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출범하는 사우디 슈퍼골프리그

‘오일머니’ 기반으로 6월 첫 대회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대주주로 있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구 슈퍼골프리그)가 총상금 2억5500만달러(약 3147억원), 8개 대회로 막을 연다. 지난달 17일(한국시간) 그렉 노먼 LIV 골프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내달부터 시작될 새로운 투어,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의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했다.

 

LIV 골프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는 48명이 참가하고 대회에 앞서 추첨을 통해 4인 1조의 팀을 구성, 개인전과 단체전을 함께 치른다. 3일간 컷 탈락 없이 모든 출전자가 배정된 홀에서 동시에 출발하는 ‘샷건’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돈잔치

샷건 방식은 경기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첫 대회는 내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다. 7월과 9월 미국에서 2개 대회씩 개최하고, 10월엔 태국 방콕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다. 마지막 일정인 팀챔피언십은 개최지가 정해지지 않았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상금이다. 8개 대회에 걸린 총상금은 2억5500만달러에 이른다. 팀 챔피언십을 제외한 7개 대회의 상금은 모두 2500만달러. 순위에 따라 2000만달러를 모든 참가자에게 나눠주고, 500만달러는 단체전 상위 3개 팀이 가져간다.

8개 대회…총상금 2억달러
대회당 상금 PGA 3배 수준


7개 대회가 끝난 뒤 개인전 상위 3명에게 3000만달러가 제공된다. 팀 챔피언십 총상금은 5000만달러다. 총상금을 대회 수로 나누면 PGA 투어는 평균 약 1027만달러(126억원),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는 3187만달러(391억원)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47개 대회의 총상금은 4억8280만달러다. 대회 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가 PGA 투어의 17%에 그치지만, 상금은 52%다. 사실상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가 3배 이상으로 많다.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대회별 평균 상금은 PGA 투어 역대 최고액이었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2000만달러(247억원)를 훌쩍 뛰어넘는다.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는 48명이 출전하고, PGA 투어는 144명이 참가한다.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는 ‘돈방석’인 셈이다. 그래서 PGA 투어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참가자를 영구 제명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런 조치에 LIV 골프 인베스트먼트는 일단 자세를 낮췄다. PGA 투어 4대 메이저대회와 일정이 겹치지 않게 조정했다.

그렉 노먼은 “선수들이 우리 대회에 출전하면서 다른 대회에도 참가할 수 있는 스케줄을 마련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비전과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에게 매우 밝고 흥미로운 미래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극심해지는 PGA 견제
출전 시 영구징계 엄포

그러나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는 선수 수급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PGA 투어가 꺼내든 강경책이 부담이다. PGA 투어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에 합류하는 골퍼를 영구 제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게다가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에 우호적인 스타 선수들은 곤란한 처지에 몰렸다. 필 미켈슨(미국)이 대표적이다.
미켈슨은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지지뿐 아니라 이를 반대하는 PGA를 맹비난하는 등 최고참 선수로서 새로운 리그 창설에 앞장섰다. 그리고 그 결과는 참담했다. 명예의 전당 멤버이자 PGA 투어에서 45승과 메이저대회에서 6승을 거두며 최고의 인기를 누려온 미켈슨은 최근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혀 팬과 후원사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필 미켈슨은 최근 후원사로부터 줄줄이 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있다. 2004년부터 미켈슨을 후원하고 있는 캘러웨이골프가 지난 2월27일(한국시간) 당분간 미켈슨과의 관계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도 미켈슨에게 대회 호스트를 더 이상 맡기지 않기로 했다. 이보다 앞서 2008년부터 14년간 미켈슨을 후원했던 KPMG도 메인스폰서 계약을 해지했다. 여기에 서브 스폰서인 워크데이도 가세했다.

미켈슨은 2019년부터 사우디에서 열리는 대회에 꾸준히 모습을 비췄다. 지난 1월 열린 사우디인터내셔널 대회도 출전했다.

미켈슨을 둘러싼 작금의 사태는 그가 당시 대회서 “PGA 투어는 역겹도록 탐욕적”이라고 했던 발언 때문이다. 미켈슨이 탐욕적이라고 한 것은 PGA 투어가 선수의 정당한 미디어 권리(중계권·초상권)를 돌려주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바로 그 점이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출범의 명분을 줬다는 게 미켈슨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 소식이 알려지자 미켈슨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AP> 칼럼니스트 짐 러스키는 “P GA 투어 덕에 8억달러의 자산가가 된 미켈슨이 할 얘기는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고, 저스틴 토머스는 “이기적이다”라는 말로 대선배의 행동에 쓴소리를 했다.

불협화음

이런 비난에 미켈슨은 지난달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내 진심과 의도와 달리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 깊이 사과드리며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자숙하도록 하겠다”고 꼬리를 내렸다.

그런데 그가 자신의 전기를 쓴 작가에게 했던 말이 최근 공개되면서 또 다시 맹비난이 쏟아녔다. 미켈슨의 전기 작가는 미켈슨이 “사우디는 (<워싱턴포스트> 기자) 자밀 카슈끄지를 살해하고 인권에 대한 인식이 끔찍하다”며 “내가 그걸 알면서도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에 가담하는 것은 PGA 투어 운영 방식을 재편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여서다. 현재의 PGA 투어는 전제적이고 선수들을 분열시켜서 관리한다”라고 했다고 폭로한 것.

이 발언이 알려지자 미켈슨은 “오프 더 레코드를 전제로 했던 말”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전기 작가는 “그가 그걸 요청한 적이 없다. 그의 행동은 거짓되고 이중적이다”라고 부인했고, 이로 인해 미켈슨은 더욱 사면초가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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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