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특집인터뷰① 대선판 씹어먹은 '무야홍' 홍준표

“윤석열 의혹, 당이 나서지 마라”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정치권에 ‘홍준표 돌풍’이 불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바짝 붙은 무서운 기세에 야권의 대선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요시사>는 추석특집으로 그의 상승세를 집중 조명했다.

26년 정치 인생. 그의 예상대로였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추석 전후로 윤석열 전 총장을 앞서는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 현상)’를 약속했고, 그 약속은 현실이 됐다.

홍 의원은 ‘무야홍(무조건 야권후보는 홍준표)’ ‘돌돌홍(돌고 돌아 홍준표)’ 등의 신조어를 남기며 남다른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선거는 기세라고 했다. 2021년 추석은 홍 의원이 역전극을 쓸 수 있는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

홍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고발 사주 의혹’으로 하락세를 타고 있는 윤 전 총장을 두고 “후보가 확정되고 난 뒤에 그 후보에 대한 공격이 들어오면 (당이)막는 것이지, 경선 기간 중 특정후보를 위해 당이 나서는 것은 난센스”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갑자기 떠밀려 나온 사람과 다르다”며 관록에 걸맞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홍 의원과의 일문일답.

-‘대선 재수생’이다. 20대 대선에 출마를 선택한 이유는.

▲무상 포퓰리즘이 판치는 나라가 돼가고 있다. 오늘만 살 것처럼 거위의 배를 가르고, 청년과 미래세대에게 빚더미를 물려주는 퍼주기 대한민국이 돼서는 안 된다.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이 나라를 바로잡아 정상 국가로 만들고자 한다. 선진국 시대를 열어 국제사회에서 선진국 대접을 받는 나라, 풍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문재인정부에 대한 평가는. 

▲문정부는 5년 동안 대한민국이 70년간 이뤄놨던 모든 체제를 허물어뜨렸다. 정치·경제·사회·문화·외교·대북 정책이 모두 그렇다. 나라를 정상 국가로 만들고, 선진국 시대를 열기 위해서라도 정권은 교체돼야 한다. 그리고 선진국 시대의 원년을 만들어야 한다.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에 걸맞은 국정 대개혁이 시급하다.

-최근 홍 의원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확장성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 결실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2040세대 지지층이 돌아섰다. 우리 당은 지금까지 5060세대와 영남을 지지 기반으로 선거를 치러왔다. 하지만 저는 전략을 달리 했다. 반대 진영, 젊은 층과 소통하기 위해 2년 이상 노력했다. 26년간 정치하면서 이미 털릴 건 다 털렸다. 이제 더 털릴 것이 없는 ‘무결점’ 후보기도 하다.

-추석 전에 ‘골든크로스’를 장담했다.

▲이미 ‘골든크로스’가 일어난 여론조사 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골든크로스를 추석 전후로 예상했는데 조금 일찍 왔다. 현재 추세라면 추석 이후 윤 전 검찰총장을 압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30세대의 지지율이 눈에 띈다. 


 ▲2030세대는 문정부에서 꿈을 잃은 계층이 됐다. 그 꿈을 다시 꾸게 해줄 사람을 찾다 보니 정책적인 측면이나 비전을 가진 사람이 저 홍준표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유튜브 채널인 홍카콜라TV에서 청년 콘서트, 직장인들과의 대화 등을 통해 제 생각을 적극적으로 알려왔다. 그러다 보니 2030세대에서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이라는 신조어가 퍼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무야홍의 뜻이 ‘무적 야권후보 홍준표’로 바뀌었다.

-이들을 공략할 관련된 공약도 준비했나.

▲공정한 제도 아래서 실력으로 클 수 있도록 입시 제도를 혁파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로스쿨, 의전원, 국립외교원 등 음서제도를 폐지한 후 사법고시, 외무고시를 부활시킬 것이다. 모병제와 지원병제 전환 검토 등 군 공약들도 준비돼있다. 서민 자녀들이 계층 간 도약할 수 있도록 희망의 사다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호남 지역에서도 지지율 두각을 보인다. 일각에서는 ‘역선택’의 결과일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오는데.

▲역선택 때문이 아니라 지역 맞춤 정책 때문이다. 광주 전남에서는 무안국제공항을 관문공항으로 만들어 이 일대에 첨단산업을 유치하겠다는 정책을 제시했다. 전북에서는 이 지역의 희망인 새만금사업을 민간 주도의 홍콩식 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제시했다. 

무서운 상승세 호남·청년 사로잡다
‘윤 또 이겼다’ 대역전극 판도 급변

-호남 지역과의 인연도 회자되고 있다.

▲1980년 6월부터 1년간 전북 부안에서 군 복무를 했다. ‘전북 사위’(홍 의원의 부인 이순삼씨는 고향이 전북 부안)라는 별명도 알려져 있다. 또 광주지검 검사(1991년 3월~1992년 7월) 시절 조폭 소탕에 나선 일화도 있다. 이 때문에 지금도 ‘광주의 전설’로 회자되고 있다. 호남 분들이 우리 당에는 거부감이 있어도 저에게는 거부감이 덜한 편이다. 야권 후보가 된다면 이번 대선에서 호남 득표율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

-대선후보로 나서면서 7대 국정개혁 과제를 발표했다. 

▲지난달 17일 출마선언을 통해 G7 선진국 시대를 위한 국가 정상화와 국정 대개혁의 7대 과제를 발표했다. 정치 행정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자 한다.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천명하고 민간의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선진국형 경제시스템을 갖출 것이다.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다. 세금 나눠먹기인 공무원과 공공 부문 일자리가 아니라 민간 일자리 창출에 우선 순위를 두겠다. 문정부에서 무너진 공정을 바로 세우는 것도 시급한 일이다. 아울러 선진국 사법 체계 구축과 외교 안보 기조를 확 바꾸겠다. 

-특히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이 있다면. 


▲경제를 활성화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다. 문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쇼’를 하면서 국민과 자영업자 등 모든 경제 주체들을 옥죄인 지 1년6개월이 지났다. 이제 자영업자들이 무너지고 경제 주체들이 다 무너지고 있다. 이걸 다시 일으켜 세우는 작업이 제일 우선시 돼야 한다고 본다.

-지역구의원, 경남도지사 등을 역임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공약은.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하늘’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바로 4대 관문공항이다. 1960~1970년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고속도로였다면 21세기 경제발전 원동력은 하늘이다. 수도권은 인천공항으로 가고, 광주·전남은 무안, 부산·울산·경남은 가덕으로, 충청과 대구·경북은 묶어서 TK 신공항으로 가야 한다.

현재 여객과 물류 98%가 인천공항으로 나간다. 그렇다 보니 수도권 집중 현상이 있을 수밖에 없다. 4대 관문공항을 만들어 지역 균형발전을 꾀하고자 한다. 4대 관문공항으로 대한민국 산업을 재배치할 것이다. 

-예상되는 효과는.    

▲공항을 만들면 인프라가 갖춰진다. 기업이 지방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다. 권역별 관문공항 주변에 첨단 기업들이 모이면 산업 재배치를 유도할 수 있다. 공항 근처는 저렴한 공장 부지니 부담도 없다. 유럽 직항로 등을 이용해 물류 부담 없이 신속하게 수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 기업이 모이면 근로자들이 모이고, 지역대학과 해당 기업의 산학 연계를 도모할 수 있다. 자연스레 지역 인재들이 서울로 떠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대권후보로서 본인의 경쟁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여야 후보를 통틀어서 국정 경험이 가장 풍부하다. 나라를 통치할 준비가 돼있다. 지난 4년 동안 내 나라를 선진국 시대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정책 등 모든 면을 준비했다. 저의 국정철학과 국가운영의 기본 이념은 좌우 이념을 넘어선 국익 우선주의다.

국익 우선과 국민 중심의 나라 경영으로 정치보복의 악순환을 끊을 것이다. 전 국민통합을 이뤄 선진국 시대를 열 수 있는 검증된 든든한 후보다. 갑자기 떠밀려 나온 사람하고는 다르다고 감히 자부한다.    

-이준석 대표가 헌정 사상 최초로 ‘30대 당 대표’에 당선됐다. 

▲지난 번 당 대표 경선에서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중 이 대표를 지지한 분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선거함을 열어보니 이 대표가 당선됐다. MZ세대의 반란이었고, 이 반란으로 출발해 나중에 60대 이상까지도 따라오게 만들었다. 

-이 대표에 대한 평가는.

▲30대 후반의 젊은 당 대표이자 정치 경력도 10년 밖에 되지 않은 이 대표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논하는 것은 구시대의 잣대라고 본다. 당원들과 국민들이 젊은 당 대표를 만든 것은 우리 당에게 젊은 변화를 요구한 것이다. 당 대표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 이 대표의 방식으로 장을 이끌어 나가는 게 오히려 정권 재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발 사주 의혹 “당이 나서는 건 난센스” 
보수의 노무현 “난 털릴 것 없는 무결점”

-여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에 대한 평가는.

▲상대 후보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26년간 검찰 사무를 하신 분이 날치기 공부를 해서 대통령 업무를 맡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있다. 

-최근 정치권에 터진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건에 대한 의견은.

▲이 의혹을 두고 어느 후보의 유불리를 떠나서 당에 무슨 피해가 올까, 우리 당이 휩쓸려 들어가는 경우가 생길까 걱정이다. 특정 후보와 관련된 사건에 당이 휩쓸리면 곤란하다. 당이 적절히 잘 대처해야 한다. 후보 진영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당이 나설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후보가 확정되고 난 후에 그 후보에 대한 공격이 들어오면 당이 막는 것이지, 경선 기간 중 특정 후보를 위해 당이 나서는 것은 난센스다. 후보 개인 진영의 문제니 알아서 해결하도록 하고, 김웅 의원을 통해 진실을 밝히도록 해야 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평가는.

▲대통령이 되려면 최소한의 인성과 자질이 있어야 하는데 그 분이 뱉어 놓은 말들을 보면 인성과 자질에 문제가 좀 있다. 수신제가(修身齊家)가 안 되는데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가 되겠는가. 특히 무상 포퓰리즘과 똑같은 기본 시리즈로 국민들을 현혹하는 것을 보고 ‘경기도의 차베스’라는 생각이 든다.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에게 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선수가 심판을 따르라고 할 때는 심판의 공정성이 전제돼야 한다. 심판이 특정 선수의 편을 들고 있을 때 다른 선수들이 할 일은 그 심판을 기피하거나 그 경기를 보이콧 할 수 있다. 공정성만 회복하면 그 누구도 심판의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이미 끝난 게임의 룰을 다시 특정 선수를 위해 고치겠다고 하는 심판을 어찌 믿을 수 있겠나.  

-최근 화두가 된 언론중재법에 대한 입장은.

▲청와대 앞에서 ‘언론중재법 개악, 중단해주십시오’라는 팻말을 들고 1인 시위까지 했다. 민주당 대선을 위해서라도, 문재인 대통령 퇴임 후 안전을 위해서라도 언론 악법을 중단해야 할 때다. 언론중재법에서 논의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원래 영미법 계통에서 통용되는 손해배상 제도다.

우리나라와 같이 대륙법 계통에서는 맞지 않다. 지난 2010년 재벌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거나 침탈할 때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발의해 도입한 적이 있다. 이런 제도를 언론에 적용시킨다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봉쇄하고 언론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에 적극 반대한다. 

-윤희숙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확산되면서 대권후보들 역시 부동산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 대선주자들 가운데 처음으로 ‘대선주자 모두 부동산 검증을 하자’고 제안했다. 대권후보들은 당연히 부동산 검증을 거쳐야 한다.

-봉하마을에서 ‘2002년 노무현처럼’이라는 문장을 방명록에 남겼다. 홍 의원님께 노 전 대통령의 의미는.

▲진보에 노무현이 있었다면 보수에는 홍준표가 있다. 2002년 노무현 후보처럼 국회의원들이 곁에 없어도 뚜벅뚜벅 내 길을 갈 것이다. 당원과 국민만 보고 묵묵히 내 길을 갈 것을 다짐하는 의미에서 그 같은 문장을 남겼다.

-추석을 맞이해 <일요시사> 구독자 분들에게 덕담 부탁드린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국민들이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십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위기에 아주 강합니다. 머지않아 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민족 대명절인 한가위를 맞아 <일요시사> 구독자 여러분들의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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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