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특집인터뷰① 대선판 씹어먹은 '무야홍' 홍준표

“윤석열 의혹, 당이 나서지 마라”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정치권에 ‘홍준표 돌풍’이 불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바짝 붙은 무서운 기세에 야권의 대선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요시사>는 추석특집으로 그의 상승세를 집중 조명했다.

26년 정치 인생. 그의 예상대로였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추석 전후로 윤석열 전 총장을 앞서는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 현상)’를 약속했고, 그 약속은 현실이 됐다.

홍 의원은 ‘무야홍(무조건 야권후보는 홍준표)’ ‘돌돌홍(돌고 돌아 홍준표)’ 등의 신조어를 남기며 남다른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선거는 기세라고 했다. 2021년 추석은 홍 의원이 역전극을 쓸 수 있는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

홍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고발 사주 의혹’으로 하락세를 타고 있는 윤 전 총장을 두고 “후보가 확정되고 난 뒤에 그 후보에 대한 공격이 들어오면 (당이)막는 것이지, 경선 기간 중 특정후보를 위해 당이 나서는 것은 난센스”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갑자기 떠밀려 나온 사람과 다르다”며 관록에 걸맞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홍 의원과의 일문일답.

-‘대선 재수생’이다. 20대 대선에 출마를 선택한 이유는.

▲무상 포퓰리즘이 판치는 나라가 돼가고 있다. 오늘만 살 것처럼 거위의 배를 가르고, 청년과 미래세대에게 빚더미를 물려주는 퍼주기 대한민국이 돼서는 안 된다.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이 나라를 바로잡아 정상 국가로 만들고자 한다. 선진국 시대를 열어 국제사회에서 선진국 대접을 받는 나라, 풍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문재인정부에 대한 평가는. 

▲문정부는 5년 동안 대한민국이 70년간 이뤄놨던 모든 체제를 허물어뜨렸다. 정치·경제·사회·문화·외교·대북 정책이 모두 그렇다. 나라를 정상 국가로 만들고, 선진국 시대를 열기 위해서라도 정권은 교체돼야 한다. 그리고 선진국 시대의 원년을 만들어야 한다.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에 걸맞은 국정 대개혁이 시급하다.

-최근 홍 의원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확장성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 결실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2040세대 지지층이 돌아섰다. 우리 당은 지금까지 5060세대와 영남을 지지 기반으로 선거를 치러왔다. 하지만 저는 전략을 달리 했다. 반대 진영, 젊은 층과 소통하기 위해 2년 이상 노력했다. 26년간 정치하면서 이미 털릴 건 다 털렸다. 이제 더 털릴 것이 없는 ‘무결점’ 후보기도 하다.

-추석 전에 ‘골든크로스’를 장담했다.

▲이미 ‘골든크로스’가 일어난 여론조사 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골든크로스를 추석 전후로 예상했는데 조금 일찍 왔다. 현재 추세라면 추석 이후 윤 전 검찰총장을 압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30세대의 지지율이 눈에 띈다. 

 ▲2030세대는 문정부에서 꿈을 잃은 계층이 됐다. 그 꿈을 다시 꾸게 해줄 사람을 찾다 보니 정책적인 측면이나 비전을 가진 사람이 저 홍준표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유튜브 채널인 홍카콜라TV에서 청년 콘서트, 직장인들과의 대화 등을 통해 제 생각을 적극적으로 알려왔다. 그러다 보니 2030세대에서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이라는 신조어가 퍼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무야홍의 뜻이 ‘무적 야권후보 홍준표’로 바뀌었다.

-이들을 공략할 관련된 공약도 준비했나.

▲공정한 제도 아래서 실력으로 클 수 있도록 입시 제도를 혁파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로스쿨, 의전원, 국립외교원 등 음서제도를 폐지한 후 사법고시, 외무고시를 부활시킬 것이다. 모병제와 지원병제 전환 검토 등 군 공약들도 준비돼있다. 서민 자녀들이 계층 간 도약할 수 있도록 희망의 사다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호남 지역에서도 지지율 두각을 보인다. 일각에서는 ‘역선택’의 결과일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오는데.

▲역선택 때문이 아니라 지역 맞춤 정책 때문이다. 광주 전남에서는 무안국제공항을 관문공항으로 만들어 이 일대에 첨단산업을 유치하겠다는 정책을 제시했다. 전북에서는 이 지역의 희망인 새만금사업을 민간 주도의 홍콩식 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제시했다. 

무서운 상승세 호남·청년 사로잡다
‘윤 또 이겼다’ 대역전극 판도 급변

-호남 지역과의 인연도 회자되고 있다.

▲1980년 6월부터 1년간 전북 부안에서 군 복무를 했다. ‘전북 사위’(홍 의원의 부인 이순삼씨는 고향이 전북 부안)라는 별명도 알려져 있다. 또 광주지검 검사(1991년 3월~1992년 7월) 시절 조폭 소탕에 나선 일화도 있다. 이 때문에 지금도 ‘광주의 전설’로 회자되고 있다. 호남 분들이 우리 당에는 거부감이 있어도 저에게는 거부감이 덜한 편이다. 야권 후보가 된다면 이번 대선에서 호남 득표율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

-대선후보로 나서면서 7대 국정개혁 과제를 발표했다. 

▲지난달 17일 출마선언을 통해 G7 선진국 시대를 위한 국가 정상화와 국정 대개혁의 7대 과제를 발표했다. 정치 행정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자 한다.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천명하고 민간의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선진국형 경제시스템을 갖출 것이다.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다. 세금 나눠먹기인 공무원과 공공 부문 일자리가 아니라 민간 일자리 창출에 우선 순위를 두겠다. 문정부에서 무너진 공정을 바로 세우는 것도 시급한 일이다. 아울러 선진국 사법 체계 구축과 외교 안보 기조를 확 바꾸겠다. 

-특히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이 있다면. 

▲경제를 활성화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다. 문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쇼’를 하면서 국민과 자영업자 등 모든 경제 주체들을 옥죄인 지 1년6개월이 지났다. 이제 자영업자들이 무너지고 경제 주체들이 다 무너지고 있다. 이걸 다시 일으켜 세우는 작업이 제일 우선시 돼야 한다고 본다.

-지역구의원, 경남도지사 등을 역임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공약은.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하늘’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바로 4대 관문공항이다. 1960~1970년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고속도로였다면 21세기 경제발전 원동력은 하늘이다. 수도권은 인천공항으로 가고, 광주·전남은 무안, 부산·울산·경남은 가덕으로, 충청과 대구·경북은 묶어서 TK 신공항으로 가야 한다.

현재 여객과 물류 98%가 인천공항으로 나간다. 그렇다 보니 수도권 집중 현상이 있을 수밖에 없다. 4대 관문공항을 만들어 지역 균형발전을 꾀하고자 한다. 4대 관문공항으로 대한민국 산업을 재배치할 것이다. 

-예상되는 효과는.    

▲공항을 만들면 인프라가 갖춰진다. 기업이 지방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다. 권역별 관문공항 주변에 첨단 기업들이 모이면 산업 재배치를 유도할 수 있다. 공항 근처는 저렴한 공장 부지니 부담도 없다. 유럽 직항로 등을 이용해 물류 부담 없이 신속하게 수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 기업이 모이면 근로자들이 모이고, 지역대학과 해당 기업의 산학 연계를 도모할 수 있다. 자연스레 지역 인재들이 서울로 떠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대권후보로서 본인의 경쟁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여야 후보를 통틀어서 국정 경험이 가장 풍부하다. 나라를 통치할 준비가 돼있다. 지난 4년 동안 내 나라를 선진국 시대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정책 등 모든 면을 준비했다. 저의 국정철학과 국가운영의 기본 이념은 좌우 이념을 넘어선 국익 우선주의다.

국익 우선과 국민 중심의 나라 경영으로 정치보복의 악순환을 끊을 것이다. 전 국민통합을 이뤄 선진국 시대를 열 수 있는 검증된 든든한 후보다. 갑자기 떠밀려 나온 사람하고는 다르다고 감히 자부한다.    

-이준석 대표가 헌정 사상 최초로 ‘30대 당 대표’에 당선됐다. 

▲지난 번 당 대표 경선에서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중 이 대표를 지지한 분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선거함을 열어보니 이 대표가 당선됐다. MZ세대의 반란이었고, 이 반란으로 출발해 나중에 60대 이상까지도 따라오게 만들었다. 

-이 대표에 대한 평가는.

▲30대 후반의 젊은 당 대표이자 정치 경력도 10년 밖에 되지 않은 이 대표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논하는 것은 구시대의 잣대라고 본다. 당원들과 국민들이 젊은 당 대표를 만든 것은 우리 당에게 젊은 변화를 요구한 것이다. 당 대표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 이 대표의 방식으로 장을 이끌어 나가는 게 오히려 정권 재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발 사주 의혹 “당이 나서는 건 난센스” 
보수의 노무현 “난 털릴 것 없는 무결점”

-여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에 대한 평가는.

▲상대 후보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26년간 검찰 사무를 하신 분이 날치기 공부를 해서 대통령 업무를 맡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있다. 

-최근 정치권에 터진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건에 대한 의견은.

▲이 의혹을 두고 어느 후보의 유불리를 떠나서 당에 무슨 피해가 올까, 우리 당이 휩쓸려 들어가는 경우가 생길까 걱정이다. 특정 후보와 관련된 사건에 당이 휩쓸리면 곤란하다. 당이 적절히 잘 대처해야 한다. 후보 진영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당이 나설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후보가 확정되고 난 후에 그 후보에 대한 공격이 들어오면 당이 막는 것이지, 경선 기간 중 특정 후보를 위해 당이 나서는 것은 난센스다. 후보 개인 진영의 문제니 알아서 해결하도록 하고, 김웅 의원을 통해 진실을 밝히도록 해야 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평가는.

▲대통령이 되려면 최소한의 인성과 자질이 있어야 하는데 그 분이 뱉어 놓은 말들을 보면 인성과 자질에 문제가 좀 있다. 수신제가(修身齊家)가 안 되는데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가 되겠는가. 특히 무상 포퓰리즘과 똑같은 기본 시리즈로 국민들을 현혹하는 것을 보고 ‘경기도의 차베스’라는 생각이 든다.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에게 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선수가 심판을 따르라고 할 때는 심판의 공정성이 전제돼야 한다. 심판이 특정 선수의 편을 들고 있을 때 다른 선수들이 할 일은 그 심판을 기피하거나 그 경기를 보이콧 할 수 있다. 공정성만 회복하면 그 누구도 심판의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이미 끝난 게임의 룰을 다시 특정 선수를 위해 고치겠다고 하는 심판을 어찌 믿을 수 있겠나.  

-최근 화두가 된 언론중재법에 대한 입장은.

▲청와대 앞에서 ‘언론중재법 개악, 중단해주십시오’라는 팻말을 들고 1인 시위까지 했다. 민주당 대선을 위해서라도, 문재인 대통령 퇴임 후 안전을 위해서라도 언론 악법을 중단해야 할 때다. 언론중재법에서 논의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원래 영미법 계통에서 통용되는 손해배상 제도다.

우리나라와 같이 대륙법 계통에서는 맞지 않다. 지난 2010년 재벌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거나 침탈할 때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발의해 도입한 적이 있다. 이런 제도를 언론에 적용시킨다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봉쇄하고 언론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에 적극 반대한다. 

-윤희숙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확산되면서 대권후보들 역시 부동산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 대선주자들 가운데 처음으로 ‘대선주자 모두 부동산 검증을 하자’고 제안했다. 대권후보들은 당연히 부동산 검증을 거쳐야 한다.

-봉하마을에서 ‘2002년 노무현처럼’이라는 문장을 방명록에 남겼다. 홍 의원님께 노 전 대통령의 의미는.

▲진보에 노무현이 있었다면 보수에는 홍준표가 있다. 2002년 노무현 후보처럼 국회의원들이 곁에 없어도 뚜벅뚜벅 내 길을 갈 것이다. 당원과 국민만 보고 묵묵히 내 길을 갈 것을 다짐하는 의미에서 그 같은 문장을 남겼다.

-추석을 맞이해 <일요시사> 구독자 분들에게 덕담 부탁드린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국민들이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십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위기에 아주 강합니다. 머지않아 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민족 대명절인 한가위를 맞아 <일요시사> 구독자 여러분들의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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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