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예외 없다" 윤석열 국민의힘 입당 변수 셋

‘혹독한 신고식’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대권 링에 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세간의 이목이 쏠린다. 윤 전 총장은 외길만 걸은 정치 신인이다. 제1야당의 ‘뒷배’ 없이 지지율만 믿고 버티긴 어려워 보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정계 데뷔전을 치렀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할 준비가 됐음을 감히 말씀드린다.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며 대권을 향한 기지개를 켰다. 

정시 출발론
조기 입당설

난 3월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지 118일 만이다.

윤 전 총장은 출마 선언 상당 부분을 문재인정부 비판에 썼다. ‘정권교체’라는 단어가 선언문에서만 7차례 들어갔다. 반문(반 문재인) 진영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그의 입지를 분명히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책에서는 구체성이 부족했다는 혹평도 나왔다.

차후 관건은 윤 전 총장의 행선지다. 국민의힘에 입당해 당의 후보들과 경쟁할 것인지, 제3지대에서 세력을 키운 이후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도모할 것인지에 따라 그의 흥망도 갈릴 전망이다.


현재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문제와 관련해 “정권교체가 우선”이라며 “필요하면 입당도 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대답만을 남긴 상태다. 정권교체를 위해 제1야당과의 연대가 필요할 때 입당하겠다는 게 그의 공식 입장이다. 대권 유력주자다운 여유로움이 돋보인다.

이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도 지지율이 유지되는 상황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중도층을 공략한다면 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

현재 윤 전 총장 캠프 내에서도 입당파와 유보파가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당파는 국민의힘에 개혁보수 세력인 30대 대표가 선출된 만큼 중도 확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당내 세력을 더 빠르게 포섭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입당 유보파는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중도층의 이탈을 막기 위해 입당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후보들과 링 위에 오르면 밀릴 것이라는 우려도 동시에 공존한다.

외부에서도 윤 전 총장의 입당에 여러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118일 만에 잠행 깨고 대권 시동
악재에 거품 빠지면서 발등에 불

첫째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다. 지지율에 따라 그의 입당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윤 전 총장이 이대로 지지율 1위를 지킨다면, 8월 국민의힘 경선을 건너뛰고,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노려볼 수 있다.


반면 지지율이 주춤한다면 그의 입당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리스크가 큰 정치 신인이다. 대권주자로서 경제·외교·복지 등을 총망라한 정치력을 검증받을 난제가 남았다.

게다가 다소 꺼림칙한 처가 관련 의혹이 담긴 이른바 ‘윤석열 X파일’까지 돌고 있다. 철저한 대비 없이는 작은 타격도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 윤 전 총장에게 제1야당의 뒷배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간 윤 전 총장은 ‘전언 정치’ 논란, X파일 논란, 이동훈 전 대변인 금품 수수 의혹 등 여러 악재를 겪으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지지율 32.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대비 5.6%포인트 급락한 지수다(자세한 결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그의 등판이 지지율 반등의 모멘텀이 된다면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 등판 이후 그는 여러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하는 정공법을 택한 상태다. 특히 X파일을 두고서는 “괴문서”라며 “필요하다면 법적 조치도 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해당 논란을 ‘마타도어’로 규정하고 위기 돌파의 자신감을 보이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다만 대권주자로서는 정치적 자질은 아직 부족해 보인다는 게 정계 중론이다. 윤 전 총장은 각종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의에 원론적인 대답만을 내놓으며 정부 비판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30년 동안 공직에 몸담은 공직자일 뿐”이라는 혹평이 따랐다.

정계 데뷔
하락세로

이대로 윤 전 총장의 ‘몸값’이 계속 떨어진다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야권 지지자들이 대안을 찾을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보다 지지율이 떨어지면 조금 곤란해진다. 대안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하락세를 걸을 때 야권 지지자들이 마냥 그를 밀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야권 대권주자들의 행보에 따라 윤 전 총장 입당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 특히 ‘플랜B’로 평가받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출사표를 내면서 윤 전 총장과 경쟁구도가 생기는 양상이다. 윤 전 총장은 최 전 원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의에 “어려운 질문”이라며 다소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최 전 원장은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며 감사원장직을 사임하고 칩거에 들어간 상태다.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히고 등판 채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계에선 최 전 원장의 국민의힘 조기입당설이 힘을 받고 있다. 최 전 원장의 경쟁력은 윤 전 총장에 비해 확연히 떨어지는 상황이다. 법관으로 재직하다 현 정부 출범 후 감사원장에 발탁돼 이렇다 할 세력 기반이 없다. 지지율 역시 미미하다.

정치 신인
경선 버스?

이 때문에 그가 7월 중순쯤 정치 참여 의사를 밝히고 8월 초쯤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전 총장과의 대비 효과를 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가 ‘8월 말 경선 돌입’을 공언한 상황이라 최 원장이 늦지 않은 시기에 입당을 포함한 정치적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만약 최 전 원장의 지지율이 입당 후 의미있는 수치를 나타낸다면 윤 전 총장의 입당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전 원장은 입당시 제1야당의 인력과 조직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현재로서 윤 전 총장과 지지율 격차가 크지만, 차후 당내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당에서도 최 전 원장에 대한 잠재력을 높게 보는 분위기가 형성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서는 “현실은 윤석열이지만, 자격은 최재형”이라는 평도 나온다. 처가 문제 등 각종 검증대가 기다리고 있는 윤 전 총장보다는 최 전 원장이 적임자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최 전 원장은 보수 야당 출신의 두 전직 대통령 수사에서 자유롭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주도한 정권 수사에 여전히 반감을 가진 일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최 원장을 대안 후보로 주목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당내 주자들의 견제 역시 윤 전 총장 입당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의미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후보들의 압박이 더 심해질수록 윤 전 총장이 밖에서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는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몸풀기에 나선 상태다.

후보들은 굵직한 정치 경험을 살려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으로 다시 돌아온 홍 의원은 ‘윤석열 저격수’로 나섰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지금 모호한 선택 스탠스(태도)를 취하고 있으니까 지금 국민의힘에 입당 안 한다고 단정적으로 하면 지지율이 폭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랜B’ 최재형 합류
윤 압박 카드 활용?

유 전 의원 역시 이 대표의 당선 이후 연일 상승세다. 바른정당계가 약진하면서 유 전 의원의 ‘몸값’ 역시 올라가는 양상.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실시한 보수 야권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유 전 의원은 14.4% 지지율로, 윤 전 총장에 이어 2위에 올랐다(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유 전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경제통이다. 부동산 문제가 대권을 가를 화두로 떠오르면서 유 전 의원의 경쟁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전언 정치는 소통 방법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는 등 야권 주자 1위인 윤 전 총장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원 지사 역시 ‘나라의 대혁신’을 대권 도전 키워드로 내세우며 출사표를 낸 상태다. 그는 당내 원조 소장파로 꼽힌다. 지지율은 답보 상태지만, 보수정당 내 젊은 개혁주자인 만큼 청년층의 마음을 얻는 데 유리한 입지를 갖고 있다.

원 지사 역시 윤 전 총장을 향해 “(시간끌기는) 갈등이 많고 격변과 서로 다른 세력을 끌어안아야 하는 정치 지도자라는 대통령으로서는 맞지 않을 수 있다”고 공격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가급적 이른 시기에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의 접점이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 실제 그의 대선 출마장에는 국민의힘 의원이 24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이는 당 소속 의원의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윤석열계’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이 사실상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것으로, 향후 윤 전 총장과 당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야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등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어찌 됐든, 윤 전 총장이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서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몰린 것도 ‘윤석열 현상’에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언제든지 환영할 꽃다발을 준비해두고 있다”며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의 정시 출발론은 확고하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과 공식적인 만남 이후에도 “윤 전 총장뿐 아니라 당 밖에 있는 모든 분들에게 문호를 항상 열고 있지만 우리는 공당으로서 진행해야 하는 일이 있기에 특정 주자를 위해 일정을 조정하기는 어렵다”면서 “경선 버스는 무조건 정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 제 입장”이라고 했다.

적지 않은
당내 견제

이 때문에 윤 전 총장의 입당 여부를 두고선 구체적인 전망 시기도 나온다. 당초 총장 임기 만료일이었던 오는 24일을 기점으로 정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7월 한 달 정도 혹독하게 신고식을 치른 후 정치적 방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