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폭’ 하나투어 가이드 피해담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3.11.02 09:53:08
  • 호수 14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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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만 마시면…보라카이 헐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던 하나투어 가이드 최모씨는 여행객 김모씨를 만나 친분을 쌓았다. 술을 마시면 돌변하던 최씨는 급기야 김씨를 폭행하기에 이른다. 정수리가 찢어질 만큼 상해를 입힌 최씨는 “그 정도로 사람 안 죽는다”며 태연하게 행동했다. 현재 하나투어 측은 사건과 관련해 “상관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1월2일 필리핀 말라이주 경찰서는 한국인 남녀 폭행사건을 신고받았다. 이날 새벽 2시경 보라카이섬서 하나투어 가이드 최모씨가 자택서 김모씨를 폭행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귀가한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 얼굴

현지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최씨가 휘두른 가방서 빠져나온 보조 배터리와 볼펜 등에 맞아 정수리가 찢어지고, 타박상을 입었다. 머리를 맞아 정신을 잃었던 김씨는 피가 나는 걸 인지하고 어지러움을 호소했다. 혼자 앉을 수 없을 정도로 넘어지길 반복했던 김씨는 살려달라고 애원했다고 한다.

김씨는 베란다 문에 기대어 서있던 최씨가 “야, 나 여자 처음 때려본 거 아니다”며 “이 정도 피 난다고 사람 안 죽는다”고 웃으며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후에도 20분간 구타가 시작됐다. 김씨는 “제발 목숨만 살려달라고 울면서 애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친 최씨가 흡연하는 틈을 타 겨우 빠져나온 김씨는 근처에 살던 최씨의 직장 동료 M모씨에게 도움을 청한 뒤 병원으로 이동했다.


김씨를 병원에 데리고 간 M씨는 “맞아서 상처가 난 게 아니라 미끄러져 그런 것”이라고 병원에 설명했다. 폭행사건으로 번지지 않도록 M씨가 은폐를 시도한 것이다.

김씨는 당시를 회상하면 “현지 한국인들 대부분은 최씨 편이기 때문에 보라카이서 고소를 취한 뒤 한국서도 고소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정도로 안 죽어” 웃으면서 여행객 구타
필리핀서 보석금 1만 페소…국내 재판 앞둬

이날 오후 정신을 차린 김씨는 지인 S씨와 경찰서를 찾아가 신고했다. 자신의 상태를 직접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김씨가 신고하러 가던 중 최씨와 여행사 측 직원은 “할 말이 있다”며 회유를 시도했다. 이에 김씨는 “더 할 말이 없다”며 협상을 거부했다.

경찰서에 최씨와 함께 가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 김씨는 “병원에 갔더니 이미 내가 혼자 넘어진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대부분 한국인들이 최씨 편이었고, 현지 경찰도 처음엔 내가 혼자 넘어진 것으로 알고 있었다. 여행사 직원들의 유창한 말에 경찰도 속으니 차라리 혼자 가는 게 낫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다음 날인 3일, 보라카이를 빠져나와 칼리보 법원에 최씨를 폭행 혐의로 고소한 뒤 한국으로 귀국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최씨는 김씨에게 “지난 1월2일 오전 2시경 폭행을 가했음을 인정한다.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는 메시지를 1월4일 보냈다. 최씨가 측근들에게 “김씨가 스스로 넘어진 것”이라고 해명한 것과 달랐다.


같은 달 5일 한국에 도착한 김씨가 정형외과서 받은 상해진단서에는 전치 3주에 해당하는 두피 열상, 피하출혈 증상이 있다고 적혀있었다.

올해 2월 김씨는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측에 연락해 재차 폭행 사실을 알렸다. 사건을 접수한 전북 익산경찰서는 올해 중순 최씨를 송환해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1일 익산서는 군산지방검찰청(주임검사 김광제)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김씨는 최씨에게 사건이 발생한 1월부터 수개월에 걸쳐 욕설이 포함된 협박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사소할 수 있던 싸움이 확대될 수밖에 없던 또 다른 이유다.

정신적인 고통까지 더해져 견디기 힘들어지자 김씨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운영하는 SNS에 도움을 요청했다.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를 통해 만난 김씨는 최씨의 협박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협박과 회유…은폐 시도
“사생활이라 회사와 무관”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최씨는 “죄책감 때문에 약 먹고 자살을 시도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급기야 최씨는 약을 먹고 쓰러져 있는 모습과 약 봉투 사진을 함께 보냈다. 

김씨는 “최씨가 보낸 약 봉투를 자세히 보니 내가 한국서 처방받아 가져간 위장약”이라고 말했다. 허위 자살 기도를 하며 용서를 빌던 최씨는 회유가 통하지 않자 돌변했다. 최씨는 평소 김씨와 친했던 보라카이 현지인들에게 “혼자 넘어진 김씨가 합의금을 노리고 내게 누명을 씌운 것”이라며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렸다.

보라카이에 사는 김씨의 또 다른 측근 D씨는 <일요시사>와 나눈 전화 통화서 “(최씨가)술 취해 새벽 2시에도 연락해 김씨와 멀리하라는 등 험담을 일삼는다. 최씨는 현지인들 사이서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며 “사건 당시에도 피를 철철 흘리던 김씨를 내가 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투어 1등 가이드라는데 여차하면 손님도 때릴 기세”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씨는 동남아 일대서 서비스 항목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하나투어 ‘베스트 가이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씨가 속한 현지 여행사무소도 김씨에게 회유를 시도했다. 최씨의 상사 R씨가 김씨에게 보낸 메시지에 따르면 “(최씨가)고의적으로 때린 것도 아니고 술 먹고 싸우다 벌어진 일인데 실수로 생각해줄 수 없냐”며 “가이드가 부족해서 회사 운영하기도 힘든 구조라 어떤 식으로든 사과하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보자”고 설득했다.

이에 김씨는 “법의 심판을 받길 원할 뿐”이라고 답했다.

수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필리핀 경찰은 최씨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나, 지난 8월22일 보석금 1만페소(한화 약 24만원)를 내고 풀려났다.


서장이 언급

다이니스 오르테가 아무기스 말라이주 경찰서장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최씨 폭행 사건을 수사하며 심각성을 인지했다”며 “한국인들 간에 발생하는 불미스러운 사건을 방지하도록 대책을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나투어 측은 <일요시사>와 가진 전화 통화서 “최씨는 하나투어 소속이고, 손님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가이드”라며 “피해자는 하나투어 고객도 아니고, 근무시간 외에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회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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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SM 인수전’ 카카오 후유증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입에 삼키기엔 너무 컸던 걸까?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카카오가 사법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이브와의 전쟁서 이겼지만 ‘상처뿐인 승리’가 된 모양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공룡 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불과 몇 년 만에 국민 기업서 밉상 기업으로 전락했다. ‘카카오톡’이 전 국민의 메신저가 될 때까지만 해도 카카오의 미래는 밝았다. 카카오톡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배경으로 사업을 확장했던 초기에도 부정적인 여론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골목상권 침해, 쪼개기 상장 등의 문제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국민 기업 밉상 기업 카카오가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2~3월 하이브와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전 과정서 일어난 일이 사법 리스크로 되돌아오는 모양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어울리는 결말이다. 승자의 저주는 경쟁에서는 이겼지만 그 과정서 과도한 비용을 사용해 후유증을 겪는 상황을 뜻한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지난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 인수 과정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올릴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카카오가 지난해 2월 2400억원을 동원해 553차례에 걸쳐 SM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주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지난해 2월16~17일, 27일 원아시아파트너스가 1100억원을 먼저 투입하고 같은 달 28일 카카오가 뒤이어 13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를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변호인단은 김 위원장이 SM 지분 매수 과정서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 없으며 지분 매수는 정상적 장내 매수였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카카오 내부는 당혹스러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영장을 청구한 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첫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영장전담판사가 배정된 점 등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하이브와 크게 벌인 ‘쩐의 전쟁’ 경영권 차지했지만 사법리스크↑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20시간의 밤샘 조사에서 “SM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매수 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아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사 이후 8일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위원장의 혐의를 입증할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해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카카오 임직원 간 메시지를 비롯해 김 위원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관계자의 통화 녹취,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인수전은 혈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했다. SM은 K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연예기획사로 H.O.T,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EXO, NCT, 에스파, 라이즈 등의 유명 보이·걸그룹을 배출한 ‘아이돌 명가’로 알려져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를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인수전은 K팝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SM 인수전의 시작은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설서 시작됐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설립자로 SM 소속 가수를 좋아하는 팬덤 사이에서는 ‘수만 아버지’로 불리는 등 일종의 개척자로 여겨지고 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돌았을 당시 카카오, 네이버 등이 매수자로 언급되곤 했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파트너스)이 SM 지배구조를 문제 삼으면서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특히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전 프로듀서 소유의 라이크기획이 SM과의 내부거래로 주주가치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SM이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내부 갈등이 촉발됐다. 급히 먹다 탈 났나? 이 과정서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현 SM 경영진이 얼라인파트너스,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이 전 프로듀서 측과 완벽한 대립각을 세운 현 SM 경영진은 ‘SM 3.0’을 발표하고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로 전환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SM 경영진이 지난해 2월7일 카카오가 신주와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지분 9.05%를 확보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찾은 동앗줄은 하이브였다. 이 전 프로듀서는 SM의 공시 다음 날 법원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기했다. 그리고 2월9일 자신이 보유한 SM 지분 18% 중 14.8%를 하이브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이브는 SM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해 지분을 추가로 25%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SM 인수전이 카카오와 하이브의 대결로 압축됐다. SM 인수전은 한치 앞도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했다. 법원이 이 전 프로듀서가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하이브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가 공개매수가 실패한 사실이 드러나자 카카오가 반격하는 식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3월7일부터 SM의 지분 35%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하기 시작했다. 약 833만주에 달하는 주식으로 총 1조2500억원이 투입되는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SM 인수전은 하이브가 카카오가 시작한 ‘쩐의 전쟁’서 한발 물러나면서 변곡점을 맞게 됐다. 쇄신 노력 ‘물거품’ 이후 카카오가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플랫폼 협력을 하는 방향으로 SM 인수전이 마무리됐다. 지난해 3월12일 하이브는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SM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원동력인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고자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엔터계 ‘공룡’을 삼킨 또 다른 공룡 기업의 탄생이었다. 하지만 카카오가 SM을 인수하기 위해 벌인 ‘쩐의 전쟁’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하이브는 당시 SM 인수전서 발을 뺀 뒤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SM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넘어 한때 13만원까지 급등한 점을 문제 삼았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비정상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시세를 조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은 지난해 10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와 카카오법인을 검찰에 넘겼다. 지난 11월에는 김범수 당시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홍은택 대표, 김성수·이진수 카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이사 등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는 등 카카오 수사에 열을 올렸다. 시세조종 의혹 창업자에 칼끝 댔다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잃을 수도 카카오는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금감원이 카카오 경영진과 함께 카카오법인까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카카오뱅크를 잃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 법인이 벌금 이상의 형을 받으면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한 카카오가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는데 이때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간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SM 인수전 과정서 제기된 시세조종 의혹으로 카카오는 창업자 구속 가능성과 알짜배기 기업을 놓칠 가능성을 함께 안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의 쇄신 노력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새 대표이사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전 대표를 선임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 대표도 바꿨다. 계열사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독립기구인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도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김 의장을 비롯한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쇄신작업은 물론 기업 전체 동력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그룹 덩치를 줄이기 위해 알짜배기만 남겨두고 일부 자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쪼개기 상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어렵게 인수한 SM 역시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은 핵심 자산으로 분류된다. 몸집 줄여 해결될까?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카카오는 SM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문어발식 기업 인수, 계열사 확장 과정서의 잡음으로 수사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서 김성수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준호 당시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카카오의 운명이 연이은 사법 리스크에 잠식되는 모양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