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장대높이뛰기 진민섭에 대해 알아야 할 다섯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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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1.06.29 13:33:53
  • 호수 13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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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뉴스] 진민섭은 장대높이뛰기에서 한국 신기록을 8차례나 경신한 대표선수다. 도쿄올림픽 결선 진출과 메달권 진입을 노리는 진민섭에 대해 알아야 할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진민섭은 2020년 3월1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에서 열린 뱅크타운 장대높이뛰기 대회에서 5m80㎝을 넘었다. 하지만 진민섭이 사용한 장대는 자신의 장대가 아니었다.

대회가 열린 호주 시드니 공항 수하물 처리 규정 문제로 5m20㎝인 장대를 비행기에 실을 수 없었고, 국가대표의 장비를 수송하기 위해 항공사 임원까지 나섰지만 일반 화물 컨테이너에 실리지 않는 장대는 자동화 물류 설비 시스템으로는 취급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빌린 장대

장대높이뛰기의 장대는 선수에 따라 그 길이와 탄력의 차이가 크다. 장대가 길수록, 탄성이 클수록 높이 뛰는 데에 유리하지만, 요구되는 힘이 더 많고 필요한 기술도 다르다.

즉, 사용하던 장대가 아니라면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


사용하던 장대와 비슷한 장대는 김도균 코치와 인연이 있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티븐 후커가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1988년 만들어져 오래된 장대였고, 그는 시드니와 1500㎞ 이상 떨어진 노스애들레이드에 거주하고 있었다.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에 김도균 코치가 50여시간을 운전해 장대를 받아왔다.

결국 진민섭은 빌린 장대를 이용해 5m80㎝를 넘어 자신의 최고 기록을 썼다. 그가 세운5m80㎝은 도쿄올림픽 기준 기록이자 한국 신기록이었다.

이름을 알리다

진민섭은 부산에서 태어나 사상초-사상중-부산사대부고를 나왔다. 처음부터 장대높이뛰기 선수는 아니었고, 초등학교 때에는 멀리뛰기를 하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장대높이뛰기에 전념하게 된 케이스다. 2008년 제36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에서 우승하며 육상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년 뒤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09년에는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6회 세계청소년육상경기대회에서 5m15㎝로 1위에 올라 세계무대에도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한국 선수가 세계육상연맹이 주최한 종합 육상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진민섭이 처음이었다.

도쿄올림픽 결선 진출과 메달권 목표
한국신기록 갈아치우며 가파른 상승세


이때부터 진민섭은 한국 육상의 기대주이자 희망으로 떠올랐다. 금메달을 획득과 함께 대한육상연맹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졌다. 2010년부터는 우크라이나 출신 아르카디 시크비라 코치와 러시아 유학파인 정범철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시크비라 코치는 장대높이뛰기의 전설 중 한 명인 세르게이 붑카를 지도한 경험이 있었다.

2010년부터 전국체전 3연패를 달성하고, 2012년에는 개인 최고 기록인 5m51㎝을 넘은 진민섭은 2013년부터 한국 신기록을 꾸준히 깨뜨리며 한국 장대높이뛰기의 일인자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

8번 경신

진민섭은 8번이나 한국 장대높이뛰기 신기록을 경신했다. 2013년 5월 대만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5m64㎝로 2006년 김유석이 세운 5m63㎝를 7년 만에 경신하며 개인 첫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첫 기록 이후 2014년 5월 부산국제장대높이뛰기 대회에서 5m65㎝로 1년 만에 1㎝을 더 뛰며 기록을 새로 썼다.

이후 4년간 기록 경신 행진을 멈췄다가 2018년 두 차례 기록을 경신했다. 2018년 6월 정선에서 열린 제72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결승에서 5m66㎝으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한 달 뒤인 7월 경북 예천에서 제16회 전국중·고등학교육상경기선수권대회 번외 경기에 참가해 5m67㎝로 자신의 기록을 1㎝ 높였다.

4년 만에 신기록을 달성한 진민섭은 2019년 기세를 더욱 올렸다. 2019년 5월 제48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5m71㎝를 넘었다. 5m71㎝은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준기록으로 한국 신기록 수립과 세계선수권 출전권 획득을 동시에 달성했다.

이어 6월 제73회 전국육상선수권대회에서 5m72㎝로 한 달 만에 기록을 다시 경신한 데 이어 8월 태백에서 개최된 전국실업육상대회에서 5m75㎝를 넘었다. 2019년에만 세 차례나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020년 3월엔 다시 호주에서 5m80㎝으로 자신의 8번째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아쉬운 대회

진민섭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5m45㎝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중국의 양양성도 진민섭과 같은 5m45㎝를 넘었지만 시기 수가 더 많아 4위로 밀렸고, 금메달은 아시아 최강자로 꼽히던 중국의 쉐창루이에게 돌아갔다.

쉐창루이와 은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사와노 다이치는 같은 5m55㎝를 넘었다. 둘 다 1차 시기에 5m55㎝를 넘었으나 무효가 더 적은 쉐창루이가 금메달을 따냈다.


5m45㎝를 한 번에 넘은 진민섭은 5m55㎝를 1차 시기에 넘지 못하자 바로 자신이 보유한 한국 신기록인 5m65㎝에 도전했다. 이미 쉐창루이와 다이치가 1차 시기에 5m55㎝를 넘었기 때문에 같은 5m55㎝를 넘어도 시기 수에서 밀려 금메달을 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자신의 기록에 도전했지만, 2~3차 시기에 연이어 실패하며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진민섭은 5월 부산에서 런던올림픽 4위를 차지한 영국의 스티븐 루이스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직전인 7월 중국에서 열린 한·중·일 친선 육상경기대회에서도 타이기록을 세우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아시안게임 목표도 5m70㎝였다. 그러나 갑자기 내리는 빗속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을 넘는 것은 무리였다.

한국 육상 트랙&필드 
최초 올림픽 메달 도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 진민섭은 대회를 앞두고 4년 만에 한국 신기록을 두 차례나 경신하며 좋은 컨디션을 보였지만, 대회에서는 허벅지 부상의 여파로 5위에 머물렀다.


결선에서 13명 중 가장 높은 5m40㎝으로 경기를 시작했으나, 1·2차 시기에서 모두 바를 건드리며 실격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도 3차 시기에서 5m40㎝을 넘으며 다시 기회를 얻었고, 이어 5m50㎝을 건너뛰고 5m60㎝에 도전했으나 세 번 모두 실패했다.

금메달은 5m70㎝으로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세운 일본의 야마모토 세이토가 차지했다. 은메달과 동메달은 5m50㎝을 넘은 중국의 야오제와 태국의 팟사폼 아삼 앙에게 돌아갔다.

5m40㎝을 2차 시기에 넘은 카자흐스탄의 세르게이 그리고 르예프가 4위를 차지했고, 3차 시기에 넘은 진민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후사인 아심 알 히잠이 5위를 기록했다. 한국 장대높이뛰기의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은 1988년 김철균과 2010년 김유석이 달성한 은메달이다.

10㎝의 벽

아시안게임에서 아쉬움이 크지만 진민섭은 계속 도전한다. 지난해 3월 진민섭이 기록한 5m80㎝은 당시 시즌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그래도 아직 세계 정상권과의 격차는 크다. 상위 12명이 출전하는 도쿄올림픽 결선 진출을 위해 예상되는 기준은 5m81㎝이다. 현재 자신의 최고 기록을 넘어야 달성할 수 있는 정도다.

10㎝만 더 올리면 충분히 메달을 노릴 수 있다. 세계 신기록은 지난해 9월 로마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스웨덴의 아르망 뒤플랑티스가 세운 6m15㎝로, 뒤플랑티스는 26년 만에 세계 신기록을 경신했다.

현역 기록 2위는 미국의 샘 켄드릭스의 6m02㎝, 3위는 제이콥 우든의 5m90㎝이다. 2016 리우올림픽 동메달도 5m85㎝였다.

진민섭의 목표도 올림픽 메달을 노릴 수 있는 기록인 5m90㎝이다. 그는 “지난해까지 나는 5m75∼80㎝을 뛰는 선수였다. 평균 기록을 5m80㎝ 이상으로 높이고, 최고 5m90㎝까지 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고 도쿄에 입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진민섭은 2019년 처음으로 5m70㎝을 돌파했고, 10개월 만에 자신의 기록을 10c㎝나 늘린 경험을 가지고 있다. 2018년부터 매년 한국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진민섭은 2021년에도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를 위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한다.

만약 진민섭이 도쿄에서 시상대에 선다면 한국 육상 트랙&필드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다. 현재 진민섭은 5m90㎝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체력과 스피드를 올리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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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