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안 보이더니…” <나는솔로> 13기 순자 돌싱 논란

SNS에 “광수·제작진·시청자 분들께 깊이 사죄”
제작진 검증 시스템 부실 논란 및 폐지 주장도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ENA‧SBS플러스 예능프로그램 <나는솔로> 13기 출연자 ‘순자’가 지난 6일, 자신을 둘러싼 ‘돌싱(‘돌아온 싱글’의 줄임말로 ‘이혼한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는솔로> 13기, 광수님,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순자는 “결혼 전제 프로그램인 <나는솔로>에 출연 신청을 하면서 배우자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혼인했던 이력을 숨겼다”며 “내 이기심과 짧은 생각으로 일반 기수로 출연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죄를 드리기에는 이미 많이 늦은 시점이지만 지금이라도 모두에게 진실을 직접 말씀드리고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전에 제작진분들께서 공개적인 사죄의 기회를 주셨었지만 내 이기심으로 모두 놓쳤고, 그동안 난 통편집의 사유를 모르는 척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13기 광수님은 저로 인해 시청자 분들에게 매력을 모두 보여주지 못하셨고 가슴에 큰 상처까지 받으셨다. 어떤 말이나 행동도 상처 받은 분들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없겠지만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다”고 광수에게 사과했다.

순자의 이 같은 사과에 대해 커플로 맺어졌던 광수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해당 사과를 접한 한 누리꾼은 “정중한 척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거짓말을 했고 잘 속였는데 들켜서 이렇게 글을 쓰니까 내 주변에 피해주지 마라고 하느냐”며 일침을 날렸다.

“사과는 사과고, 자기 주변에 피해를 주지 말라는 얘기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느냐? 저런 문제 하나 발견했다고 회사나 전 배우자 SNS에 찾아가 난리치는 사람들이 문제”라는 댓글에는 “난리치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자기 이기심으로 거짓말 하고 방송 관계자, 시청자까지 전부 농락한 게 된다”며 “그 정도 책임질 생각도 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다른 누리꾼은 “저렇게 똑똑한 사람이 속인다고 속여질 거라고 생각한 게 참 어이없다”면서도 “컴퓨터공학 전공자라면 이 세상에 숨길 수 있는 데이터가 거의 없다는 것 정도는 잘 알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런 걸 헛똑똑이라고 하는 건가? 정말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이라며 “세상을 너무 우습게 본 것 같다”고 탄식했다.

온라인 일각에선 <나는솔로> 출연자들의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학폭 가해자나 프로그램 취지에 전혀 맞지 않는 솔로가 아닌 ‘유부남’ 또는 ‘유부녀’가 출연하거나 과거 결혼 이력을 속이고 출연하면서 논란이 제기됐던 탓이다.

또 일부 남성 출연자들이 여성 출연자들을 상대로 도가 지나친 무례한 발언과 언행으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4기에 출연했던 출연자 정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출연 후 대학병원을 다니며 심리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등 끔찍한 상황이었다고 폭로했다.

당시 누리꾼들 사이에선 “출연진의 도를 넘는 언행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적절한 선에서 하도록 개입해 유도했어야 했다” “사전에 출연자를 잘 선택하지 못한 것 같다” 등의 비판 목소리가 제기됐다. 해당 논란으로 인해 <나는솔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 조치’를 받았다.


9기에선 남규홍 PD의 여성 출연자 직업 비하 발언이 뭇매를 맞기도 했다.

남 PD는 광고기획자(AE)라는 여성 출연자 옥순에게 “따까리”라는 표현을 썼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남 PD는 옥순과의 사전 인터뷰서 “어떻게 보면 ‘따까리’지 않느냐”고 물었다.

당시 자막은 ‘따까리’ 대신 ‘심부름꾼’으로 순화돼 방송됐다. 해당 발언에 대해 씁슬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죠”라고 대꾸했다.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엔 광고업계 종사자들의 직업을 비하했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결국 유튜브, wavve 등 OTT에 제공되는 영상엔 해당 구간이 삭제됐다.

남 PD는 “제작진이 농담하거나 과하게 제스처하는 게 있는데 시청자들을 언짢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전 인터뷰가 길게 나갈 거라 생각을 하지 않았던 부분도 있다”며 “광고인들한테 큰 잘못을 한 건 인정을 한다. 앞으로 주의하고 신중하게 처신하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11기에는 남성 출연자가 파혼 직후 <나는솔로>에 출연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회차에 상철은 영숙과 최종 커플에 골인하는 데 성공했으나 연인으로까지 발전하지 않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11기 첫 회 방송부터 전 여자친구와 파혼하자마자 출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사실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파혼 논란’에 대해 당사자였던 영숙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결별 이유는 파혼 때문이 아니며 소개팅 어플 메시지를 통한 양다리 문제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13기는 지난 5일, 최종 선택서 여섯 남녀 중 다섯 명의 커플이 탄생하며 역대급 대미를 장식했다.

하지만 4회 차부터 순자와 광수의 데이트 장면이나 대화 내용이 방송에 전혀 나오지 않았고 시청자들 사이에선 ‘결혼설’ ‘중도하차설’ 등 갖가지 의혹들이 제기됐다. 해당 의혹은 14기 회차 방송이 종료될 무렵, 당사자인 순자가 직접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순자 외에도 남성 출연자 상철이 고교 시절의 학폭 의혹이 온라인을 통해 제기되기도 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 상철은 별 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고 순자·광수 통편집 논란으로 자연스레 잊혀졌다.

무엇보다 이번 13기 순자 돌싱 출연 논란은 제작진의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후 논란의 여지는 남아 있다. 이처럼 <나는솔로>발 각종 크고 작은 논란이 불거지면서 폐지해야 한다는 ‘폐지론’ 주장도 들린다.

<나는솔로>는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솔로 남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극사실주의 데이팅 프로그램으로, 출연자끼리의 결혼 성사율은 약 5.88%로 1년에 대략 세 커플 정도가 결혼에 골인하는 셈이다(14기 기준). 지난 2월6일부터 5일까지의 평균 시청률은 2.6%서 3.0%로 집계됐다(수도권 기준).

일각에선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일반인들을 제대로 검증하기는 여건상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예컨대 예능 제작진이 출연자들에게 ▲범죄경력조회서 ▲건강진단서 ▲학교졸업증명서 ▲생활기록부 등 지나칠 수도 있는 개인 증빙서류들을 요구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흥미(시청률) 위주의 예능프로그램이라고는 하지만 그런 것도 매서운 시청자들이 있는 만큼 예전 같지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도 “온갖 서류들을 제출해야 한다고 한다면 논란 요소는 사라지겠지만 과연 어떤 일반인들이 출연하려 할 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다른 일각에선 개인 출연자가 제작진을 속이면서 출연을 강행한 것이지만 결국 책임에 따른 사과는 출연진에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제작진이 직접 나서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십~수백명의 출연 신청자들 중 옥석을 가려 선택한 것은 출연자 개인의 선택이 아닌 결국 제작진의 몫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결국 출연진이 자신의 과거 이력을 미리 밝히지 않은 잘못보다 이를 걸러내지 못한 제작진의 검증 시스템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추후 같은 논란이 반복될 경우 프로그램 폐지론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래는 13기 순자 인스타그램 전문이다.

<나는솔로> 13기, 광수님,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립니다.

안녕하세요, 13기 순자 한소영입니다.


저는 결혼 전제 프로그램인 <나는솔로>에 출연 신청을 하면서 배우자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혼인했던 이력(2016.04)을 숨겼습니다. 저의 이기심과 짧은 생각으로 일반 기수로 출연 신청했습니다.

사죄를 드리기에는 이미 많이 늦은 시점이지만 지금이라도 모두에게 진실을 직접 말씀드리고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이전에 제작진 분들께서 저에게 공개적인 사죄의 기회를 주셨었지만 제 이기심으로 모두 놓쳤고, 그 동안 저는 통편집의 사유를 모르는 척 해왔습니다.

저로 인해서 <나는솔로> 제작진은 물론 13기 출연자분들께 큰 피해를 입혀드려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특히 13기 광수님은 저로 인해 시청자 분들에게 매력을 모두 보여주지 못하셨고 가슴에 큰 상처까지 받으셨습니다.

그 동안 13기 순자 한소영을 응원해주셨던 분들께도 깊이 사과드립니다.

어떤 말이나 행동도 상처받은 분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없겠지만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습니다.

송구스럽지만 염치불구하고 두 가지만 부탁드립니다.

*저의 소속 회사는 제가 저지른 일과는 무관하므로 가급적 저와 연관지어 언급하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과거 사진에 나온 그분도 저로 인해 피해를 보고 계시므로 함께 나온 사진은 사용하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한소영 드림
 

<pmw@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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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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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