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없는’ 공영홈쇼핑 편법 운영 의혹

하도급 유착에 낙하산 인사, 채용 비리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 공영홈쇼핑과 하도급 유지보수업체 파인씨앤아이와의 유착관계 의혹이 제기됐다. 파인씨앤아이 소속 인물이 공영홈쇼핑 온라인 부분 개발자들의 인사권을 가지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것. 공영홈쇼핑 임원과의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일각에선 예전부터 제기돼오던 공영홈쇼핑의 낙하산 인사 문제가 여러 채용 비리로 이어지고 있다는 뒷말이 나온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파인씨앤아이는 공영홈쇼핑의 쇼핑몰 유지보수 하도급 업체다. 공영홈쇼핑 온라인 부분 PM으로 파인씨앤아이 소속 박모 부장이 자리하고 있다. 박 부장은 이안크레이티브라는 별도 업체 소속이다.

수백만원
중간서 챙겨

박 부장이 직접 개발자 인력을 조달하고 있으며 산하에 약 12명 정도의 개발자들이 있다. 박 부장이 이런 개발자 인력을 공영홈쇼핑 프리랜서로 밀어넣고 있다는 주장이다. 파인씨앤아이의 정규직 직원이 이안크레이티브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근무하는 방법이다. A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인해 개발자들의 경력 위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A씨에 따르면 박 부장은 공영홈쇼핑에서 받는 인력 단가에 한 사람당 200만원~300만원 정도를 중간에서 수수료 명목으로 가로채고 있다. A씨는 “박 부장 한 사람이 약 7년 이상 PM을 받아 일하고 있다”면서 “공공기관 특성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부장은 PM이지만 영업사원 출신으로 개발에 대한 지식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부장의 업무능력에 관한 뒷말도 나온다. A씨는 “박 부장은 개발자들에게 논리 없는 업무지시는 기본이고 현대사회에 걸맞지 않은 불필요한 새벽 출근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영홈쇼핑과 파인씨앤아이의 뒷거래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박 부장과 공영홈쇼핑 소속 정보운영팀 양모 팀장과의 친분 때문이다. A씨에 따르면 박 부장은 공영홈쇼핑 소속 정보운영팀 양모 팀장과 개인적으로 술도 먹고 낚시도 다닐 정도로 매우 친한 사이다. 

파인씨앤아이 직원이 홈쇼핑 인사권, 왜?
개발자들 경력 위조…수수료 가로채기도

현재 공영홈쇼핑은 2023년 1분기 오픈 예정으로 재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A씨는 “최근 나라장터 재구축 사업에 단 한 군데만 입찰해 유찰됐다”면서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그전부터 내정된 업체가 있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5년에도 공영홈쇼핑 정보 전산시스템 구축사업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다. 당시 개국 예정인 공영홈쇼핑이 정보전산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제안서 평가가 불공정했다는 것이다. 당시 공영홈쇼핑은 정보전산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하루 뒤 각 컨소시엄별 발표 후 한 시간 만에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업계에서 논란이 됐던 부분은 세 가지다. 우선 지나치게 짧았던 제안 기간이다. 공영홈쇼핑은 입찰공고를 내고 하루 뒤 사업설명회를 진행했다. 실질적으로 제안을 준비하는 컨소시엄 입장에서는 단 5일 만이 주어졌을 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100억이 넘어가는 사업의 경우, 열흘 이상의 제안 준비 기간을 둬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영홈쇼핑에서 할애한 기간은 너무도 촉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촉박한 제안 준비 기간으로 인해 많은 업체들이 사업 참여를 포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타사 직원
내부 간섭?


두 번째 논란은 평가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시간이다. 공영홈쇼핑 측은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바로 다음날 결과를 발표했다. 각 컨소시엄단에게 할애된 시간은 불과 1시간. 제안서 발표에는 공영홈쇼핑 측이 선정한 평가위원들이 참여했다. 

문제는 각 컨소시엄 발표가 끝난 후 1시간 만에 선정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심사위원단은 공정한 심사를 위해 사전에 어떠한 정보도 받을 수 없도록 돼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영홈쇼핑 심사위원단은 두 컨소시엄에서 제출한 300페이지에 달하는 제안서를 1시간 만에 다 읽고 평가까지 내렸다.

특히 평가 결과는 공개적으로 발표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영홈쇼핑 측은 각 컨소시엄 대표를 따로 불러 심사위원이 통보했다. 통상 업계에서는 심사위원들이 평가를 마친 후 그 점수를 주관사에 넘기고 이후 주관사가 이를 다시금 검토한 후에 공개적으로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세 번째 논란은 평가 결과다. 공영홈쇼핑 정보전산시스템 구축사업은 기술 점수가 90%, 가격이 10%를 차지했다. 총 두 곳의 컨소시엄이 응찰했으며 LG CNS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국내 홈쇼핑 사업에 참여한 경험과 레퍼런스를 다수 보유했다. 

2015년에도
똑같은 논란

반면 웅진홀딩스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은 상대적으로 사업경험과 기업평가 등급 등이 불리한 입장이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LG CNS 컨소시엄이 선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결과는 웅진홀딩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여기서 파인씨앤아이라는 업체가 또 등장한다. 당시 일각에서는 공영홈쇼핑 정보전산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RFP를 작성하면서 웅진홀딩스 컨소시엄 측의 파인씨앤아이라는 업체가 깊이 컨설팅해줬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파인씨앤아이가 참여한 것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했다. 이 회사가 제안요청서를 작성하면서 공영홈쇼핑 측과 사전에 교감이 오갔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 파인씨앤아이 주도로 컨소시엄을 꾸리기 시작했고 웅진홀딩스는 제안서 마감 일정에 임박해 합류하게 됐다”고 전했다.

공영홈쇼핑의 낙하산 인사가 여러 채용 비리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실 공영홈쇼핑의 낙하산 인사 의혹은 매년마다 등장했다. 지난 2019년 10월엔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가 347개 공공기관 및 정부 산하 자회사 총 임원 3368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총 515명이 낙하산 인사였다고 밝혔다. 

수년 전에도 입김
도대체 무슨 사이?

아울러 CJ오쇼핑 상무직 등을 역임하는 등 홈쇼핑 업계에서 인정받은 인물로 알려진 이영필 전 대표는 임기를 약 1년6개월 앞두고 중소기업유통센터로부터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 등 도덕적 해이 문제 등의 이유로 해임 통보를 받았다. 후로 이 전 대표의 빈자리를 홈쇼핑과 유통 관련 경력이 전무한 최창희 전 대표가 올라 또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최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문 전 대통령과 경남고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중도해임 결정에 억울함을 토로하며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2억원대의 임원보수금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엔 모 의원 비서관 출신 유창오씨가 공영홈쇼핑 감사 이사직에 올라 논란이 예상된다.

일부 임직원들이 정권 때마다 경영진 낙하산 인사 문제가 불거지자 “극악을 달리는 조직문화” “발전 가능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곳” “정치가 심하고 라인에 따라 승진이 결정되는 곳”이라며 자사를 평가하고 있다. 

심지어 공영홈쇼핑 관계자마저 “결국 오래 버틴 직원들이 여기선 최고다. 회사 입장에선 내보내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본인 역시 전 정권 때 낙하산으로 들어왔다. 공공기관은 어쩔 수 없다. 직원들이 내 회사라고 생각하고 주인의식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복된 논란 
수년간 지속

A씨는 “명색이 중기부에서 관리하는 공공기관으로 알고 있는데 내부 감사팀도 없는지 지속해서 위에 열거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공영홈쇼핑과 공공기관 중기부의 적폐 실태를 부디 널리 알려달라”고 말했다. 


<ktikti@ilyosisa.co.kr>

 


<정정보도문>

본지가 2022년 9월1일자 보도한 <‘주인 없는’ 공영홈쇼핑 편법 운영 의혹>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파인씨앤아이 소속 인물이 공영홈쇼핑 온라인 부분 개발자들의 인사권을 가지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공영홈쇼핑 임원과의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 “개발자들의 경력 위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파인씨앤아이 직원 박 부장이 공영홈쇼핑에서 받는 인력 단가에 한 사람당 200~300만원 정도를 중간에서 수수료 명목으로 가로채고 있다” “파인씨앤아이 직원이 홈쇼핑 인사권 행사” “2015년 공영홈쇼핑 정보전산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RFP를 작성하면서 웅진홀딩스 컨소시엄 측의 파인씨앤아이라는 업체가 깊이 컨설팅해줬다” “파인씨앤아이 주도로 컨소시엄을 꾸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위 보도는 본지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직접 확인하지 않고 제보자의 진술을 인용하여 행한 것으로서 실제 사실과는 다른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위 보도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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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