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김한길 역할론

‘믿을 맨’ 드디어 나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사실상 윤핵관을 버린 것과 다름없는 형국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쓰임새가 다 됐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이와 다르게 윤 대통령은 멘토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 틈에 멘토는 자신의 주변 사람을 쓸 것을 권유한다. 다가올 총선서도 무언가 역할을 할 듯 보인다. 

지도부도 흔들리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사이도 소원해졌다. 힘을 실어준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마저 동력을 잃어가자 ‘믿을 맨’이 몇 남지 않았다. 그러자 국민통합위원회 김한길 위원장이 주목된다. 윤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게 힘을 제대로 실어주는 모양새다. 지난 10월 국민통합위원회(이하 국민통합위)와 국민의힘 지도부를 초청해 주재한 만찬서 윤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바짝 치켜세웠다. 

다가올 총선
힘 실린다

이와 함께 국민통합위 정책 제안 보고서 100부를 당에 배포하라고 지시하면서 김 위원장이 본격적으로 역할을 맡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서울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끝난 뒤, 국민의힘 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는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국민의힘서 김기현 지도부 체제의 유지가 힘들다고 판단될 경우 윤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무한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서 비대위를 이끌게 된다면 큰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끝난 뒤 한 차례 김 위원장의 행보가 주목됐을 당시엔 “어디 가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던 바 있다.


이때는 국민의힘 지도부에 주어졌던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였다. 우선 혁신위를 띄우는 것으로 시간을 벌었는데, 문제는 지도부가 혁신위와도 첨예한 갈등을 빚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탓에 혁신위는 갈 곳을 잃었고, 조기 해체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임장미 혁신위원이 “혁신의 의지를 이어갈 수 있는 조직이 생긴다면 넘기겠다”며 “대책이 필요하다. 지금 체제로는 힘들다”고 밝혀 해체설에 무게를 실었다. 임 위원의 말대로라면 비대위 체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해석된다.

인요한 혁신위원장도 지도부에게 “공천관리위원장 자리를 달라”며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통상 혁신위가 당 대표에게 도전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해오지 않았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인 위원장의 요청은 김 대표 입장에선 불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혁신위는 지속적으로 지도부에 중진 의원 및 지도부, 친윤(친 윤석열)계 인사들의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강요하고 있다. 김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결국 대통령실서도 수를 쓸 것으로 전망된다. 

인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와 인연이 있는 인물이다. 실제로 ‘간접적’으로 대통령의 시그널을 받는다고 밝혔던 데다, 김 위원장과도 자주 통화하는 사이라고 언급했다.

논란이 일자 잘못된 보도라고 말을 바꾸기는 했지만, 대통령실의 영향권 안에 있음을 암묵적으로 드러냈던 셈이다.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의 영향력도 국민의힘 내에 뻗어있다는 증거다. 

윤핵관과 사실상 결별 수순 밟아
총선에서 민주당 전략 카드 알아


다시 김 위원장의 역할론이 떠오르는 이유다. 김 위원장은 15대 총선 때부터 정치권에 발을 들여온 인물로 정계 입문 후 16·17·19대 총선서 당선돼 4선을 지낸 잔뼈 굵은 정치인이다. 김대중정부에서는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 문화관광부 장관 등 다방면서 활동해온 이력이 있다.

정계 개편에 따라 합당, 탈당을 반복하면서 철새 정치를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그는 10년 전부터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어왔다. 2013년 국정감사 당시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장이던 윤 대통령은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시 국정원 댓글 공작 사건 수사와 관련해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국감 폭로 이후 대구로 좌천되자, 김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구명운동에 나선 바 있다. 본격적으로 김 위원장과 연이 생긴 계기가 됐다. 

정계 입문도 김 위원장의 설득으로 이뤄졌는데 대선후보 시절, 1일 1망언으로 곤욕을 치렀을 때도 김 위원장이 옆에서 코치 역할을 맡았다. 

두 인물이 한데 묶일 수 있던 계기가 반문(반 문재인)이라는 설은 정계서 유명하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 인사 출신이고 윤 대통령도 문재인정부 시절, 문 전 대통령이 직접 검찰총장으로 발탁했던 인사다. 하지만, 두 인물 모두 민주당과 결별한 후 보수 진영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펼쳤던 전략도 반문 빅텐트 구도였다. 

대선 당시에도 연일 중도층을 공략했고, 이게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 이후 윤 대통령의 직속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새시대준비위원회는 출범부터 말이 많았다. 정계 개편을 위한 노림수였다는 말들이 정치권에서 나돌았기 때문이다. 결국 김 위원장의 뜻은 대선 준비 과정에서는 펼칠 수 없었다. 

대선이 끝난 뒤 김 위원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서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현재 장관이 당연직 위원으로 들어와 있고,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활동 중이다. 

국민통합위원회는 출범부터 말이 많았다. 윤 대통령을 필두로 하는 신당을 창당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 때문이다. 비교적 잠잠해진 윤 대통령의 신당 창당설은 가능성이 아예 없다는 선 긋기가 있었지만, 선거 판세에 따라 다시 수면으로 얼마든지 떠오를 수 있는 사안이다. 

지근거리에 정치권서 ‘창당 전문가’로 불리는 김 위원장이 있기 때문이다. 몇 번의 실패가 있긴 했지만, 성과가 아예 없던 것도 아니다. 열린우리당을 만들었던 데다 안철수 의원을 발굴해낸 인물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의 신당 창당 시 방식은 반문 빅텐트 형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방위 활동
세지는 파워

내년 총선서 더불어민주당이 어떤 방식으로 나설 지 예측하기는 쉽지만, 김 위원장의 지원 여부에 따라 선거 구도를 흔들 수도 있다. 

게다가 내년 총선은 국정 동력을 확보하느냐, 잃느냐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고 여소야대 국면서 벗어나 거대여당이 탄생할 수도 있는 등 윤석열정부의 추후 국정운영에도 상당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윤핵관 사례서 보듯이 윤 대통령은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인사들을 총선에 내보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이 대통령실을 잘 보조하는 역할을 원하기 때문인데, 사실상 윤핵관의 역할은 여기까지인 것으로 관측된다.

한 달에 몇 번씩 윤 대통령을 만나는 등 최근 김 위원장의 위상은 더 높아졌다. 국민통합위의 사안뿐 아니라, 정치적인 조언도 한다. 사실상 윤 대통령의 생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차기 대통령 비서실장설이 유력하게 떠오르는 이유다. 

정권 초기 윤핵관은 당에서 막대한 권력을 행사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정책보좌관도 권성동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 맡았었으며, 대통령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뒤바뀌었다. “윤핵관 세력이 험지로 출마해야 한다”는 혁신위의 요구에도 보란 듯이 그럴 뜻이 없음을 보여줬다. 대통령실의 기조는 윤핵관 정리다.

김 대표를 비롯해 1기 윤핵관 세력이 버티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행동을 통해 보여줬던 만큼 조만간 대통령실에도 피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서 권성동·장제원 의원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가 애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김 위원장의 인재풀이 필요해진 셈이다. 

최근 윤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인재풀을 넓히라는 지시를 내렸다. 김 위원장도 주변에 좋은 인물이 없냐며 여기저기 문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흔들릴
선거구도

실제 최근 장관 인선 하마평을 살펴보면 국민통합위서 활동했던 위원 2명이 물망에 올랐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총선 출마가 기정사실화됨에 따라 해당 자리엔 서울대 김석호 사회학과 교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 청년젠더공감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이력이 있는 김 교수는 50대 초반으로 비교적 젊다.

정치권에선 김 교수 인선의 유력한 이유 중 하나가 보훈 업무의 기조를 청년세대 보훈으로 삼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대 청년 남성이 의무 복무하는데, 청년 제대 군인 정책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주인공은 서울대 유병준 교수로 이영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의 후임으로 거론된다. 이 장관은 아직 총선 출마에 관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윤정부의 스타 장관으로 불리는 이들이 속속 정치 행보를 보이면서 그 역시 중용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국민통합위서 경제·계층 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 교수 역시 나이는 50대 초반으로 젊은 축에 속한다. 벤처, 스타트업 분야의 청년 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구상이다. 

조만간 윤 대통령이 두 인물을 후보로 지명하고 청문회가 시행된다면 야당은 김 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윤정부는 유인촌(문체부 장관), 이동관(방통위원장) 등 이명박정부 인물들을 대거 기용해 MB(이명박)정부 시즌 2라는 비판을 받았던 바 있다.

과거의 사람을 재기용해 과거로 회귀한 게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 

결국 이 같은 논란을 종식시키고자, 김 위원장의 인재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앞으로도 여러 방면의 인선서 김 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너무 믿을 경우 시야 좁아져
“대통령 주변만 보면 안 돼”

문제는 김 위원장의 인재풀 전략이 통하지 않을 경우다. 그동안 윤정부는 인사검증 문제를 두고, 여러 문제를 일
으켰다. 이 중 5명이 중도 낙마했고, 나머지 19명은 임명을 강행했다. 문제는 장관 후보자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앞서 대통령실은 실세 차관을 뒀다. 차관은 인사청문회를 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만큼 그들에게는 더욱 힘이 실린다. 

1기 인선 때도 비교적 측근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권력을 잡았다. 전쟁같은 대선이 끝나면 주변 인물은 보상을 원한다. 정부도 주도권을 쥐기위해 측근 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 2기 개각이 단행되면서 시행된 실세 차관 정치는 측근 중심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의도를 더욱 뚜렷하게 보여줬다.

앞으로 윤 대통령의 시야가 더 좁아질 수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일요시사>와 만난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검증 시 통상 3단계로 분류한다. 이상 없음, 다소 미흡, 불가로 나눈다”며 “수위를 낮춰 보고를 올린다면 윤 대통령이 가용할 수 있는 인재풀은 더욱 좁아진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김 위원장이 발탁한 인물이 의혹이 생기기 시작한다면, 가용할 수 있는 인물 범위는 더욱 좁아진다. 인물은 넓게 써야 한다.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은 “머리는 빌리면 된다”는 말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폭넓게 발탁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물로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김무성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 등이다. 이 밖에 실무진도 의외의 인사를 발탁해 기용했다. 경계를 두지 않은 인선이었던 만큼 당시 정치권도 함께 뒤집어졌던 바 있다.

손 놓지 않을 
사람만 곁에?

반면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윤 대통령 멘토인 김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인 만큼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결국 기용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기존 대통령의 검찰 세력과 김 위원장의 세력과 충돌이 불가피하다. 앞으로 김 위원장은 물밑서 윤 대통령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인재 기용 요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김 위원장의 힘도 더욱 실릴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소통을 해야 한다. 주변 인물의 이야기만 들어선 안 된다”며 “수시로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외부 사람을 만나면서 측근이 속이기 쉽지 않은 인물이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통령실 새 얼굴들
윤석열 대통령이 정책실장직을 신설하고, 수석비서관 전원을 교체하며 대통령실 전면 재개편에 나섰다.

신설된 정책실장에는 이관섭 전 국정기획수석이 임명됐다.

앞서 비서실, 국가안보실 2실 체제로 운영하던 대통령실이 3실 체제로 개편된 것. 

정무수석에는 한오섭 전 국정상황실장, 시민사회수석에는 황상무 전 KBS앵커를 발탁했다.

또 김은혜 홍보수석이 맡았던 직무는 이도운 대변인이 맡는다.

이 밖에 경제수석엔 한국은행 박춘섭 전 금융통화위원, 사회수석에는 장상윤 전 교육부 차관이 각각 임명됐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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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