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탑정호' 레이크힐 불법 증축 고발

꼼수로 얼룩진 논산 관광단지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지방 도시에 관광명소가 생기자 오래된 호텔도 새 단장에 나섰다”는 소식에 그 누가 얼굴을 찌푸리랴. 설레는 마음으로 방문할 투숙객들도, 지역주민들도 모두 환히 웃을 일이다. 그런데 ‘희소식’이 얼굴 찌푸릴 소식으로 잔뜩 얼룩지게 됐다. 새 단장한 호텔의 ‘뒷자락’을 들춰봤더니, 불법과 꼼수라는 새까만 민낯이 불쑥 튀어나온 탓이다. 

레이크힐 호텔은 충청남도 논산시의 탑정호 옆에 자리했다. 2000년에 처음 문을 연 레이크힐 호텔은 그동안 본관 1동으로 운영되다가 2020년 들어 신관 건축, 본관 리모델링을 통해 규모를 2배 가까이 키웠다.

새 단장 이면
새까만 민낯

탑정호가 논산시의 적극적인 투자 아래 지역 관광자원으로 급부상한 게 계기가 됐다. 논산시는 탑정호를 중심으로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관련 예산만 해도 2800억원(국비 포함)이 넘는다.

백미는 158억원이 투입된 출렁다리다. 다리 길이가 570m에 달해 동양 최장 기록을 다시 썼다. 논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공식 개통한 이래로 지난달 중순까지 21만여명이 출렁다리를 찾았다.

방문객이 늘어나자 호텔도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새 단장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탑정호 경치를 감상하기 좋은 위치에 있는 만큼 “‘인생샷’을 잘 건질 수 있도록 각종 구조물을 설치한 게 인상적이었다”는 숙박 후기가 이어졌다.


여기까지만 보면 ‘지방 관광단지 개발의 적절한 표본’ 그 자체다. 하지만 그 이면의 그림자 역시 짙었다. 대대적인 개발에 발맞춰 각종 편법과 불법이 판쳤다는 후일담이 나온다.

시작부터 말이 많았다. 탑정호 일대는 개발 도중 불법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앓았다. 일부 건축주들이 무분별한 개발행위로 환경훼손을 일삼은 게 발단이 됐다.

탑정호 주변은 예전부터 개발이 어려운 지역으로 꼽혔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었다. 이후 이를 해제하는 등 논산시가 각종 빗장을 풀면서 개발 여건이 그나마 나아졌다지만, 아직도 까다로운 건 사실이다.

여전히 임야 곳곳이 그린벨트로 묶여있기 때문이다.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도 “생업에 필요한 창고 하나 건축하려 해도 각종 제재를 가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다.

일반 땅에 벌였어도 지탄받았을 주먹구구식 개발이 이런 곳에서 이루어졌다. 강한 비판이 쏟아진 건 당연한 처사였다.

공사 과정서 ‘그린벨트’ 훼손 덜미
주동자 바꿔치기…원상복구 시늉만

레이크힐 호텔도 불법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호텔 증축 과정에서 그린벨트를 침범·훼손했다가 덜미를 잡혔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동자 바꿔치기·원상복구 명령 불이행 의혹 등은 덤이다. 


산은 깎이고 나무는 베어져 나갔다. 주차장과 변압실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호텔 신관은 본관 바로 옆에 지어졌다. 앞서 주차장으로 활용되던 부지였다. 새로운 주차장 자리를 물색했지만 마땅치 않았다. 결국 2020년 5월부터 9월까지 수개월 동안 그린벨트를 깎아낸 뒤에야 공간이 확보됐다.

주차장 조성 작업이 막바지로 향하던 중 꼬리를 밟혔다. 대전지방검찰청 논산지청은 훼손 경위를 조사한 끝에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또 논산지청은 호텔 B 고문이 사업을 주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벌금 50만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그린벨트 훼손의 주범이 따로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B 고문은 호텔 회장인 A씨가 미리 준비해둔 ‘꼬리’에 불과했고, A 회장이 진짜 ‘몸통’이라는 의혹이다. 이를 뒷받침할 각종 증거·증언이 줄을 이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계좌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0년 12월 당시 논산지청 집행과에 벌금을 이체한 계좌는 A 회장 명의였다. A 회장이 B 고문 대신 벌금을 납부했기 때문이다. 이체 내역에는 ‘OOO(B 고문 이름) 벌금’이라는 5글자가 적혔다. 벌금을 부과받은 사람과 낸 사람이 다른, 미심쩍은 일이 벌어졌다. 

당시 호텔에서 근무했다는 김모씨는 ‘벌금 대납’의 배경을 “B 고문이 책임을 뒤집어쓰는 대신 A 회장이 벌금을 내주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림 훼손은 A 회장 주도로 이뤄졌지만, A 회장이 직원들에게 ‘B 고문이 주도한 것으로 말을 맞춰라’라고 신신당부하는 바람에 조사가 꼬리 자르기로 끝났다”고 증언했다.

고문이 총대?
벌금 대납 의혹

검찰이 지시한 ‘원상복구’는 시늉만 하다 끝났다. ‘인증샷’만 남긴 채 공사는 계속됐다. 호텔 측은 묘목 몇 그루를 심은 것을 ‘원상복구 과정’이라고 명명했다. 깎인 산기슭과 공사 중 박은 정원석은 그대로 방치했다. 이 묘목마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뿌리 뽑혔다. 우여곡절 끝에 절차를 통과한 호텔이 다시 주차장 조성을 강행하면서다.

김씨는 모든 게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애초에 주차장 자리에 새로 건물을 지었다”며 “남는 땅 없는 것 뻔히 아는데, 어디 주차장을 만들겠다고 그리 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처음부터 그린벨트를 밀어버릴 계획으로 증축 시작한 것이다. 원상복구는 하는 시늉만 하고 주차장 조성 강행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텔의 이 같은 행위는 가중처벌 대상이다.


한 시민단체 소속 변호사는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그린벨트 훼손은 초범일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을 선고할 수 있다”며 “그런데 영리 목적·상습범·각종 부정한 방법 등의 요건이 충족되면 최대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높아진다”고 전했다.

아울러 “위반 사실이 다시 확인되는 대로 지자체에서 이행강제금을 계속 부과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레이크힐 호텔의 ‘눈속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호텔이 비용을 아끼고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수차례 ‘눈속임’을 벌인 정황이 포착됐다.

우선 레이크힐 호텔은 증축 과정에서 건설면허를 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건설회사에 건설을 맡긴 게 아니라, 이름만 빌리고 몰래 ‘셀프공사’를 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현행 건축법에 어긋나는 엄연한 불법 행위다.

김씨는 “증축 중 건설사는 전달책 이외에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 바지사장을 세운 격”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건설사는 호텔의 꼭두각시였다”며 “호텔이 시공사와 이면계약을 체결하고 건설사에 자금을 건네면, 건설사가 시공사와 표면적인 계약 체결·대금 지급 이력을 남기는 수법이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호텔은 사실상 ‘무면허’ 건축을 한 셈이다. 시공사를 이용했다고 하더라도 지휘·감독 전문성이 미비했던 만큼, 완공된 건물의 안전성을 마냥 낙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형
조사 나선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면허 대여의 가장 큰 동기는 바로 ‘비용’이다. 한 건설업자는 “백이면 백 다 돈 때문”이라며 “당연히 이름만 빌리는 게 일을 시키는 것보다 수수료가 저렴하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김씨 역시 “호텔이 이 방식으로 건설 비용을 상당히 아꼈다”고 진술했다.

또 호텔이 2층 건물 일부 용도를 허위 신고한 사실도 드러났다. 호텔 측은 커피숍·베이커리 영업신고 당시 건물 도면과 현장을 조작한 채로 인가를 받았다. 이를 통해 수천만원에 달하는 규제 비용을 비껴갔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호텔의 2020년 12월 내부 보고 문건에는 영업신고 시 문제 상황이 자세히 설명돼있다.

이 문건에 따르면 호텔 본관 1~2층 면적은 총 734.04㎡이고, 논산시청 환경과에 신고한 정화조 규모는 70톤 규모였다. 70톤짜리 정화조는 영업장 면적 700㎡를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은 “이대로 영업신고 절차를 밟으면 34.04㎡가 초과된다는 이유로 각종 규제를 직면한다”고 경고했다. 5톤짜리 정화조를 추가 설치해야 하고, 오수원 자부담금도 2700만원가량 납부해야 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해결책으로는 “실제 영업 사용 면적을 구분해 수정 기재할 것”이 제시됐다. 

이에 호텔은 단순히 엘리베이터·계단 등의 면적을 제하는 것을 넘어 화장실을 창고로 둔갑시켰다. 규정상 화장실은 영업 사용 면적에 들어가고, 창고는 들어가지 않는다.

시청에는 화장실을 창고로 변경한 가짜 도면이 전달됐다. 점검 당시에는 화장실을 막아둔 채로 “창고로 바꿔 사용할 예정”이라고 허위 보고했다. 결국 실제 영업 사용 면적은 700㎡ 아래로 내려갔고, 호텔은 영업신고 이후에도 별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게 됐다.

공식적으로는 ‘창고’인 화장실은 지금도 화장실로 사용 중이다.

철퇴 피하려 각종 눈속임 총동원
호텔 측 “몰라…답변할 수 없다”

논산시청에 호텔이 제출한 건물 도면 확인을 요청했다. 시청 관계자는 “시에 최종적으로 전달된 도면에는 해당 공간이 창고로 명시돼있다”며 “이전 도면과 비교해볼 때 화장실에서 창고로 변경 기재된 것이 맞다”고 답했다.

애초에 허가나 점검 자체를 빼먹은 위반 사례도 드러났다. 제보에 따르면 호텔은 2층 베란다 공간에 조립식 건물을 설치했다. 이 건물은 ‘무허가’인데다 필수적인 소방시설도 갖추지 않았다.

아울러 “옥상에 있는 하늘계단, 전망대 등 각종 구조물도 설치 당시 안전검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특히 “물탱크 윗부분에 구조물을 얹어 전망대로 조성한 것은 애초에 위법”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청 관계자는 “조립식 건물 건은 지난번에 소방점검 나갔을 때 적발한 사안”이라며 “담당 부서에서 시정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같이 갔던 소방서도 내용을 파악했고 조치는 취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지적에 대해서는 “확인해보겠다. 즉답은 어렵다”고 했다.

<일요시사>는 의혹에 대한 해명을 듣고자 호텔에 연락했다. 레이크힐 호텔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을 듣고 “그 내용들은 전혀 확인되지 않는 부분”이라며 “아는 바가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이에 ‘내막을 알만한 경영진에게 질문을 전달해달라’고 재차 요청하자 “상부에 보고해도 어차피 답변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질문 자체가 좋은 내용이 아니라서…(답변이 어렵겠지만)일단 전달은 하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이후 <일요시사>는 호텔 경영진에게 질문이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 차원의 공식 답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끝내 어떤 공식 입장도 전달받지 못했다.

관련 기관들은 레이크힐 호텔 조사에 착수했다. <일요시사>는 논산시청에 관련 의혹들을 정리해 제시했다. 논산시청 측은 “제기된 문제들이 대부분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며 “사안별로 조사팀을 꾸려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표하겠다”고 전했다.

“의혹 조사
결과 공표”

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논산시청은 최소 4개 이상의 부서에서 조사 인력을 차출해 현장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국토부 및 산림청에도 그린벨트 훼손 관련 민원이 제기된 상태. 이들은 민원인에게 “다른 건들이 많아서 처리가 지연되고 있지만, 최대한 빨리 사실관계를 파악해보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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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