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경기도지사 소름 돋는 평행이론

‘승부는 이미 끝났다?’ 소문은 현실이 될까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올해는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가 같은 해에 치러지는 기묘한 해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대선의 아픔을 떨치기 전에,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승리의 기쁨을 씻어내기 전에 또 다른 승부를 준비해야 한다. 두 당이 가장 공들이고 있는 지역은 경기도지사 선거로, 이를 두고 요즘 정계에는 재미있는 소문이 떠돈다. 경기도지사와 대통령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소문이다. 이 소문은 과연 현실이 될까. 현실이 된다면 누가 웃을 수 있을까.

정계만큼 징크스를 신경 쓰는 곳도 많지 않다. 정치인은 선거에서 한 번 지면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받기 때문에 당선에 사활을 건다. 선거의 파이가 크면 클수록 패배의 타격은 커진다. 이 때문에 몇몇 정치인은 거액을 주고 정치 컨설턴트를 찾아가기도 하고, 심지어 어떤 정치인은 무속인에게 미래를 점쳐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가장 ‘많은’
가장 ‘첨예’

그만큼 절실하기 때문에 정치인은 이런 ‘지푸라기’라도 잡는다. 정치권에 떠도는 징크스는 웬만해서는 깨지지 않는 탓에 그동안 징크스는 어떤 후보에게는 ‘믿을 구석’으로, 또 다른 후보에게는 ‘불안요소’로 작용해왔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다. 

요즘 여의도에서는 이번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후보들이 주목할만한 징크스가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바로 대통령과 경기도지사 간의 상관관계다. 이번 지방선거 판세를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는 정치 컨설턴트들은 일찌감치 경기도지사 선거에 주목한 바 있다.

현재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고, 또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대표하는 단체장이 걸린 선거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경기도 지역에서 민주당이 유리할지, 국민의힘이 유리할지 계산에 들어갔고, 각 당의 후보로 나온 인물들의 경쟁력과 홍보 방법 등을 분석해 이런저런 전략을 내놓고 있다.


그중 가장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분석은 역대 도지사들의 정당과 대통령의 정당 간의 상관관계다. 

이 분석에 따르면,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시작된 이래로, 경기도지사들은 대부분 대통령과 같은 당 후보가 당선됐다. 경기도의 유권자들은 보통선거를 지방선거가 시작될 때 당시 대통령과 같은 당의 경기도지사를 선택해왔다.

다만 같은 당이라고는 해도 대통령과의 관계는 선거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다른 계파의 사람이 후보여도, 혹은 직접적으로 대통령과 대립한 인물이어도, 경기도민들은 대통령의 ‘당 사람’에게 표를 찍어줬다.

경기도민들은 아무리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은 후보여도 ‘여당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후보를 주로 선택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당선된 2018년 지방선거가 대표적인 예다. 이 고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재임하던 2018년 도지사에 당선됐다. 2016년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아온 민주당은 이후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연이어 승리했다. 사실 민주당의 이런 대세 속에서 이 고문이 도지사로 당선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분위기였다. 

하지만 당시 그의 승리에 의문을 품는 사람이 더 많았다. 그가 문 대통령과 상당히 대립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당시 문 대통령의 민주당 내 영향력은 매우 컸다. 총선 승리와 대선 승리를 견인한 문 대통령에게 민주당 인사들은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고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그와 가까워지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 고문은 그런 문 대통령과 법정 시비까지 가는 등 극한의 대립을 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 대통령을 지나치게 공격했던 탓이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함께 거세게 문 대통령을 공격했던 이 고문은 경선 패배 후 ‘친문’파의 거센 비난을 들어야 했고, 이는 곧 ‘친문’ 인사들과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당내 갈등은 대법원까지 가서야 봉합됐다. 그는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법원까지 가서 무죄 선고를 받는 등 곤혹을 치러야 했다.

‘정권 따라’ 여당에 우호적인 경기도민
역대 경기지사는 대부분 대통령과 대립

당선 과정도 쉽지 않았다. 성남시장을 10년간 지냈던 이 고문에게 경기도지사 선거가 매우 ‘쉬운’ 선거였음에도 문 대통령과의 관계가 좋지 못했던 탓에 경선 통과와 본선 승리는 장담할 수 없었던 분위기였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도지사에 당선된 이 고문을 두고 정계 전문가들은 ‘여당’이었기 때문에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그 이전의 예는 남경필·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있다.

이 고문 직전의 경기도지사였던 남 전 지사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은 당이었다. 이른바 ‘소장파’로 소신 있는 정치를 해오던 그는 박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의원들을 일컫는 이른바 ‘친박’(친 박근혜)으로 분류되는 인물이 아니었다.

남 전 지사는 경남여객을 소유한 집안을 배경으로 수원에서 ‘유지’로 인식되고 있었고, 경기도민들은 한 평생을 경기도에서 보낸 남 전 지사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다. 15~19대까지 수원 팔달구와 수원병 등에서만 내리 5선을 지낸 거물 정치인으로 성장한 남 전 지사에게도 경기도지사 선거는 매우 쉬운 선거처럼 보였다.

그는 결국 본인의 탄탄한 입지에 힘입어 지사까지 당선됐다. 당선 후에 뚜렷한 성과물도 내놨는데 임기 2년 동안 일자리 30만개를 창출해냈다.

그러나 이후 최순실 국정 농단이 터지면서 그의 정치 여정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국정 농단에 책임지지 않는 박 전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비판하며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 전 지사는 두 번째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낙선하며 정계 은퇴 수순을 밟았다.

남 전 지사는 박 전 대통령 때문에 당선은 되지 않았고, 재임 중에도 그의 덕은 하나도 보지 않았다. 오히려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당에 반발해 재임 중 ‘여당’ 타이틀을 내려놓기에 이르렀고, 재선에서 불리한 조건으로 당시 민주당의 이 고문과 싸우다 제7회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다.

이 고문과 남 전 지사처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또한 당시 같은 당 소속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극한의 대립을 펼친 바 있다.

사실 김 전 지사가 처음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2006년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이었다. 그러나 임기 말 레임덕에 시달리던 참여정부의 지지율은 지방선거에서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고, 이는 당시 여권의 단일후보였던 유시민 전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패배로 이어졌다.


참여정부의 반대 급부에 힘입어 당선된 김 전 지사는 당보다는 개인의 역량에 많이 치중한 정치를 펼쳤다. 정계에선 행정과 정치 모두를 병행한 유일한 도지사로 그를 기억하고 있다.

대통령과 대립?
여당이면 충분!

당시 여의도는 그를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하고 있었기 때문에 도지사임에도 개인에 치중한 정치 행보를 보여 ‘임기 후 차기 대선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모아졌다.

김 전 지사는 그들의 의심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한 행보를 이어갔다. 대권주자로 커나가는 데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그는 임기를 막 시작한 이 전 대통령에게 ‘배은망덕한 정부’ ‘송산당적발상’ ‘되놈보다 더하다’는 등 정치적 비난을 퍼부으며 본격적으로 ‘적’이 될 것을 선언했다. 당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장의 발언이 상궤를 넘는다는 지적이 있어 대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그의 발언을 비판했다.

김 전 지사가 대립각을 세운 시기는 이명박정부의 ‘선 지방 발전, 후 수도권 규제완화’란 지역별 균형발전 계획이 발표된 후였다.


경기도지사 입장에서 수도권의 ‘후 규제완화’는 김 전 지사의 공약을 이행시키는 데 방해되는 걸림돌이었다. 당시 그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 사업과 국립종합대 설립 등 굵직한 건설사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기에 규제가 완화되지 않는다면 본인이 내놓은 공약 대부분을 이행하지 못할 상황이었다.

본인의 공약 때문에, 그리고 후의 대권 도전을 염두에 뒀기 때문에 김 전 지사는 계속해서 이 전 대통령의 청와대를 공격했다.

점점 수위가 높아지더니 재선에 도전할 쯤인 2010년에는 사사건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결국 청와대 측에서 “돌출 발언으로 자신의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치기가 엿보인다”며 “자중하면서 본업인 경기도 도정부터 잘 챙겨달라”고 정면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대통령과 경기도지사는 이처럼 앙숙관계인 채로 수십년을 보냈다. 그러나 이번에 치러지는 경기도지사 선거는 그간의 대통령-경기도지사 관계와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윤심’ 업고
‘명심’ 지고

거대 양당의 후보들이 대권후보들과 친밀한 관계에서 선거전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오히려 누가 더 대권후보와 친한지를 겨루는 모양새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을 배출한 국민의힘에서는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김은혜 의원이 선출됐다. 그는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 직전까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대변인을 맡으며 ‘윤심’의 대표격인 사람이었다.

초선 의원이었던 그가 경기도지사라는 무거운 자리에 출마한 것을 두고 처음엔 많은 사람들이 물음표를 던졌다. 그러나 경선이 시작되며 그들은 김 의원의 출마를 납득할 수 있었다. 앞서 유승민 전 의원은 경기도지사에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국민의힘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를 저지하기 위해 ‘자객’인 김 의원이 윤핵관 측으로부터 발탁돼 출마했다고 전해진다. 경기도지사에 대한 영향력을 이어가겠다는 윤 대통령 측의 의도가 엿보이는 행보였다.

실제로 국민의힘 경선에서 여론조사에서 다소 밀리던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의 지원 아래 당원투표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경선을 통과했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정도가 아니라 아예 윤 대통령이 만들어준 경기도지사 후보인 셈이다. 또 다른 거대 양당인 민주당의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도 마찬가지다.

김 후보는 지난 대선 과정 도중에 수차례 토론을 벌이며 이 고문과 친분을 쌓았다. 토론이 지난 얼마 후 이 고문과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며 그의 선거운동을 도운 바 있다. 

김-김, 대권후보들 지원사격
손학규 유일한 야권 당선 사례

지난 3월2일 단일화 기자회견에서 “오늘부터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위해 다시 운동화 끈을 묶겠다”고 공식 선언하자, 이 후보는 “김 후보님의 여러 좋은 공약을 잘 엮어 내겠다. 희망과 통합의 정치에 대한 김 후보님의 강한 의지도 그대로 이어받겠다”고 화답했다.

이때의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 후보는 처음 출마 선언 때부터 이 고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의 선거 캠프에는 이 고문이 대선후보 시절 함께 일했던 인력이 대거 포함되어 일하고 있다. 최창민 공보팀장을 비롯, 이 고문의 측근에서 활동했던 김용 전 민주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현재 김동연 캠프에서 일하고 있다.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에서도 김 후보는 ‘친이(친 이재명)계’의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경선에서 압승했다. 당초 1차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하기 힘들 거라는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50.67%의 표를 얻은 것이다.

경기도지사에 출사표를 던졌던 안민석 의원과 염태영 전 수원시장, 조정식 의원의 특표를 모두 합해도 김 후보의 득표율을 따라가지 못했다.

이같이 대권후보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경선을 통과한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과 민주당 김동연 후보를 두고 윤 대통령과 이 고문의 2차전이라는 평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는 선거에 어떻게 작용할까. 선거 전문가들은 김 의원에게는 ‘유리하게’, 김 후보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민들이 그동안 여당에 우호적인 투표를 했던 배경에는 “대통령과 같은 당이라면 우리 지역에 도움이 될 거야”라는 기대심리가 깔려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대선에서 이긴 국민의힘 측이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모든 경기도지사가 여당에서만 배출된 것은 아니다. 김 전 지사의 전임이었던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당선될 당시(2002년)는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정부 시절이었다. 같은 해에 치러진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가 당선됐다. 

반면 손 전 지사는 당시 거대 야당이었던 한나라당 소속이었다. 손 전 지사의 경기도지사 당선은 유일하게 야권 후보가 여권 후보를 이긴 기록으로 남아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측근 비리와 옷 로비 사건 등으로 물의를 빚으며 지지율 하향곡선을 타고 있었고, 민주당에서도 뚜렷한 차기 대권 후보를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당시 민주당의 좋지 못한 분위기는 현재의 국민의힘과 닮아있다. 차기 정권 치고 지지율이 역대급으로 낮게 나오고 있는 윤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청와대 이전 문제 등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야권의 경기도지사 후보였던 손 전 지사는 이 틈을 잘 파고들어 당선된 전례를 남겼다. 대선이 맞물려 있으면서 여권에 불리한 여론이 조성됐을 때 당선된 것이다.

김 의원의 ‘여권 프리미엄’을 강조한 한 선거 전문가는 김 후보의 선거전략이 당시 손 전 지사와 흡사하다고 지적하며 “해볼만한 승부”라고 평가했다. 아무리 여권에 호의적인 표 성향을 띠는 경기도 유권자라도 현재 분위기에서 김 의원에게 몰표를 찍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인물 자체만 보더라도 30년간 관료로 일했고, 경제부총리까지 지낸 김 후보가 초선의 김 의원보다 더 낫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요즘 조사되고 있는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대선 데자뷰
아무도 몰라

지난 대선 때처럼 경기도지사 선거 결과를 장담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금 경기도지사 여론조사가 대선 한 달 전에 조사됐던 여론조사 수치와 거의 흡사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이 고작 25만표 차이로 갈린 초박빙 선거로 끝났던 것처럼, 양당은 경기도지사 선거도 비슷하게 나오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 ‘여권 프리미엄’과 ‘인물론’의 승부는 6월1일이 지나서야 승부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ingyun@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