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막가는 동물보호단체 ‘케어’ 활동가 두 얼굴

무단침입에 주먹질 대책 없는 ‘완장질’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동물권 보호단체 ‘케어’ 소속의 한 활동가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개 농장 인근에서 농장주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일흔을 앞둔 노인의 갈비뼈가 부러지고, 고막이 파열됐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해당 활동가의 불법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누구나 알고 있다. 개 농장 철폐 활동 현장에서 충돌과 갈등은 흔한 일이다. 생존과 생계, 합법과 불법이 뒤엉킨 ‘투쟁’이 반복된다. 동물권 보호 활동가는 자진해 투쟁의 최일선으로 향한다. 개 농장의 비도덕·불법성을 고발하겠다는 목표다. 

때린 적 
없다더니…

다만 아무리 목적이 선하다 할지라도, 그 과정에 불법을 동원할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 예나 지금이나, 동물권보호단체 ‘케어’에는 이 사실을 경시한다는 지적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지난 5월, 충청북도 음성군의 한 개 농장에 경찰이 출동했다. 당시 현장에는 한 노인이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농장주였다. 결국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갈비뼈 네 대 골절과 고막 파열을 진단받았다. 특히 고막은 영구 손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요시사>는 수소문 끝에 사건의 전말을 파악할 수 있었다. 개 농장을 운영하고 있던 노인은 지인들과 산에서 나무를 하던 중, 농장 주변을 배회하는 활동가 일행을 발견했다. 그는 얼마 전 누군가의 신고로 지자체 행정 지도를 받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들’이 다시 온 것을 직감한 노인은 급히 산 아래로 향했다.

한참 실랑이가 벌어졌다. 노인은 찍은 사진을 모두 지우라고 요구했고, 활동가는 이를 거부했다. 노인은 그냥 현장을 떠나려는 활동가 A씨를 붙잡고 늘어졌다. 결국 실랑이가 몸싸움으로 번졌다.

일흔을 앞둔 노인은 키가 160㎝도 되지 않을 정도로 왜소했다. 반면 중년에 불과한 A씨는 다부진 체격의 소유자였다.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노인은 넘어졌고, A씨는 그 위에 올라타 그를 짓눌렀다. 마을 주민이 이들을 말리러 왔을 때, 노인은 A씨 아래에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다.

주민이 A씨를 제지해도 요지부동이었다. 당시 그는 주민에게 “노인을 제압하지 않으면 나를 폭행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동은 경찰이 오고 나서야 일단락됐다. 병원으로 이송된 노인은 꼬박 한 달을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반면 A씨는 목 뒤쪽의 찰과상 이외에 별다른 부상이 없었다.

이윽고 경찰 조사가 시작됐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했다. 처음에는 “노인을 때린 적 없다. 몸을 눌러 제압하기만 했다”더니,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주먹으로 폭행한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A씨는 ‘폭행 과정에서 발까지 사용했다’는 노인 측 주장을 끝까지 부인했다.

현장 나가 개 농장주 때려 중상해 
다른 지역서도 사정당국 조사 대상

경찰은 두 달간의 조사 끝에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그런데 A씨뿐만 아니라 농장주도 ‘상해 혐의 기소 의견’으로 함께 검찰에 송치됐다. 양쪽 모두 경찰에 상해진단서를 제출했기 때문이었다. 노인은 갈비뼈 골절과 고막 파열 소견이 담긴 ‘전치 4주’ 진단서를, A씨는 찰과상이 적힌 ‘전치 2주’짜리 진단서를 냈다.

노인 측은 A씨와 같은 상해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눈치다. 노인 측 변호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경찰 측 판단이 아쉽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대한민국 법에서는 사람 몸에 손만 대도 ‘폭행’이 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제지하는 과정이 폭행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건 어느 정도 감안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상해 혐의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검찰이 상해(죄)로 기소하지 않도록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노인이 속한 대한육견협회 관계자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협회 관계자는 “체격이나 나이를 보면 쌍방이라 보기도 부끄러운 수준이다. 사실상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차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폭행당하고 있었다. 몸이 깔려 숨도 잘 못 쉬고 있었다”며 “이때 노인이 매달리면서 A씨에게 상처를 입힌 거라면, 그건 정당방위 등으로 참작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다만 두 사람의 혐의는 같아도, 처벌 수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한 변호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전치 2주 정도면 경우에 따라 선고 유예도 가능해보인다”며 “처벌 수위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반면 A씨에 대해서는 “전치 4주는 중상해로 볼 수도 있다. 합의가 없다면 제법 크게 처벌받을 수 있다”며 “기존에 폭력 전과가 있었다면 집행유예까지도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치 2주
전치 4주

사건 발생 후 석 달이 지났지만, 아직 두 사람 사이에서 합의와 관련된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 측은 민사소송도 예고했다. 협회 관계자는 “(노인이) 퇴원 후에도 회복이 더뎌 한동안 일을 못했다”며 “수백만원에 달하는 병원비, 그리고 대신 일한 인부 고용비 등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A씨는 자신을 ‘와치독’의 기획자로 소개한다. 와치독은 케어 산하 개 농장 철폐조직으로, 지난해 조직됐다. 2019년 불법 안락사 논란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박소연 케어 전 대표도 이 곳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개 농장 수를 개 농장 금지법 제정의 걸림돌로 지목한다. 개 농장이 너무 많이 남아 있어서, 이들에 대한 보상안 마련이 어려워 관련법 제정이 지지부진하다는 논리다. 이에 이들은 개 구출·구조보다도 개 농장 철폐에 활동 초점을 맞춘다.

A씨는 SNS 게시글에 “내 이름 석 자가 있는 명함을 주면 저항하지 말고(농장을) 자진 철거하라”고 적었다. 해당 게시글은 후원 독려용이었다. 그는 케어 외부에서 별도로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다. ‘케어가 구조하고, ○○(보호소 명)이 보호한다’는 구호를 내걸었다.

동물보호단체는 일반적으로 불법 개 농장 적발 및 철폐를 목표로 활동한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해당 개 농장은 불법 운영 시설이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농장이 음성군청으로부터 행정지도를 받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개 사육에 관한 제재는 아니었다.

위법 사항은 콘크리트 매설, 컨테이너 사용 등 농장 시설물에 한정됐다. 더군다나 A씨가 다시 농장을 찾은 지난 5월에는 그마저도 시정된 상황이었다.

당시 농장에서 불법 도살 등 ‘긴급 상황’은 없었던 셈이다. 이를 고려하면 A씨의 과격한 행동은 그 타당성을 인정받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구조자가
사람 잡네

또 A씨는 이곳 이외에서도 여러 불법행위를 자행하다 고발당한 상태다. 제보에 따르면 A씨는 강원도 강릉·양구 등지에서 공동 건조물 무단침입·수색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양구 사건은 조만간 검찰 처분이 결정될 예정이고, 강릉 사건도 경찰 조사가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와치독은)개 농장을 발견하면 온갖 사유를 들어 국민신문고로 신고한다. 그러면 이를 접한 지자체는 각종 부서를 동원해 ‘이 잡듯이’ 뒤질 수밖에 없다”며 “‘어쨌든 하나라도 걸려보라’는 식이다. 명확한 불법 사항을 발견하지 못해도, 일단 신고부터 한다”고 주장했다.

<일요시사>는 사건에 대한 케어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 케어 관계자와의 첫 통화는 지난 5월이었다. 사실관계 상호 확인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케어 측은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케어 관계자는 당시 통화에서 “농장주 상태는 모르겠고 우리 활동가가 다쳤다. 직접 보진 못하고 사진만 받아봤는데 목에 상처가 있더라”며 “(우리 활동가가)그쪽을 폭행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우리는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런 게 기삿거리나 되냐. 그쪽에서 맞았든, 우리 활동가가 다쳤든 수많은 동물이 잔인한 고통에서 죽어나가는데 그런 건 왜 기사화하지 않느냐”며 “너무나도 인간 중심적인 생각이다. 이런 게 이슈 되는 것 자체를 못 견디겠다”고 날을 세웠다.

‘추가 입장이 있다면 연락 달라’고 요청했지만, 케어 측은 석 달 동안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일요시사>는 이달 초, 케어 측에 재차 연락을 취했다. 관계자는 “당사자(A씨)한테 직접 확인해보라”며 “취재에 응할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겠다”고 말했다.

불법 엄단한다던 본인이 사고?
노인 갈비뼈 부러지고 고막 파열

이에 <일요시사>는 관계자를 통해 A씨에게 연락처와 간단한 질의 사항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후로 어떠한 연락도 돌아오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케어의 ‘과격 활동’이 되레 개 농장 철폐에 방해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개 식용 폐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괜시리 개 식용 업계를 자극해 ‘협상’을 그르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합의안 마련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이 같은 케어의 행보는 협상 명분을 떨어트릴 우려가 크다.

합의에 나선 단체 모두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정부는 동물보호단체와 개 식용 업계를 협상 테이블로 불러모았다. 일명 ‘개 식용 종식을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를 조직한 것이다. 개 식용 폐지 여부를 논의하고, 폐지 시한·농장주 지원 방안 등에 관한 합의안을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 

담당 정부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참여 단체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일요시사> 취재 결과 참여 단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동물보호단체의 대표 격인 몇몇 단체가 논의에 참여 중이었다. 하지만 케어는 논의기구에 속해 있지 않았다.

‘개 농장 즉각 폐지’가 목표인 케어의 활동 기조는 사회적 논의기구의 조직 목표와 부합하지 않는다.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사회적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는 모양새다.

과격 활동
또다른 논란

퇴원 후에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던 노인은 이달에 들어서야 겨우 다시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노인의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한 업계 관계자는 “어르신이 치매 있는 부인을 데리고 운영하는 농장”이라며 “가방끈도 짧고, 나이도 많으신데 이제 와 다른 일을 배우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분들 농장은 국가적으로 자연 소멸을 기다리거나, 명확한 대안을 마련해주고 건드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jeongun15@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개 식용 논란 언제 결판날까

‘개 식용 종식을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당초 올해 상반기 합의안 도출 예정이었던 기구의 협상 상황이 공전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본 기구는 지난 6월 활동 종료 시한을 앞두고 ‘활동 무기한 연장’을 발표했다.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한 달 반이 지났지만, 기구 내외에서는 ‘오히려 합의가 퇴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 식용 업계 측 집행부 교체가 변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교체된 집행부는 기존 집행부가 합의했던 사안에도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이달 회의에서 관련 사안에 대한 전면 재논의가 불가피해졌다.

담당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도 논의 종료 시점을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논의가 또 해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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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