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창업시장도 지난해와 큰 차이 없이 도심 대형 점포보다는 지역상권 중소형 점포 위주로 활기를 띨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감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조정되지만, 여전히 해외여행은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상태가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해외여행 대신 주말 국내여행을 즐기는 수요가 증가해 도심 외곽에 자리한 점포로 사람이 몰릴 수 있어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또 건강 중시 바람이 젊은 층으로 내려와 즐기면서 다이어트와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업종이 성장할 것이다.
수십년간 식사 후 가볍게 맥주 한 잔하는 음주문화가 지배해왔다. 다방 커피에서 시작한 음료 문화는 이제 원두커피를 테이크아웃으로 즐기는 시대가 됐다. 과한 음주를 즐기는 문화도 사라지고 있고, 커피 전문점의 기능 또한 음료 제공을 넘어서 음식까지 책임지는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그동안 주점과 카페는 지속적으로 신메뉴를 개발하고 출시해왔지만 과당경쟁의 레드오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가 없었기 때문이다.
차별화
먹을거리 메뉴가 주 메뉴가 되고 술과 음료가 부메뉴가 되는 점포가 성장하고 있다. 그동안 호프집, 이자카야, 선술집 등 주점이 끊임없이 안주 메뉴를 개발해온 결과 지금은 많은 사람이 주점에서 1차와 2차를 동시에 해결하는 문화가 넓게 퍼졌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고객이 먹을거리 메뉴를 먼저 고려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다양한 먹을거리를 갖추고 있는 주점, 맛있는 치킨과 피자가 있는 호프집이 인기를 끌고 있고, 버거 등 그동안 주류를 취급하지 않았던 매장도 수제 맥주 및 와인을 취급하고 있다. 단순히 간식이나 안주의 범주를 벗어나 식사가 되는 메뉴가 비중이 높은 점포가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새해에는 카페 역시 커피 및 음료뿐 아니라 차별화된 먹거리가 있는 점포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중소 브랜드에서도 샌드위치, 버거, 케이크, 토스트, 베이글 등은 맛과 품질, 가격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이들 대중 음식이 지역 곳곳의 카페에 자리 잡으면서 서구식 외식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도심 외곽 지역의 디저트 카페나 베이커리 카페가 전망이 밝다. 해외여행 대신 국내 주말여행이 일상화되고 있고, 주중에도 도심 외곽으로 여가를 즐기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분위기 좋은 인테리어를 갖추고 고객을 유인한다면 매출이 크게 올라갈 것이다.
도심 외곽 숙박·휴양지는 붐비고, 캠핑카족도 증가하며, 주말농장에서는 은퇴자들이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해, 등산로 주변 맛집이나 식당에 인파가 몰리고 있다. 과거에는 도심을 벗어난 여행객들이 주로 한식을 많이 즐겼지만 최근에는 한국인의 식성이 서구화가 많이 진행돼 카페에서 먹거리를 즐기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젊은 층의 국내 여행과 등산객이 크게 증가한 것도 그 이유가 된다. 도심 외곽의 자연 뷰를 활용한 카페나 맛집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심 외곽에서 창업으로 많은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 나만의 여유로운 삶을 즐기면서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다.
해외 여행 대신 주말 국내 여행 증가
‘건강 중시’ 다이어트 업종들 주목
새해에는 은퇴자가 인생 2막을 위해, 혹은 문학이나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가, 혹은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사람 등 조금씩 매출을 내면서 각자의 목표를 향해 가는 창업자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커리 카페 크로엔젤은 도심 외곽이나 지방 중소도시, 읍내에 입점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다. 천연 발효빵 등 맛과 건강을 모두 고려한 웰빙 빵과 커피 및 음료를 판매하는 수제 베이커리 카페다. 맛과 가격 경쟁력이 입소문이 나면서 지역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크로엔젤 관계자는 “요즘은 한국인의 식성이 서구화돼 지방 소도시에 입점해도 수요가 많다”며 “브랜드를 찾는 수요가 많은 데다 창업비용을 대폭 할인해서 개설해 점포가 곳곳에 확산할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건강 관련 업종이 성장할 것이다. 과거 50대 이상 세대에서만 건강을 생각했다면, 코로나 이후 젊은 층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전에는 주로 여성들이 다이어트를 중시했다면 이제는 남성들도 다이어트에 좋은 건강식을 선호한다.
건강 검진이 일반화되면서 각종 성인병이 속속 드러나자 나이 들어 건강이 나빠지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어서다. 다만 남성들은 여성보다 포만감이 있는 음식을 선호하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샐러트 카페 ‘그린스미스’는 샐러드가 단순히 에피타이저나 디저트, 또는 밑반찬이 아닌 한 끼 식사로도 부족함이 없도록 메뉴를 구성해 인기를 끌고 있다. 위생적인 식재료와 영양분이 가득한 토핑, 맛있고 향긋한 드레싱이 차별 지점이다. 기존 샐러드 전문점에서 보였던 신선한 채소류뿐 아니라 포만감이 가득하게 다양한 건강식 토핑류를 30%나 더 얹은 것이 특징이다.
건강식
주 고객인 2030 여성들은 훈제연어샐러드·단호박샐러드를 주로 찾고, 남성들은 콥떡갈비 샐러드·칠리베이컨샐러드를 많이 주문한다. 그린스미스는 다이어트가 고통이 아니라 건강하고 맛있는 메뉴를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행복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건강 선생님인 셈이다.
이 밖에 새해에는 수제 버거, 수제 샌드위치, 수제 에그샌드위치 등 수제로 만든 건강식을 맛은 물론, 양도 푸짐하게 제공하는 업종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