, ‘코오롱 제65회 한국오픈’서 한승수, ‘LX 챔피언십’서 김비오,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서 함정우가 1라운드부터 최종일까지 선두 자리를 지켜내며 우승했다.

연장 승부는 7회 벌어졌다. ‘아너스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 ‘KPGA 군산CC 오픈’ ‘LX 챔피언십’ ‘제39회 신한동해오픈’까지 4개 대회 연속 연장 승부가 벌어지는 진풍경이 나왔다. 고군택은 ‘아너스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 ‘제39회 신한동해오픈’서 연장 2번째 홀에서 모두 승리하는 등 ‘강심장’의 면모를 발휘했다.

한 시즌 최다 연장전은 2022년에 기록된 8회다.

지난해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는 없었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는 박상현으로, ‘제18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서 준우승을 거뒀다. 가장 최근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2018년과 2019년 ‘GS칼텍스 매경오픈’서 우승한 이태희(39, OK저축은행)다.

각양각색
기록 풍성

최다언더파를 기록하며 우승한 선수는 김비오다. 김비오는 ‘LX 챔피언십’에서 1라운드부터 최종라운드까지 21언더파(267타)를 적어냈다. 최저타수로 정상에 오른 선수는 파71로 진행된 ‘iMBank 오픈’서 나흘간 264타(20언더파)를 작성한 허인회다.

한승수와 정찬민이 각각 ‘코오롱 제65회 한국오픈’과 ‘제42회 GS칼텍스 매경오픈’서 6타 차 우승을 거뒀다.


최종라운드서 최다타수 역전승을 만들어낸 선수는 ‘KB금융 리브챔피언십’과 ‘우리금융 챔피언십’서 5타 차 역전 우승을 따낸 김동민과 임성재다. 김동민은 선두에 5타 뒤진 10위, 임성재는 선두에 5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일을 맞아 역전승을 일궈냈다.

홀인원은 총 16개 나왔다. 시즌 1호 홀인원은 ‘골프존 오픈 in 제주’ 최종라운드 3번 홀에서 강태영(25, 우성종합건설)이 만들어냈다.

‘SK텔레콤 오픈’과 ‘iMBank 오픈’에서는 각각 2개의 홀인원이 기록됐다. ‘SK텔레콤 오픈’ 1라운드에서는 맹승재(29, 미국)가 17번 홀, 2라운드에서는 정한밀(32, MAGNEX)이 5번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iMBank 오픈’에서는 2라운드 8번 홀에서 윤상필(25, 노이펠리체)과 배윤호(30)가 홀인원을 적어냈다.

지난해 시즌 이글은 총 503개, 버디는 2만4787개가 양산됐다. 박은신이 이글 13개를 잡아내며 최다 이글 작성자에 이름을 올렸고, 최다 버디를 기록한 선수는 310개를 낚은 함정우였다.

함정우 ‘제네시스 대상’ 최고의 별
확연한 세대교체…20대 우승자 11명

한 라운드 최다 이글 수는 2개였고 8명의 선수가 기록했다. 한 라운드 최다 버디 수는 10개로 ‘LX 챔피언십’ 2라운드와 최종라운드에 옥태훈(25, 금강주택)과 황중곤(31, 우리금융그룹), ‘골프존-도레이 오픈’ 3라운드서 임예택(25)이 뽑아냈다.


22개 대회가 열린 코스 중 전장이 가장 길었던 곳은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이 진행된 일본의 지바 이스미GC 토너먼트코스(파73, 7625야드)였다. 전장이 가장 짧았던 곳은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펼쳐졌던 서원밸리CC 밸리(파71, 7000야드)였다.

컷오프 기준타수가 가장 높았던 대회는 페럼클럽서 열렸던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의 6오버파 150타로 2라운드 종료 후 63명의 선수가 3라운드에 진출했다. 컷오프 기준타수가 가장 낮았던 대회는 ‘KPGA 군산CC 오픈’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골프존-도레이 오픈’으로, 3개 대회의 컷오프 기준 타수는 3언더파 141타였다.

기상악화로 인해 축소 운영된 대회는 2개 대회였다. 경기 성남의 남서울CC서 진행된 ‘제42회 GS칼텍스 매경오픈’은 셋째 날 경기가 폭우로 인해 취소됐다. 전남 영암의 코스모스링스서 열린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은 둘째 날과 셋째 날 경기가 폭우 및 코스 정비로 인해 취소됐다.

22개 대회서 입장한 갤러리는 20만명 이상이었다. 2만명 이상의 갤러리가 관람한 대회는 ‘우리금융 챔피언십’ ‘제39회 신한동해오픈’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이었다.

눈길 끈
이색 기록

18홀 최저타수는 61타다. ‘K PGA 군산CC 오픈’ 1라운드서 이창기(27, 뉴질랜드)가 이글 1개, 버디 9개를 묶어 하루에만 11타를 줄였고, 박상현은 파71로 펼쳐진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1라운드서 이글 1개와 버디 8개를 잡아내 10타를 줄였다. 최연소 출전 선수는 13세11개월5일의 나이로 개막전 ‘제18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 나선 안성현이었다. 최고령 출전 선수는 74세8개월17일의 나이로 ‘제66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에 출전한 최윤수(7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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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