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공룡' LF그룹 문어발 사업의 이면

벌여놓은 부업 다수가 마이너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LF그룹이 사업 다각화를 통한 외형 확장을 꾀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7할을 담당하는 본업이 성장 한계치에 다다르자, 부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양상이다. 다만 부업을 밀기로 한 결정이 당장의 수익을 뜻하는 건 아니다. 투자의 결실을 기대하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2007년 LG상사의 패션사업부에서 분리된 ㈜LF는 2014년 3월부로 현재의 상호로 변경하고 LG그룹과 완벽한 선긋기를 이뤄냈다. 이 무렵 LG패션 계열분리 작업을 진두지휘했던 인물이 바로 구본걸 현 LF 회장이다. 

2014년 
분리 이후…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손자인 구 회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한국으로 돌아온 구 회장은 LG증권 재무팀에 입사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이후 LG상사 패션 부문을 맡으면서 패션업과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계열분리를 주도했던 구 회장은 지금껏 LF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상반기 기준 LF 지분 19.11%(558만789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마저도 구민정, 구성모씨에게 LF 주식 12만주씩 증여하면서 지분율이 0.82%포인트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LF는 계열분리 이후 패션기업으로 위상을 공고히 했다. 라푸마, 헤지스, 모그 등 핵심 브랜드 다수가 시장에 안착했고, 이를 계기로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도약에 필요한 초석을 닦았다.

LF의 상승세는 2010년 중반을 지나면서 한풀 꺾였다. 패션 부문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영향이었다. 급기야 주요 실적 지표에서 역신장이 목격됐다. 

LF는 개별기준 2018년 1조4148억원, 2018년 1조4053억원, 지난해 1조1159억원 등 최근 수년간 매출 하락세가 확연했다. 같은 기간 수익성마저 뒷걸음질의 연속이었다. 개별기준 2018년 1109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904억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5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것조차 실패했다.

결국 LF는 본업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를 단행했다. 2005년부터 국내 사업을 영위한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를 철수시켰다. 라푸마는 한때 단일 브랜드 기준 연매출이 2500억원에 달하던 효자 품목이었다.

또한 일꼬르소, 질바이질스튜어트 등 일부 브랜드를 온라인 전용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뒤따랐다. 백화점 매출이 저조한 핵심 브랜드 일부도 매장 효율화 작업에 따라 정리 대상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오프라인 매장 축소가 현실화된 반면 LF몰을 종합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전략은 한층 명확해졌다. 2000년 출범(당시 패션엘지닷컴)한 LF몰이 매년 30~50% 성장했다.

선제적
움직임

강도 높은 체질 개선 작업은 최근 들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18일 LF는 올해 상반기에 개별기준 매출 5492억원, 영업이익 31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 거둔 호실적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2.3배 급증했다.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에 2.5%에 머물렀던 영업이익률은 1년 사이 3.1%p 올랐다.

다만 패션 분야에 치우친 사업모델은 성장 한계치가 명확하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LF가 수년 전부터 사업 다각화 차원에 나섰던 것도 이 같은 위험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움직임이었다.

한우물 옛말…옮겨가는 무게 추
사업 다각화…본전 뽑기 언제쯤?

LF로 통칭되는 기업집단은 올해 상반기 기준 소속 법인만 46곳(상장 1곳, 비상장 45곳)에 달한다. 계열회사들은 패션사업, 금융사업, 식품, 기타사업 등을 영위하며, LF는 이들에 대한 지분투자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한다.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이뤄진 활발한 타 법인 출자는 LF가 그룹사의 면모를 갖추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전략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부각됐다. 당해에만 6건의 인수·합병이 이뤄졌고, 이 가운데 식자재 유통업체가 3곳이었다.

주류업체 ‘인덜지’ 지분 53%를 62억원에 사들였고, 식자재 업체 모노링크 지분 100%를 300억원대에 매입했다. 유럽 식자재 업체인 구르메F&B코리아의 지분 71.69%도 360억원에 인수했다.

2019년에는 LF푸드의 100% 출자회사인 모노링크를 통해 식육, 수산물 가공, 냉동식품을 제조하는 ‘엘티엠푸드’와 이를 유통하는 도소매기업인 ‘네이쳐푸드’를 추가로 인수했다. 모노링크가 두 회사에 100% 출자하는 방식이었다.

지난해 6월에는 코람코자산신탁과 프로젝트 금융자회사(PEV)인 ‘코크렙안양’을 설립했다. 코크렙안양 PEV는 LF가 보유 중인 안양 물류센터를 오는 2023년 상온과 저온을 아우르는 복합 물류센터로 리모델링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올해에도 광폭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1분기에 씨티닷츠에 대한 투자를 비롯해 총 185억원을 집행했다. 2분기에는 부동산개발 계열사 케이스퀘어데이터센터PEV의 주식 370만주를 370억원에 취득했다.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을 위한 것으로, 코람코자산신탁과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숨 가쁜
인수 행렬

LF는 사업 다각화 작업에 힘입어 패션 부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한때 90%에 달했던 패션 부문의 매출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75% 수준으로 감소했고, 나머지를 금융 및 기타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형태가 구축됐다. 

다만 금융 부문을 제외한 신규 사업에서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LF의 고민거리다. LF의 종속회사로 분류된 39개(자산유동화 회사 2곳 제외) 법인 중 올해 상반기 기준 순이익 10억원 이상을 기록한 곳은 ▲LF푸드(외식업) ▲막스코(의류 판매) ▲트라이씨클(전자상거래) ▲구르메에프앤드비코리아(도소매) ▲코람코자산신탁(금융업) ▲코람코자산운용(집합투자업) 등에 국한된다.

이들 가운데 금융 및 투자업종으로 분류되는 코람코자산신탁과 코람코자산운용이 각각 286억원, 14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종속회사에서 거둔 순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달리 말하면 꾸준히 투자해온 식품 및 기타사업에서 수익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나마 LF푸드와 막스코가 각각 22억, 2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트라이씨클과 구르메에프앤드비코리아는 10억원대 순이익을 거뒀다.

반면 홍콩에 법인을 둔 ‘First Textile Trading(의류 판매)’는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말 기준 500만원으로 집계됐던 이 회사의 순손실은 반년새 126억원으로 불어났다. 인덜지 역시 순손실 32억원을 기록하며 LF 연결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이외의 종속회사들은 별다른 영업활동이 이뤄지지 않거나 순이익이 극히 미미했다.

상당수 종속회사의 재무상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도 불안요소다. 올해 상반기 기준 ▲폴라리스(Polaris S.R.L, -47억원) ▲시나르가야 부사나(Sinar Gaya Busana, -16억원) ▲동아티브이(-35억원) ▲케이엔이글로벌(-22억원) ▲인덜지(-51억원) ▲퍼블리크(-29억원) ▲아누리(-26억원) ▲엘티엠푸드(-12억원) 등 8개 종속회사가 완전자본잠식에 놓여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결실은
언제쯤

부채와 자본간 불균형이 심각한 법인도 눈에 띈다. 라푸마 베이징 법인(의류 판매)은 부채비율이 2043%(부채 38억원, 자본 1억8400만원)에 달했고, 글로벌휴먼스(기타도급업)와 트라이씨클도 각각 759.2%, 527%의 부채비율을 나타냈다. 통상적인 적정 부채비율(200% 이하)과는 엄청난 간극이 존재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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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