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주택, 대관식만 남은 승계 작업 현주소

일찌감치 쫙 깔린 로열로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금강주택 오너 일가가 어느 시점에 지분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찌감치 밑그림은 그려진 상태에서 방점을 찍는 일만 남은 모양새다. 다만 풀어야 할 숙제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금강주택은 창업주인 김충재 회장이 1982년 설립한 중견건설사다. 주택건설 및 분양, 산업단지 조성공사 등 건축·토목 사업을 영위하며, 아파트 브랜드 ‘금강팬테리움’을 보유하고 있다.

손꼽히는
중견건설사

금강주택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한 건 2013년부터다. 이 무렵 시공능력평가순위를 100위 안으로 끌어올린 금강주택은 2016년(47위) 이후 꾸준히 30~4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손꼽히는 중견 건설사로 발돋움했다. 최근 5년간 시공능력평가순위는 ▲2018년 37위 ▲2019년 40위 ▲2020년 37위 ▲2021년 36위 ▲지난해 36위 ▲올해 39위 등이었다.

㈜한양, 라인건설, 효성중공업 등과 엇비슷한 위상이다.

대외 위상과 함께 매출도 크게 올랐다. 2014년까지만 해도 1000억원대에 머물렀던 금강주택의 연결기준 매출은 불과 3년 만에 8580억원으로 치솟았고, 2021년에는 매출 1조원 돌파와 영업이익 1866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에는 수익성이 다소 나빠졌다. 금강주택은 지난해 매출 1조491억원, 영업이익 9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1조307억원) 대비 1.7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2.1% 감소한 1640억원에 그쳤다. 건설업계에 불어닥친 원자재 쇼크와 인플레이션 여파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순이익은 전년 1337억원에 비해 28.7% 줄어든 95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가운데 이자비용이 전년(236억원) 대비 68.7% 증가한 398억원으로 확대된 여파였다.

금강주택의 고공행진을 이끈 김 회장은 2021년 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금강주택은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 김 회장이 경영에서 한발 물러난 이후 관련 업계에서는 금강주택이 어느 시점에 승계 작업에 또 한 번 속도를 낼지 주목해왔다.

일단 김 회장 슬하의 1남2녀 가운데 장남 김태우 부회장이 부친의 자리를 넘겨받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강주택은 2016년까지만 해도 지배구조를 속단하기 힘들었다. 김 회장 이외에도 이한오씨와 최치봉씨가 각각 지분 45.7%, 7.33%를 보유했던 이유로, 승계 구도가 뒤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탄탄한 30위권 대외 위상
밑그림 완성된 승계 작업

주주구성은 2017년을 기점으로 크게 바뀌었다. 이 무렵 김 회장은 금강주택 지분을 모두 매입했고, 김 부회장을 축으로 하는 승계 절차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활용된 방식이 금강주택과 금강비스타의 합병이었다.


금강주택은 2018년 11월 금강비스타를 흡수합병했다. 2004년 설립된 금강비스타는 시행사업을 영위하던 법인이었는데, 금강주택의 금강비스타 합병은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인상이 짙었다.

금강비스타는 합병 이전까지만 해도 김 회장이 지분 60%, 김 부회장이 나머지 지분 40%를 갖고 있는 가족회사였다. 금강주택에 금강비스타가 흡수되는 과정에서 김 부회장이 보유한 금강비스타 주식은 금강주택 주식으로 전환됐다.

그 결과 김 부회장은 지분율 23.02%로 최대주주인 김 회장(지분율 76.98%)에 이어 금강주택 2대 주주 자리를 꿰찼다. 이 무렵 김 회장과 김 부회장으로 재편된 금강주택 지분구조는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금강주택이 금강비스타를 합병한 직후 김 회장의 두 딸인 김동우씨와 김태연씨는 사실상 승계 구도에서 배제됐다. 이들은 금강주택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고, 대신 펜티리움건설과 하이아트개발, 하이아트이앤씨 등의 지분을 각각 10%씩 나눠 가졌다.

현재 김 부회장에게는 부친이 보유한 금강주택 지분을 흡수하는 일만 남은 상황이다. 비상장사인 금강주택은 주식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기 힘들지만, 금강주택이 수익성 지표와 자산규모를 감안하면 지분 흡수 과정에서 적지 않은 현금 유출이 뒤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김 부회장이 승계 재원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현금배당이다. 금강주택은 최근 3년 사이 ▲2020년 60억원 ▲2021년 300억원 ▲지난해 150억원 등 총 510억원을 현금배당했고, 배당금은 지분율에 따라 김 회장과 김 부회장에게 전액 귀속됐다.

남겨진
과제

계열회사인 하이아트 역시 한동안 현금배당에 동참한 전례가 있다. 시행사업을 영위하는 하이아트는 2016년 70억원, 2017년 110억원, 2018년 22억원, 2019년 50억원 등을 현금배당했고, 하이아트 지분을 각각 50%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김 회장과 김 부회장에게 배당금이 전액 귀속됐다.

다만 하이아트는 2020년부터는 현금배당에 나서지 않고 있다. 재무상태가 심각할 정도로 악화되면서 배당을 집행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하이아트 총자산은 4358억원이고, 이 가운데 총자본은 39억원에 그친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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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