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월드 투어(옛 유러피언 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 출전한 패트릭 리드(미국)가 속임수로 규칙을 어겼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 17번 홀(파4)에서 리드가 티샷 한 볼은 페어웨이를 벗어나 커다란 야자수로 향했다.
볼은 야자수 가지 틈에 얹혀 떨어지지 않았다. 리드는 쌍안경으로 자신의 볼이 나뭇가지 틈에 얹혀 있는 걸 확인했다면서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했다. 1벌타를 받은 그는 나무 근처에서 세 번째 샷을 쳤다. 볼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지만, 보기로 홀아웃 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리드가 자신의 볼을 확인하지 못하고도 확인한 척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경기 영상에서는 리드가 티샷한 볼은 리드가 볼을 찾았다는 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로 향하는 것처럼 보인 게 발단이었다.
엉뚱한 볼 쳐서 위기 넘겨
거듭된 기행에 따가운 눈총
<골프다이제스트>는 또 리드가 쌍안경으로 올려다본 야자수 가지 틈에는 볼이 네댓 개 더 있었다고 전했다. 리드가 자신의 볼을 찾지 못했으면서도 찾은 척하고 나무 근처에서 세 번째 샷을 쳤다는 얘기다. 만약 리드가 볼의 행방을 확인하지 못했다면 그는 티박스로 돌아가서 세 번째 샷을 쳐야 했다. 보기로 막아내기 힘들었다는 뜻이다.
DP월드 투어 경기위원회는 리드의 볼이 맞다고 리드 편을 들었다. 선임 경기위원이 현장에서 리드의 볼이 얹힌 나무를 특정해 쌍안경으로 리드가 마킹한 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리드 또한 “분명히 내 볼을 확인했다. 100% 내 볼이라고 확인하지 못했다면 티박스로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리드가 이전에도 속임수로 규칙을 어겼다는 의심을 몇 번 받았던 탓에 의혹은 말끔하게 가시지 않았다. 2020년 미국 CBS 방송 코스 해설가 피터 코스티스는 리드가 PGA 투어에서 라이를 개선하는 규칙 위반 장면을 적어도 4차례 목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리드는 이 대회에 개막에 앞서 자신의 LIV골프 합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한테 나무 티를 던져 분란을 만들었다. 이 사건을 ‘티 게이트’라고 부른 미국 언론은 이날 3라운드 17번 홀에서 벌어진 일을 ‘트리 게이트’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