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유총연맹 동원 선거개입 논란 대통령실 참모 수상한 통화 공개

콘크리트 지지 ‘극우 유튜버’ 깔고 간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대통령실이 직접 선거개입에 나섰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참모의 녹취나 정황 증거도 상당하다. 사실상 ‘총동원령’을 내렸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와 접촉한 인사 대부분은 ‘극우 아스팔트 유튜버’다. 진보 진영 깎아내리기 시위와 데모를 요청받은 이들은 김건희 여사의 고모인 김혜섭 목사와도 연관이 깊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파 시민들 총동원해서 시위해야 된다.” “주변에 좀 그렇게 전하라.” 이는 지난해 9월 이뤄진 국민의힘 관계자 A씨와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간 통화 내용이다. 이외에도 강 수석은 A씨에게 강신업 변호사의 당 대표 출마를 “자제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의 직접적 선거개입 논란이 터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직접적 개입
대통령 의지?

A씨와 강 수석이 통화한 건 지난해 9월 MBC의 ‘바이든-날리면’ 관련 보도 직후인 22일이다. 녹취록서 강 수석은 “MBC나 저런 놈들,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하자 A씨는 “MBC 앞에 가서 우파 시민들 총동원해서 시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 그렇게 전하시라”며 사실상 데모를 지시했다.

실제로 이들의 통화 이후 지난해 말까지 MBC 앞에서는 30번이 넘는 외부인 집회가 신고됐다. 강 수석이 언급한 보수 유튜버 소모씨는 집회를 진행했고 강 수석과 식사도 했다. 당시 소씨 성을 가진 집회 신고자는 지난해 9월27일부터 10월14일까지 11차례였다. 강 수석은 강 변호사 측에게 출마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강 수석은 지난 1월4일 A씨와의 통화서 “저기, 강신업 변호사 출마 좀 자제시킬 수 없냐”며 “왜냐하면, 전선이 지금 이렇게 V(대통령)가. 이번에는 당 대표, 최고위원이고 V가 그림을 그려서 총선을 내년에 V 얼굴로 치러야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 간 갈등 과정서 김건희 여사가 논란이 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 변호사는 결국 컷오프당하면서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김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전 대표로서 유튜브 채널 ‘강신업TV’를 운영하며 여권 내 입지를 넓혀갔다.

그러나 그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는 게 윤석열 대통령의 본심이었다는 분석은 여권 내에서 제기돼 왔다.

해당 녹취들은 시민언론 <더 탐사>와 KBS가 지난달부터 단독 보도했던 내용이다. 보도 이후 강 수석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모씨가 A씨에게 연락을 취하기도 했다. 그는 1992년 현대그룹의 ‘왕회장’인 고 정주영의 대선 출마 당시 정무특보를 맡았던 인물이다.

이씨는 A씨에게 지난 8일 “윤석열과 강승규를 배신하고 나니 기분이 좋냐? 대통령실서 법적 조치를 하려고 해서 내가 김대기 실장에게 하지 말라고 요청했는데 월요일 수석비서관 회의서 결정이 날 것 같다. 별일 없기를 하늘에 빌어라”고 반협박식 어조로 문자를 보냈다.

A씨는 자신이 작성한 ‘반성문’을 보내자 “잘 썼네. 그대로 전달하겠다”는 이씨의 연락을 받았다.

강승규 수석, 국힘 관계자에 데모·시위 지시
윤석열 “대통령 귀찮다” 김건희 “감사” 통화

A씨는 강 수석과의 친분이 깊지 않다. 강 수석보다는 윤 대통령, 김 여사와 먼저 통화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뿌리인 호남의 원로 정치인들과도 알고 지내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존경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내용은 A씨와 윤 대통령 간 통화서도 드러난다. 윤 대통령과 A씨의 통화는 대선 전에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보다 국힘을 더 싫어한다”며 “(국민의힘)이놈 XX들 들어가서 개판 치면 당 완전히 뽀개 버린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서 이제 주워 먹으러 가야 한다”고 국민의힘을 비하했다.

윤 대통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나는)정권교체하려고 나온 사람이지, 대통령을 하려고 나온 사람이 아니다”며 “어쨌든 이거(문재인정부)는 엎어줘야 하고, 국힘에 이걸(대통령) 할 놈이 없다”고 했다. 이어 “지금 이준석이 아무리 까불어봤자 3개월짜리”라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비판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해당 녹취 파일의 제목에는 핸드폰 번호가 적혀 있다. 취재 결과 해당 번호는 김 여사의 최측근이자 코바나컨텐츠 출신인 정모씨의 연락처였다. 정씨는 김 여사가 지난해 봉하마을을 방문했을 때 수행원이기도 했다.

특히 건진법사의 제자 ‘심 박사’와 함께 코바나컨텐츠서 여론조작 의혹을 받던 인물이기도 하다. 정씨는 김 여사의 일정과 각종 계획을 도맡아 관리해왔다.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김 여사와 접촉할 때도 정씨를 통해 일정을 확인했다.

정씨는 코바나컨텐츠 정식 직원이 아니었다. 프리랜서 신분으로 김 여사와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회사에 자주 출입하며 사실상 김 여사 ‘비서’ 역할을 자임했다. 그는 공식적인 대선 캠페인에도 참여하면서 윤 대통령의 SNS 계정 관리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대통령 총무비서관실 한남동 공관팀 소속으로 근무했으나 지금까지 근무 중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A씨는 축하를 전달하려 했다. 대신해 전화를 받은 건 김 여사였다. 김 여사는 “선생님 고생 많으셨다”며 덕담을 건넸다.

녹취 파일
들어보니…

A씨는 “윤석열정부 성공하려면 지방선거 압승해야 한다. 경기도지사에 김은혜 당선시키려고 제가 특보로 임명받았다. 선거전략 다 만들어놨고 윤 대통령 당선시켰는데 경기도지사 그까짓 거 당선 못 시키겠냐”고 하자 김 여사는 “선생님 감사하다”고 답했다.

A씨는 강 수석이 윤 대통령을 도와준 대가로 자리를 알아봐준다 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지킬 가능성이 없었던 약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자칭 보수 ‘유튜버’만 해도 100여명이 넘는다. 게다가 지난 7월 한국자유총연맹(이하 자유총연맹)이 미디어분과 자문위원으로 보수 유튜버를 대거 위촉한 인사만 수십명이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해 윤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됐던 인물이다. 유튜버로 구성한 자문위원단은 자유총연맹에 이른바 ‘아스팔트 투쟁’ 과정서 발생하는 벌금에 관한 예산 지원도 요청했다. 자유총연맹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매해 약 4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

자문위원으로 임명된 사람은 황경구 애국순찰팀 단장 겸 유튜브 채널 ‘시사파이터’ ‘시사창고’ 운영자, ‘짝지tv’ 운영자 유승민씨 등이 임명됐다. 지난해 8월 <한겨레>가 공개한 대통령 취임식 초청자 명단에 따르면 ‘이봉규TV’ ‘시사창고’ ‘시사파이터’ ‘너알아tv’ ‘짝지tv’ ‘애국순찰팀’ ‘가로세로연구소’ ‘자유청년연합’ ‘정의구현박완석’의 관계자들은 김 여사의 추천으로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됐다.


황 단장은 미디어분과 자문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황 단장은 2021년부터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지지하는 내용의 영상을 올려왔다. 황 단장과 유씨는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위치한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평산마을서 시위를 벌였던 극우 유튜버 중 ‘한동훈삼촌tv’(구 ‘우파삼촌tv’) 운영자 김기환씨도 자유총연맹 자문위원으로 임명됐다.

욕설·막말로 여러 차례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섰던 안정권씨의 측근도 자문위원이 됐다. 자유총연맹 신규 자문위원이자 유튜브 채널 ‘홈런왕 김탁탁’ 운영자인 김정환씨는 안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 ‘벨라도’의 본부장이다. 그는 안씨가 운영하던 채널인 ‘GZSS’서도 활동했다.

끊을 수 없는
끈끈한 관계

또 다른 자문위원인 이민구 ‘깨어있는시민연대(깨시연)’ 대표도 김 여사와 관련이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5월18일 <중앙일보>와 한 인터뷰서 “김건희 여사 팬클럽인 ‘건사랑’ 카페의 성장을 나와 깨시연이 도와줬다”며 “윤 후보가 이걸 어떻게 알았는지 3·1절날 식당서 나랑 마주 앉자마자 ‘와이프 팬카페 만드는 걸 도와줘 고맙다’며 사인을 해주더라”고 말했다.

황 단장과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은 김상진 신자유주의연대 대표는 지난해 9월 “묵묵히 흘린 땀이 보름달처럼 환하게 우리의 미래를 비출 것입니다. 대통령 내외 윤석열 김건희”라고 적힌 엽서와 선물을 받았다는 사실을 자신의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외에도 자문위원 명단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지지하거나 부정선거론을 펼치는 유튜버 등이 다수 포함됐다.

대통령실과 극우 유튜버들 간의 연결고리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극우 유튜버를 포함한 윤 대통령 지지자 수십명은 지난 3월 대통령실을 방문해 김대남 시민소통비서관과 사진을 찍었다. 보수 유튜버들은 당시 계정 폐쇄를 막아달라는 민원을 했고, 대통령실 행정관은 살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일 자유총연맹 자문위원인 한 유튜버(BJ톨)는 “오늘 대통령실 간담회 다녀왔다. 좀 많은 분들이 함께 간담회에 갔다”며 대통령 시계를 받았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총선이 7개월여 남은 시점부터 극우 유튜버들이 들끓기 시작한 것은 김 여사의 고모인 김혜섭 목사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김 목사는 지난해부터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성향 유튜버들에게 큰손으로 불리는 ‘로뎀지기’다.

가짜뉴스 생산자 자문위원 위촉만 수십명
비서관에 “계정 폐쇄 막아 달라” 민원도

로뎀지기는 지난해부터 유튜브 채널마다 돌아다니며 슈퍼챗을 쏘고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유튜버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왔다. 실제로 김 목사로부터 옷이나 신발을 선물 받은 이들이 다수였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을 그만둔 안씨의 누나도 김 목사를 통해 대통령실에 입성할 수 있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 목사는 기하성여의도총회 로뎀교회 소속 목사다. 2002년 2월 대한중앙신학연구원을 졸업하고 2004년 1월 대한예수교장로회 연합여목총회서 안수를 받았다. 예장 연학여목총회 산하 교육 기간은 정식 인가하지 못했다. 이후 2006년 2월 기하성 목회연구원(서상식 목사)을 수료하고 2013년 9월 기하성여의도총회 연수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김 목사 남편인 장모씨는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거론된 인물이다. 장씨는 경기도 평택 물류항서 큰 이권을 챙겨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과거 관세포탈과 세금 탈루를 일삼던 최순실 국정 농단 세력이 쥐고 있던 가공식품 제조업체 선라이즈F&T를 꿰차는 과정서 비리를 제보하던 이성열 슈퍼마린종합물류회사 대표를 도산으로 몰아넣은 인물이라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기 직전 대검찰청 앞에 많은 화환이 놓였던 일화도 있다. 앞서 안씨와 같은 성향을 띠면서 자유총연맹 자문위원이 된 김상진 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윤 대통령을 임명했을 당시 계란을 들고 출근하는 윤 대통령에게 계란을 들고 직접 “죽여버리겠다”는 식의 협박하는 방송을 진행하다가 구속된 바 있다.

김 대표는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났고 안씨는 김씨를 마중 나갔다. 안씨는 이후 대검찰청 앞을 화환으로 꾸며놨다. 김 목사는 본인이 직접 해당 화환을 둬왔다고 주장했었다. 안씨가 김 목사의 지시를 받아 화환을 놓아왔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보이는
연결고리

대통령실과 친분을 강조한 유튜버도 있다. 이봉규씨는 직접 지난 대선 과정서 “윤석열 후보가 자면서도 ‘이봉규TV’를 즐겨본다”고 주장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는데, 이씨는 해당 사진이 자신의 채널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지만, 이에 대한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통령실 고위직과 분명한 친분이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전혀 없는 말을 지어낸 것으로 보기에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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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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