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10명 중 7명 “부모세대보다 현세대 삶 긍정적”

미래세대 56% 긍정적 27% 부정적
세계 추세보다 긍정평가 24%p 높아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국내 유권자들 10명 중 7명 이상은 현세대의 삶이 부모세대보다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해 8월23일부터 31일까지 국내 19세~79세 남녀 1035명을 대상으로 ‘귀하의 삶은 귀하의 부모세대에 비해 전반적으로 어떻다고 느끼냐’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75%가 ‘좋은 편’, 14%가 ‘나쁜 편’이라고 응답했다. ‘비슷하다’는 10%.

성별로는 남성(71%)보다는 여성(79%)이, 연령별로는 30대(29%)보다는 60~79세의 장년층(91%)이 좋은 편이라고 답했다.

직업별로는 학생(59%)보다는 전업주부(90%) 계통의 직업군이 더 좋아졌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 소득 수준별로는 200만원 미만(69%), 200~299만원(67%), 300~499만원(75%), 500~699만원(82%), 700만원 이상(81%)로 고소득자일수록 더 좋게 느끼고 있었다.

교육 수준별로는 대재 이상(69%)보다는 고졸 이하(82%)가 더 좋다고 느끼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76%), 인천/경기(75%), 대전/세종/충청/강원(69%), 광주/전라/제주(73%), 부산/울산/경남(82%), 대구/경북(75%) 등으로 대전 및 충청·강원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동소이했다.

또 ‘요즘 어린이들의 삶은 귀하에 비해 전반적으로 어떨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56%가 ‘좋아질 것’, 27%가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슷할 것’은 14%.

성별로는 여성(54%)보다는 남성(59%)이, 연령별로는 19~29세(36%)보다는 60세~79세(73%)가, 직업별로는 학생(38%)보다는 자영업자(64%) 및 무직/은퇴/기타 직종(63%)이 후대의 삶을 긍정적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19세~29세의 젊은 층에서 미래 아이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예상하지 못하는 배경엔 결혼 및 출산을 꺼리는 사회적인 현상과도 맥을 같이 했다.

월 소득별로는 200만원 미만(59%), 200~299만원(49%), 300~499만원(64%), 500~699만원(54%), 700만원 이상(50%)로 소득과 관계없이 대체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교육 수준별로는 대재 이상(48%)보다는 고졸 이하(65%)가 더 좋다고 느끼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인천/경기(53%), 대전/세종/충청/강원(59%), 광주/전라/제주‧부산/울산/경남(61%), 대구/경북(58%) 등으로 전반적으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전 세계의 성인남녀는 부모세대 대비 현세대의 삶에 대해 51%가 ‘좋은 편’, 23%가 ‘나쁜 편’이라고 응답했다. ‘비슷하다’는 의견은 23%, 유보 의견은 3%.

‘현재 어린이들의 삶은 응답자에 비해 전반적으로 어떻겠느냐’는 질문에는 44%가 ‘좋아질 것’, 28%가 ‘나빠질 것’, 20%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의견 유보는 8%.

국내 응답자들은 전 세계 성인남녀 응답자들보다 24%p가량 ‘삶이 좋아졌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비슷하다’ 의견은 절반 수준에 그쳐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추세가 강했다.

현세대 대비 다음 세대 삶에 대한 전망서도 국내 응답자들 56%가 ‘현세대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대답했지만 63개국 평균은 44%에 그쳤다. 반면 ‘나빠질 것’이라는 부정적 응답은 한국이 27%, 63개국 평균은 28%로 대동소이했다.

63개국 시민 6만219명에게 ‘부모세대에 비해 자기 삶이 전반적으로 어떻게 느끼느냐’는 질문엔 51%가 ‘부모세대보다 좋은 편’ ‘나쁜 편’ ‘비슷하다’고 답한 사람이 각각 23%였고, 3%는 의견을 유보했다.

‘요즘 어린이들의 삶은 자신에 비해 전반적으로 어떠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좋아질 것’ 44%, ‘나빠질 것’ 28%, ‘비슷할 것’ 20%, 의견 유보 8%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세대의 삶을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한 나라는 나이지리아다. 나이지리아 시민 81%가 자신의 삶이 부모세대보다 ‘좋은 편’이라고 답했고, 코소보(80%), 한국(75%), 아랍에미리트(UAE, 74%) 등의 국가도 70%를 넘어섰다.

이 외에도 미국 60%, 영국·캐나다 55%, 러시아·독일·스위스 등이 48%, 프랑스 39%, 이탈리아 34% 순으로 나타났으며, 일본은 29%에 그쳤다.

현세대 삶의 긍정 평가 최상위는 대체로 신흥 부국들이 차지했고, G7 등 전통적인 경제 강국들은 중하위권에 속했다. 이 국가들은 정치·안보 측면서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하고 있으나, 자국민이 느끼는 삶의 질 측면에서는 체감 개선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63개국 전반적인 응답자 특성에서는 교육이나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자신의 삶이 부모 세대보다 좋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다음 세대의 삶을 가장 밝게 전망한 나라 역시 나이지리아였다. 나이지리아 시민 90%가 요즘 어린이들의 삶이 자신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고, 코소보 82%, 아랍에미리트(76%), 가나(75%), 카자흐스탄(73%), 예멘과 인도네시아(70%)서도 70%대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한국 56%, 러시아 52%, 미국 43%, 캐나다 37%, 영국 31%, 독일 30%, 프랑스 24%, 일본 21%, 이탈리아 16% 순으로 집계됐다.


다음 세대의 낙관 전망 최상위 역시 대부분 신흥국들이었지만, 한국은 다소 뒤처진 15번째에 자리했다. 63개국 전반적인 응답자 특성으로 보면 젊은이들이 고령층보다 다음 세대의 삶을 낙관적으로 예상했다.

부모세대 대비 현세대 평가에서는 63개국 중 몰도바, 시리아, 아이보리코스트 단 세 국가에서만 긍정론보다 부정론이 앞섰다. 그러나, 현세대 대비 다음 세대 삶의 전망에서는 셋 국가 중 한 국가에서 낙관론보다 비관론이 우세했다.

슬로베니아 시민 53%가 요즘 아이들의 삶이 자기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고, 마케도니아·이탈리아(47%), 에티오피아(46%), 스페인(45%), 아프가니스탄·그리스·룩셈부르크(42%) 등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들이 다음 세대 삶에 대해 비관적이었다.

이는 오래 지속되고 있는 군사적 분쟁, 정치적 불안정, 코로나19 팬데믹 타격, 기후위기 등 각국이 처한 상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지난 세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으로 인한 분단과 이산, 고도 성장기와 독재, 민주화, 외환위기, 21세기 들어서는 기술적·문화적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급성장했다. 신흥국과 선진국의 기로에 선 만큼, 한국인 넷 중 세 명은 부모 세대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평가하며 고연령일수록 그 비율이 더 높았다.

이번 설문조사는 한국갤럽-Gallup International 자체조사로 지난해 8월22일부터 31일까지 열흘간 전국의 성인남녀 1035명을 대상으로 모바일(문자메시지‧자기 기입식 웹) 조사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0%p, 응답률은 46%였다(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서 확인할 수 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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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악명 높은 보이스피싱 총책 탈옥한 ‘김미영 팀장’ 포착

[단독] 악명 높은 보이스피싱 총책 탈옥한 ‘김미영 팀장’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정훈씨의 최근 행적이 확인됐다. 지난해 탈옥에 성공한 이후 1년여 만이다. 박씨와 함께 탈옥에 성공했던 인물은 총 3명이다. 이들은 올해 초까지 말레이시아로 여러 차례 밀항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박씨는 최근 필리핀 카비테 부근 한 시골 마을로 주거지를 옮겼다. <일요시사>는 지난해 초부터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정훈씨의 탈옥 가능성을 제기했다. 외교·수사당국은 현지 담당자가 철저하게 관리 중이라며 ‘소극 행정’으로 대처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 꼴이다. 1년이 지난 현재, 박씨는 필리핀 서부 지역 한 시골 마을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못 잡나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는 필리핀 카마린스 수르 교도소에서 탈옥한 이후 올해 초까지 총 세 차례 이상 말레이시아 사바주로 밀항을 시도했다. 이들이 밀항을 시도한 곳은 필리핀 남서부 잠비앙가와 민다나오 다바오 시티다. 잠비앙가의 경우 여행경보 4단계인 흑색 경보(여행금지) 발령 지역이다. 외교부의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없이 흑색 경보 지역을 방문·체류하는 경우, 여권법 제26조 등 관련 규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잠비앙가는 우리나라 국민이 여행할 수 없는 곳인 셈이다. 박씨와 송모씨 등 ‘탈옥 멤버’들은 다바오 시티에서 두 차례 밀항을 시도했으나 실패해 잠비앙가로 이동했다. 잠비앙가에서 술루 제도를 통해 말레이시아로 이동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술루 제도로 이동하던 박씨 일당들은 필리핀 반군에 억류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박씨가 밀항을 시도한 잠비앙가를 비롯해 남부 민다나오 지역에는 이슬람 반군들이 주둔해 있다. 지난해 10월 말에도 무력 충돌이 발생해 최소 14명이 사망했다. 당시 민다나오 마긴다나오델수르주의 파갈룽간시에서 필리핀 최대 반군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의 두 지휘관과 수하 병력이 총기와 흉기로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1970년대부터 분리주의 무장투쟁을 벌여온 MILF는 2014년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었다. 이를 통해 정부가 민다나오섬에 설치한 이슬람 임시 자치정부인 ‘방사모로 과도당국(BTA)’과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지역(BARMM)’ 구성에 참여했다. 잠비앙가·민다나오서 ‘뒷돈 도주’ 시도 이슬람 반군에 억류 후 풀려나 마닐라로 MILF는 2019년 9월부터 평화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무기 반납을 시작했지만, 무장 해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여전히 총기를 보유한 MILF 병력은 수천 명 이상이다. 박씨는 반군들에게 마약 및 보이스피싱으로 벌어들인 돈 수천만원을 뇌물로 전달한 이후 풀려났다. 지난 5월 초 박씨는 송씨와 헤어진 후 필리핀 루손섬 카비테주 카비테 시티로 이동했다. 지난달 말에는 카비테 시티 외곽 한 시골 마을에 자신의 현지 부인인 A씨까지 불러 정착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그간 마닐라 타기그에서도 부촌으로 꼽히는 보니파시오 글로벌 시티에 거주했다. 현지인들은 보니파시오를 BGC 또는 글로벌 시티로 부른다. 필리핀의 청담동으로 불릴 만큼 고층 빌딩, 고급 주거지, 쇼핑 거리 등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보니파시오의 경우 냉장고와 에어컨 정도만 구비돼있는 콘도 한 유닛의 월세가 필리핀 돈으로 13만~15만페소(약 304만~351만원)에 달한다. 필리핀은 주차장도 주인이 따로 있기 때문에 주차장을 포함하면 월세도 10만원에서 15만원 정도 더 늘어나게 된다. 같은 도시에 위치한 원룸 형식의 콘도 월세도 5만5000페소(약 128만원)에 달한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경찰도 관련 첩보를 파악해 현지 수사당국과 공조 중이다. 아직 정확한 집 주소나 확실한 거주지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이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 넘게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 왔다. 수억 비트코인에 차명 주택 부동산 소유 현지 부인이 조력해 “지속적 현금 조달” 특히,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 그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게 “박씨가 마닐라에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하고 있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했다. 국내 정보기관은 박씨 일당의 움직임이 수상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2023년 12월과 지난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필리핀 교정당국에 박씨의 탈옥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박씨가 탈옥한 것을 두고 필리핀 교정당국은 해당 교도소에 CCTV가 설치돼있지 않아 탈옥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일부 훼손된 철조망을 찾아냈다고 한국 정부에 설명했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외교부와 경찰, 법무부 국제형사과 등이 일부 파견을 가 현지에서 한국 범죄자들을 관리하는데, 공문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범죄자와 면담을 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저 공문만 보내는 것으로는 범죄자들의 탈옥을 막을 수 없다. 당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안 잡나 박씨는 A씨의 도움을 받아 오래된 교도소의 취약점을 파악해 탈옥을 계획했다. 사전에 철저히 ‘탈옥 계획’을 구상하고 보안이 허술한 교도소에 잡혔단 뜻이다. 말레이시아로의 밀항 준비도 A씨가 현금 조달을 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A씨는 박씨가 교도소에서부터 환전한 수억원 이상의 비트코인을 관리해 왔다. 박씨와 같은 교도소에 있었던 한 제보자는 “환전한 비트코인 외에도 A씨가 박씨의 차명 소유 자택 부동산 등 수십억원 상당의 재산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