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같이 넘어야 할 산

정상 목전에 두고 ‘빙빙∼’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공정성 문제에 민심이 가장 들끓는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솟아 서울에 내집 하나 마련하기가 어려워진 게 현실이다. 또 부모 찬스를 쓸 수 있는 ‘공정함’에서 어긋났지만 마땅히 제재를 가할 방법은 없다.

20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이 내놓은 공약에 이목이 집중된다. 두 후보가 연일 띄우기에 나선 공약은 ‘부동산’과 ‘청년’ 공약이다.

부동산 해법
극명한 대비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이 부정적인 시선으로 비춰지는 이유 중 하나는 부동산 정책 실패가 꼽힌다. 문정부는 출범 직후 부동산 정책에 칼을 대기 시작했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로 올해까지만 26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2배 이상 올랐고 고스란히 수도권과 지방으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민주당 이 후보와 국민의힘 윤 후보가 해당 공약들을 전면에 배치한 이유도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때문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주택 공급이라고 인지한 셈이다. 


5년 내 250만호 공급이라는 점에서 두 후보의 주택 공급 목표는 같지만 해결 방안으로 제시한 점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이 후보는 공공 주도, 윤 후보는 민간 중심 개발에 각각 시선을 뒀다.

집값 상승 원인이 투기 세력이라는 여권의 인식과 과도한 규제 때문이라는 야권의 인식차이에서 비롯됐다고 해석된다. 이 후보는 250만호 공급 중 100만호를 기본주택으로 짓는다는 정책인 ‘기본주택’을 내세웠다. 

기본주택은 공공임대주택의 한 유형으로, 주택을 소유하지 않았다면 중산층까지 범위가 확대돼 거주 가능하다. 역세권 입지에 위치하면서 건설 원가 수준의 임대료를 지급한 뒤 30년이 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이 후보가 내세운 기본주택 공약이다. 

또 품질 높은 공공주택을 대량 공급해 집값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체 주택 중 5%에 불과한 장기임대 공공주택의 비율을 10%까지 늘린다는 게 골자다. 

반면 윤 후보는 이 후보와는 다르게 ‘민간주택 확대’에 주안을 뒀다. 윤 후보는 민간의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주택을 공급해 수도권 일대에 130만호를 공급하고 도심지역의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중 ‘역세권 첫 집 주택’을 통해 20만호, ‘청년원가주택’으로 3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역세권 첫 집 주택은 지하철역과 가까이 위치한 민간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을 대폭 상향시켜 짓는 방식으로 공급된다. 

청년, 부동산…선결적 공통 과제
일자리·집값 공약 없이 대권 없어


기존 300%에서 500%로 높이는 대신 용적률의 절반을 기부채납 받은 뒤 주거 약자층(청년원가)에게 공급된다. 청년원가주택은 무주택자인 청년이 건설 원가로 약 25평(85m²) 이하의 주택을 분양하고 5년 이상 거주한 뒤 국가에 팔면 매매 차익의 70%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두 후보의 공급 공약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방향만 설정됐을 뿐 세부적인 계획의 마련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공급 정책은 무엇보다 택지와 재원 마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경우 임대주택, 윤 후보는 분양주택에 정책이 쏠려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비를 이루는 공약은 비단 주택 공급 공약뿐만 아니다. 부동산 세제개편과 규제 방안을 제시한 공약에 대해서도 온도 차가 뚜렷하다. 

이 후보는 규제 강화와 증세로 투기 비리를 끊겠다는 입장인 반면, 윤 후보는 거래 확대를 위해 보유세와 양도세 등 규제완화를 통한 거래 활성화에 방점을 찍었다. 

이 후보는 국토보유세의 신설을 내세웠다. 일정 금액 이상에 해당하는 토지와 주택에 세를 부과하는 종합부동산세와는 차이가 존재한다. 

국토보유세는 모든 개인과 법인이 소유한 토지와 주택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당초 이 후보는 투기 세력의 근절하기 위해 규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현재 0.17%인 실효세율(과세표준에 비해 납세자가 실제 납세하는 세액의 정도)을 1%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국토보유세를 통해 걷어들인 세금을 국민의 80~90%에게 기본소득으로 되돌려주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소득의 양극화를 방지하고 기본소득 제본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강력한 카드
언제 나올까

이 밖에도 분양가 상한제, 원가 공개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주택도시부’라는 부동산 전담기구를 설치해 관련 범죄 등을 감시해 처벌을 하겠다고도 공언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후보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일정 부분 우려를 표한다. 보유한 토지가 많은 업체나 토지 소유주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장과 물류창고 등을 소유한 업체들에 세 부담이 가중돼 해외로 공장을 이전할 경우 국내 고용이 움츠러들 수 있는 탓이다. 이에 따른 경제 악화에 끼칠 부분을 고려하면서 공약을 강화하는 해결책을 추가로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윤 후보는 부동산 세제의 부담을 줄인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는 앞서 집값이 크게 오른 이유도 징벌적 과세와 대출 규제를 꼽았다. 

세제 혜택을 통해 거래 확대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를 바탕으로 종합부동산를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1세대 1주택자의 재산세와 양도소득세의 완화,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는 양도소득세를 일시적 감면을 내걸었다.

신혼부부와 청년층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까지 상향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도 있다. 이와 함께 공시가격의 현실화 속도를 늦춰 보유세의 급격한 상승을 사전에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윤 후보의 공약에도 우려가 되는 부분이 있다. 세금이라는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는데다, 만일 윤 후보가 당선이 된다 해도 거대 여당인 민주당의 반발이 예상돼서다. 

또 종합부동산세가 낮아지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자치단체서의 반대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걷어들인 종합부동산세는 지방자치단체의 자금 원천으로 쓰이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수도권 등 대도시를 제외하면 재정 자립도가 낮은 실정이다.

임대차 3법에 관해서는 두 후보 모두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모양새다. 차이점은 이 후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진단했고, 윤 후보는 심각한 상태로 분석했다는 게 차이점이다. 


여가부 개편 공감
2030 보완책 마련

임대차 3법을 간략히 정리하면 전월세의 신고제, 상한제, 계약 갱신 청구권제를 핵심으로 한다.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 따라 지난 6월부터 임대차 3법이 시행됐다. 현재 해당 법이 통과됐음에도 그 이면에는 여전히 허점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다수 있다. 

이 후보는 앞서 언급한 공공주택공급을 통해 전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또 임대차 3법이 가진 장점이 존재해 시간이 흐르면 해결될 문제라고 강조한다. 

반면 윤 후보는 임대차 3법의 문제점이 분명 존재해 되돌리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문제 발생은 불가피하다는 게 윤 후보가 지적한 문제점이다.  

이에 따라 현재의 임대기간 ‘2+2년’ 체계에서 종전의 2년으로 되돌린 뒤 임대료를 동결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또 전세 보증금 액수를 더 올리지 않는 임대인에게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는 게 윤 후보가 내세운 공약이다. 

부동산에 이어 두 후보가 나란히 열을 올리는 공약은 청년과 관련된 공약들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약점은 청년층의 지지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두 후보가 연일 청년층의 표심을 다지기 위해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지만 지지율이 크게 반동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향후 대선 본선에서 청년층이 대선 당락을 결정짓는다는 말이 나올 만큼 두 후보에게는 중대한 사안으로 꼽힌다.

특히 ‘이대남(20대 남자)’의 지지가 다른 지지층에 비해 낮은 편이다. 결국 두 후보는 여성가족부 개편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후보는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 또는 ‘성평등가족부’로 변경하고 기능을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 역시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 뒤 업무와 예산을 편성을 다시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사실상 청년층의 표심을 의식할 수밖에 없던 셈이다. 이 후보는 청년에게 인당 연 200만원에 달하는 청년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생애 한 번 구직 급여를 받는 고용보험 수급 기준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후보가 제시한 청년 기본소득을 전국 청년에게 지급할 경우 재정 문제가 걸림돌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해당 재정을 마련할 구체적인 세부적인 방안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공공 주도 개발…규제 조이기
윤, 민간 주도 개발…규제 풀기

이 후보는 공정한 경쟁을 위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경쟁과 혁신을 막는 규제를 폐지하고 규제합리화를 추구하겠는 입장이다. 또 공교육 혁신과 평생교육 시스템 도입, 역량 강화 교육 등을 현실화시켜 미래 인재를 키우겠다는 심산이다.

과한 대학생 학자금에 대해서는 이미 경기도에서 시행하고 있는 대학생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사업을 전국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방식은 학생이 수강하고 있는 학점에 비례해 등록금을 납부하는 학점비례 등록금제를 뜻한다.

반면 윤 후보는 이 후보가 내세운 일괄 지급과는 달리 선별 지급을 타개책으로 내놨다. 그는 공정한 취업환경 조성하고, 청년 자립 프로그램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어 청년 도약 베이스캠프를 설치해 모든 청년에게 상담·멘토링 서비스를 약속했다. 지역 특성화를 꾀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또 취약층으로 분류된 청년에게는 한 달 50만원의 청년 도약 보장금을 주며 최장 8개월 동안 지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윤 후보의 공약에서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사안은 선별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한 부분은 청년층이 선별 과정에서 공정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여겨질 경우 또다시 해당 층의 공분을 살 수 있다는 것. 

교육 문제의 해결책으로는 대입제도를 단순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사교육 의존도 비율을 낮추고 부모 찬스 등의 논란이 촉발된 사건 등을 토대로 정시 비율을 상향하겠다는 공약이다. 이는 대입 과정에서 특혜 입학 등의 논란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또 입시비리 신고센터 설치 및 직권조사 강화를 통한 ‘암행어사제’를 도입하겠다는 게 해당 공약의 취지다. 두 후보가 공통적으로 공정성을 내세운 이유는 앞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대입 논란 이른바 조국 사태 때문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가 청년층을 겨냥해 세를 통한 지원 공약만을 내놨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앞으로 청년층이 짊어져야 할 국가부채에 대한 해결방안 등의 공약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만 두 후보가 청년층의 지지 부족 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할 예정인 만큼 또 다른 보완된 정책을 새롭게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청년층 약점
특혜 최소화

한 정치 전문가는 “이번 대선은 2030세대에게 달렸다”며 “이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서 더욱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의 퍼주기 방식으로는 청년층의 지지를 끌어낼 수 없다.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방안을 제대로 마련하는 후보가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ckcjfdo@ilyosiasa.co.kr>


<기사 속 기사> 이-윤 본격적인 신경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지난 10일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 글로벌 인재 포럼 행사에 참석해 처음으로 두 후보가 만났다.

이 후보가 먼저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네자 윤 후보가 반갑다며 과거 성남 법정에서 자주 만난 기억이 있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형사사건을 거의 하지 않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을 돌렸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두 후보의 신경전이 벌써부터 불거졌다는 말이 나온다. <차>

<기사 속 기사> 여론조사에선…
일단 윤 판정승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오차범위 밖 격차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 11일 발표됐다.

이번 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8일부터 10일 3일 동안 만 18세 이상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또 4자 가상대결 조사 결과 윤 후보는 39%를 기록했다.

32%를 기록한 이 후보를 7%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이다. 

이달 첫째 주 당시 윤 후보와 이 후보 간 격차는 5%포인트였던 반면 이번 조사에서는 7%포인트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윤 후보가 이 후보와의 격차를 벌인 이유는 국민의힘 경선 결과 컨벤션 효과 때문이라고 해석된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차>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