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 분석> 문재인 트위터의 이면

온라인서 지핀 불, 정치판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의 말은 그 무게감이 남다르다. 공식 석상에서 한 말은 물론 비공식적으로 흘러나온 말에도 다양한 해석이 따라붙는다. 퇴임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자리가 주는 압박서 벗어난 상태라 자유로운 듯 보이지만 발언 하나에 온갖 정치적 해석이 난무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어떨까?

사실 전임 대통령에게 ‘잊힐 권리’는 없다. 자리서 물러나도 발언과 행보에 대한 주목도는 늘 높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전임 대통령은 조용한 행보를 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그런 듯 보였다. 재임 시기 여러 차례에 걸쳐 ‘잊히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말과 행동
180도 달라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2020년 신년 기자회견)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서 잊혀진 삶,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지난해 3월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 법회) 등 문 전 대통령의 관련 발언은 언론 보도를 통해 ‘박제’돼있다. 문제는 문 전 대통령의 실제 행보와 발언 사이의 괴리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직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SNS 활동을 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SNS에 글을 올리면 지지자는 공감을 표하고 댓글을 단다. 말 그대로 잊히려야 잊힐 수 없는 상황이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5월9일 임기를 마치고 지난달 25일까지 1년여 동안 트위터에 58개의 글(날짜 기준)을 올렸다. 6일에 한 번 꼴이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5월9일 트위터에 퇴임 인사를 남겼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 놓습니다”로 시작된 글은 “선거 과정에서 더욱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더욱 힘차게 전진할 것입니다”로 끝을 맺었다. 

다음 날인 5월10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처음으로 5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진 상황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지지율이 40%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만큼 확고한 지지층을 보유한 정치인이다.

‘문파’로 불리는 지지자는 문 전 대통령에 무한한 지지를 보냈다. 그럼에도 5년 만에 보수정당에 정권을 빼앗겼다.

대선 직후부터 5년 만의 정권교체에 대한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득표율 격차는 0.7%p에 불과했고, 윤 대통령이 정치 신인이라는 점에서 문 전 대통령이 도마에 올랐다. 문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행보가 진영 사이에 뚜렷한 갈등을 만들었고 그 결과가 정권교체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퇴임 사흘 만에 글 올려
책 추천으로 에둘러 비판?

많은 정치인이 선거 패배 이후 외국으로 떠나는 등 공식적인 외부 활동을 줄이는 식으로 시간을 보낸다. 문 전 대통령이 당분간 별다른 활동 없이 사저서 ‘자연인’의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른바 정권교체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 조용한 행보를 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은 이 같은 예상을 깨고 윤 대통령 취임 사흘째 되던 날인 지난해 5월12일 트위터에 글을 게시했다. 이미지 파일로 업로드된 글에는 문 전 대통령의 일상이 주된 내용으로 담겼다. 퇴임 이후 처음 올라온 근황 글에 문 전 대통령의 지지자는 ‘마음에 들어요’(하트) 4만3000개, 리트윗 1만9000개, 댓글 2793개로 화답했다.  


이후 그는 평산책방 개점 소식을 알린 지난 25일까지 날짜 기준으로 58개의 글을 올렸다. 트위터는 짧은 글에 특성화돼있는 SNS다. 280자의 글자 수 제한이 있어 긴 글을 쓰기 위해서는 여러 개를 이어 쓰는 등의 방법이 필요하다. 문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 링크를 통해 긴 호흡의 글을 전달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이 업로드한 트위터 글을 보면 ▲일상 ▲책 추천 및 서평 ▲기념일 인사 ▲현안에 대한 발언 등으로 크게 분류된다. ‘[평산마을 비서실]’이라는 말머리로 시작되는 글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아닌 관계자가 대신 작성하는 것으로 사진을 첨부해 업로드한다.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첫 글을 올릴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 [평산마을 비서실입니다] 대통령님께서 직접 쓰시는 글 외에도 평산마을에서의 일상을 비서실에서 간간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은 내외분께서 평산마을에 오시고 첫 외출을 한 날입니다’라는 내용의 글도 함께 업로드됐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책과 관련된 글이다. 책을 추천하고 짤막한 서평을 덧붙이는 식이다. 책을 추천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해석이 뒤따른다. 추천자의 의중이 책에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녹아있기 때문.

책 20여권
담긴 의미는?

대통령이 추천하는 책은 더욱 그렇다. 문 전 대통령이 첫 번째 책을 추천했을 때 ‘정치 행보’라는 말이 나온 이유다.

문 전 대통령은 <짱깨주의의 탄생> <실크로드 세계사> <한컷 한국사>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지정학의 힘> <시민의 한국사> <하얼빈> <쇳밥일지> <지극히 사적인 네팔> <옛 그림으로 본 서울> <우주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나는 독일인입니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기술의 충돌> <한국과학문명사 강의> <나무수업> <차이에 관한 생각> <털 없는 원숭이> <말하는 눈> <조국의 법고전 산책>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서울편> <작별하지 않는다> 등 20여권의 책을 언급했다.

처음으로 추천한 김희도 광운대 교수의 <짱깨주의의 탄생>을 두고는 윤석열정부의 정책을 비판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짱깨주의의 탄생>은 한국 사회에 확산되고 있는 반중·혐중 정서를 들여다본 책이다. 문 전 대통령은 “도발적인 제목에 매우 논쟁적입니다. 책 추천이 내용에 대한 동의나 지지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을 어떻게 볼 것이며 우리 외교가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습니다. 이념에 진실과 국익과 실용을 조화시키는 균형된 시각이 필요합니다”라며 “언론이 전하는 것이 언제나 진실은 아닙니다. 세상사를 언론의 눈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는 눈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줍니다”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글의 서두에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는 문구를 넣었다. 그럼에도 문 전 대통령이 윤석열정부의 외교정책을 책 추천을 통해 에둘러 비판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정부의 미중 균형 외교를 실패로 규정짓고 한·미·일 동맹 강화를 내세웠다. 중국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한국역사연구회의 <시민의 한국사>를 추천하면서는 “한국사국정교과서를 반대하고 폐지했던 사람으로서 매우 반가운 책입니다”라고 적었다.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추천하는 글에는 “책을 추천하는 마음이 무겁습니다”라고 했다. 정 작가는 평산책방의 첫 손님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조국 책 추천
여전히 옹호?


지난 2월8일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조국의 법고전 산책>을 추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저자의 처지가 어떻든 추천하고 싶은 좋은 책입니다”라고 표현했다. 글 말미에는 “갖은 어려움 속에서 꽃을 피워낸 저자의 공력이 빛납니다”라고도 했다. 조 전 장관은 현재 본인과 가족이 비리 의혹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다.

책 추천보다 뚜렷하게 의중을 밝힌 글도 눈에 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구속된 것을 두고 입장을 밝힌 것이다.

서 전 실장은 해양수산부 공무원인 고 이대준씨가 북한군에 살해된 이튿날인 2020년 9월23일 오전 1시께 열린 관계 장관회의에서 피격 사실을 은폐하려 합참 관계자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게 ‘보안 유지’ 조치하라고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를 받고 있다. 

서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3일 구속됐다. 문 전 대통령은 “서훈 실장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정부의 모든 대북협상에 참여한 최고의 북한전문가·전략가·협상가입니다. (중략)서훈처럼 오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신뢰의 자산은 다시 찾기 어렵습니다. 그런 자산을 꺾어버리다니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정권이 바뀌자 부처의 판단이 번복됐다”며 “부디 도를 넘지 않길 바란다”는 입장문도 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의 대독으로 문 전 대통령의 입장이 전해졌다.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은 문재인정부와 윤석열정부서 서로 다른 결론을 내면서 정치 이슈로 떠올랐다. 이 과정에서 사건의 최종 책임자로 문 전 대통령이 지목된 바 있다.


풍산개 논란과 관련해서도 “지금이라도 내가 입양할 수 있다면 대환영이라는 걸 밝혀둡니다”라고 강조했다.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 곰이와 송강의 거취를 두고 불거진 논란이다.

서훈 구속, 적극적으로 비판
사회 현안마다 얹은 한 마디

풍산개를 사저로 데려갔던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지 않자 곰이와 송강을 반납했다. 

평소 반려동물을 아끼던 모습을 보였던 문 전 대통령이 풍산개를 반납하면서 파양 논란이 불거졌다. 풍산개 사육비용이 250만원이라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 사이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자 트위터에 글을 쓴 것으로 보인다. 

제주 4·3사건과 관련해서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다. 지난 3월28일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언급하면서 “더 이상 이념이 상처를 헤집지 말기를 바랍니다. 4·3의 완전한 치유와 안식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4·3희생자 추념일 당일에는 제주도를 직접 찾아 추념식에 참석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4·3사건과 관련해 다양한 발언이 나오고 있던 시기였다. 여기에 윤 대통령이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과 비교해 문 전 대통령의 행보를 해석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시 현장서 나온 윤 대통령의 추념식 불참 관련 질문에 문 전 대통령은 “달리 말씀 드리지 않겠다”며 말을 아낀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 현안과 관련해서도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유홍식 신부의 추기경 임명(지난해 5월30일),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지난해 6월21일), 일본 아베 전 총리 서거(지난해 7월7일), 수해 복구(지난해 8월12일),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서거(지난해 9월9일), 이태원 참사(지난해 10월30일), 튀르키예 대지진(지난 2월7일) 등을 언급했다.

새해 인사도 잊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이 올린 가장 최근 게시물은 평산책방 개점 소식이다. 지난 25일 ‘평산책방이 문을 열었습니다’라는 내용의 이미지 파일을 업로드했다. “평산책방의 중심은 북클럽 ‘책 친구들’입니다. (중략)여러분을 평산책방과 문재인의 책 친구로 초대합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책방지기’로 지칭했다.

해당 글을 두고 문 전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오프라인 활동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4·3 추념식 참석에 이어 책방 개점으로 지지자 결집을 도모하려는 게 아니냐는 설명이다. 시기상으로도 22대 총선을 1년 앞두고 있다. 다음 달 11일에는 영화 <문재인입니다>도 개봉한다. 전임 대통령 가운데 역대급으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책방 이면
총선 때문?

국민의힘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문 전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정치적 노림수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 방송에 출연해 “(문 전 대통령은)역대 전직 대통령 중에 가장 활발하게 정치와 사회활동을 하시는 분”이라며 “잊히고 싶다라는 말은 진심이 아닌 게 100% 드러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jsja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