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 흔들 '대장동 특검' 관전 포인트

살아 있는 권력에 칼 대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내년 대선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문재인정부 임기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부동산 문제가 차기 정부를 결정짓는 선거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대장동 사건이 블랙홀처럼 다른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키워드가 대선판을 흔들고 있다. 바로 ‘특검’이다.

정당의 존립 목표는 정권 창출로 귀결된다. 이 같은 목표 의식은 대형 선거 때 두드러진다. 특히 대선 때는 사활을 걸고 정권교체와 정권 연장의 기로에서 대결을 펼친다. 하루에도 몇 개씩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에 희비가 엇갈리고, 쏟아지는 의혹에 노심초사한다. 1987년 6월 민주화항쟁의 결과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대선 때마다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부동산
블랙홀

실제 대선 때마다 판을 뒤흔드는 화두가 등장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17대 대선에서는 BBK 주가조작 사건이, 현 정부가 탄생한 20대 대선에서는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이 최대 화두였다. 의혹은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면서 국민의 뇌리에 박힌다. 그리고 선거날, 투표의 순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이번 대선에서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그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언론을 통해 터져 나온 대장동 사건은 말 그대로 대선판을 잠식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3주간 진행된 문재인정부 마지막 국감에서조차 최대 화두는 대장동 사건이었다. 


대장동 사건은 성남시가 대장동 인근을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점화됐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업체들이 ‘성남의뜰’ ‘화천대유’ ‘천화동인’ 등이다. 각각 대장동 개발사업을 위한 시행사,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의 자회사다. 당시 성남시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였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210번지 일원에 5903세대의 공동주택 등을 신축하기 위한 92만㎡(약 28만평)의 택지를 개발하는 사업과 이에 연계해 구 시가지에 위치한 수정구 신흥동의 구 제1공단 5만6000㎡(약 1만7000평) 부지를 공원화하는 사업이 결합된 1조5000억원 규모의 민관공동 도시개발사업이다.

민관공동개발 방식으로 진행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성남시는 5503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환수했다. 문제는 민간사업자들이 챙긴 수천억원 수준의 개발이익이다.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민간사업자들은 출자금의 수천배에 달하는 배당이익을 챙겼다.

천문학적인 돈이 민간으로 흘러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관련 업체들에 대한 특혜 의혹이 나왔다.

국민 70% 대장동 사건 특검 찬성
이재명·민주당은 반대 의견 고수

화천대유는 성남의뜰에 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성남의뜰이 지난 3년 동안 전체 주주에게 배당한 금액은 5903억원. 이 중 68%인 4040억원이 화천대유로 흘러들어갔다. 화천대유와 천하동인 1~7호의 개인투자자 7명이 대장동 개발사업에 투자한 돈은 3억5000만원으로, 8개사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7%다.

이들이 전체 배당금의 70%에 가까운 돈을 받은 셈이다. 여기에 화천대유와 천하동인 관련자들의 면면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대장동 사건은 게이트로 번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핵심은 이 지사의 연루 여부다.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지사가 대장동 사건에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미 대장동 사건을 ‘이재명 게이트’로 명명하고 공세를 벌이고 있다. 반면 민주당과 이 지사는 ‘국민의힘 게이트로’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지사가 이번 국감에 두 차례에 걸쳐 출석했을 때도 대장동 사건이 가장 큰 논란이었다. 

이 과정에서 ‘특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장동 사건이 불거진 직후부터 야당을 중심으로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여당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특검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는 셈이다.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이 특검을 불러내는 모양새다. 특별검사제도는 고위공직자의 비리 또는 위법 혐의가 발견됐을 때 그 수사와 기소를 정규 검사가 아닌 독립된 변호사에게 담당하게 하는 제도다. 정권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검사를 배제하자는 취지다.

검찰 수사
못 믿는다

수사 자체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될 때 활발하게 언급된다.

대장동 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 요구는 주로 야당에서 흘러나왔다. 하지만 최근 여당 측에서도 특검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기상의 문제일 뿐 대장동 사건은 결국 특검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대장동 사건과 특검이 한 덩어리로 묶이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검찰이 대장동 사건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남욱 변호사를 석방하자 엉터리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특검 도입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SNS에서 “남 변호사가 입국 즉시 공항에서 체포된 만큼 구속영장이 바로 청구돼야 한다는 너무나 당연한 순리를 검찰은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 역사에 가장 치욕적인 일을 일사불란하게 서슴없이 저지르는 것을 보면 ‘그분’이 세긴 센 모양이다. 꼬리 자르기 수사를 반복하는 검찰로는 진실규명이 불가능하다”며 특검 도입에 대해 언급했다. 검찰의 남 변호사 석방을 두고 야권 대선후보들 사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권 원로로 꼽히는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대장동 사건 특검 도입에 대해 “결국은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지난 19일 KBS 라디오에서 “지금부터 바로 특검에 수사를 맡기자고 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일단은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이 결과를 지켜보고 난 연후에 결과 발표에 대해서 국민과 야당이 ‘못 믿겠다, 특검하자’고 하면 그때는 거부할 명분이 약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과 이 지사가 특검 도입에 줄곧 반대 입장을 내온 상황에서 친노무현계 여권 원로가 ‘특검 불가피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

결과 따라
대선 바뀐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 18일, CBS 라디오에서 “지금 검찰, 경찰 수사를 해야 될 단계고, 대선이 다가오고 있는데 특검해서 대선 내내 검찰이 선거를 하도록 하면 안 되는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 지사도 경기도 국감에 출석해 “검경 합동수사본부 등을 만들어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실을 규명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국민 여론은 특검 도입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다. 케이스탯리서치가 <주간조선>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는 대장동 사건에 대해 특검·국정조사를 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국민 10명 중 7명은 특검이 대장동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21%에 그쳤다. 국민의힘 지지층 중 96%가,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서도 75%가 특검·국정조사에 찬성했다. 심지어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과반인 54%가 찬성 입장을 내놨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3.1%포인트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일각에서는 특검 도입 이후를 보고 있다. 특검이 대장동 사건을 맡게 되면 여당 대선후보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해진다. 이때 특검이 어떤 결과를 내놓느냐에 따라 내년 대선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누군가에겐 면죄부가, 누군가에게 쐐기가 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대장동 사건은 유력 대선후보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고,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졌다는 점 등에서 17대 대선 당시 BBK 주가조작 사건과 비견된다. BBK 주가조작 사건은 1999년 설립된 투자자문회사 BBK가 옵셔널벤처스의 주가를 조작한 사건으로, 이 전 대통령이 개입돼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그해 대선판을 뒤흔들었다.

BBK에 거액을 투자한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실소유주 논란이 불거진 것.

BBK 사건 때는 면죄부
국정 농단 사건은 철퇴

검찰은 BBK 주가조작 사건을 조사한 이후 이 전 대통령을 불기소 처분했다. 이 전 대통령의 사업파트너로 지목된 김경준 전 BBK 대표는 특경법상 횡령,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최종 수사 결과 이 전 대통령을 도곡동 땅과 다스, BBK 실소유자로 볼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대통합민주신당은 대선 이틀 전 이 전 대통령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이때 출범한 정호영 특검팀은 이 전 대통령의 취임 사흘 전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정호영 특검팀은 도곡동 땅이 “이상은씨 것이 맞다”고 결론내렸다. 검찰 조사에서는 도곡동 땅의 소유주가 제3자일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검찰 수사 결과를 완전히 뒤엎은 정호영 특검팀은 이 전 대통령에 완벽한 면죄부를 주기에 이른다. 그리고 13년 후인 지난해 대법원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17년형의 2심 판결을 확정했다. 법원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고 인정했다.

2018년 정호영 특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됐지만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 등으로 처벌받지 않았다. 

반대로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처벌까지 이어진 사례가 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맡은 박영수 특검팀이다. 2016년 11월 박영수 전 특검은 박근혜정부 국정 농단 사건 특검으로 임명됐다. 박영수 특검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당시 수사팀장)을 비롯해 파견검사 20명, 수사관 40명 등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졌다. 

이들은 국정 농단 사건을 파헤쳐 수사 대상에 오른 50여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징역 22년, 최순실씨 징역 18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징역 2년6개월 등 유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박영수 전 특검은 가짜 수산업자 사건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데 이어, 대장동 사건 등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남은 5개월
끝까지 간다

대장동 사건에 대한 특검 도입 요구는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 지사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요인으로 대장동 사건이 꼽히고 있는 상황에서 여권에서도 특검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대장동 사건과 특검, 두 키워드가 5개월 남은 대선판을 뒤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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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