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교포 선수 리디아 고(25)가 국내 유일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리디아 고는 지난달 23일 강원 원주의 오크밸리CC(파72)에서 끝난 이 대회에서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2위 앤드리아 리(미국, 17언더파)를 4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린 리디아 고는 지난 1월 게인브리지 LPGA 이후 9개월 만에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통산 18번째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30만달러(약 4억3000만원).
선두 아타야 티띠꾼(태국)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리디아 고는 이날 버디 8개, 보기 1개로 7타를 줄이는 완벽한 경기를 펼쳐 보였다. 특히 15~17번 세 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후반 9홀에 버디만 5개를 쓸어담는 무서운 뒷심을 뽐냈다.
후반 10번(파4)과 11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린 리디아 고는 3연속 버디로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최혜진(23)이 15번 홀까지 버디 5개를 잡아내며 2타 차까지 추격했지만 17번 홀(파3) 보기로 추격의 불씨를 살리지 못했다.
BMW 레이디스 역전승 환호
경기 뒤집은 무서운 뒷심
경기 후 리디아 고는 “국적은 뉴질랜드지만, 한국에서 태어난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었다”며 “한국에서 경기할 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는데, 그분들을 위해서도 우승을 원했기에 큰 의미가 있다. 가족 앞에서 우승해서 특별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예비 신부 리디아 고가 고향인 한국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디아 고는 다음 달 30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27)씨와 서울 명동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교포 선수 앤드리아 리가 단독 2위에 오른 가운데 LPGA 투어 첫 승에 도전한 신인 최혜진은 16언더파로 김효주(27)와 공동 3위에 자리했다. 아마추어 추천 선수로 출전해 1~2라운드 2위에 올라 돌풍을 일으켰던 고교 1학년 김민솔(16·수성방통고)은 홍예은(20), 대니엘 강, 앨리슨 리(이상 미국) 등과 공동 10위(10언더파 278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세영(29)은 공동 17위(8언더파 280타), 지은희(36)와 김아림(27)은 공동 19위(7언더파 281타)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하고 LPGA 투어 고별전을 치른 최나연(35)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공동 47위(2언더파 286타)로 마지막 경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