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설 끓는’ 김정은 후계자 괴소문

오빠·동생 제치고 북한 여왕?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북한의 3세대 독재자 김정은’이 4세대 독재자를 키워내고 있다. 주인공은 올해 만 9세인 장녀 김주애로, 한국식으로는 초등학교 졸업을 몇 년 앞두고 있는 미성년자다. 치열한 후계자 경쟁 끝에 친형을 살해한 김 위원장이 자녀들의 경쟁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모양새다. 이 같은 아버지의 깊은 사랑(?) 덕분에 미성년자 김주애는 벌써부터 아버지의 독재정치를 배우고 있다.

북한의 4대 세습이 시작됐다. 최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양이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북한 전문가들은 이런 저런 해석을 내놓고 있다. 김주애가 다음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주장부터 후에 성년이 된 장남이 진짜 후계자일 거라는 주장까지 천차만별이다.

급 뜨는 장녀
그는 누구?

북한 소식통이 4대 세습을 거론하게 된 시점은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이 퍼지고 나서부터다. 최근 <일요시사>가 만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북한 취재 경험이 있는 기자들은 김 위원장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김정은의 건강이 심상치 않다는 소문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다만 사실 확인을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체형적으로 봤을 때 10년도 못 가 단명할 것이라는 분석은 수차례 나온 바 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알아보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체격적으로 많은 차이를 보이는 김 위원장은 현재 심각한 고도비만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소식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김 위원장이 고도비만인 이유는 ‘체제의 안정’ 때문이라고 <일요시사>를 통해 주장했다.

이 전문가는 “아버지(김정일 국방위원장)는 수십년간 후계수업을 받으면서 권력구도를 튼튼히 했던 바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빠른 시기에 권력을 승계받은 김 위원장은 불안한 권력체계를 본인의 이미지 정치로 풀어가려 했다”며 “그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이미지를 동일화하기 위해 일부러 몸을 불렸다. 즉, 현재 그의 풍채는 불안한 권력구도의 발로”라고 해석했다.

그의 말대로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은 후계자로 낙점된 후 약 22년간을 기다렸다가 권력을 넘겨받은 바 있다. 오랜 기간 동안 김 위원장은 본인에게 충성을 맹세할 인사들을 착실히 모아왔고, 촘촘한 시스템을 건설해 ‘안전한’ 권력구도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이 정식으로 후계자 수업을 받은 기간은 고작 1년3개월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후계구도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던 김 위원장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권력을 안정시키려 했다.

김정은 건강이상설 “10년 내에 죽는다”
김주애 까메오설…장남 후계설 진실은?

북한 전문가들은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처형해 ‘공포정치’를 실행한 것도, 살을 일부러 찌워 ‘이미지 정치’를 실행한 것도 모두 이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불안한 권력구도가 김 위원장의 불안한 건강을 만들어낸 셈이다.

북한 잠입 취재 경험이 있는 한 기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의료비에만 한 해에 수십억씩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료계 관계자들을 해외에 이주시켜 선진 의술을 배우고, 아니면 유능한 의사를 직접 초빙해 북한에 데려가기도 한다”고 건강이상설에 대해 평가했다.


그의 건강이상설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몇 년 전부터 북한의 후계구도를 분석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의 자녀들에게 관심을 기울였고,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사이에 총 세 명의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현재까지 대외에 알려진 김 위원장의 자녀는 총 세 명으로 장남(2010년생), 장녀(2013년생), 막내(2017년생)로 알려져 있다.

상당수가 2010년생 장남이 다음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요즘 언론이 주목하는 유력한 후계자는 장녀 김주애다. 김주애는 최근 여러 번 공개석상에 등장하며 후계경쟁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김 위원장의 장녀 김주애가 대외석상에 얼굴을 처음 드러낸 것은 지난해 11월18일이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시험발사를 격려하기 위해 발사장을 찾은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 김주애를 대동시켰다.

김주애는 행사 내내 김 위원장의 옆자리를 지키며 김 위원장과 스킨십을 하고 군인들을 치하하는 등 ‘어린’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성공적인 데뷔 무대를 마친 김주애는 8일 후인 26일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미사일 발사 성공을 자축하는 행사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김주애는 이날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갑자기 
왜 등장?

그는 김 위원장과 걸어갈 때 그보다 더 앞서서 걷는가 하면, 직접 공로자들과 악수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관영 매체들도 김주애의 이런 모습을 크게 부각시켜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다음 날인 27일 보도를 통해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성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시었다”며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께서 존귀하신 자제분과 함께 촬영장에 나왔다”고 전했다.

이후 몇 개월간 잠잠했던 김주애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8일이다. 평양 김일성광장서 열린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김주애는 검은색 코트를 입고 어머니인 리 여사와 나란히 서서 행사를 관람했다.

눈길을 끈 것은 이날 ‘김주애 백마’가 등장한 점이다. 북한에서 백마는 백두혈통의 상징으로 통한다. 실제로 역대 북한의 지도자는 모두 백마를 소유한 바 있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물론, 김정은도 2019년 10월 <노동신문>을 통해 본인의 백마를 세간에 알린 바 있다.


지난 13일, 조선중앙TV는 녹화중계를 통해 “우리 원수님 백두전구를 주름잡아 내달리셨던 전설의 명마, 그 모습도 눈부신 백두산군마가 기병대의 선두에 서 있다. 사랑하는 자제(김주애)분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충마가 그 뒤를 따라 활기찬 열병의 흐름을 이끌어간다”고 보도했다.

김주애의 존재감은 열병식 후에도 이어졌다. 열병식 후 장성들과 가진 만찬 자리서 김주애는 시종일관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며 주인공이 됐다. 군 장성들도 김 위원장보다 김주애 주변에 몰렸고, 김 위원장과 리 여사는 옆으로 밀려났다.

김주애의 예사롭지 않은 존재감에 외신과 국내 언론은 김주애가 다음 후계자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8일 “김정은은 딸이 후계자라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전문가들은 군사 고위 간부들로 가득 찬 연회장 사진의 정중앙을 차지한 소녀의 모습을 보고 김정은이 딸을 후계자로 삼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 평가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동아시아 협력 센터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김주애가 일찍부터 중요한 정치행사에 참석해 제왕학을 습득한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처럼 갑자기 사망하더라도 안정적으로 권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마냐
백두냐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딸은 눈길을 끄는 의미만 있을 뿐 후에 진짜 후계자는 결국 장남이 차지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남성우월주의 문화가 팽배한 북한 사회서 ‘여성 수령’이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점 ▲5세대 승계서 김씨 성을 물려주지 못할 것이라는 점 ▲백두혈통의 근본이 흔들릴 것이라는 점은 모두 김주애가 다음 후계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최근까지는 이 ‘장남 후계설’이 가장 납득가는 분석으로 자리 잡아왔다. 지난해 말부터 자녀를 공개한 김 위원장이 곧 장남도 관영 매체에 공개해 북한 주민들에게 각인시킬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장남의 등장은커녕 김주애의 재등장만 이뤄지고 있다. 

한 북한 소식통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후계구도가)이제 김주애로 굳어지는 것 같다. 아니라면 이렇게 자주, 많이 김주애를 관영 매체에 등장시키지 않는다. 이미 북한 주민 모두가 김주애를 봤지 않았나”라며 “후계자가 아니라면 저럴 필요가 없다. 북한 주민들이 후에 생길 진짜 후계자와 혼돈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주애가 한두 번 잠깐 나오는 수준이 아닌, 오랜 시간 북한 주민들에게 노출되고 있다는 점은 이미 그가 후계자로 키워지고 있다는 분석의 기반이 된다. 

<일요시사>와 직접 만난 다수의 북한 관련 취재원들도 한결같이 김주애가 사실상 다음 후계자일 것이라고 봤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장남 신변에 모종의 어떤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장녀인 김주애가 다음 후계자가 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북한과의 소통업무를 맡았던 전직 공직자는 <일요시사>에 “후계 콤플렉스가 있는 김정은은 후계자 양성을 누구보다 빨리 진행시키려했다. 그 주인공은 당연히 장남이었다”며 “그러나 최근 김주애로 후계구도가 정해진 모양이다. 장남의 신변에 분명 어떤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아들 장애·사망·혈통? 루머만 무성
동요하는 북 주민들…내란 가능성도

어린 시절 후계자로 지목됐던 장남이 최근 후계구도가 밀린 데 대해 여러 북한 소식통은 그가 장애인이 됐거나 아예 사망했을 것이란 이른바 ‘사망설’을 퍼뜨리기도 했다.

북한의 주체사상은 수령이라는 존재를 ’당과 인민대중의 사상의식을 이끌어내는 전일체’로 규정한다. 인민대중이 ‘강건한 지도자’로부터 옳은 지도를 받을 때만 공고한 집단이 될 수 있다는 게 주체사상의 본질이다. 여기서 말하는 강건함은 신체적, 정신적인 강건함 모두를 포함한다.

그러나 새로운 수령이 남들과 다른 조건의 신체와 몸을 가지고 있다면 주체사상의 본질이 뒤틀리게 된다. 북한 전문가들은 남성중심주의가 강한 북한서 김정은의 장녀가 후계자가 된 것에는 모두가 납득할만한 충분한 사유가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후계자로 지목받았던 장남이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어릴 때는 몰랐던 치명적인 병이 발견됐거나,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됐을 것이란 추측이다.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던 한 의원실 관계자는 장남이 아예 죽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이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2013년생인 김주애는 여러 매체를 통해 어릴 때부터 선전하고 있는데, 장남은 그 나이 때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왔고, 현재는 생사조차 구분이 되지 않는다”며 “아예 죽었거나 혹은 없었거나 둘 중 하나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주애보다 세 살 위인 알려진 장남은 올해 만 13세가 됐을 것으로 추측되며 현재까지 대외적으로 노출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김주애가 만 9세 나이 때부터 여러 행사장에 따라다닌 것에 비하면 장남은 이상하리만큼 베일에 쌓여있다.

그는 “이렇게 장남의 존재가 지워질 수 있을까 싶다. 심지어 리설주가 그를 낳았는지 안 낳았는지도 사실 확인이 안 된다. 존재가 없었거나 었어졌거나라고 생각하면 앞뒤가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장애인설, 무존재설, 사망설 등 김정은의 장남에 관해 떠돌고 있는 소문은 무성하다. 모두 확인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후계구도가 완전히 김주애에게로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2인자
트라우마

북한 관련 강의를 하고 있는 한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주애가 이미 주민들에게 ‘각인’됐다고 분석해야 한다. 북한 사회에서는 이렇게 노출된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쭉 가는 구조”라며 “한국처럼 갑자기 중간에 나와서 지도자가 바뀌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선수교체가 안되는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은이 김주애를 후계자로 생각하고 키우고 있다고 봐야 한다. 왜 김주애를 선택했는지 미스터리지만 김주애가 4대 세습의 주인공이라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소문이 난무했던 북한의 4대 세습은 이제 현실화됐다. 무늬만 ‘민주국가’인 김씨 왕국은 미성년자인 딸에게 벌써부터 새 지도자 육성에 들어갔다. 이제 한국은 4세대 리더로 추대되고 있는 김주애가 어떤 인물인지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 이제 고작 9세인 김주애에게 한반도의 운명이 달려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ingyun@ilyosisa.co.kr>

 

<기사 속의 기사> 배 다른 형제 가능성은?

북한의 첫 여성 지도자 탄생을 두고 많은 사람이 의아해하고 있다.

사실상 왕국을 건설한 북한이 ‘여왕’의 탄생을 쉽게 받아들일 것이냐는 의구심이다.

일각에선 북한 지도부가 새로운 자녀의 탄생을 기다릴 것이라고 예측이 나오기도 하지만 북한 관련 취재원은 이 같은 예측 또한 신빙성이 많이 낮다고 주장한다.

김정은의 여성편력이 할아버지나 아버지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김정은의 머리부터 발까지 다 체크한다. 그런데 여자 문제는 하나도 없다. 다른 문제는 여러 가지 일으킨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여자 관련 이슈는 없었다”며 “리설주가 김정은에게 잘해주어서 그런 것도 있고, 김정은 스스로도 그런 욕구가 적은 편으로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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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