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준석-김종인 피 튀는 주도권 전쟁 내막

삼등분으로 나뉜 불편한 동행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후보가 서로 비단 주머니까지 주고받았지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겉으로는 의견이 일치된 상황처럼 보이지만 이내 곧 서로 다른 패를 꺼내들면서 엇박자로 이어졌다. 선대위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선대위가 출범 전부터 파고를 만났다. 이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 후보 간의 선대위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17일에 1차 인선 결과가 나온다는 말과는 다르게 발표가 미뤄지면서 속절없이 시간만 흐르고 있다. 한 발 앞서 출범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선대위와는 대비된 양상이다. 

속절없이 
시간만…

민주당 역시 선대위 출범에서 크고 작은 갈등을 겪었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과는 다른 후유증을 겪는 중이다. 두 사람의 갈등은 경선 시작 전인 지난 7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민의힘에 윤 후보가 입당할 당시부터 이른바 “당 대표 패싱” 논란이 발생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가 지방 일정을 소화하는 사이 여의도 중앙당사를 찾아 입당식을 치렀다. 입당 뒤에는 연달아 당의 대선주자 행사에 불참하면서 이 대표와 갈등의 골은 깊어져만 갔다. 

또 윤 후보 캠프의 신지호 정무실장의 탄핵 발언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의 통화 녹취록 파문까지 연이어 터지면서 둘 사이엔 갈등이 쌓였다. 심지어 윤 후보 지지 단체는 이 대표에 대한 규탄대회까지 열며 사퇴를 촉구하는 상황까지 이르기도 했다. 


당시에는 이 대표가 직접 진화에 나서며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마무리됐으나 지난 15일에는 윤 후보가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면 두 인물의 갈등이 재차 발생했다.

정치권에서도 이 대표와 윤 후보 간에 갈등이 발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 과거와는 달리 공개발언을 하지 않기도 했다.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셈이다. 

이후 함께 참석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서도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윤 후보와 이 대표는 갈등이 없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끊임없이 잡음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출발도 못했는데 벌써부터 삐걱
대표 빼고 기선 잡기 ‘샅바싸움’

더욱이 권성동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 여부를 두고서 둘의 갈등은 극에 치닫는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는 당무 우선권을 주장하며 이 대표와 논쟁을 벌이면서 새로운 갈등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당무 우선권이란 대통령후보자가 선출된 날부터 대선일까지 선거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당무 전반에 관한 권한을 우선으로 가진다고 국민의힘 당헌 74조에 명시돼있다. 

윤 후보 측에서 당무 우선권을 강조하며 한기호 사무총장의 교체를 원하자, 이 대표 측은 조항 내의 표현이 애매하다며 팽팽하게 맞섰다. 결국 다급하게 윤 후보가 이 대표와 독대하면서 갈등은 일부분 봉합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당무 우선권은 대선후보가 가진다며 윤 후보에게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둘의 갈등은 또다시 당 대표 패싱 논란까지 불거지며 한층 더 깊어졌다.

이 대표가 직접 “해석의 영역일 뿐”이라며 반박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패싱론에 대해 과거 윤 후보의 입당에 대해 직접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패싱론을 두고 “정당사에 반복되면 안 되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선대위 구성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선대위 틀이 전면 재구성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원팀 맞아?
연일 잡음

선대위 주도권을 둘러싼 두 인물의 줄다리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본격적인 선대위 구성이 시작된 시점에도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선대위의 기본 골격을 두고도 연일 신경전을 벌여왔다. 

윤 후보는 선대위 구성 당시 기존 캠프 인사와 함께 선대위를 꾸리며 외연확장에 몰두하자는 입장인 반면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둔 ‘원톱체제’를 가동해 전면 재개편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 역시 중도층을 잡는 게 윤 후보가 집중해야 할 지점이기 때문에 중도층을 중심으로 한 실무형 선대위로 재개편해야 한다고 이 대표와 비슷한 주장을 펼쳐왔다.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의 주장은 어느 정도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을 필두로 5개 정도의 분야별 총괄본부장이 배치되는 방식이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와서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에게 총괄선대위원장을 제안한 상태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합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 전 위원장이 사실상 ‘전권’을 요구하면서 출범이 늦어지고 있다.

윤 후보는 선대위와 함께 국민통합위원회(이하 국통위)로도 김 전 위원장과 연일 충돌 중이다.

또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와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대표의 영입설이 흘러나오자 김 전 위원장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김 교수가 과거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출신인 그는 2018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해 인적쇄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 후보가 김 교수와 사전 만남을 통해 긴 시간 동안 이야기도 나눈 것으로 전해진 만큼 합류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합류 가능성
다음 인사는?

사실 김 전 위원장과 김 교수의 관계는 썩 매끄럽지 않다. 과거에 같은 직책(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두 인물의 역할이 겹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입설이 불거진 김한길 전 대표 역시 윤 후보와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선대위의 합류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김 전 대표는 민주당의 대표적 비문(비 문재인) 인사 출신으로 2013년 민주통합당 대표를 맡은 바 있다. 2014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와 함께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했다.

이후 당을 탈당하면서 국민의당에 합류한 뒤, 19대 대선에서 안 대표를 지원사격하며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야권 입장에서 정권 교체론 열망이 높은 만큼 윤 후보가 김 전 대표의 영입을 통해 확장성을 꾀하면서 반문(반 문재인) 빅텐트를 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표가 선대위에 합류할 경우 김 전 위원장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두고 김 전 위원장은 “몇 사람을 영입한다고 국민통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반발하자 윤 후보 측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큰 이견이 없고, 김 전 위원장의 의중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 대변인은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과 회동을 가졌고, 이견을 상당히 좁힌 상태라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김 교수와 김 전 대표에게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았다는 점은 빼놓지 않았다.

본인 중심 세력 꾸리기 돌입
여유 부리다 원팀 깨질 수도

사실상 두 인물의 영입 의지가 확고한 셈이다. 윤 후보가 생각하기에 김 전 대표와 김 교수가 국민통합의 적임자라고 여긴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와의 회동 자체를 부인할 정도로 현재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쯤되자 야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영입이 불발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윤 후보의 뜻은 완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김 전 위원장의 반대가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미로 읽힌다. 캠프 내에서도 김 전 위원장의 응답을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말도 나돈다. 

이에 따라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을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두고 김 전 대표는 새시대 준비위원장, 김 교수는 상임 선대위원장직을 맡는 것을 공식화했다. 

선대위 구성은 대선 레이스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안 중 하나로 꼽힌다. 선대위 구성을 두고 잡음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정리되지 않으면 윤 후보가 차후에 세 결집을 이뤄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 일각에선 오래 이어질수록 선대위 구성으로 얻게 되는 외연확장과 원팀의 기조효과의 실효성이 반감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후보의 선대위 이견 조율은 당장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갈등 봉합
윤의 몫

선대위 출범 시기에 대해 윤 후보는 “아주 늦지는 않는다”면서도 “더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 의견을 들을수록 더 좋은 말들이 나와서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 정치 전문가는 “윤 후보가 선대위 구성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자신이 전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길어질수록 잡음이 더욱 커진다. 갈등 봉합을 위해 설득하는 일 역시 윤 후보가 해내야 할 일”이라고 부연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도이치 회장 구속
남은 건 김건희 수사

주가 조작 혐의를 받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지난 16일 구속됐다.

권 회장은 2009년부터 3년간 주가 조작 선수들과 공모한 뒤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권 회장과 공모해 주가 조작에 관여한 인물들도 이미 구속된 상태다.

이로 인해 주가 조작에 관련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아내 김건희씨에 대한 수사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2010년 당시 주가 조작 선수 중 한 명인 이모씨에게 10억원을 빌려줘 이른바 전주 역할을 해 주가 조작 공모에 함께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의혹에 대해 윤 후보 측은 “이미 손해를 본 상태에서 계좌가 회수됐다”며 “2010년 계좌를 회수하면서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밝혔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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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