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부럽지 않은 ‘비’아파트

아파트에 규제가 쏠리고 가격이 치솟자 ‘비’ 아파트인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빌라 등으로 수요자가 몰리면서 대단지 프리미엄이 적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1000가구 이상이 그렇다.

대단지 아파트들은 소규모 아파트에 비해 시세 상승폭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가 3.3㎡당 아파트 매매 평균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규모 1000~1500가구 미만 아파트는 9.8% 상승했다. 1500가구 이상 역시 8.6% 올라 전체 상승률(8.4%)을 웃돌았다. 300가구 미만, 300~500가구 미만의 아파트는 각각 5.5%, 7.3% 상승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수요자
대거 몰려

지역 시세를 리딩하는 랜드마크 아파트 역시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일 경우가 부지기수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지구 내에서 전용면적 60~85㎡ 이하 단지 중 가장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아파트는 총 1083가구 규모의 ‘별내아이파크2차’로, 3.3㎡당 평균 매매가가 2600만원이다. 별내동 평균은 3.3㎡당 2274만원으로 3.3㎡당 326만원 높게 형성돼 있다.

아파트 가격 상승에 따라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빌라 등이 대체 주거지로 관심받는 가운데 500실 이상 대단지 오피스텔 등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먼저 대단지 오피스텔은 실내 수영장, 피트니스 등 아파트 못지않은 수준의 커뮤니티시설이 조성되는 경우가 많다. 세대 수가 많은 만큼 일반 오피스텔보다 관리비도 저렴하다. 상업·문화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대단지 오피스텔은 공급이 적어 희소한 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이 계획된 1000실 이상 오피스텔은 단 4곳에 불과하다. 지난해는 분양한 단지 185곳 중 3곳만이 대단지 오피스텔이었다. 2019년에도 총 290곳 중 4곳에 불과했다.

대단지 오피스텔은 수요는 받쳐주지만 공급이 적어 준수한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공급된 ‘청라국제도시역 푸르지오 시티’는 1630실 모집에 1만4405명이 접수해 평균 8.8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타입 마감됐다. 지난해 6월 분양한 ‘e편한세상 시티 부평역(1208실)’은 평균 7.47대1의 청약 경쟁률을 올렸다.

매매가격도 상승세다. 2019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2년간 500세대 이상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3.3㎡당 1695만원에서 1898만원으로 11.97% 상승했다. 400~500세대가 9.13%로 뒤를 이었고 100~199세대 7.54%, 200~299세대 7.27%, 300~400세대 2.87%, 100세대 미만 1.35% 등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빌라
수요 많고 공급 적어 높은 경쟁률

도시형 생활주택은 전용 85㎡ 이하 300가구 미만으로 공급된다. 단지형 다세대·연립형 주거시설로 단지 규모는 연립보다 크고 오피스텔보다 작다. 2009년 이명박정부가 서민과 1~2인 가구의 주거 안정을 위해 주차장 기준 등 건축규제를 완화하며 처음 도입했다.

주거형태에 따라 크게 단지형 연립주택, 단지형 다세대주택, 원룸형 등 3가지 종류로 분류된다. 단지형 연립·다세대주택은 가구당 주거 전용면적 85㎡·4층 이하, 연면적 660㎡초과로 건축한다. 최대 300실 미만으로 건축되기 때문에 200실 이상이면 대단지로 간주된다. 오피스텔과 함께 대단지로 공급되는 경우 일반적으로 역세권 상업지에 공급되기 때문에 풍부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단지가 클수록 브랜드 시공사가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공급되는 단지의 경우 아파트와 같은 평면구성과 상품설계에 나서고 있다. 각종 편의시설과 도시형 주택의 최대 약점인 주차공간 확보 면에서 유리하다. 정부는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의 건축 허용 전용면적 상한을 기존 50㎡에서 60㎡까지로 확대하고, 공간 구성도 애초 2개에서 최대 4개(방 3개와 거실 1개)까지 완화하기로 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빌라도 대단지가 선호된다. 세대 수가 많은 신축빌라의 경우 단지가 형성되면서 전체적으로 깔끔한 인상을 준다는 것. 조경이나 주차장, 커뮤니티 등 단지 내 주민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는 경우 입주민들의 생활이 더 윤택해지고 집을 되팔 때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까다로운 주택청약 조건과 더불어 아파트 매매가, 전세가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비아파트로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대단지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빌라 등의 경우도 아파트와 같이 대단지를 선호하는 추세라 내 집 마련 수요자는 주목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대단지로 공급되는 수도권 비아파트.

 

▲세운 푸르지오 더 보타닉= 대우건설이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6-3-3구역 일원에 짓는 주거복합시설 ‘세운 푸르지오 더 보타닉’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하 8층~지상 20층, 2개동, 총 564실 규모다. 이 중 오피스텔은 366실(전용면적 24~59㎡), 도시형 생활주택은 198가구(36~49㎡)로 구성된다. 주차대수는 총 474대이다. 지하철 2·5호선 환승역인 을지로4가역과 가깝다.

신축 건물
깔끔한 인상

입지적 장점도 뛰어나다. 단지가 조성되는 세운지구는 재개발촉진지역으로 서울 중심인 사대문 안에 위치해 금융, 교통 인프라를 갖췄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은 광화문중심업무지구(CBD)의 직주근접 배후지는 물론, 청계천과 접해 있어 서울 한가운데서 고급 수변 조망을 누릴 수 있다.

주변에는 삼일대로, 소공로 등이 있어 서울 내로 이동이 편리하고 남산 1·3호 터널을 통해 강남권 진·출입도 용이하다. CBD입지를 자랑하는 만큼 배후수요도 풍부하다. 단지 주변에는 을지트윈타워의 대우건설, BC카드, KT계열사 등 대기업과 금융사의 본사가 모여 있다.

쾌적한 자연환경도 자랑한다. 청계천 바로 앞에 위치해 청계천 수변공원을 지근거리에서 즐길 수 있다. 주변에는 경복궁, 창경궁도 자리하고 있다. 인근에는 운현초, 리라초 등 사립초교가 위치해 있다.

내 집 마련
눈을 돌리다

한편, 세운지구는 지난해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를 시작으로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등을 성공적으로 분양하는 등 15년 동안 미뤄진 세운지구 재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원 금호 리첸시아 퍼스티지= 금호건설이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고색2지구 B1-1블록과 B1-2블록에서 서수원 일대를 대표할 주거용 오피스텔 ‘수원 금호 리첸시아 퍼스티지’806실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15층 12개동이다. B1-1블록 전용면적 84㎡ 513실, B1-2블록 전용면적 84㎡ 293실 등 806실 모두 84㎡ 단일 면적 오피스텔로 꾸며진다.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고색2지구는 15만5000여㎡ 규모로, 이곳에 의료지원시설, 상업·업무시설, 판매시설, 공원 등이 조성될 들어설 계획이다. 인접한 고색1지구까지 합치면 주거시설도 약 4000가구의 미니 신도시 급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10층 706병상 규모의 덕산의료재단 종합병원도 착공한다. 계획대로라면 1단계로 2024년 457병상이 먼저 개원할 예정이다. 대형판매시설용지가 있어 대형마트도 예정돼 있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 효과
매매가 상승세…풍부한 인프라

주변 입지 여건도 좋다. 수인분당선 고색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수원역도 가깝다. 수원역은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 개통될 계획이어서 삼성역까지 약 20분이면 닿는다. 호매실IC, 금곡IC, 북수원IC 등을 통한 평택파주고속도로 및 영동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등으로 접근도 쉬워 서울은 물론 수도권 내·외곽 이동도 빠르다.

사업지 바로 옆에 권선구청, 권선구보건소, 수원서부경찰서 등의 공공기관이 있는 권선행정타운이 형성돼 있고 고색초, 고색중, 고색고교도 도보로 갈 수 있다. 또한 롯데몰(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시네마), AK플라자, CGV, KCC몰 등이 주변에 있다. 가까운 거리에 약 35만㎡ 규모의 수원 스타필드(2023년 예정)가 조성되고 8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 수원 델타플렉스가 가까운 것도 강점이다.

아파트에 버금가는 평면 설계도 돋보인다. 4베이 위주의 설계로 오피스텔의 단점을 극복한 맞통풍 구조(일부 호실 제외)를 갖추며 통풍과 환기가 뛰어나다. 계절용품 등을 보관할 수 있는 팬트리, 옷과 다양한 물품을 수납할 수 있는 드레스룸도 있다. 가변형 벽체 설계로 가족 구성원이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필요에 따라 공간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입주는 2023년 12월 예정.

 

▲힐스테이트 더 운정= 현대건설이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 운정역 일대 중심상업지역(파주시 와동동 1471-2,3번지, F1-P1·P2블록)에 짓는 ‘힐스테이트 더 운정’을 분양한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문화 및 집회시설, 근린생활시설, 판매시설 등이 모두 어우러진 매머드급 주거복합단지로 개발된다.

단지는 지하 5층~지상 49층, 13개동, 연면적 약 82만8000㎡, 총 3413세대(아파트 744세대, 주거형 오피스텔 2669실)규모로 지어진다. 이 중 주거형 오피스텔 2669실(전용면적 84㎡, 147㎡)을 먼저 분양한다.

단지 내에 대규모 상업·문화시설이 마련될 예정으로 입주민들은 향후 멀리 나가지 않고도 각종 편의를 쉽게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 운정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다.

해당사업 시행사인 ‘하율디앤씨’는 운정역과 파주운정신도시와 연결된 공중보행덱을 추가 연장하고 브리지(가교)를 통해 단지와 직접 연결시킬 계획이다. 추가 연장·증설되는 공중보행덱이 모두 완공되면 해당 단지 입주민들은 단지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곧바로 운정역까지 안전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사업지 주변 도로망은 촘촘하면서도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다. 서울문산고속도로와 제2자유로 이용이 수월하며 운정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광역급행버스(BRT)도 다수 갖추고 있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요지역으로 이동도 수월하다.

교통 좋고
교육 밀집

쾌적한 주거환경도 자랑거리다. 사업지 남단에 위치한 운정호수공원은 대지면적 약 72만여㎡ 규모에 달하는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단지 바로 동쪽에 흐르는 생태하천인 소리천이 있어 여유롭게 산책도 가능하다. 운정호수공원과 소리천의 조망(일부세대 제외)도 가능할 전망이다.

주변에 교육시설이 밀집해 있어 교육여건도 양호한 편에 속한다. 와동초교와 지산초교를 모두 걸어서 통학할 수 있다. 지산중 ·한가람중도 근거리에 있다. 가람도서관이 단지 바로 옆에 있어 자녀들의 방과 후 학습도 수월할 전망이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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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