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안 보이더니…” <나는솔로> 13기 순자 돌싱 논란

SNS에 “광수·제작진·시청자 분들께 깊이 사죄”
제작진 검증 시스템 부실 논란 및 폐지 주장도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ENA‧SBS플러스 예능프로그램 <나는솔로> 13기 출연자 ‘순자’가 지난 6일, 자신을 둘러싼 ‘돌싱(‘돌아온 싱글’의 줄임말로 ‘이혼한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는솔로> 13기, 광수님,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순자는 “결혼 전제 프로그램인 <나는솔로>에 출연 신청을 하면서 배우자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혼인했던 이력을 숨겼다”며 “내 이기심과 짧은 생각으로 일반 기수로 출연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죄를 드리기에는 이미 많이 늦은 시점이지만 지금이라도 모두에게 진실을 직접 말씀드리고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전에 제작진분들께서 공개적인 사죄의 기회를 주셨었지만 내 이기심으로 모두 놓쳤고, 그동안 난 통편집의 사유를 모르는 척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13기 광수님은 저로 인해 시청자 분들에게 매력을 모두 보여주지 못하셨고 가슴에 큰 상처까지 받으셨다. 어떤 말이나 행동도 상처 받은 분들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없겠지만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다”고 광수에게 사과했다.

순자의 이 같은 사과에 대해 커플로 맺어졌던 광수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해당 사과를 접한 한 누리꾼은 “정중한 척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거짓말을 했고 잘 속였는데 들켜서 이렇게 글을 쓰니까 내 주변에 피해주지 마라고 하느냐”며 일침을 날렸다.

“사과는 사과고, 자기 주변에 피해를 주지 말라는 얘기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느냐? 저런 문제 하나 발견했다고 회사나 전 배우자 SNS에 찾아가 난리치는 사람들이 문제”라는 댓글에는 “난리치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자기 이기심으로 거짓말 하고 방송 관계자, 시청자까지 전부 농락한 게 된다”며 “그 정도 책임질 생각도 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다른 누리꾼은 “저렇게 똑똑한 사람이 속인다고 속여질 거라고 생각한 게 참 어이없다”면서도 “컴퓨터공학 전공자라면 이 세상에 숨길 수 있는 데이터가 거의 없다는 것 정도는 잘 알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런 걸 헛똑똑이라고 하는 건가? 정말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이라며 “세상을 너무 우습게 본 것 같다”고 탄식했다.

온라인 일각에선 <나는솔로> 출연자들의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학폭 가해자나 프로그램 취지에 전혀 맞지 않는 솔로가 아닌 ‘유부남’ 또는 ‘유부녀’가 출연하거나 과거 결혼 이력을 속이고 출연하면서 논란이 제기됐던 탓이다.

또 일부 남성 출연자들이 여성 출연자들을 상대로 도가 지나친 무례한 발언과 언행으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4기에 출연했던 출연자 정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출연 후 대학병원을 다니며 심리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등 끔찍한 상황이었다고 폭로했다.

당시 누리꾼들 사이에선 “출연진의 도를 넘는 언행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적절한 선에서 하도록 개입해 유도했어야 했다” “사전에 출연자를 잘 선택하지 못한 것 같다” 등의 비판 목소리가 제기됐다. 해당 논란으로 인해 <나는솔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 조치’를 받았다.

9기에선 남규홍 PD의 여성 출연자 직업 비하 발언이 뭇매를 맞기도 했다.

남 PD는 광고기획자(AE)라는 여성 출연자 옥순에게 “따까리”라는 표현을 썼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남 PD는 옥순과의 사전 인터뷰서 “어떻게 보면 ‘따까리’지 않느냐”고 물었다.

당시 자막은 ‘따까리’ 대신 ‘심부름꾼’으로 순화돼 방송됐다. 해당 발언에 대해 씁슬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죠”라고 대꾸했다.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엔 광고업계 종사자들의 직업을 비하했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결국 유튜브, wavve 등 OTT에 제공되는 영상엔 해당 구간이 삭제됐다.

남 PD는 “제작진이 농담하거나 과하게 제스처하는 게 있는데 시청자들을 언짢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전 인터뷰가 길게 나갈 거라 생각을 하지 않았던 부분도 있다”며 “광고인들한테 큰 잘못을 한 건 인정을 한다. 앞으로 주의하고 신중하게 처신하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11기에는 남성 출연자가 파혼 직후 <나는솔로>에 출연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회차에 상철은 영숙과 최종 커플에 골인하는 데 성공했으나 연인으로까지 발전하지 않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11기 첫 회 방송부터 전 여자친구와 파혼하자마자 출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사실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파혼 논란’에 대해 당사자였던 영숙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결별 이유는 파혼 때문이 아니며 소개팅 어플 메시지를 통한 양다리 문제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13기는 지난 5일, 최종 선택서 여섯 남녀 중 다섯 명의 커플이 탄생하며 역대급 대미를 장식했다.

하지만 4회 차부터 순자와 광수의 데이트 장면이나 대화 내용이 방송에 전혀 나오지 않았고 시청자들 사이에선 ‘결혼설’ ‘중도하차설’ 등 갖가지 의혹들이 제기됐다. 해당 의혹은 14기 회차 방송이 종료될 무렵, 당사자인 순자가 직접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순자 외에도 남성 출연자 상철이 고교 시절의 학폭 의혹이 온라인을 통해 제기되기도 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 상철은 별 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고 순자·광수 통편집 논란으로 자연스레 잊혀졌다.

무엇보다 이번 13기 순자 돌싱 출연 논란은 제작진의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후 논란의 여지는 남아 있다. 이처럼 <나는솔로>발 각종 크고 작은 논란이 불거지면서 폐지해야 한다는 ‘폐지론’ 주장도 들린다.

<나는솔로>는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솔로 남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극사실주의 데이팅 프로그램으로, 출연자끼리의 결혼 성사율은 약 5.88%로 1년에 대략 세 커플 정도가 결혼에 골인하는 셈이다(14기 기준). 지난 2월6일부터 5일까지의 평균 시청률은 2.6%서 3.0%로 집계됐다(수도권 기준).

일각에선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일반인들을 제대로 검증하기는 여건상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예컨대 예능 제작진이 출연자들에게 ▲범죄경력조회서 ▲건강진단서 ▲학교졸업증명서 ▲생활기록부 등 지나칠 수도 있는 개인 증빙서류들을 요구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흥미(시청률) 위주의 예능프로그램이라고는 하지만 그런 것도 매서운 시청자들이 있는 만큼 예전 같지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도 “온갖 서류들을 제출해야 한다고 한다면 논란 요소는 사라지겠지만 과연 어떤 일반인들이 출연하려 할 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다른 일각에선 개인 출연자가 제작진을 속이면서 출연을 강행한 것이지만 결국 책임에 따른 사과는 출연진에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제작진이 직접 나서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십~수백명의 출연 신청자들 중 옥석을 가려 선택한 것은 출연자 개인의 선택이 아닌 결국 제작진의 몫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결국 출연진이 자신의 과거 이력을 미리 밝히지 않은 잘못보다 이를 걸러내지 못한 제작진의 검증 시스템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추후 같은 논란이 반복될 경우 프로그램 폐지론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래는 13기 순자 인스타그램 전문이다.

<나는솔로> 13기, 광수님,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립니다.

안녕하세요, 13기 순자 한소영입니다.

저는 결혼 전제 프로그램인 <나는솔로>에 출연 신청을 하면서 배우자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혼인했던 이력(2016.04)을 숨겼습니다. 저의 이기심과 짧은 생각으로 일반 기수로 출연 신청했습니다.

사죄를 드리기에는 이미 많이 늦은 시점이지만 지금이라도 모두에게 진실을 직접 말씀드리고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이전에 제작진 분들께서 저에게 공개적인 사죄의 기회를 주셨었지만 제 이기심으로 모두 놓쳤고, 그 동안 저는 통편집의 사유를 모르는 척 해왔습니다.

저로 인해서 <나는솔로> 제작진은 물론 13기 출연자분들께 큰 피해를 입혀드려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특히 13기 광수님은 저로 인해 시청자 분들에게 매력을 모두 보여주지 못하셨고 가슴에 큰 상처까지 받으셨습니다.

그 동안 13기 순자 한소영을 응원해주셨던 분들께도 깊이 사과드립니다.

어떤 말이나 행동도 상처받은 분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없겠지만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습니다.

송구스럽지만 염치불구하고 두 가지만 부탁드립니다.

*저의 소속 회사는 제가 저지른 일과는 무관하므로 가급적 저와 연관지어 언급하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과거 사진에 나온 그분도 저로 인해 피해를 보고 계시므로 함께 나온 사진은 사용하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한소영 드림
 

<pmw@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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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