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김한길 역할론

‘믿을 맨’ 드디어 나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사실상 윤핵관을 버린 것과 다름없는 형국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쓰임새가 다 됐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이와 다르게 윤 대통령은 멘토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 틈에 멘토는 자신의 주변 사람을 쓸 것을 권유한다. 다가올 총선서도 무언가 역할을 할 듯 보인다. 

지도부도 흔들리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사이도 소원해졌다. 힘을 실어준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마저 동력을 잃어가자 ‘믿을 맨’이 몇 남지 않았다. 그러자 국민통합위원회 김한길 위원장이 주목된다. 윤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게 힘을 제대로 실어주는 모양새다. 지난 10월 국민통합위원회(이하 국민통합위)와 국민의힘 지도부를 초청해 주재한 만찬서 윤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바짝 치켜세웠다. 

다가올 총선
힘 실린다

이와 함께 국민통합위 정책 제안 보고서 100부를 당에 배포하라고 지시하면서 김 위원장이 본격적으로 역할을 맡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서울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끝난 뒤, 국민의힘 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는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국민의힘서 김기현 지도부 체제의 유지가 힘들다고 판단될 경우 윤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무한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서 비대위를 이끌게 된다면 큰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끝난 뒤 한 차례 김 위원장의 행보가 주목됐을 당시엔 “어디 가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던 바 있다.


이때는 국민의힘 지도부에 주어졌던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였다. 우선 혁신위를 띄우는 것으로 시간을 벌었는데, 문제는 지도부가 혁신위와도 첨예한 갈등을 빚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탓에 혁신위는 갈 곳을 잃었고, 조기 해체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임장미 혁신위원이 “혁신의 의지를 이어갈 수 있는 조직이 생긴다면 넘기겠다”며 “대책이 필요하다. 지금 체제로는 힘들다”고 밝혀 해체설에 무게를 실었다. 임 위원의 말대로라면 비대위 체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해석된다.

인요한 혁신위원장도 지도부에게 “공천관리위원장 자리를 달라”며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통상 혁신위가 당 대표에게 도전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해오지 않았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인 위원장의 요청은 김 대표 입장에선 불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혁신위는 지속적으로 지도부에 중진 의원 및 지도부, 친윤(친 윤석열)계 인사들의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강요하고 있다. 김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결국 대통령실서도 수를 쓸 것으로 전망된다. 

인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와 인연이 있는 인물이다. 실제로 ‘간접적’으로 대통령의 시그널을 받는다고 밝혔던 데다, 김 위원장과도 자주 통화하는 사이라고 언급했다.

논란이 일자 잘못된 보도라고 말을 바꾸기는 했지만, 대통령실의 영향권 안에 있음을 암묵적으로 드러냈던 셈이다.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의 영향력도 국민의힘 내에 뻗어있다는 증거다. 

윤핵관과 사실상 결별 수순 밟아
총선에서 민주당 전략 카드 알아


다시 김 위원장의 역할론이 떠오르는 이유다. 김 위원장은 15대 총선 때부터 정치권에 발을 들여온 인물로 정계 입문 후 16·17·19대 총선서 당선돼 4선을 지낸 잔뼈 굵은 정치인이다. 김대중정부에서는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 문화관광부 장관 등 다방면서 활동해온 이력이 있다.

정계 개편에 따라 합당, 탈당을 반복하면서 철새 정치를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그는 10년 전부터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어왔다. 2013년 국정감사 당시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장이던 윤 대통령은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시 국정원 댓글 공작 사건 수사와 관련해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국감 폭로 이후 대구로 좌천되자, 김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구명운동에 나선 바 있다. 본격적으로 김 위원장과 연이 생긴 계기가 됐다. 

정계 입문도 김 위원장의 설득으로 이뤄졌는데 대선후보 시절, 1일 1망언으로 곤욕을 치렀을 때도 김 위원장이 옆에서 코치 역할을 맡았다. 

두 인물이 한데 묶일 수 있던 계기가 반문(반 문재인)이라는 설은 정계서 유명하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 인사 출신이고 윤 대통령도 문재인정부 시절, 문 전 대통령이 직접 검찰총장으로 발탁했던 인사다. 하지만, 두 인물 모두 민주당과 결별한 후 보수 진영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펼쳤던 전략도 반문 빅텐트 구도였다. 

대선 당시에도 연일 중도층을 공략했고, 이게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 이후 윤 대통령의 직속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새시대준비위원회는 출범부터 말이 많았다. 정계 개편을 위한 노림수였다는 말들이 정치권에서 나돌았기 때문이다. 결국 김 위원장의 뜻은 대선 준비 과정에서는 펼칠 수 없었다. 

대선이 끝난 뒤 김 위원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서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현재 장관이 당연직 위원으로 들어와 있고,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활동 중이다. 

국민통합위원회는 출범부터 말이 많았다. 윤 대통령을 필두로 하는 신당을 창당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 때문이다. 비교적 잠잠해진 윤 대통령의 신당 창당설은 가능성이 아예 없다는 선 긋기가 있었지만, 선거 판세에 따라 다시 수면으로 얼마든지 떠오를 수 있는 사안이다. 

지근거리에 정치권서 ‘창당 전문가’로 불리는 김 위원장이 있기 때문이다. 몇 번의 실패가 있긴 했지만, 성과가 아예 없던 것도 아니다. 열린우리당을 만들었던 데다 안철수 의원을 발굴해낸 인물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의 신당 창당 시 방식은 반문 빅텐트 형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방위 활동
세지는 파워

내년 총선서 더불어민주당이 어떤 방식으로 나설 지 예측하기는 쉽지만, 김 위원장의 지원 여부에 따라 선거 구도를 흔들 수도 있다. 

게다가 내년 총선은 국정 동력을 확보하느냐, 잃느냐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고 여소야대 국면서 벗어나 거대여당이 탄생할 수도 있는 등 윤석열정부의 추후 국정운영에도 상당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윤핵관 사례서 보듯이 윤 대통령은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인사들을 총선에 내보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이 대통령실을 잘 보조하는 역할을 원하기 때문인데, 사실상 윤핵관의 역할은 여기까지인 것으로 관측된다.

한 달에 몇 번씩 윤 대통령을 만나는 등 최근 김 위원장의 위상은 더 높아졌다. 국민통합위의 사안뿐 아니라, 정치적인 조언도 한다. 사실상 윤 대통령의 생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차기 대통령 비서실장설이 유력하게 떠오르는 이유다. 

정권 초기 윤핵관은 당에서 막대한 권력을 행사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정책보좌관도 권성동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 맡았었으며, 대통령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뒤바뀌었다. “윤핵관 세력이 험지로 출마해야 한다”는 혁신위의 요구에도 보란 듯이 그럴 뜻이 없음을 보여줬다. 대통령실의 기조는 윤핵관 정리다.

김 대표를 비롯해 1기 윤핵관 세력이 버티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행동을 통해 보여줬던 만큼 조만간 대통령실에도 피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서 권성동·장제원 의원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가 애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김 위원장의 인재풀이 필요해진 셈이다. 

최근 윤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인재풀을 넓히라는 지시를 내렸다. 김 위원장도 주변에 좋은 인물이 없냐며 여기저기 문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흔들릴
선거구도

실제 최근 장관 인선 하마평을 살펴보면 국민통합위서 활동했던 위원 2명이 물망에 올랐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총선 출마가 기정사실화됨에 따라 해당 자리엔 서울대 김석호 사회학과 교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 청년젠더공감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이력이 있는 김 교수는 50대 초반으로 비교적 젊다.

정치권에선 김 교수 인선의 유력한 이유 중 하나가 보훈 업무의 기조를 청년세대 보훈으로 삼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대 청년 남성이 의무 복무하는데, 청년 제대 군인 정책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주인공은 서울대 유병준 교수로 이영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의 후임으로 거론된다. 이 장관은 아직 총선 출마에 관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윤정부의 스타 장관으로 불리는 이들이 속속 정치 행보를 보이면서 그 역시 중용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국민통합위서 경제·계층 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 교수 역시 나이는 50대 초반으로 젊은 축에 속한다. 벤처, 스타트업 분야의 청년 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구상이다. 

조만간 윤 대통령이 두 인물을 후보로 지명하고 청문회가 시행된다면 야당은 김 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윤정부는 유인촌(문체부 장관), 이동관(방통위원장) 등 이명박정부 인물들을 대거 기용해 MB(이명박)정부 시즌 2라는 비판을 받았던 바 있다.

과거의 사람을 재기용해 과거로 회귀한 게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 

결국 이 같은 논란을 종식시키고자, 김 위원장의 인재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앞으로도 여러 방면의 인선서 김 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너무 믿을 경우 시야 좁아져
“대통령 주변만 보면 안 돼”

문제는 김 위원장의 인재풀 전략이 통하지 않을 경우다. 그동안 윤정부는 인사검증 문제를 두고, 여러 문제를 일
으켰다. 이 중 5명이 중도 낙마했고, 나머지 19명은 임명을 강행했다. 문제는 장관 후보자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앞서 대통령실은 실세 차관을 뒀다. 차관은 인사청문회를 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만큼 그들에게는 더욱 힘이 실린다. 

1기 인선 때도 비교적 측근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권력을 잡았다. 전쟁같은 대선이 끝나면 주변 인물은 보상을 원한다. 정부도 주도권을 쥐기위해 측근 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 2기 개각이 단행되면서 시행된 실세 차관 정치는 측근 중심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의도를 더욱 뚜렷하게 보여줬다.

앞으로 윤 대통령의 시야가 더 좁아질 수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일요시사>와 만난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검증 시 통상 3단계로 분류한다. 이상 없음, 다소 미흡, 불가로 나눈다”며 “수위를 낮춰 보고를 올린다면 윤 대통령이 가용할 수 있는 인재풀은 더욱 좁아진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김 위원장이 발탁한 인물이 의혹이 생기기 시작한다면, 가용할 수 있는 인물 범위는 더욱 좁아진다. 인물은 넓게 써야 한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은 “머리는 빌리면 된다”는 말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폭넓게 발탁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물로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김무성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 등이다. 이 밖에 실무진도 의외의 인사를 발탁해 기용했다. 경계를 두지 않은 인선이었던 만큼 당시 정치권도 함께 뒤집어졌던 바 있다.

손 놓지 않을 
사람만 곁에?

반면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윤 대통령 멘토인 김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인 만큼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결국 기용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기존 대통령의 검찰 세력과 김 위원장의 세력과 충돌이 불가피하다. 앞으로 김 위원장은 물밑서 윤 대통령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인재 기용 요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김 위원장의 힘도 더욱 실릴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소통을 해야 한다. 주변 인물의 이야기만 들어선 안 된다”며 “수시로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외부 사람을 만나면서 측근이 속이기 쉽지 않은 인물이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통령실 새 얼굴들
윤석열 대통령이 정책실장직을 신설하고, 수석비서관 전원을 교체하며 대통령실 전면 재개편에 나섰다.

신설된 정책실장에는 이관섭 전 국정기획수석이 임명됐다.

앞서 비서실, 국가안보실 2실 체제로 운영하던 대통령실이 3실 체제로 개편된 것. 

정무수석에는 한오섭 전 국정상황실장, 시민사회수석에는 황상무 전 KBS앵커를 발탁했다.

또 김은혜 홍보수석이 맡았던 직무는 이도운 대변인이 맡는다.

이 밖에 경제수석엔 한국은행 박춘섭 전 금융통화위원, 사회수석에는 장상윤 전 교육부 차관이 각각 임명됐다. <차>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