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보선> ‘딱 떨어지는’ 양당 손익계산서 

반띵만 해도 남는 장사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지방선거에 가려진 더 중요한 선거가 있다. 바로 공석이 된 국회의원 보궐선거다. 일부 선거 전문가들은 양당이 오히려 이 7곳 선거에 총력을 다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행정 권력이 교체되며 입법 권력의 파워가 점차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보궐선거에는 대선주자급 후보가 연이어 참여하며 판을 키워가고 있다. 승패를 판가름할 승부처는 어디일까.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 현직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출마하면서 공석이 생겼다. 단체장직에 도전장을 내민 국회의원들이 선거법에 따라 본인의 자리를 내놔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빈자리를 채우는 보궐선거는 지방선거가 진행되는 날에 함께 치러진다. 이번 2022년 지방선거도 마찬가지다.

강원 박빙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국민의힘(이하 국힘)은 이번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종 공천 시비와 불투명한 단수 공천 등이 이어지면서 불협화음을 낳고 있는 이번 선거에서 그들은 이제야 애써 갈등을 봉합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양당 관계자들은 그보다 더 골치 아픈 문제가 보궐선거라고 했다. 각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지역들이 몇몇 있기 때문이다. 이 자리를 빼앗기는 뼈아픈 경우가 나오면, 양당은 앞으로의 의회 권력 다툼을 불리한 위치에서 시작해야 한다.

여당과 야당이 뒤바뀐 지금 국회의원 의석수 하나하나는 큰 힘이 된다.


국힘 입장에선 윤석열 대통령을 돕기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태고, 민주당 입장에선 행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보궐선거 대상 지역구는 총 7개로 대구 수성을, 인천 계양을, 성남 분당 갑, 경남 창원 의창구, 제주을, 강원 원주갑, 충남 보령·서천이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지역은 국힘 홍준표 전 의원이 대구시장에 출마하며 사퇴한 대구 수성을과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며 내놓은 인천 계양을이다. 거물급 인사들의 지역구였던 만큼 두 자리는 각 당에게 고스란히 다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승부는 강원·충남에 달렸다
7개 지역 중 2곳 최대 승부처

국힘 측은 대구 수성을에 이인선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를 단수 공천했다. 이 전 지사는 앞선 제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힘의 전신)의 공천을 받아 홍 전 의원과 선거를 치렀던 바 있다. 당시 홍 전 의원은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승리했다. 

선거 후 그는 “(이 전 지사에게)미안한 마음이 있다. 2년 뒤에 기회가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위로했다. 그의 공언대로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이 전 지사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이 전 지사는 상대로 맞붙는 민주당 김용락 수성을 지역위원장과의 지지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며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인천 계양을에는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등판했다. 해당 지역구는 송 전 대표가 5선을 지내고 있는 민주당 우세 지역이다.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분위기 속에서 이 고문의 여의도 데뷔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대권 주자였던 이 고문에게는 ‘대권후보’란 후광도 계속 따라다니고 있다.

성남 분당갑과 경남 창원 의창구, 제주을도 사정은 비슷하다. 분당갑과 창원 의창구는 국힘 측으로, 제주을은 민주당 측으로 기울어가는 분위기다. 즉 총 7곳 중 3곳(대구, 분당, 창원)은 국힘이, 2곳(인천, 제주)은 민주당이 승기를 잡은 모양새다.

양당은 5곳에 대해 크게 노력을 하지 않아도 결과를 바꿀 수 없을 것이라 보고 있고, 특별한 전략도 따로 구상하지 않고 있다.

반면 특별한 전략이 필요한 지역구는 강원과 충남, 두 곳이다. 우선 강원 원주갑 지역은 민주당 이광재 전 의원이 강원도지사에 출마하며 공석이 됐다. 원주갑은 역대 양당이 번갈아가며 의석을 가져저온 지역이다.

2000년 이후(2012년부터는 ‘원주갑’ 기준) 총 6번의 승부에서 3번은 민주당 측이 승리했고, 3번은 국힘 측이 승리했다. 지역의 중립성 때문에 원주갑에서 승기를 잡은 정당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당초 이 전 의원의 사퇴로 민주당 측에 유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제20대 대통령선거가 국힘의 승리로 끝나면서 국힘 측이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 더 많이 나온다.

현재 국힘은 박정하 원주시 당협위원장을, 민주당은 원창묵 전 원주시장을 각각 공천했고 실제로 이 싸움에서 박 위원장이 소폭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곳 국힘, 2곳 민주 가능성↑
지역 자체 정치색 변함없어

리얼미터는 지난 9일, MBC 강원 영동 의뢰로 원주갑 보궐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조사한 해당 여론조사 따르면, 박 위원장이 45.2%, 원 전 시장은 39.2%의 지지를 받았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3%p, 응답률 7.6%,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약 6%p 차이를 보이며 박 위원장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MBC 강원 영동 측은 오차범위 내 결과라는 점을 함께 강조하며 승부는 아직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충남 보령·서천 지역구 자리를 내려놓은 인물은 국힘 김태흠 전 의원이다. 김 전 의원은 보령·서천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해왔다.

그 이전에도 국힘 측은 해당 지역구를 민주당 측에 내주지 않아왔다. 1948년 총선이 시작된 이래로 단 한 번도 진보 색깔을 띠는 정당에 패배한 적이 없었다.


1960년 민주당 김영선 전 의원이 당선된 사례가 있었으나 이는 당시 특수한 역사적 사건에 의해 승리했을 뿐, 지역 자체의 정치색은 크게 변함이 없었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이 지역에서의 승리를 왜 기대하고 있을까. 바로 그들이 후보로 내세운 나소열 보령·서천 지역위원장의 존재다.

나 위원장은 충남도 초대 문화체육부지사와 서천군수 등을 역임한 뼛속 깊은 ‘충청인’이다. 충남에서 그의 인지도는 국힘 측에서 내세운 장동혁 전 대전시당 위원장보다 우위에 있다.

2020년 총선에서도 나 전 위원장은 지역구에서 재선 중이던 김 전 의원과 맞붙어 1500여표의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민주당 측은 이 승부를 보며 승리 희망의 씨앗을 품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는 보수 색채가 아직 남아있는 지역구더라도 ‘나소열이라면 다르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충남 이변


만일 두 곳의 경합지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이번 보궐선거에서 반 이상의 의석을 챙길 수 있는 이른바 ‘남는 장사’가 된다. 대통령선거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며 상처가 아직 치유되지 않은 민주당이 이번에는 웃을 수 있을지, 혹은 국힘이 대선 승리의 기쁨을 보궐선거에서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정계는 주목하고 있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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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