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보다 눈부셨던 고진영의 10월

적수가 없다…정점 오른 기량

여자골프 세계랭킹 2위 고진영이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남다른 기량을 뽐냈다. LPGA 통산 10승 돌파라는 기록에 그치지 않고, 한국 선수 통산 200승이라는 금자탑에도 직접 이름을 새겼다.

 

고진영이 각종 기록을 쏟아내며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파운더스컵 정상에 올랐다. 고진영은 지난달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 콜드웰의 마운틴 리지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총상금 30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쳤다.

파죽지세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를 써낸 고진영은 카롤리네 마손을 4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와이어 투 와이어’로 시즌 3승과 LPGA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한 고진영은  우승 상금 45만달러(한화 약 5억3000만원)를 획득했다. 지난 7월 발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 9월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 이어 올 시즌 3번째 LPGA 투어 우승이다.

고진영은 2017년 10월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2018년 1승, 2019년 4승, 지난해 1승에 이어 올해 3승을 더해 10승을 채웠다. 한국 선수가 LPGA 투어 통산 10승 이상을 거둔 건 박세리(25승 ·2001년), 신지애(11승·2012년), 박인비(21승·2014년), 김세영(12승·2020년)에 이어 고진영이 다섯 번째다. 또한 고진영이 이번에 우승하면서 LPGA 투어에서 한국 국적 선수들의 통산 우승 횟수는 199승으로 늘었다.

고진영은 “한국에서도 10승이고, 여기에서도 10승이 됐는데, 이렇게 의미 있는 파운더스컵에서 그것도 내가 디펜딩 챔피언인 대회에서 20번째 우승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아무래도 많은 압박이 있을 때 경기를 하면 집중하기 좋은 것 같다. 그래서 오늘 플레이를 잘할 수 있었던 것 같고, 만족한다”고 했다.

 


고진영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고진영은 지난달 21일 부산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에서 시즌 4승을 달성하며 한국 선수의 LPGA 투어 통산 200승의 주인공이 됐다.

다만 지난 7월부터 이어온 LPGA 투어 1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행진은 이번 대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고진영은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보기 2개에 버디 3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2005년 작성한 LPGA 투어 최다 연속 60대 타수 라운드 기록과 타이를 이룬 상황에서, 얄궂게도 신기록 도전이 국내에서 열린 대회에서 좌절된 셈이다.

한국 선수 통산 200승 기록은 고진영의 활약에 기댄 측면이 컸다. 고진영은 지난 7월 볼런티어스 아메리카 클래식에서 197승, 이어 9월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198승, 지난달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199승)과 이번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거두며 혼자 197승부터 200승을 모두 달성했다.

한국 여자골프는 통산 200승 달성으로 다시 한번 세계 최강을 증명했다. LPGA 투어에서 200승 고지에 오른 국가는 미국(15 27승)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일본은 51승에 그치고 있다.

박세리가 25승으로, 한국 선수 중 최다승 1위에 자리한다. 이어 박인비 21승, 김세영 12승, 고진영과 신지애 11승 순이다. 200승은 구옥희부터 고진영까지 총 48명의 선수가 합작했고, 2승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29명이다. 19명이 1승씩 거뒀다.

 

한국 여자골프가 LPGA 투어에서 첫 승을 거둔 이후 33년 만에 이룬 쾌거다. 한국 여자골프가 LPGA 투어에서 처음 우승한 건 1988년 3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문밸리 골프장에서 열린 스탠더드 레지스터 클래식에서다.

LPGA 투어 Q스쿨을 10위로 통과한 구옥희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한국 선수로는 처음 우승해 포문을 열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서울올림픽이 열렸고, 여자골프가 인기를 끌지 못하던 때여서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한국 선수가 LPGA 투어에서 본격적으로 우승을 쌓은 건 10년 뒤부터 시작됐다. 박세리(44)가 1998년 맥도널드 LPGA 투어에 이어 US여자 오픈에서 우승하며 새 역사를 썼다. 이어 김미현(45), 박지은(42), 한희원(43), 장정(41) 등이 합류하며 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한 달 새 LPGA 2회 정상…통산 11승
손수 쌓은 한국 선수 200승 금자탑

1999년 김미현이 스테이트팜 레일 클래식에서 10승을 기록한 이후 속도는 더 빨라졌다. 2001년 20승(박세리 브리티시 여자오픈), 2006년 50승(김주미 SBS오픈), 2012년 100승(유소연 제이미파 톨레도 클래식)을 달성했다.

이후로도 한국 선수의 우승에는 더욱 탄력이 붙었다.‘세리 키즈’로 불린 박인비(33)와 신지애, 최나연, 유소연에 이어 박성현, 김효주, 고진영 등이 LPGA 투어로 진출하며 승수 쌓기에 동참했다.

100승 이후 8년 만인 지난해 이미림이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을 차지하며 190승 고지에 올랐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국 선수는 194승을 기록했다. 이어 박인비가 3월 기아클래식 우승으로 195승, 김효주가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196승째를 올렸다.

일등공신

200승까지 4승을 남겨 초읽기에 들어간 200승 달성은 고진영으로 시작해서 고진영으로 끝났다. 지난 7월 볼런티어스 아메리카 클래식에서 197승, 이어 9월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198승 그리고 지난달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199승)과 이번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거두며 고진영 혼자 197승부터 200승을 모두 달성했다.

한국 여자골프는 통산 200승 달성으로 다시 한번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LPGA 투어에서 200승 고지에 오른 국가는 미국(1527승)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일본은 51승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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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