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있게 한 아버지의 조언

골프 여정 담은 ‘드라이브 온 캠페인’

김세영(28)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드라이브 온(Drive on) 캠페인’을 통해 자신의 성장 스토리를 소개했다. 드라이브 온 캠페인은 2019년 론칭한 LPGA의 캐치프레이즈다. 골프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단순히 골프를 넘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스토리를 담고 있다.

 

김세영은 미국 무대 진출 초기 어려움을 겪으며 국내 복귀를 고민했던 시기에 아버지의 조언에 힘입어 버텨내면서 연이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야기를 풀어냈다. 도전의 중요성과 후회하지 않는 삶에 대한 소견도 전했다. 김세영의 드라이브 온 캠페인 ‘두려움을 향해 달려가라’ 전문을 통해 그의 골프 인생을 되짚어 보자.

든든한 우군

나는 9살에 골프를 시작했다. 아버지는 골프를 좋아하셨는데, 어느 날 내가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집 근처의 골프 연습장에 나를 데리고 가셨다. 이후론 심지어 집 안에서도 나는 항상 클럽을 휘둘렀다. 하지만 골프는 내게 있어 유일한 운동이 아니었다. 심지어 처음 시작한 운동도 아니었다.

처음 골프 클럽을 쥐었을 때, 나는 이미 제법 태권도 수련을 한 상태였다. 아버지는 집 근처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관장님이셨다. 아버지는 나를 포함해서 많은 관원을 가르치셨다. 다섯 살 때, 나는 아빠와 함께 태권도로 신체를 단련하고 많은 기술을 익히며 시간을 보냈다. 12살 때 이미 태권도 3단이었다.

포기 접게 한 뼈 있는 충고
어느새 우뚝 선 정상의 자리


무술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며 더 나은 골퍼가 될 수 있었다. 태권도의 동작을 골프 스윙 동작으로 잘 옮겨왔다. 유연성, 지렛대의 원리, 균형감각, 적절한 순간에 스피드를 내는 법 그리고 공을 때릴 때 자신을 통제하는 것 등 골프와 태권도는 공통점이 많았다. 내 몸을 알고 올바른 타이밍과 위치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것은 드라이브 샷을 페어웨이로 보내거나 발로 송판을 격파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하나를 익히면 다른 하나를 이해하기 쉬워진다. 태권도에서는 힘을 내기 위해 모든 근육을 사용하는 것을 강조하며, 한 점에 모든 힘을 집중시킨다. 모든 근육과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해 정지된 공의 뒷면에 최대한 많은 힘을 가하는 골프도 마찬가지다.

 

당시에는 아버지가 내게 가르쳐 준 모든 것의 소중함을 알지 못했다. 예를 들어 나는 사람들 앞에서 시범 공연을 했었다. 승급 심사나 시범 공연에서 나는 항상 친구, 선생님, 관중 앞에 서야만 했다. 그래서 골프 대회에 참가했을 때, 이미 많은 사람 앞에 서는 그 느낌을 알고 있었다.

아버지는 스포츠와 인생에서 직면할 가장 큰 적이 두려움이라는 걸 깨닫게 해줬다. 아버지는 항상 “본능에도 불구하고, 너는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향해 달려가야 한다. 상대와 맞서야 한다. 골프 대회에서도 그렇듯, 싸움에서 질 수도 있다. 하지만 두려움에 져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10대 때 나는 골프에 전념했다. 하지만 여전히 내가 골프선수를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대회에서는 신경이 날카롭지 않았고, 중요한 순간에는 압도당하기 일쑤였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는 나를 한쪽으로 끌어내서 “네가 뭘 하고 싶은지 결정해야 해. 재미로만 골프를 치고 싶어도 괜찮아. 하지만 다른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학교생활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어. 만약 네가 프로 골프선수가 되고 싶다면, 그것도 괜찮아. 하지만 두려움을 극복하고 압박감 속에서 플레이하는 법을 배워야 해”라고 말씀하셨다.

태권도에서 골프를 배우다
두려움과 싸우며 생긴 전환점


나는 부모님이 어느 쪽이든 나를 지지해 주실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그게 내게 필요한 전부였다. 나는 골프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16살 때 한국 여자 아마추어 선수권 대회에서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2년 후 프로로 전향했고 KLPGA 투어에서 5승을 했다. 그 중 두 번은 플레이오프에서 거둔 우승이었는데, 긴장을 억제하고 두려움을 물리칠 수 있었다.

2015시즌 LPGA투어에 출전할 자격을 얻었는데, 그것은 새로운 불안감을 주었다. 충분히 영어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미국에 도착했다. 아주 잠시 동안은 말이다. 내가 그렇게까지 판단을 잘못 한 적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나는 아무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간판을 읽을 수도, 음식을 주문할 수도, 텔레비전을 보거나 읽을 책을 찾을 수도 없었다. 로컬룰을 적은 종이는 쓸모없었고, 주변 사람의 지시는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플로리다 오칼라에서 열린 대회에 루키로서 처음으로 참가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자, 대회 직후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고 “실수한 것 같아요. 여기 있는 모든 게 너무 힘들고, 내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KLPGA투어에 복귀할까 봐요”라고 말했다.

감사하게도 아버지는 내 말을 끝까지 다 들어주셨다. 그리고 말씀하셨다. “무섭니?”

처음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무슨 뜻인지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아버지는 다시 “한 주만 더 해 보는 게 좋겠다. 어떻게 되는지 보고 그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고 말씀하셨다.

일주일 후 파라다이스 아일랜드의 오션 코스에서 열린 LPGA 투어 ‘Pure Silk-Bahamas LPGA Classic’에 참가했다. 나는 거센 바람 속에서 68타를 치며 14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채 아리야 주타누간, 유선영과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우승했다.

두 달 뒤에는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챔피언십에서 박인비와 플레이오프까지 가게 됐다. 그리고 내 인생 최고의 8번 아이언 샷을 쳤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공이 한번 바운드된 후 홀 안으로 꽂히며 이글을 잡은 것이다. LPGA투어 첫 4개월 동안 거둔 두 번째 우승이었다.

물론 내 영어가 하룻밤 사이에 좋아지지는 않았다. 호텔에 체크인하고 식당 메뉴를 읽는 것은 여전히 어려웠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내 결정이 두렵지 않았다. 그렇게 LPGA 투어에 정착했다.

자신을 이기다

나는 2015년에 루이스 서그스 롤렉스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첫 메이저 타이틀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거머쥐었고,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그리고 롤렉스 LPG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이 모든 것을 겪는 내내, 아버지의 말씀이 생각났다. “잡을 수 없다는 걸 알지만, 두려움을 향해 달려가라. 왜냐면 대담한 자 앞에서는 항상 두려움이 사라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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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