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도?’ 역대급 단식투쟁 괴담

YS 23일 대기록에 붙은 빵과 우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협상 시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방식이자 최후의 수단은 단식투쟁이다. 특히 정치인들의 단식투쟁은 막판 뒤집기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만큼 온갖 설왕설래가 단식 농성장을 뚫고 나온다. 단식투쟁의 역사 속 생긴 웃지 못할 사건들을 짚어본다.

단식투쟁은 물과 소금을 제외한 음식물은 일절 섭취하지 않는 형태의 시위를 말한다. 대개 특정한 사안에 관한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계속해서 진행된다. 노동자는 물론 일반인과 정치인까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단식투쟁을 선언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최초 정치인의 단식투쟁 역사는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YS와
보름달 빵

김영삼 전 대통령(이하 YS)은 신민당 총재 시절인 1983년 5월18일 대통령 직선제와 언론 자유 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가택 연금 상태서 단식투쟁을 진행했다. 당시 전두환정권은 해당 사건(YS 단식투쟁)이 외부로 새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언론을 통제하려 했다.

YS는 23일간 단식을 진행했다. 대부분 인간은 물 없이 3일, 음식 없이 3주밖에 살지 못한다. YS의 기록은 인간의 생존 한계에 가까웠다. 이는 정치인 단식 역사상 최장 기록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YS의 단식투쟁이 거론될 때마다 ‘보름달 빵 사건’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해당 사건은 단식투쟁 중인 YS의 상태를 걱정하던 문익환 목사가 사전 연락 없이 자택을 방문했는데, 방 문을 여는 순간 보름달 빵과 우유를 목격했다는 내용이다. 이는 각종 라디오나 프로그램 방송 등을 통해 입에서 입으로 오르내렸다.


40년 전부터 정확한 출처 없이 내려오는 소문인 만큼 비판 목적으로 생긴 ‘도시 괴담’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인물이 단식 중 몰래 식사했다는 것 자체로 민주 진영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식의 배턴을 이어받은 인물은 김대중 전 대통령(DJ)이다. 1990년 평화민주당 총재 시절이던 DJ는 내각제 개헌 포기와 지방자치제 도입 실시 등을 요구하며 13일 동안 단식에 나섰다. 이는 여야가 극한으로 대치하던 상황서 정치협상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됐다.

이후 지방자치제 시행에 관해 최종 합의하는 성과를 얻었다. 1961년 5·16 군사쿠데타로 중단됐던 지방자치제를 30년 만에 소생한 것이다.

두 인물은 단식투쟁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불린다. 목적을 달성한 것은 물론 당내 분열을 봉합하고 호소력 있는 모습으로 여론의 지지까지 얻었다는 평이 이어지면서다. 최근 단식투쟁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뜻을 이어받아 성공의 길을 걸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지난달 31일 이 대표는 취임 1년 기자회견 도중 돌연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9월 정기국회 개회를 하루 앞두고 “무능 폭력 정권을 향해 국민 항쟁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정권은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을 향해 전쟁을 선포했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 마지막 수단으로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는 ▲민생파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국민 사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표명 및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국정 쇄신 및 개각 등 세 가지를 요구했다.


농성장 뚫고 나오는 설왕설래
‘밥심’ 못 버린 정치인들?

뜬금없이 단식을 선언한 만큼 세간이 이목이 쏠렸다.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 대표가 단식에 나설지 그 누구도 몰랐다”며 “이야기가 새어나가면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자신과 최측근 등 몇 명만 알도록 입단속을 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입단속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 역시 단식 괴담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의 단식에는 세 가지 물건이 주목됐는데 바로 보온병과 숟가락, 그리고 소금 통이다.

이 대표는 단식을 선언한 날부터 국회 정문 앞 텐트서 투쟁을 시작했다. 다만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만 진행되고 나머지 12시간가량은 국회 본청 당 대표실서 휴식을 취하며 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출퇴근 단식” “웰빙 단식”이라고 비판했다.

내용물을 파악할 수 없는 보온병을 사용하고 티스푼으로 무언가를 떠먹는 모습을 두고 일부 여당 지지자는 “보온병에 곰탕 같은 게 든 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평소 당뇨를 앓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습관이 중요한 당뇨 환자가 일주일가량 단식하면서 국회 일정을 모두 소화하는 것을 두고 몰래 영양분을 섭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 영상서 기자에게 “마셔보라”며 보온병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티스푼으로 섭취한 것은 음식이 아닌 소금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측 역시 오해의 소지를 잠재우기 위해 이 대표가 사용 중인 식품 용기를 공개했다. 용기에는 와인 소금과 마늘 소금이라는 라벨이 붙어있었다. 이번에는 소금의 종류를 두고 또다시 여론에 불씨가 붙었다.

단식 시에는 물과 소금만 섭취하는데 통상적으로는 아무런 맛이 나지 않는 천일염 등을 사용한다. 마늘 소금처럼 맛을 가미한 소금을 섭취해도 되는지를 두고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것. 게다가 멀리서 보면 소금통이 후추통과 고춧가루통으로 보이는 탓에 “이 대표가 보온병에 든 곰탕에 소금 후추를 넣고 고춧가루까지 뿌려서 야무지게 먹었다”는 소문도 한동안 온라인서 떠돌았다.

맹물일까
곰탕일까

최근에는 이 대표가 영양제를 챙겨 먹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대표는 단식을 진행한 지 약 일주일 정도 되는 날 텐트에 놓인 탁자 밑에서 약으로 보이는 무언가를 꺼내더니 손바닥에 덜어내고 뒤를 돌아 입 안에 털어 넣는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이 대표는 약을 입에 머금은 채 다시 앞으로 돌아 물을 마시다가 사레가 들어 기침하기도 했다.


해당 의혹에 대해 이 대표 측은 단식 초기엔 변비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 변비약을 복용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를 두고 여당과 지지자들 측에서는 “변비약이라면 저렇게 뒤돌아서서 몰래 먹을 일이 아니다” “먹은 것도 없는데 나올 게 있느냐”며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대표의 단식투쟁이 성공할지는 여론의 공감 정도에 달려 있다. 단식 종료 조건이 뚜렷하지 않은 것을 두고 검찰 조사를 피하기 위한 ‘방탄 단식’이라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YS·DJ의 단식투쟁은 소수 세력의 정치인으로서 소리낼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었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 거대 야당으로 불리는 이 대표가 단식에 돌입한 것을 두고 국민의 지지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이 등 떠밀리듯 끝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을 칭하는 ‘개딸’(개혁의 딸) 성원에 못 이겨 슬쩍 단식을 중단하거나 구급차를 타고 퇴장하는 것이다. 스스로 그만두지 않는 만큼 본인의 체면은 살리고 건강 악화라는 명분도 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식투쟁에 나선 이들 중 구급차 퇴장으로 유명한 인물이 있다. 바로 자유한국당 황교안 전 대표다. 황 전 대표는 2019년 11월20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유지와 공수처 반대, 선거법 합의 등을 조건으로 단식에 돌입했다.

하지만 당시 제1야당 대표가 단식에 나서야 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 아니었다는 의견이 우세하면서 비판적인 시선도 있었다. 당시 황 전 대표는 단식 8일 차에 의식을 잃고 응급실로 이송됐다.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 몸을 혹사한 만큼 체력적으로 한계에 다다랐던 것이다. 링겔을 맞고 조치를 취하면서 자연스럽게 단식도 중단됐다.


갑자기
맛집 투어?

당시 ‘맞짱 농성’을 하던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 회원과 진보 성향 유튜버는 황 전 대표의 병원 이송 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일부는 “황 대표가 구급차 안에서 국밥을 먹고 있다” “김밥을 먹다 급체한 것”이라는 등 비꼬기도 했다.

단식투쟁이 발생할 때마다 크고 작은 설화들이 생기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중에서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단식은 가장 많은 소문이 만들어진 것으로 꼽힌다. 뒤에서 몰래 음식을 먹었다는 주장이 나오거나 일부 커뮤니티 회원들이 조롱식 ‘폭식 투쟁’을 하면서다.

여기에 폭식 투쟁의 배후가 대기업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파문은 일파만파 커졌다.

2014년 7월 ‘유민이 아빠’로 알려진 김영오씨를 비롯한 유가족 20여명은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는 데 여야와 함께 가족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를 구성해달라며 광화문광장 농성에 돌입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특별위원회 구성도 함께 요구했다.

약 한 달이 지난 8월18일 김씨는 취재진 앞에서 앙상해진 갈비뼈와 헐거워진 바지를 보여줬다. 그다음 날인 19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씨의 무리한 단식 중단을 촉구하는 동조 단식에 나섰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한 각종 SNS에는 문 전 대통령이 단식 중에 감자탕과 커피를 사 먹었다는 글이 우후죽순 올라오기 시작했다. 단식 기간 동안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보면 감자탕집을 비롯한 커피전문점, 빵집, 빈대떡 집 등이 기록됐다는 것이다.

당시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은 ‘단식 중에도 식비는 계속 지출한 문재인 후보,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 논평을 내고 이같이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세월호특별법에 대처하는 민주당의 무능함을 덮기 위한 가짜 단식은 아니었는지 참으로 씁쓸하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의혹이 커지자 문 전 대통령 측은 해당 비용은 보좌관들이 사용한 내역이라고 해명했다. 동조 단식을 진행하는 문 전 대통령의 상태를 지켜보기 위해 대기 중이던 당직자나 보좌진들이 사용한 경비라는 설명이었다.

현장에 배달된 피자 100판
일베 ‘폭식 투쟁’ 배후는?

문 전 대통령이 동조 단식을 시작한 지 보름이 지날 무렵,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이하 일베)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발생했다. 단식 중인 유가족들이 효소 음료와 초콜릿바를 몰래 먹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이를 두고 일베를 비롯한 유사한 성향의 커뮤니티 회원들은 광화문광장 앞에서 시민에게 초콜릿바를 나눠주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2014년 8월31일부터 9월7일까지 일주일간 ‘폭식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자유청년연합, 엄마부대, 어버이부대 등 다수의 보수 단체도 동참했다.

가장 대표적인 일례로 유가족 농성장과 100m 남짓 떨어진 곳에서 ‘피자 파티’를 벌인 사건이 있다. 자신을 개인 사업자라고 밝힌 50대 일베 회원 A씨는 직접 피자 100여판을 주문해 회원들에게 나눠줬다. A씨는 “세월호특별법이 통과되면 유가족에게 너무 많은 혜택이 가게 된다”며 “세월호서 죽은 이들은 안타깝지만 이들을 이용하는 불순세력이 분탕을 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는 일베가 폭식 투쟁을 예고하자 성명을 통해 “광화문광장은 누구나 자유롭게 음식물을 먹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농성장 앞에 취식 공간처럼 ‘일베 회원을 위한 식탁’까지 마련했다.

폭식 투쟁 첫날 농성장에 모인 일베와 커뮤니티 회원들은 피자를 받아 들고 유가족이 마련한 식탁서 음식을 먹었다. 일부러 단식 농성장을 오가며 치킨과 햄버거 등을 먹고 유가족을 배경으로 ‘인증샷’까지 남겼다.

4년 후 폭식 투쟁의 후원자가 대기업이라는 의혹이 일면서 해당 사건은 다시 수면으로 드러났다. 2018년 MBC 시사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이하 <스트레이트>)가 “삼성과 전국경제인연합(이하 전경련)이 폭식 투쟁을 후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당시 주최 측은 음식과 주류 등을 구입한 경로에 관해 “후원금으로 마련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를 두고 <스트레이트>는 2013년 삼성이 자유청년연합에 ‘경제자유화 확산운동 지원’을 명목으로 1500만원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2014년에는 1000만원, 2015년에는 6000만원이 지원됐다. 해당 자금은 전경련을 통해 우회 입금한 것으로 해석했다.

쉰내 나는
밥그릇

단식투쟁에는 절박함이 드러나는 만큼 작은 행동도 확대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투쟁의 의미를 잊은 채 꼬투리 잡기에만 열을 올린다는 주장이 제시됐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이런 현상을 잘 보여주는 게 이 대표의 케이스”라고 말했다. 여야를 떠나서 처음 이 대표가 단식을 시작할 때 어떤 요구를 내걸었는지 기억하는 의원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단식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스럽다”며 “가진 게 없는 자들의 투쟁 수단마저 권력에게 뺏기는 것 같다”고 허탈해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제 안 먹히는 단식투쟁?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에 대해 꼬집고 나섰다.

이 대표가 단식으로 인한 건강 악화를 빌미로 검찰 조사에 영향을 줄 것이란 의혹이 나오면서다.

이에 한 장관은 “단식투쟁이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주는 선례가 남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방탄 단식’이 성공한다면 잡범을 비롯한 범죄자들이 소환 통보는 즉시 단식을 하지 않겠냐는 설명이다.

한 장관은 “단식을 하느냐 마느냐,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는 개인 자유의 문제”라면서도 “그게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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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